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 되지 마라

D-29
물론 젊을 땐 친구를 자주 만나는데 늙으니까 그것도 사라진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것도 거의 없다. 고교 단톡방을 봐도 그 만남의 횟수가 점점 줄어든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이제 환갑을 넘으니까 더 안 만난다. 술도 잘 마시지 않는다. 그냥 혼자나 가족과 만나기만 한다. 결국 늙으면 친구도 다 필요 없는 것이다.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나이대별 표현 40세 불혹(不惑) 50세 지천명(知天命) 60세 환갑/회갑(만 60세) 70세 고희(古稀)/칠순 80세 산수/팔순 90세 졸수/구순 100세 상수(上壽) 삼촌은 불혹의 나이에도 이십 대와 같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천명을 넘어서면서 인생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우리 아버지가 올해 쉰일곱이시니까 삼 년 후에 회갑이셔.
"결국 타인과의 관계는 내가 나 자신과 맺는 관계의 확장이다. 자신과 공세적으로, 타인과은 수세적으로 관계를 맺어 나갈 때 보다 현명한 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다." 아주 좋은 표현이다.
"일정한 의심으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사람을 보는 안목을 확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좋은 표현이다.
근데 이것만은 알아둬야 한다. 과연 사람이 남을 걱정하느라 밤잠을 설치는가, 이다, 대개는 자기 걱정으로 그런다.
상처를 준 인간은 잘 모르지만 그걸 받은 사람은 언제까지나 기억한다.
"인간의 멍청함이 가진 힘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좋은 말이다.
"차라리 현재를 즐기고 나다움을 찾는 것이 낫지 않아?" 그런데 실은 이렇게 사는 게 현실에 맞고 더 좋을 수도 있다.
인간은 그냥 사는 거지, 하지만 분명히 미래에 대한 목표와 과거의 의미를 가지고 살아간다.
일본 문화는 깔끔하고 깨끗하다.
삼십육계처럼 야비한 것도 있지만 목표가 확실하다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것이다.
나와 남을 위해 적당히 살자 아마 그런 것도 같다. 자연이 늙은이에게 고통을 준다. 몸을 자꾸 아프게 하고 뭔가 점점 재미가 없어지게 한다. 잠을 오래 자도 전처럼 개운하지도 않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점점 더 괴롭힌다. 자연이 이젠 죽을 때가 되었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 같다. 때가 되면 죽는 게 상책이다. 너무 오래 사는 늙은이를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도 힘들고 남에게도, 특히 가족에게 너무 큰 고통을 안긴다. 그리고 연금을 축낸다고 더 적게 산 사람들이 이젠 대놓고 욕한다. 자신을 비롯해 그 누구도 반기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적당히 살다 가는 게 복인 시대다.
삼겹살이 비싸서 청국장에 안 넣어 먹는다. 그도다 싼 목살을 찌개 거리로 크게 썬 것을 넣는다. 삼겹살을 넣으면 삼겹살이 더 비싸고 그 비싼 삼겹살의 맛을 잘 못 내기 때문이다. 안 그렇게 하고 그냥 삼겹살은 구워서 먹는다. 그래야 그 맛을 알고 그 값을 하기 때문이다.
미국놈들은 돈이 최고다.
여자들은 자기 위에 다른 더 잘난 여자가 있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넘사벽인 여자를 아예 안 본다.
자기를 쫓아다니는 남자를 무서워하면서도 그게 아예 또 없으면 자존심 상해한다.
여자와 남자 진세연 같은 예쁜 여자도 성형을 하는 것이다. 여자는 거울을 보면서 자기가 가장 맘에 안 드는 것을 먼저 본다. 그러나 남자는 자기에게 가장 맘에 드는 것을 본다. 남자는 전체적으로 예쁜 여자지만 여자는 맘에 안 드는 것에 신경이 쓰여 남자가 보기에 거의 완벽하고 그것이 매력 포인트인데도 그 말을 안 듣고 성형을 단행하는 것이다. 남자는 그런 모습에 반했는데 이젠 성형으로 그 모습이 안 보여 그 여자를 별로라고 생각하기 시자하는 것이다. 이런 모순이. 그런데 여자가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또 그 누구의 말도 안 듣는다. 여자는 자기만족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가치다. 남자는 눈에 약하고 여자는 귀에 약하다. 남자는 전체적인 이미지나 분위기, 첫눈에 자기 맘에 들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가 사랑하고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말에 속아 넘어가 그의 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 말에 항상 넘어간다. 계속 듣길 원한다. 절대 질리는 법이 없다. 여자는 자기 위에 다른 여자가 있는 걸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자는 자존심이 살고 자존심에 죽기 때문이다. 남자의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소리도 그냥 자기만족 때문에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자기도 그게 사실이 아닌 줄은 안다. 그러나 그냥 인정하지 않는 척, 보이지 않는 척하는 것이다.
그냥 하던 거나 제대로 마무리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같은 노래도 있지만 나이 들어 뭔가 새로운 걸 하라고 하는데 그러다가 실제 제명대로 못 살 수도 있다. 나이 들어선 뭔가 새로운 것을 하기보단 지금까지 해 오던 것을 꾸준히 해 내실(內實)을 기(期)하는 게 낫다. 새로운 것에 뛰어들면 사기나 당하고 자기 것이 아니어서 생소해 스트레스만 쌓여 뇌경색으로 어느 순간 골로 갈 수 있다. 그러지 말고 그냥 자기 루틴을 꾸준히 지키며 지금까지 하던 것을 착실히 마무리하는 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오로지 자기 걸 한 것이기 때문에 삶의 보람도 느낄 수 있다. 안 그러고 여기저기 들쑤시면 체력만 소모하고 스트레스만 쌓여 그 자리에서 어느 날 골로 가는 수가 있다. 자기의 그 자리에서 자기가 좋아하고 심혈을 기울인 것에 더 빠져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만끽하는 게 자연의 이치에도 맞다. 너무 무기력하게 사니까 ‘내 나이가 어때서’ 하며 가만히 잘하는 사람들에게 바람을 넣어 멀쩡한 사람 골로 가게 하는 것이다. 괜한 희망을 주는 것 같은 건 모두 사기꾼이나 하는 짓이다.
"조금 극단적으로 보자면, 타인이이는 존재는 그저 부수적인 도구일 뿐, 겸손은 오로지 나만의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다."
상대를 보는 눈 자신은 자신을 잘 보지 못한다. 남자는 여자를 더 정확히 본다. 그러니까 남자가 여자를 좋아할 때 여자보다 그 남자의 심정을 더 잘 아는 것이다. 여자는 자신과 다른 여자를 정확히 보지 못한다. 20대는 다 남자의 사랑을 받는다고 하는데 안 그렇다. 알면서도 자신이 초라해 안 보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볼 수는 있어도 그걸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니까 상대인 남자가 나를 어떻게 보나 이걸 잘 모른다. 여자는 대갠 20~30대에 콧대가 높다. 남자의 애원을 대갠 한 번은 받아봤기 때문이다. 이렇게 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나이가 들어도 구걸한다. 그게 평생 간다. 남자는 여자가 자기를 어떻게 보나 여자만큼 모른다. 여자는 남자가 여자인 자신을 어떻게 보나 남자 입장은 잘 모른다. 그냥 이럴 것이다, 하는 것이다. 이것도 여자 입장에서만 본다. 그러나 남자는 그 입장이 다르다. 왜냐하면 자신은 남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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