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반 일리치는 그 자신이 모름지기 그래야 한다고 믿었던 삶, 즉 편안하고 즐겁고 유쾌하며 늘 품위를 잃지 않아 사교계에서 인정받는 삶이 결혼했다고 해서 망가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풍부하고 탄탄해진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아내가 임신하고 몇 달이 지나면서부터 뭔가 갑작스럽고 낯설고 불쾌하고 힘겹고 점잖지 못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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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람
'감탄고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침바람
“ 얼마 안가 두사람은 서로에게 멀어지며 마음속에 감춰둔 적개심을 드러냈고, 그들이 사랑을 느끼는 순간은 이 적개심의 바다에 다시 뛰어들기 전 잠시 머무는 작은 섬일 뿐이었다. 이반 일리치가 이런 소원한 관계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여겼다면 아마도 무척 괴로웠을 테지만, 그는 이미 이런 상황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자신이 이루어야 하는 목표로 생각하기까지 했다. 그의 목표는 이 불편한 상황에서 가능한 더 멀리 떨어지고 그런 상황을 자신에게 아무런 해도 미치지 않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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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람
그들은 그렇게 살아갔다. 최상류층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교계에 속해 있었고, 그들의 집에는 중요한 인물들과 젊은이들이 드나들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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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람
“ 그리고 자신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서 의사든 누구든 아무 신경도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나니 자신을 향한 깊은 연민과 이처럼 중요한 문제에 그토록 무심한 의사를 향한 격렬한 증오가 일면서 몹시 고통스러웠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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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람
“ 이제 더는 자신을 속일 수가 없었다. 무시무시하고 낯선 일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심각한 일이 이반 일리치의 몸속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아는 사람은 이반 일리치 한 사람 뿐이었으며, 주위 사람들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세상의 모든 것이 전과 다름없이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다른 무엇보다 이런 사실이 이반 일리치를 고통스럽게 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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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람
“ 그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무시무시하고 기이한 것이 몸속에 자리를 잡고는 쉴 새 없이 기력을 빨아들이다가 아무 힘도 없게된 그를 어딘가로 끌고 가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는 농담거리라도 되는 양 행동했다.
특히 장난스럽고 생기 넘치면서도 품위 있는 시바르츠를 볼 때면 이반 일리치는 10년 전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화가 치밀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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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법률 학교 시절, 예전 같으면 대단히 더럽게 여기고 심지어 그 짓을 하는 동안에도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끼는 그런 종류의 어떤 행동을 저지른 적이 있다. 하지만 나중에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조차 그런 행동을 할 뿐 아니라 더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딱히 좋은 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도 그냥 망각하거나 그 기억 때문에 상심하는 일은 아예 사라져 버렸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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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이반 일리치가 약혼자를 사랑하고 그녀의 인생관에서 공감대를 찾았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말하는 것은, 사교계 사람들이 이 한 쌍을 부추겨서 결혼했다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옳지 않으리라. 이반 일리치는 두 가지 점을 모두 고려해서 결혼했다. 이를테면 이런 아내를 얻음으로써 자신을 위해 유쾌한 일을 하고, 그와 더불어 최상류층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한 것 말이다.
그래서 이반 일리치는 결혼했다.
그믐달빛
“ 이반 일리치가 약혼자를 사랑하고 그녀의 인생관에서 공감대를 찾았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말하는 것은, 사교계 사람들이 이 한 쌍을 부추겨서 결혼했다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옳지 않으리라. 이반 일리치는 두 가지 점을 모두 고려해서 결혼했다. 이를테면 이런 아내를 얻음으로써 자신을 위해 유쾌한 일을 하고, 그와 더불어 최상류층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한 것 말이다.
그래서 이반 일리치는 결혼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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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그는 결혼 생활, 적어도 자기 아내와 함께하는 결혼 생활이 유쾌하고 품격 있는 삶을 항상 보장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종종 파괴함을, 따라서 이런 파괴로부터 자신을 꼭 지켜야 함을 깨달았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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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그래서 이반 일리치는 결혼 생활의 원칙을 정립했다. 가정생활에서는 오직 아내가 남편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음식과 살림과 침대 같은 편의 사항만 요구했는데, 이 원칙의 핵심은 사회적 통념이 정해 놓은 외적 형식의 품격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명랑한 유쾌함은 그 밖의 영역에서 추구했으며, 그런 것을 찾아낼 때면 무척 감사히 여겼다. 혹시 저항이나 투정의 기미가 보이면 얼른 자기가 쌓아 놓은 별도의 세계로, 업무로 달아났고 거기서 유쾌함을 찾았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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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그런데 본질적으로 큰 부자는 아니지만 부자처럼 모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똑같이 공유하는 것이 있었다. 비단, 흑단, 꽃나무와 양탄자, 청동 조각품 등 하나같이 중후하고 광택이 화려한 물건들, 즉 특정 부류의 사람들이 또 다른 특정 부류의 사람들처럼 보이고 싶어서 갖추는 것들 말이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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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남편과 아내는 더욱 자주 다투었으며 가뿐함과 유쾌함은 금세 사라져 버렸다. 다만 마지못해 품위만을 유지할 따름이었다. 다시 소란이 잦아졌다. 남편과 아내가 폭발하지 않고 함께 머물 수 있는 곳은 오직 작은 섬들뿐이었는데, 그 수마저 차츰 줄어들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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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이렇게 참아 주는 행위를 프라스코비야 표도로브나는 대단한 위업이라 생각했고, 남편의 성격이 너무 끔찍해서 자기 인생 역시 불행해졌노라고 결론을 짓고 나니 스스로가 슬슬 불쌍하게 여겨졌다. 자신을 더 불쌍하게 여길수록 남편을 더욱 증오하게 되었다. 남편이 죽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으나, 그러면 봉급마저 사라질 테니 대놓고 바랄 수는 없었다. 그 점이 그녀의 반감을 더 부채질했다. 스스로가 너무나 박복했고, 남편의 죽음조차 자기를 구원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짜증이 나면서도 그것을 숨겨야 했다. 그러다 보니 억눌린 짜증이 또다시 남편의 짜증을 더 부추겼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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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그는 자신이 죽는다는 생각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이 거짓되고 잘못되고 병적인 생각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올바르고 건강한 생각을 가져다 놓으려 애썼다. 하지만 이 생각은 그저 생각만이 아닌 분명한 현실로 다시 그 앞에 다가와 단단히 자리를 잡는 것 같았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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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하지만 재판 중에도 옆구리 통증은 느닷없이 찾아와 심리 과정이 어디까지 진행되었든 상관없이 그를 갉아먹을 듯 괴롭혔다. 이반 일리치는 통증에 대한 생각을 떨어내버리고 정신을 집중하려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죽음은 이반 일리치 앞으로 다가와 꼼짝 않고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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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고통이 진실을 보게 하네요.
장맥주
“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이반 일리치는 그를 위로해줄 보호막들을 찾았고, 어떤 보호막은 잠시나마 그를 구원해주는 것도 같았지만 이내 무너져버렸다. 아니 무너졌다기보다 투명해졌다. 죽음은 어떤 것이든 통과했으므로 무엇으로도 그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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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이반 일리치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바로 사람들의 거짓말이었다. 어찌 된 일인지 모두들 이반 일리치는 병이 들었을 뿐 죽는 것은 아니며 안정을 취하고 치료를 받는다면 훨씬 좋아질 거라는 빤한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무슨 짓을 해도 아무 소용 없다는 사실을, 이제 남은 건 점점 더 지독해지는 고통에 시달리다 죽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이반 일리치도 잘 알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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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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