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자 갑자기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이제까지 그를 괴롭히면서 마음속에 갇혀 있던 것들이 일순간 두 방향, 열 방향, 모든 방향에서 쏟아져 나왔다. 저들이 불쌍해. 저들이 더 고통받지 않게 해주어야 해. 저들을 해방시켜 주고 나 자신도 이 고통에서 해방되어야 해. <얼마나 좋아, 얼마나 단순해.>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통증은?> 하고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통증은 어디로 갔지? 이봐, 너, 어디로 간 거야?>
그는 귀를 기울였다.
<아, 여기에 있었군. 그래, 뭐, 거기 있으라고 해.>
<그런데 죽음은? 죽음은 어디로 갔지?>
그는 그동안 익숙해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했다. 죽음은 어디 있지? 무슨 죽음? 두려움은 이제 없었다. 죽음이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죽음이 있던 자리에 빛이 있었다.
「그래, 이거야!」 그는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이렇게 기쁠 수가!」
이 모든 것들은 한순간에 일어났고 그 순간의 의미는 이후 결코 바뀌지 않았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광인의 수기』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석영중.정지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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