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온 미래

D-29
알파고 이전 바둑 팬들은 일류 기사들의 대국을 보다 이해가 가지 않는 수가 나오면 존경심을 품고 '저 기사는 왜 저 자리에 돌을 둔 걸까' 하며 고심했다. 이제는 AI 추천수와 비교하며 '저 양반은 꼭 중반에 저런 실수를 잘 하더라' 하고 품평한다. 조혜연 9단은 "'방구석 관전객'들 입김이 너무 세요, '방구석 전문가'들이 너무 많아졌어요"라고 표현했다. p. 194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장강명 지음
'새로운 일자리는 계속 생길 것'이라고 말할때 일자리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사회적 가치와 자긍심의 원천인가, 아니면 내가 계좌로 상당한 돈을 꾸준히 입금받는 어떤 이유를 말하는가? p. 202
암묵지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험으로 익힌 지식이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한계가 있다. 우리는 실제 세계를 상당한 정도로 추상화. 범주화해서 이해한다. 그리고 거기에 언어는 큰 도구가 된다. p.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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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으로 인해 바둑을 가르치는 방식도 변했다. ... 지금은 토론식 수업으로 해요. 선생님이 1분 가르치고, '이건 왜 이렇게 뒀어, 저건 왜 그랬어' 묻고 아이들이 답하게 하는데 9분을 쓰는 식이죠. 정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정답까지 가는 추론 과장을 검증하는 식으로 수업 방식이 바뀌었어요. p.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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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일자리는 계속 생길 것'이라고 말할때 일자리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사회적 가치와 자긍심의 원천인가, 아니면 내가 계좌로 상당한 돈을 꾸준히 입금받는 어떤 이유를 말하는가? p. 202
박병규 9단은 "이거는 이거다, 이거는 이렇게 둬야 해, 이거는 나빠' 그런 표현을 안쓰게 됐죠. '이건 어떨까, 이건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어떠니, 그럼 우리 인공지능은 뭐라고 하는지 볼까, 인공지능 생각은 이런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 이제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한종진 9단 뭔가 변화하면 거기에 맞게 사람도 볌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길을 찾아서 더 좋게 가는게 좋을것 같아요. 인공지능이 왜 이렇게 두는지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 설명할 방법을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알기 쉽게 설명하거나 이해시킬 수 있는가를 공부하는 방향이 더 맞다. 한종진 9단 '사범님 생각은 이래'라는 식으로 대답을 해왔어요. 제자들이 물어본 걸 정확히 답해주지 못할 것 같으면 ' 다른 유명 기사에게 물어보고 너희에게 알려줄게' 그렇게 접근했죠. p.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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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새로운 가치의 원천을 찾아내지 못하면 인공지능에 기반한 사회는 거대한 '죽음의 집'이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급여와는 상관없다. p.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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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직소 퍼즐을 좋아하는데, 생각해 보면 그게 참 쓸모없는 짓이죠. 다 만들고 부수고 또 만들고. 그런데 왜 하느냐 하면 그냥 재미있으니까 하는거죠. 배둑이 궁극적으로 뭐냐는 질문과 관계없이 우리가 일상에서 놀이로서 즐기는데, 그런 놀이로서의 가치는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남치형 교수) p.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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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칼럼니스트인 손종수 시인은... "승부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승부하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고 할 때 보여줄 수 있는 바둑의 외연도 더 넓어진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바둑판 위의 승부뿐 아니라 그 안팎에서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의 구축은 절대필요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p.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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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가 인간 기사의 바둑에 기대하는 것은 절대적 탁월함이 아닌, 그들이 시합을 통해 만들어 내는 서사 아닌가? "시니어 기사들은 실수가 잦아요. 정상급 기사들에 비하면 수준도 떨어지고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실수하는 모습을 좋아하거든요. 완벽하게 두는 바둑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바둑을 좋아하는 거죠." (정수 현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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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TV가 유튜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낚시 상품은 무엇일까? 직원들의 사적인 얘기다. 살아 있는 사람의 사적인 얘기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다가가러'라는 것. 이용자의 친구라는 느낌을 줘라. 그러면 그들은 친구인 당신을 위해 지갑을 열 것이다. 유사 친구가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사적인 얘기를 털어놓는 것이다... p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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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계속 발전해도 AI를 이기지는 못하겠지만,AI를 통해 공부하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고, 그게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원동력입니다. 계속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하등하고 미천해서 못 이기는 게 아니라 AI가 이제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그렇습니다." (신진서 9단) p.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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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통은 삶에서 제거해야 하는 얼룩이 아니다. 그 고통은 삶의 일부이며, 우리 삶은 순백이 아니다. 순백이어서도 안 된다. p.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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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토마스 아 켐피스 식의 조언이 더 적절하게 들린다. 어디에서나 외로움을 맞닥뜨리는 이에게, 어디로 도망치더라도 외로움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는 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빠르고 서비스 범위가 더 넓은 차세대 이동 통신 기술이 아니다. 그에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힘이다. 외로움을 견디는 힘을 지닌 사람은 외로움을 통해 성장하고 건강해진다. (...) 외로움을 견디는 힘이 있는 사람만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의존하는 태도를 버릴 수 있다. 우리는 그 힘을 배워야 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그런 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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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견디는 힘, 다른 사람과 건강하게 연결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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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치가 기술을 이끌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나는 다음 시대의 탈것이 전기차가 아니라 자전거가 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지금의 자동차 전용도로처럼 넓게 깔고, 자전거 수리점을 현재의 주유소처럼 곳곳에 설치하고 도시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우리가 헤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삶'을 가능하게 하는 데 그런 기술이 더 적합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정도 상상은 하고 싶다. 상상을 믿고, 그 상상에 힘을 싣고, 그 상상에서 힘을 얻고 싶다. 그것이 가치가 기술을 이끈다는 말이 뜻하는 바다. p.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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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는 인공지능이 아직 할 수 없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다. 좋은 상상을 하는것, 우리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 그렇게 미래를 바꾸는 것이다.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시 [인빅투스] 마지막 구절을 조금 변형해 책을 마무리하도록 하자.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이다. 우리는 우리 영혼의 선장이다. 아직까지는. p.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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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이 참 감동적이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가치를 찾고, 좋은 상상을 하고, 우리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상상을 하고, 그렇게 미래를 바꾸는 것. 그리고 기도의 힘! 책 마지막 장을 읽고, 김새섬 그믐 대표님이 건강하게 오래 오래 그믐과 함께 활동해주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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