저자와 함께 읽는『허즈번즈』- 결혼 후, 남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D-29
작가님, 이탈리아 출판사 얘기하시니까 기억납니다. 알바 데 세스페데스 작가의 <금지된 일기장> 그 작품도 이탈리아 작품이었는데 그 책에서 그려진 이탈리아의 보수성이..작가님과 그 책 이야기 나눴던 게 떠오르네요.
여성에 욕망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현대의 작품은 이전보다 비교해서 나아진 것이지, 여전히 문턱이 있지요.
하지만 인간의 사악함과 악마성이 우리 안에 내재하는 것처럼 그에 대한 치유력도 가진 게 인간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는 역사를 통해 인간이 보여준 것에 다 담겨있을 듯 싶어요.
그래서 역사는 계속 반복된다고 하죠. 역사 공부는 지금 여기를 공부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허즈번즈 읽을때 좋았던 점이 등장인물 소개랑 나가스 저택 배치도인데요.. 미스터리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책표지의 여인네가 아가씨의 김민희를 닮아서 읽는 내내 김민희가 떠올랐답니다.
<아가씨>는 정말로 좋게 본 영화입니다. 김민희 배우님이 여기저기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아쉽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맞습니다. 이 <금지된 일기장>도 마침 이탈리아 소설이죠. 전 이런 생각을 합니다. 엄마이자 아내이자 딸로 살아가다 보면 ‘나’라는 존재가 지워져나가는 듯한 경험을 종종 하게 되지요. 아마 제가 <허즈번즈>에서 수향을 통해 그려내고 싶었던 여성상은, 자신의 목소리가 지워지지 않기 위해서 일생 일대의 사랑조차 내려놓고 자신만의 길을 헤쳐나가는 여성이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이성애가 과대 평가된 감정이란 생각을 종종 합니다. <허즈번즈>에서 실컷 망사랑 그려놓고 이런 말씀 죄송합니다만(웃음) …
나라는 존재에 대해 현타가 오는 순간이 자주 있어요. 우연의 일치인지 최근에 제가 본 드라마 <영거>에서도 수향처럼 아내의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캐릭터가 나오는데요. 어제 새벽에 본 브리저튼에서도 그런 캐릭터가 있더군요. 그런데 그 선택을 한 여성 모두 파트너에게 관계의 종결 선언을 받게 되는데요. 그런점에서 보면 나가스 마사키는 잘 배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작가님은 다수의 작품에서 제주의 무속에 근거한 이야기를 풀어내셨고, 이번 소설도 장소는 옮겨졌지만 근원은 제주입니다. 제주는 이해하겠는데, 그땅의 무속에 천착(?)하시게 되신 계기나 아유가 있으실까요?
작고 어린 소녀가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고 세상을 나아가려면 뭔가 특별한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가장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 것은 제주 심방이었습니다. 조 차장님과 함께 의논하면서 구축하긴 했는데요. :)
전 개인적으로 세 쌍둥이로 나온 부분에서 그 쌍둥이들 각각의 개성을 어느 정도 부여해서 그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Q3) 그럼 수향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집중해 보겠습니다. 이 캐릭터는 어떻게 단계적으로 구체화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가족 구성, 출신 배경, 무당의 손녀 등 여러 레이어가 있잖아요. 헨리님의 질문과도 연계되겠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처음엔 1) 경기도 무당의 외손녀 -> 2) 경기도 굿을 공부하다 보니 뭔가 착 붙는 느낌이 없었고, 조 차장님도 그렇게 보셨는지 제주도 심방으로 외손녀로 바꿔보자고 아이디어를 주심. 3) 막상 제주도 심방을 바꾸고 수향의 고향을 제주도로 설정하다 보니 그때부터 1부가 술술 풀렸습니다. :)
그와 함께 <폭싹 속았수다>의 "살암시민 살아진다"라는 대사와 같은 킬러 대사가 있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었죠. 동시인지 나눠서 말씀드렸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ㅎ
아~ 그게 바로 "눈물도 물이주게. 물이 흐르멍 길이 나주게"의 시작인건가요?
저는 같은 류의 대사라고 생각했습니다.
맞아요! 처음 작가님이 톡으로 그 대사를 보내시며 어떠냐고 물으셨는데 본 순간, 소름 돋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대사가 나오면서 이 작품의 주제 의식이 더 선명해졌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 조 차장님이 왜 안 들어오시지, 하고 궁금했는데 오늘은 텍스티 옷을 입고 들어오셨군요. :) 이제야 알았어요. 네네. 그때 조 차장님이 무척 좋아하시는 게 카톡 대화창에서도 느껴졌어요.
그 대사를 보면서 앞으로 도대체 어떤 길이 나려나... 어떤 갈래길들이 생길까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리고 그 눈물이 길 좀 잘 인도해주길 하고 바라게 되더라고요... 할머니가 반드시 잘 길을 터주시겠지하는 믿음도 생기고요
거의 비슷한 시기였던 것 같아요. “눈물도 물이주게. 물이 흐르멍 길이 나주게.” 이 대사가 그렇게 탄생하게 되었지요. 사실 이 대사는 어디에 있는 표현이 아니라 제가 제주어로 만든 대사예요. 이 대사를 떠올리기까지 거진 5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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