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은 왜 저럴까?> 함께 읽기

D-29
<진짜>에서 묘사된 삽화 제작 관련해서 궁금해서 찾아보니, 찰스 디킨스는 삽화 화가에게 모델의 포즈, 배경, 소품 진열 등 굉장히 디테일하게 요구했다고 하네요. 아래 일러스트는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삽화인데, 디킨스는 삽화가 존 리치(John Leech)에게 "내가 쓴 이 리스트에 있는 물건들(금고, 열매, 장부 등..)을 하나도 빠짐없이 사슬에 그려 넣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해요. 저는 여지껏 예전 삽화가들이 상상해서 그림을 그린 건 줄 알았는데 재미있네요 ㅎㅎ
저도 상상해서 그린 줄 알았어요. 이렇게 모델이 있는줄은 처음 알았네요 ㅎㅎ
설정해서 그림 그리려면 정말 돈이 많이 들었겠어요..그리고 모델료도 지불 할텐데 화가는 돈이 많아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캐서린 맨스필드의 <미스 브릴> -삶이란 무대위의 배우처럼 각자의 역할을 소화해 나간다. 첫 구절처럼 슬플일이 하나 없는 주변의 배경 속에서 자신이 타자를 보는 관객이자 배우로 여기고 지낸다. 그러나, 현실은 매일 같은 시간에 방해꾼처럼 예쁜 그림을 망치는 오점처럼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노인에 불과하다. 어떤 것이 현실이고 상상일까? 그 경계는 누가 나누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얼빠지고 추한 노인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브릴이 사는 날까지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길 바란다. 누가 뭐라해도 자신을 가꾸고 아름다운 것을 볼 줄 아는 그녀에게 우리모두도 그녀의 날들이 올것이므로. 그녀의 친구가 되어 주고 싶었다. 누군가는 나를 브릴로 볼 수 있을테니^^
캐서린 맨스필드의 <미스 브릴> 미스 브릴처럼 인생을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봐야겠구나 하며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공원에서 만난 소년의 말로 하루를 완전 망쳐 버린 아니 하루가 아니라 미스 브릴의 세상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 너무 속상했어요. 물론 미스 브릴에게 허영이 약간 느껴지긴 했지만 자기가 주어진 내에서 인생을 즐겁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했거든요. 여기서 저 사람은 왜 저럴까는 우리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 막말을 하는 소년을 보며 드는 마음일까요 아니면 누군가의 눈에는 미스 브릴이 그렇게 보였을까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너무 슬픈 결말이었어요. ㅜ.ㅜ 늙으면 예쁘게 차려 입고 나가서 벤치에 앉아 사람 구경도 하면 안 되는 걸까요?
헨리 제임스의 <진짜> 재미있는 소설이네요. 너무 진짜면 오히려 언제나 너무 똑같은 진짜라 변주도 어렵고 그 어떤 감동이나 인상도 남기기 어렵다는 것 오히려 길거리 부랑아를 모델로 해서 그린 그림이 더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을 보면서 그들이 너무 진짜라는 자신감과 확신에 갇힌 나머지 스스로 한계에 부딛힌 것은 아닌지 사실 그들의 현재 상황을 보면 그런 귀족스러운 모습이 진짜로 풍기는 것 자체가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 것 같네요. "그들은 진짜가 아닌 것이 진짜보다 더 소중할 수 있다는 얄궂고 잔인한 미덕의 법칙 앞에"..
저 오늘 <진짜> 읽고 충격 받았어요. 오랜만에 이런 단편 읽어 봅니다. 이 책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이 진짜 결혼이다.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에게는 용기를 주고, 결혼에 대해 비관적인 사람들에게는 도무지 깰 수 없는 난제 같은 것이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 타인을 통해 나를 보는 문학 단편선 <진짜> 53p, 캐서린 맨스필드 외 지음, 이정경 옮김, 한영인 평론
그녀는 소령과 자신이 고용된 것이지, 교양이나 쌓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어 했고, 나를 상사로 존중하긴 했지만, 자신과 동등하게 교제할 수 있는 위치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 타인을 통해 나를 보는 문학 단편선 <진짜> 56p, 캐서린 맨스필드 외 지음, 이정경 옮김, 한영인 평론
안톤체호프의 <내기> 이토록 단편의 정수를 보여주는 소설이 있을까 싶네요. 이 내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 궁금했는데 15년이라는 세월을 스스로 갇혀 지낸 후 200만 루블이라는 돈의 무상함을 깨닫고 15년을 하루 앞둔 날 사라지는 젊은 변호사와 200만 루블을 걸고 그 젊은이가 5년도 못 버틸 것에 내기를 한 은행가.. 15년 후 200만루블을 지킨 은행가와 거의 허무주의에 빠져버린 변호사.. 누가 더 행복한 걸까요... 왠지 은행가는 내기에서 이겼다고 기뻐하고 변호사의 편지에 담긴 메세지 따위 신경쓰지 않을 것 같은데 변호사는 세상의 이치를 꺠닫고 떠나버렸으니.. 은행가는 그냥 행복해하지 않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어요.
<올드보이> 생각도 났지만... 저도 15년을 오직 방에서만 지내 보고 싶어요. 다시 제 삶으로 돌아온다는 전제하에!
그녀는 진짜였지만, 언제나 똑같은 진짜였다. 자신이 진짜라는 사실에 대해 너무도 확신에 차 요지부동인 그녀의 모습에 나는 기가 질릴 지경이었다. 그녀와 남편의 태도에는 그녀가 진짜라 내가 운이 좋다는 암시까지 느껴졌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 타인을 통해 나를 보는 문학 단편선 57p, 캐서린 맨스필드 외 지음, 이정경 옮김, 한영인 평론
안톤 체호프 <내기> “...저는 천국과 지옥을 맞바꾼 당신을 보며 그렇게 놀랍니 다. 굳이 당신을 이해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당신의 삶을 이루는 모든 것을 멸시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나는 선언합니다. 200만 루블을 포기하겠습니다. 당신의 200만 루블을 천국처럼 꿈꿨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혐오합니다. 약속된 돈을 포기하겠다는 표시로 약속한 시각보다 다섯 시간 일찍 내가 내기를 파기하겠습니다..." 내기는 미친 짓이다. 생명을 거는 일이다. 이글을 읽으며 오래전 사건(?)이 생각났다. 고딩 친구들이 중국집에서 고량주 먹기 내기를 했다. 안주는 계란탕, 일곱 도쿠리를 먹은 자가 이겼다. 이겼다는 함성과 함께 그는 갔다.
그들은 홀리가 가장 거부하는 것들을 응축한 인물들이었다. 기존 방식과 인습의 틀에 박혀서 모든 것이 뻔한, 광나는 에나멜 가죽 구두를 신고 다니며 과한 감탄사로 대화를 중간에 끊게 만드는, 그는 그런 사람들이 화가의 작업실에 있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 타인을 통해 나를 보는 문학 단편선 <진짜> 77p, 캐서린 맨스필드 외 지음, 이정경 옮김, 한영인 평론
늦었습니다. 미스 브릴을 읽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젊은 연인이 주고 받는 짧은 대화로 같은 사람에 대한 인상이 180도 바뀌는 것을 보고 감탄했답니다. 짬 날 때 맘에 들었던 구절과 다른 소설 감상도 적어볼게요. :)
전 <미스 브릴>도 대단했지만, 헨리 제임스의 <진짜> 읽고 작가님 말처럼 소름 돋았어요. 단편 읽고 이렇게 감탄한 게 몇 년만인지~
오 아직 <브릴>만 읽었는데 @꽃의요정 님 말씀을 들으니 나머지 단편들도 얼른 마저 읽어야겠습니다. 기획자의 기획력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 한편만으로도 이리 감탄한 걸 보면요. ^^
헨리제임스'진짜' 진짜와 가짜를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나누는걸까? 내가 가진 정체성을 하나로 규정지을 수 있는지에 고민했다. 친구를 만날때, 가족과 있을때, 사무실에서 일할때의 각각 다른 모습의 나를 보면서 나는 진정한 나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는 틀을 가지고 지냈다. 그러나, 정작 나는 각각의 장소에서 다른 모습을 띤다. 변하지 않는 진짜는 진짜가 아니라 부정당하는 소령부부처럼 . 타인에게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진짜인것인지 이 책을 읽으며 고민하게 되었다. 나의 진짜는 어디까지이고 그것이 타인의 인정이 없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 . 나는 타인의 모습의 어떤 진짜를 믿고 있을까? 함께 생각해 보고 싶다.
예술의 기만적인 성격은 가장 고상한 존재를 무가치한 싸구려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것을 그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짜증났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 타인을 통해 나를 보는 문학 단편선 81p, 캐서린 맨스필드 외 지음, 이정경 옮김, 한영인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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