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읽는『허즈번즈』- 결혼 후, 남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D-29
저는 이 소설에서 한 제주 소녀의 해방과 성장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해방과 성장이 수향에게서 그치지 않고 많은 여성에게 번져나가길 바랐죠. 꼭 비혼 독신의 삶을 살아야만 그렇단 의미는 아닙니다. 해방과 성장은 언제 어느곳에 있던지 자신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기울이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법이지요.
해방과 성장이 꼭 비혼 독신이라는 방향으로 번져 나가야만 한다면 인류는 금방 멸종되죠. 수향이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이니 다음이 더욱 기대됩니다. 그리고 강릉의 오죽헌은 유명하지만 서울에서 흑죽림이 있다는 설정은 어색하다기보다는 놀라웠습니다. 오히려 분위기 맞추기 더 좋죠. 미국에서는 어떤 집이 배경이 될지 궁금합니다.
예 핍진성이나 개연성으로 물고 늘어지면, 재미가 좀… ㅎㅎ 그래도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
윤덕영, 아주 악명 높은 인물이죠. 혹시 마사키의 아버지도 그쪽에서 모티브를 따오셨나요?
아니면 수향의 아버지인가요?
나가스 대저택 같은 대규모의 적산가옥을 불하받으려면, 수향의 아버지가 총독부 관리이자 친일파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적 귀결이 이루어지게 되더라고요. 원래 있던 인맥을 활용하여 유리하게 불하받았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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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이 사진은 일본으로 송환 대기 중인 히키아게샤(특히 재조 일본인)들의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있는 대로 껴입고 온갖 짐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죠. 시게루와 마사키도 부산항에서 이런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로 송환선을 기다리고 있었을 겁니다.
2편에서도 나가스가 못지 않은, 그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처럼 느껴지는 매력적인 저택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일단 미국으로 좀 가 봐야… (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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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작년 한때 레딧에 올라와 전세계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6.25 시절 한 한국인 아가씨와 미군 청년의 사랑 이야기인데요. 북한에서 월남한 간호사와 미군 청년이 연애해서 결혼을 합니다. 두 사람은 서울에서 살다가 전쟁이 끝나고 미국, 독일을 거쳐 60년대에 다시 한국으로 와서도 살았다고 해요. 이 사진들은 손녀 딸이 가족 앨범을 레딧에 올렸대요. 제가 왜 이 사진을 여기에 올렸냐면요… 에필로그 부분에서 수향이 마사키에게 보여주는 월터의 스냅 사진들이 이랬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수향과 마사키가 울컥 했겠죠…. 전쟁 속에서도 사랑은 꽃피고, 우정은 존재했습니다. 사람들은 살아갔습니다.
마사키가 꿈꾸었던 미래가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짠 해지네요.
역시 그 사진들 맞군요 ㅎㅎ
사진이 참! 많은 걸 말해주네요.
Q5) 벌써 8시 반이네요ㅎㅎ 이번에는 세 쌍둥이와 마사키를 제외한 월터와 김은도 캐릭터의 구축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마사키는 대미를 장식해주어야죠 :) 먼저, 월터 캐릭터 구축에 있어 핵심으로 생각하신 것, 가장 대표적인 설정으로 부여하신 것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월터는 신세계로의 인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수향의 한계는 조선반도, 제주나 서울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월터가 나가스 저택에 의탁하게 된 상황은 수향에게 행운이었어요. 난생 처음 백인이자 미국인을 만난 수향은 월터에게 빠져듭니다. 이로 인해 일부 독자들에게 질타도 당하고(의리 없는 수향!) 그랬지만 작가로서 저는 수향을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펼친 적이 없었던 수향 입장에서는 낯선 신세계에서 온 월터가 전해주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또 놀라웠을 것 같거든요. 마사키나 세쌍둥이보다 월터를 더 좋아했다기 보다는 신기해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수향은… 알고보면 담백한 인물이에요.
저는 월터에게 끌리는 수향을 100% 이해할 수 있었어요. 마사키를 사랑했지만, 그런 감정이 수향에게 너무나 필요했지만 수향은 그보다 큰 새로움 삶에 대한 동경, 주체적 삶에 대한 욕망을 품을 법한 인물이었고 월터는 이성애적 감정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세계를 향한 입구와 같은 끌림을 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맞아요, 일종의 인도자, 멘토 같은 역할이었어요. 그래서 월터가 어머니의 루비 반지를 들고 청혼을 했을 때 수향은 깨닫죠. 자신은 월터를 멘토로 본 것이지 남자로 본 게 아니었다는 것을요.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사키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를 원하고 있었던 거죠. 이게 정말로 희한한게 유능하고 대화가 참 잘 통하고 매력적인 이성이라고 생각해도… 막상 내가 마음이 가는 이성은 상대적으로 덜 유능하고 말도 잘 못하고 이럴 수 있거든요. 한편으로 전 수향과 마사키가 둘 다 부모의 학대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은 샴 쌍둥이처럼 닮기도 했어요. 다른 몸에 있는 같은 영혼이랄까. 이러한 연대감은 그 어떤 남자도 수향에게 줄 수 없었죠. 그러니 오랜 세월이 흘러도 수향이 마사키를 잊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찾은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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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아까 말한 커플들의 사진 좀 더…. 서로 사랑하는 게 표정만 봐도 느껴지죠. 얼마나 환하게 웃는지…. 남편 짚차도 타고, 아기 돌상도 차리고… 포화 소리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았네….
“포화 소리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았네….” 저희 부모님이 모두 1950년 생들이신데, 그 시절 사진들이 있더라구요. 삶은 계속 된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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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그리고 이 사진 속 가운데에 훤칠하게 잘생긴 인물, 바로 남일 장군인데요. 이 분이 휴전 협상 때 북측 대표였어요. ^^ 얼굴만 미남인 게 아니라 지적이고 냉철했다고 해요. <허즈번즈> 속 김은도가 이 분을 롤모델로 해서 탄생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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