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픈 곡조도 들어보고 싶다. 애들이 풀도 뜯고 풀피리를 불며 노는 모습을 상상하니 참 좋다.
도리
나는 숨넘어가는 늙은이처럼 헐벗고 정기 없는 산을 혼자서 매일 넘는 메마른 고독을 스스로 위로하기 위해 추억을 만들고, 서울 아이들을 경멸할 구실을 찾았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박완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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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나는 하늘이 노래질 때까지 헛구역질을 하느라 그곳과 우리 고향 뒷동산을 헷갈리고 있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박완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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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등장! 그나저나 나는 초등학교 뒤 동산에 아카시아꽃이 추억의 꽃인데 이 꽃 먹다가 토하고 싱아 생각 을 하는 주인공을 보며 초큼 안타깝더라...☆
도리
한참 입이 궁금할 나이였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박완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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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계속 뭔가를 먹었다. 집에 먹을 게 없으면 김을 다 뜯어먹거나 그냥 기름장을 만들어서 손가락에 찍어서 빨아 먹기도 했다. 짭조름한 맛을 좋아했다. 학교 가고 오는 길에도 계속 주워 먹던 그 식성이 떠올랐는데 그게 한참 입이 궁금할 나이여서 그랬겠구나 싶고. 표현이 좋다.
도리
성인이 된 요즘은 호르몬 영향 + 외로울 때 폭식했다. 뭔가 어릴 때처럼 입이 궁금한 느낌은 아니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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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만약 그때 엄마가 내 도벽을 알아내어 유난히 민감한 내 수치심이 보호받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민감하다는 건 깨어지기가 쉽다는 뜻도 된다. 나는 걷잡을 수 없이 못된 애가 되었을 것이다. 하여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사는 동안에 수없는 선악의 갈림길에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박완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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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가 퍼지기 전 이른 아침 이슬이 고인 풍성한 이파리 밑에 수줍게 누워 있는 애호박의 날씬하고도 요염한 자태를 발견했을 때의 희열은 또 어떻고. 못생긴 걸 호박에 비기는 건 아무것도 모르는 도시 사람들이 지어낸 말이다. 늙은 호박에 비한 거라고 해도 그건 불공평하다. 사람도 의당 늙은이하고 비교해야 할진대 사람의 노후가 늙은 호박만큼만 넉넉하고 쓸모 있다면 누가 늙음을 두려워하랴.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박완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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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연에 대해서 표현한 부분을 읽으면서 너무 좋았다. 글만 읽어도 푸릇하고 상쾌해지는 기분. 애호박도 호박도 멋들어진다~
도리
나는 이 모든 것들이 반가웠고, 나를 가장 반겨 주신 분은 역시 할아버지였다. 사랑의 할아버지는 반년 전보다 훨씬 더 고적하고 추비해 보였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박완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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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세도 들어오고 오 빠가 월급도 많이 타 와 엄마는 삯바느질을 덜 했다. 오빠 몰래 꼭 엄마의 솜씨를 원하는 사람한테만 해 주는 것 같았다. 오빠는 효성이 지극해서 엄마가 남의 바느질 하는 것만 보면 슬픈 얼굴로 골을 냈다. 내 집에서 산다는 것과 월급을 타서 한 달을 설계하고 식구끼리 서로 화목한 것이 얼마나 좋은 건지 어린 마음에도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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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바라는 지식의 출세도 물론 일제의 그늘 아래에서의 일일 뿐, 엄마는 조선의 자주적인 운명에 대한 바늘구멍만 한 예감도 갖고 있지 않은 범용한 아낙에 지나지 않았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박완서 지음
“ 오학년 때였는데 처음으로 친한 친구가 생겼다. 전학생이었는데 선생님이 나하고 짝을 시켰다. 전학해 온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동안 마음이 순한 아이하고 짝을 시키는 게 선생님들의 공통된 버릇이었다. 나는 반에서 존재 없는 아이여서 아무 일에도 뽑힌 적이 없건만 그런 일엔 단골로 뽑혔다. 나는 속으로 모욕감을 느꼈지만 드러내 놓고 싫은 눈치도 못 했다. 나는 내가 착하지도 친절하지도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선생님이 나에게 바라는 유일한 기대를 배반할 용기가 없어 그런 척할 수밖에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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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런 환경에서도 구김살 없이 명랑한 그 애가 불쌍하면서도 존경스러웠다. 그 애는 손수 부엌에 들어가 감자 껍질을 몽당숟가락으로 박박 벗기더니 쪄서 나에게 대접했다. 그런 꾸밈없는 태도도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나는 나에게도 드디어 동무가 생겼다는 걸 느꼈다. 그때까지 놀 애가 아주 없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내 우정에 대한 갈망을 채워 준 건 그 애가 처음이었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박완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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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으로 수학여행 떠나는 날 엄마는 경성역까지 배웅을 나와서 혹시 개성역에 누가 마중을 안 나오더라도 너무 섭섭해하지 말고 잘 놀다 오라고 타이르고 들어갔다. 제발 아무도 안 나왔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꼭 나올 것 같아 마음이 영 개운치 않은 채 기차가 개성역에 도착했다. 육학년은 총 다섯 반이었다. 개성역 앞 광장에 반끼리 줄을 서서 인원을 점검할 때였다. “완서야, 완서야.” 하고 내 이름을 크게 부르는 소리가 났다. 저만치서 할머니가 무법자처럼 아이들 사이를 마구 헤집고 다니면서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숙모도 아니고 할머니였다. 어찌나 창피한지 잠시 꺼질 수 있는 거라면 꺼지고 싶었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박완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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