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 되지 마라

D-29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 실망감도 줄어든다." 아주 훌륭하고 좋은 표현이다.
살아 있는 인간 인간은 집착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집착, 기대, 희망, 의미 같은 게 없으면 인간이 산다는 가치도 같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인간만이 가진 이런 감정으로 인간은 결국 살아가는 게 아닐까. 이것으로 삶이 아로새겨진다고 할 수 있다. 그게 사라지면 생(生)이 끝난 죽음뿐이고, 인간이라고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누구나 차이는 있지만 이런 감정적 작용이 항상 있는 것이다. AI와의 대결에서도 이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인간적인 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AI시대에 인간에게 남아 있는 분야는 독창성과 철학이다. AI시대, 어떻게(How)는 가고 왜(Why)가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다. 인간적인 걸 내려놓으라고 하고 집착과 번뇌(煩惱)에서 벗어나 열반(涅槃)에 들라고 하지만 범인(凡人)으로선 쉽지 않다. 종교에 귀의(歸依)한, 그걸 직업으로 삼은 사람도 미혹(迷惑)과 욕망으로 인한 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만 봐도, 그런 오랜 수행자(修行者)조차 이게 잘 안되는 것이다. 안 되는, 이것 때문에 다시 집착한다. 무한 루프(Loop)의 굴레다. 차라리 인간인 이상, 살아 있는 이상, 어느 정도의 집착은 인정하고 “아,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여야 인간이 바라는 해탈(解脫)에 역설적으로 그나마 가까이 더 다가갈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게 살아 있는 인간의 한계이고 동시에 강점 아닐까. 잘 안 버려지는 걸 굳이 버리려고 고뇌(苦惱)할 게 아니라 잘 써먹는 것이다. 그것도 실은 그냥 얻은 게 아니라 진화 과정에서 취사선택(取捨選擇)해 어렵게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이유도 가장 인간답기 때문 아니었을까. 지금까지 그런 것처럼 위협적인 AI가 등장했다고 해도 가장 인간다울 때 인간이 지구상에서 지속해서 영장(靈長)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 같아서다. 인간다움을 잃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가장 인간적일 때 AI는 인간에게 항복을 선언할 것이다. 인간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살아 있는 인간에겐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오히려 그걸 받아들일 때 가장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인간적인 특질(特質)을 우습게 보면 안 될 것 같다.
인간의 특성을 이용해 내 숭고한 목적을 달성하자 인간 사회에서 뭘 하려고, 내 맘에 들게 뜯어고치려고 하는 것보다, 그래도 안 고쳐진다.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인간 본능(본성)이기 때문이다. 인간 고유 특성을 이용해 뭔가 하려는 게 훨씬 낫다. 인간 고유 특성은 잘 안 바뀐다. 바꾸는 게 아니라 그걸 알고 이용하는 것이다. 고정불변이고 고집불통, 구제불능이다. 안 바뀌는 걸 그대로 인정하고 그걸 이용하는 것이다. 안 되는 건 그냥 방치하자. 내 목적을 위해. 방향이 인간 개조가 아니라 인간의 특성을 이용해 인간 세상 위의 내 세상, 이상(理想)을 구축하는 것이다. 인간의 이런 특성을 알고 구축할 내 이상을 정하는 것이다. 그게 없더라도 인간 특성 연구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도 있다. 그것만 해도 위대한 발견이다. 끝없는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문학과 철학이 사라지지 않는 건 그래서 그렇다. 까도 까도 양파 껍질이다. 아니면 인간 세상과 내 이상에서, 찾아낸 걸 갖고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아마도 이상은 인간 세상에서 맘에 안 드는 것, 부조리한 그런 것일 것이다.
이 나이에 아무 때나 대들어서 싸우는 건 그렇고 주로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 젊을 때나 잘 알지 못하니까 싸우면서 배우는 거지 늙어선 그게 별 필요도 없고 그러다가 골로 가는 수가 있다. 육체가 젊을 때 하곤 다르다. 마음은 안 그런데 육체는 그게 아닌 것이다.
쭈꾸미/주꾸미 이 중에 ‘주꾸미’가 맞다. 표준어와 표준 발음은 주꾸미[주꾸미]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주꾸미무침과 깍두기를 곁들여야 비로소 제맛이 난다. 숯불을 이용한 직화 구이는 아니지만 철판 위에서 익어 가는 새빨간 주꾸미들을 보고 있노라면 침이 꼴깍 넘어간다.
지리한/지루한 장마 여기선 맞는 것은 ‘지루한’이다. 따라서 ‘지리한 장마, 지리한 교통 체증’은 틀리고 ‘지루한 장마, 지루한 교통 체증’ 맞다.
짜집기/짜깁기 여기서 ‘짜집기’로 발음하기 쉬워 자주 틀리는데 ‘짜깁기’가 맞다. 한 평론가는 이 책은 단지 유명한 사상가의 경구를 짜깁기한 글에 불과하다고 혹평하였다.
물론 젊을 땐 친구를 자주 만나는데 늙으니까 그것도 사라진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것도 거의 없다. 고교 단톡방을 봐도 그 만남의 횟수가 점점 줄어든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 이제 환갑을 넘으니까 더 안 만난다. 술도 잘 마시지 않는다. 그냥 혼자나 가족과 만나기만 한다. 결국 늙으면 친구도 다 필요 없는 것이다.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나이대별 표현 40세 불혹(不惑) 50세 지천명(知天命) 60세 환갑/회갑(만 60세) 70세 고희(古稀)/칠순 80세 산수/팔순 90세 졸수/구순 100세 상수(上壽) 삼촌은 불혹의 나이에도 이십 대와 같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천명을 넘어서면서 인생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우리 아버지가 올해 쉰일곱이시니까 삼 년 후에 회갑이셔.
"결국 타인과의 관계는 내가 나 자신과 맺는 관계의 확장이다. 자신과 공세적으로, 타인과은 수세적으로 관계를 맺어 나갈 때 보다 현명한 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다." 아주 좋은 표현이다.
"일정한 의심으로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사람을 보는 안목을 확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좋은 표현이다.
근데 이것만은 알아둬야 한다. 과연 사람이 남을 걱정하느라 밤잠을 설치는가, 이다, 대개는 자기 걱정으로 그런다.
상처를 준 인간은 잘 모르지만 그걸 받은 사람은 언제까지나 기억한다.
"인간의 멍청함이 가진 힘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좋은 말이다.
"차라리 현재를 즐기고 나다움을 찾는 것이 낫지 않아?" 그런데 실은 이렇게 사는 게 현실에 맞고 더 좋을 수도 있다.
인간은 그냥 사는 거지, 하지만 분명히 미래에 대한 목표와 과거의 의미를 가지고 살아간다.
일본 문화는 깔끔하고 깨끗하다.
삼십육계처럼 야비한 것도 있지만 목표가 확실하다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것이다.
나와 남을 위해 적당히 살자 아마 그런 것도 같다. 자연이 늙은이에게 고통을 준다. 몸을 자꾸 아프게 하고 뭔가 점점 재미가 없어지게 한다. 잠을 오래 자도 전처럼 개운하지도 않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점점 더 괴롭힌다. 자연이 이젠 죽을 때가 되었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 같다. 때가 되면 죽는 게 상책이다. 너무 오래 사는 늙은이를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도 힘들고 남에게도, 특히 가족에게 너무 큰 고통을 안긴다. 그리고 연금을 축낸다고 더 적게 산 사람들이 이젠 대놓고 욕한다. 자신을 비롯해 그 누구도 반기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적당히 살다 가는 게 복인 시대다.
삼겹살이 비싸서 청국장에 안 넣어 먹는다. 그도다 싼 목살을 찌개 거리로 크게 썬 것을 넣는다. 삼겹살을 넣으면 삼겹살이 더 비싸고 그 비싼 삼겹살의 맛을 잘 못 내기 때문이다. 안 그렇게 하고 그냥 삼겹살은 구워서 먹는다. 그래야 그 맛을 알고 그 값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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