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흘 밤낮을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 죽었단 말이지. 그런 일이 언제든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거잖아.’ 이런 생각을 하며 표트르 이바노비치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런 일은 이반 일리치에게 일어났을 뿐 자신에게는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날 리도 없다는 지극히 그다운 생각이 슬며시 들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장맥주
“ 프라스코비야 표도로브나는 이반 일리치에게 완전히 반해버렸다. 그때까지 이반 일리치는 꼭 결혼을 하겠다고 마음을 정한 건 아니었지만, 상대가 자신에게 푹 빠진 걸 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결혼을 못할 이유는 또 뭐야?’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장맥주
“ 이반 일리치가 아내 될 여자를 사랑했고 두 사람의 인생관이 서로 같다고 생각해서 결혼했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순전히 주위 사람들의 부추김 때문에 한 것도 아니었다. 그가 결혼을 결심한 것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이반 일리치에게 그 결혼은 프라스코비야 표도로브나 같은 여성을 아내로 맞아 자신의 만족감을 채우는 일이면서, 동시에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렇게 이반 일리치는 결혼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첼이
"죽은 사람들이 다 그렇듯 ~, 죽은 사람들이 다 그렇듯 ~, 죽은 사람들이 다 그렇듯~, (...)"
이 문장을 네 번 반복해서 쓰니, 죽음을 '일상화'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 삶에는 죽음이 반복해서, 여러번 주어져 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르네오즈
'죽음을 일상화'한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도 밑줄을 그었거든요. 같은 문장을 반복한 것에는 저자의 의도가 있을텐데요, 실상 우리는 조문을 가도 죽은 사람의 모습을 보지는 못하기때문에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반평생을 살며서 죽은 사람을 직접 본 것은 할머니와 큰이모와 시아버지입니다. 표트로 이바노비치는 이반 일리치의 모습을 보면서 죽은 사람들의 신체를 서술하고, 얼굴을 보면서는 그동안 고생했다는 마음과 죄책감에서 살짝 비껴나겨려는 현실적 모습에서 씁쓸했습니다.
"이반 일리치의 얼굴도 살아 있을 때보다 더 아름답고 진중해 보였다. 해야 할 일을 다 이루었으며 그것도 정당한 방법으로 이루었다고 그 얼굴 표정은 말하고 있었다. 또한 그 표정에는 살아 있는 자들을 향한 책망과 경고도 담겨 있었다. 표도로 이바노비치는 그 표정이 보내는 경고가 적절치 않거나 적어도 자신과는 상관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첼이
“ 그들이 이반 일리치의 사망소식을 듣고 생각한 것은 그로 인해 생길 자리 이동과 승진이 전부는 아니었다. 가까운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누구나 그렇듯 그들 역시 속 으로 안도감을 느꼈다. '죽은 건 내가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야.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첼이
“ 표트르 이바노비치는 방으로 들어갔지만, 그런 자리에 오면 늘 그렇듯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가 아는 거라곤 그럴 때는 성호를 그으면 대개 별 탈없다는 것뿐이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첼이
그 표정에는 살아있는 자들을 향한 책망과 경고도 담겨 있었다. 표트르 이바노비치는 그 표정이 건네는 경고가 적절치 않거나 적어도 자신과는 상관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첼이
“ 이반 일리치에게 그 결혼은 프라스코비야 표도로브나 같은 여성을 아내로 맞아 자신의 만족감을 채우는 일이면서, 동시에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하는 것이기도 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장맥주
“ 얼마 안 가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멀어지며 마음속에 감춰둔 적개심을 드러냈고, 그들이 사랑을 느끼는 순간은 이 적개심의 바다에 다시 뛰어들기 전 잠시 머무는 작은 섬일 뿐이었다. 이반 일리치가 이런 소원한 관계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여겼다면 아마도 무척 괴로웠을 테지만, 그는 이미 이런 상황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자신이 이루어야 하는 목표로 생각하기까지 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화제로 지정된 대화
김새섬
다시 찾아온 막간 상식 시간입니다. 책 읽다 등장한 '삼등문관'이라는 직급에 대해 찾아보았어요.
***러시아의 관등표
18세기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는 가문이나 혈통 대신 ‘국가에 대한 봉사와 능력’에 따라 서열을 매기기 위해 모든 관직을 1등부터 14등까지 나누었습니다. 1등이 가장 높고, 14등이 가장 낮습니다. 우리 나라는 공무원이 9급까지인데 러시아는 훨씬 촘촘했네요. 책에 등장하는 ‘삼등문관’은 이 14개 계급 중 위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고위직입니다.
문관(행정), 무관(군대), 궁정직이 각각 나뉘어 있었지만, 서로 대응하는 급수가 있었습니다.
삼등문관(비밀고문관, Taynyy sovetnik)은 이 14개 계급 중 위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고위직입니다.
수북강녕
그믐밤에서 함께 읽고 있는 체호프의 작품에도 이러저런 관료들이 꽤 등장하는데, '삼등문관' 수준은 없었던 것 같아요
얼마 전 읽은 <세 자매>의 유일한 남자 형제 안드레이 같은 경우 지방청 서무 공무원 수준으로 9,10급 수준이었던 데 비해, 이반 일리치 본인과 그가 꿈꾸던 등급은 얼마나 고위직인지 느낌이 옵니다 :)
러시아의 관등표는 마치 조선 시대의 정1품부터 종9품까지를 보는 듯합니다 3의정과 판서, 참판, 도승지, 그런 인물들부터 현대의 장차관보까지 현실적으로 훑어지네요 ㅎㅎ
장맥주
“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파멸시킬 수 있는 권력이 있다는 자각, 표면적인 것이긴 하지만 법정에 들어설 때나 아랫사람들을 만날 때 그에게 향하는 예우, 상급자와 하급자들 사이에서 거둔 성공, 그리고 무엇보다 그 스스로도 느끼는 뛰어난 업무 처리 능력, 이 모든 것이 그에게 기쁨을 주었다. 이와 함께 동료들과 나누는 대화와 식사 자리, 카드놀이 등이 그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이반 일리치의 삶은 그가 기대한 대로 즐겁고 만족스럽게 흘러갔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장맥주
정말 날카로운 지적이네요. 인생의 의미가 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장맥주
“ 이반 일리치는 모두에게 버림받은 느낌이었다. 다들 그의 위치에서 3천 5백 루블을 받는 것은 아주 합당하며 심지어 운이 좋은 거라고 여기는 것 같았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대우를 인식하고 아내의 끝도 없는 잔소리에 시달리며 분수에 안 맞게 사느라 빚을 진 처지가 정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그 하나뿐이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장맥주
“ 부서가 어디고 업무의 종류와 성격이 무엇인지는 이미 안중에 없었다. 연봉 5천 루블만 받을 수 있다면 관청이든 은행이든 철도 기관이든 마리아 여제 귀족학교든, 하다못해 세관이든 가리지 않을 생각이었다. 5천 루블의 연봉을 받을 수 있고 그를 인정해주지 않는 지금의 부서를 떠날 수만 있다면 어디라도 상관없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문장모음 보기
jojo
세속적으로 무척 성공한 사람인데도 한발짝 떨어져서 묘사하면 사람의 인생은 누구에게나 덧없고 허망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도입부에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먼저 알리고 시작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걸 수도 있겠습니다.
MㅡM
처음에 이반일리치가 매우 괜찮은 사람인것으로 묘사되었던 것도 반전 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1장에서는 이반 지인들에 대한 얘기라 사회 속 이반은 괜찮은 평가를 받았던 걸로 보이고, 2장에서 가족과 개인으로서의 이반은 괜찮기보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어느정도 유치하거나 미성숙함이 있고-
장맥주
이반 일리치가 '웰다잉'하지 못하는 것은 그의 삶이 공허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잘 죽는 것은 잘 사는 것'이라는 말은 죽음 직전의 기간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닌가 봅니다.
거북별85
네.. 그러네요... 웰다잉은 결국 얼마나 나의 삶이 충실히 잘 살아왔는가가 답인거 같네요.
[다산북스/책 증정] 『모든 계절의 물리학』을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독서모임 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송승환 시인과 함께 시를 읽습니다
[문학실험실/신간] 송승환 시집『파』(문학실험실, 2026) 출간 이벤트. 시집 완독회!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읽기 모임보들레르 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 읽기 1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버지니아 울프의 다섯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