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D-29
아스트로프: 내가 지켜낸 농부들의 숲을 지나갈때나, 내 손으로 심은 어린 나무들이 바람에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이 고장의 풍토를 발전시키는데 조금은 보탬이 되었다고 느끼지. 또 미래의 인류가 행복을 느낀다면, 그들의 행복에도 내가 조금은 기여한 셈이 되는 것이지. 내가 심은 자작나무가 어린 연둣빛 잎사귀를 피어 올리고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을 볼 때면 내 가슴은 자부심으로 부풀어 오른다네.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엘레나 : 방금 전에 아스트로프가 말한 것처럼, 당신들은 무분별하게 숲을 파괴하고 있어요. 머지않아 지상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겠죠. 마찬가지로 당신들은 인간을 파괴하고 있고, 곧 정절이나 순결, 자기희생 같은 것들은 숲과 더불어 모두 사라지고 말 거예요. 자기 아내도 아닌데 어째서 당신들은 여자를 무심하게 바라 볼 수 없는 건가요? 그 의사가 말한 것처럼, 당신들 속에는 파괴의 악령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당신들은 숲도, 새도, 여자도, 다른 그 무엇에 대해서도 동정심이라고는 없어요.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어제 <바냐아저씨>를 모두 읽었는데 신기한 점은 <갈매기>나 <세자매>보다 읽기가 쉬워서 살짝 놀랐습니다(혹시 이제 희곡집을 읽는 나의 능력이 상승했나 하는 ^^;; 혼자만의 착각이겠죠) 안톤 체홉의 희곡은 다 읽고 나면 쓸쓸함과 허무감이 휩쓰는 느낌입니다. 극중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오랜 여운을 남길 수 있는지 너무 신기합니다. 안톤 체홉의 능력이자 마법일까요?^^ 마흔 일곱살의 바냐 아저씨의 기분이 어떨까? 너무 쓸쓸하고 허무하네요.... 이 분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이대로 나이를 먹어간다면 왠지 <세자매>에서 호호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돌아가신 세자매의 어머니를 사랑했던 술만 마시던 의사 체부트이킨 할아버지가 되지 않을까 싶던데... 조카 소냐는 그래도 친근하게 바냐 아저씨 옆에 있어줄거 같긴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점이 조카 소냐가 왠지 <세자매>의 막내 이리나 같은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이 작품에서도 마지막에 <세자매>처럼 노동을 강조하는 것도 신기하구요. 제 생각에는 그냥 모든 작품들의 인물들이 모두 삶의 허무와 쓸쓸함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하루하루를 살아나가자라는 뜻인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문득 이 작품 속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교수님인 세레브랴코프님이 여성분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던데, 이유는 무엇일까도 궁금했습니다. 왠지 미중년이거나 '사피오섹슈얼' 때문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바냐 : 이젠 다 늙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요.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아직 영포티 문화가 없던 시절이라... T.T
맞아요!! 요즘은 70대 이상 어르신들도 연애와 여러 활동들이 자유로우시던데^^ 저도 47세 바냐 아저씨가 절망감이 어땠을까 마음이 무겁더라구요 제가 학생 때 TV를 보면 당시에는 40대에도 할아버지 할머니이신 분들이 종종 손주들과 함께하는 장면이 나왔거든요 전 보지 않았지만 얼마 전에 50대 이상 분들이 짝을 찾던 <끝사랑>이란 연애프로도 한때 이슈가 되기도 했구요 바냐삼촌이 2026년 한국에 온다면 덜 절망스러웠을까요?? 대신 자가는 있어야 할거 같습니다^^
1800년대? 서양 책들을 읽으면 귀족들은 아예 대놓고 내연남녀를 두고, 또 거기에 부인이나 남편들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거 같아서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봅니다. <안나 카레니나>에서도 정부하고의 사이에서 애까지 낳았는데도 남편이 그걸 크게 신경 쓰는 거 같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마담 보바리>에서 남편이 그 딸을 극진히 키우지 않나요?(기억이...) 요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이란 토마스 만의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선 결혼 얘기 = 여성의 지참금/부모에게 상속받을 재산/남편의 재산과 경제력 등 온통 돈 얘기 뿐이고, 경제력을 잃었을 때 뒤도 안 돌아보고 당연한 듯이 이혼해 버리는 모습들을 보며, 결혼은 그냥 먹고 살기 위한 계약이었단 생각만 듭니다. 그래서 고전 읽을 때 결혼 얘기 나오면 좀 지겹습니다. 전 아직도 소녀인가 봐요~ ㅎㅎㅎ 역시 사랑이 끼어들면 뭐든 복잡해집니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1어떤 소설가도 이와 같은 작품을 십년에 한 번이라도 쓰지 못한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은 발자크, 플로베르, 톨스토이 등의 몇몇 위대한 작품에 비견될 수 있다. 이 작품은 그다지 의도적이지도 않고, 허구적이지도 않으며 자연스럽고도 설득력이 있어 자연의 일부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헤르만 헤세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2토마스 만의 첫 장편소설이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이번에 민음사에서 출간된 토마스 만의 첫 장편소설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은 독자의 오랜 기다림을 채워주는 동시에 출간 100년을 맞아 제대로 된 한국어 번역본으로 꾸려졌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그렇군요~~~일반적인 당시 문화였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전에도 이런 내용들 나오면 색안경 끼고 보게 되어 작품 내용에 집중이 안되던데~^^;;; 작품에 좀더 포용적 시각을 가져야 겠습니다^^
@꽃의요정 님의 글을 읽다보니 얼마 전에 읽은『오만과 편견』이 떠오릅니다. 그 책에는 사랑이 있더라고요(말랑말랑 두근두근). 근데 저는요. 제가 이 책을 과거에 읽은 줄 알았는데, 영화만 봤던 거란 걸! 최근에 이 책을 다시(인 줄 알았으나 처음이었다) 읽으면서 알았답니다?
오만과 편견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33권.《오만과 편견》은 무수히 많은 언어로, 다양한 독자층을 겨냥한 여러 버전으로 소개되었다. 인류의 보편적인 감성을 따르면서도 그 안에 갇히지 않았고, 소설의 묘미를 살리면서 통속적이지 않은 점이 지금까지도 많은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그런 책들이 있죠...읽은 줄 알았으나 읽은 적이 없다.. 전 얼마 전에 '걸리버 여행기' 읽었고, 이제 '프랑켄슈타인' 읽으려고요. ㅎㅎ 예전에 그런 책들 중 하나였던 '오만과 편견'이나 '제인 에어'는 책모임에서 읽자고 해서 다행히 읽은 책이 되었습니다. ^^;
정말 그래요. 반대로 이 책은 읽지 않은 줄 알았는데, 과거에 읽었던 책이라는 사실을 절반 정도 읽다가 발견하기도... (쓰면서도 바보가 되는 기분이니 여기까지만, 흠)
오만이과 편견이가 나오는 작품. 저는 이 책을 읽고 현대 대부분의 로맨스의 시작 역시 그 최초는 고전이었구나 알게 되었어요. 오만한 남주와 편견 가득한 여주.
그러게요. 사랑이 결혼의 조건이 된 것도 생각해 보면 꽤 최근이네요. 예전의 귀족들에게 결혼은 비즈니스, 사랑은 따로 연애 상대를 두고 했나 봅니다.
현대 로맨스물의 시작이 고전이었다는 말씀 정말 공감합니다. 그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빠져드는 묘한 심리도(헤헤). 오만한 남주와 편견 가득한 여주라는 설정도 그렇지요. 작품은 가장 빛나는, 아름다운 장면들만 극적으로 잘 표현해서 더 반짝거리는 것 같은데, 현실은... 저는 주말에 <햄넷>이라는 영화를 조조로 보고오면서도 사랑에 대해 알쏭달쏭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햄넷>에서 본 셰익스피어의 모습과 작년에 그믐의 벽돌 책 모임에서 읽었던 『세계를 향한 의지』(셰익스피어의 평전입니다)의 셰익스피어의 모습이 매치가 잘 안 돼서 버퍼링이 여러 번 걸렸습니다. 물론 보면서 울거나 웃기도 했지만요. 작품과 현실이 확실히 다른 건 알겠는데, 어디까지가 각색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궁금하기도 했더랬죠(제 중심을 어디에 둬야 할지도). 책에서 묘사됐던 아내와의 관계는 영화와는 사뭇 달랐거든요. 물론 영화에서도 아내의 원망을 여러 번 사기는 했지만...
햄넷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온 ‘아녜스’는 마을에 새로 온 교사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룬다. 어느 날, 두 사람에게 예기치 못한 비극이 찾아오고 삶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참혹한 상실의 고통 속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와 비극을 극복하게 되는데…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저자 스티븐 그린블랫은 우리를 생생한 역사의 현장 속으로 데려가 풍부한 사료 위에 정교히 짜인 엘리자베스 시대를 배경으로, 엄청나게 예민하고 재능 있는 소년이 어떻게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를 보고, 듣고, 느끼게 해 준다.
영화 <햄넷>은 클로이 자오 감독의 연출에 폴 메스칼과 조 알윈이 나오는군요?! 클로이 자오 감독은 영화 <노매드랜드>로 보았고, 폴 메스칼과 조 알윈은 샐리 루니의 소설을 영상화한 <노멀 피플>과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각각 보았는데, 이번에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과 바르톨로메오 역으로 나오는군요 꼭 봐야겠네요 좋은 영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노매드랜드경제적 붕괴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후 홀로 남겨진 펀. 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작은 밴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 위의 세상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펀은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매드들을 만나게 되고, 광활한 자연과 길 위에서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그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다시 살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는데…
노멀 피플청소년 시기에 만난 두 남녀가 사랑으로 서로의 삶을 구원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전 세계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브리티시북어워드를 비롯해 《타임》, 《파리리뷰》 등이 ‘올해의 책’에 선정하기도 했다.
친구들과의 대화데뷔와 동시에 <스냅챗 세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의 제인 오스틴>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새천년을 대표하는 위대한 젊은 작가로 지목된 샐리 루니의 데뷔작 『친구들과의 대화』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영국에서만 13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미국,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25개국 이상에서 출간 또는 출간을 앞두고 있다.
아...햄넷 볼까 말까 했는데, 조 알윈 씨가 나온다니 봐야겠네요. 노매드랜드도 괜찮게 봐서 이 감독님 영화는 좀 기대가 됩니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하고 좀 낫지 않을까 싶었지만, <햄넷> 상영관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아주 멀리까지 찾아가서 겨우 보고 왔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체호프의 작품이 우리나라 어딘가에서 늘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는 데 반해, 셰익스피어의 가족 이야기를 픽션으로 만든 <햄넷>은 매우 인기가 없다는 점도 참 신기하더라고요 저는 마지막 장면에서만 울었는데, 영화관 환경상 관객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젊은 분들은 중간부터 상당히 훌쩍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조 알윈은 존잘로 나오는데 비중이 작은 대신 꽤 의미있는 역할이고, 폴 메스칼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오글거리지 않게 해내더군요 @연해 님 말씀처럼, 셰익스피어의 아버지에 대한 부분도 실제와 완전 반대이고, "내 첫째 딸 수재너 홀에게 내 모든 동산과 부동산을 양도한다. 내 둘째 딸 주디스 홀에게 내가 쓰던 은잔을 남긴다. 내 아내 앤 해서웨이에게는 두 번째로 좋은 침대를 남긴다."고 했다는 셰익스피어의 유언장 내용을 떠올려 보면 영화와 원작의 픽션이 너무나 강해 전혀 다른 인물을 다루는 느낌도 있었어요 영화는 좋았습니다 어제부터 국립극장에서 <리어왕외전>이라는 연극을 개막했던데, 셰익스피어를 비틀고 재해석한 작품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오, 대표님도 <햄넷> 보고 오셨군요! 저는 제가 애정하는 낡은 영화관이 있는데, 그곳에서 얌전히 눈물 흘리며 보고 왔어요. 제가 갔던 영화관에서도 중반부터 끝날 때까지 훌쩍이는 분들이 계셨답니다. 다들 슬픔의 포인트가 달랐나봐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오글거리지 않게 해냈다는 말씀 정말 공감합니다. 절벽 앞에서 그 대사하는데 울컥하더라고요. 사실 배우분들은 제가 다 모르는 분들이었는데, 연기 구멍 하나 없이 다들 열연을! 아역 배우들도 너무 귀여웠고요.
어린 햄넷 역을 한 똘망한 배우의 실제 형이, 극중 '햄릿' 연극에서 '햄릿' 역을 맡았다고 해요 (기억하시죠? 살짝 가발 같은 금발로, 셰익스피어에게 연기 지적 호되게 받던 친구) 그러니 아녜스의 감정이 더욱 절절하게 터지고 보는 관객으로서도 싱크로율을 제대로 느꼈던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캐스팅한 것을 보면 올해 신설된 아카데미영화제 '캐스팅상'은 <햄넷>이 받았어야 하지만, <원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캐스팅이 더! 미쳤기 때문에 ㅎㅎ 원배틀이 받은 것에 이견은 없습니다 :)
그런 연결고리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둘이 꼭 닮은 것 같기도 하네요. 어린 햄넷 역을 맡았던 아이는 마지막까지 제 눈물 버튼이었어요(흑흑). 아녜스의 격정적인 감정선은 보는 제가 다 얼얼한 기분이었고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어쩜 그리 실감나게 연기를 잘 하시던지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라는 영화도 대표님 글 덕분에 검색해보았답니다. 공연과 영화, 책 등 다양한 방면으로 조예가 깊으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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