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이과 편견이가 나오는 작품. 저는 이 책을 읽고 현대 대부분의 로맨스의 시작 역시 그 최초는 고전이었구나 알게 되었어요. 오만한 남주와 편견 가득한 여주.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D-29

김새섬

김새섬
그러게요. 사랑이 결혼의 조건이 된 것도 생각해 보면 꽤 최근이네요. 예전의 귀족들에게 결혼은 비즈니스, 사랑은 따로 연애 상대를 두고 했나 봅니다.

연해
현대 로맨스물의 시작이 고전이었다는 말씀 정말 공감합니다. 그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빠져드는 묘한 심리도(헤헤). 오만한 남주와 편견 가득한 여주라는 설정도 그렇지요. 작품은 가장 빛나는, 아름다운 장면들만 극적으로 잘 표현해서 더 반짝거리는 것 같은데, 현실은...
저는 주말에 <햄넷>이라는 영화를 조조로 보고오면서도 사랑에 대해 알쏭달쏭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햄넷>에서 본 셰익스피어의 모습과 작년에 그믐의 벽돌 책 모임에서 읽었던 『세계를 향한 의지』(셰익스피어의 평전입니다)의 셰익스피어의 모습이 매치가 잘 안 돼서 버퍼링이 여러 번 걸렸습니다. 물론 보면서 울거나 웃기도 했지만요. 작품과 현실이 확실히 다른 건 알겠는데, 어디까지가 각색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궁금하기도 했더랬죠(제 중심을 어디에 둬야 할지도). 책에서 묘사됐던 아내와의 관계는 영화와는 사뭇 달랐거든요. 물론 영화에서도 아내의 원망을 여러 번 사기는 했지만...

햄넷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온 ‘아녜스’는 마을에 새로 온 교사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룬다. 어느 날, 두 사람에게 예기치 못한 비극이 찾아오고 삶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참혹한 상실의 고통 속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와 비극을 극복하게 되는데…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저자 스티븐 그린블랫은 우리를 생생한 역사의 현장 속으로 데려가 풍부한 사료 위에 정교히 짜인 엘리자베스 시대를 배경으로, 엄청나게 예민하고 재능 있는 소년이 어떻게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를 보고, 듣고,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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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영화 <햄넷>은 클로이 자오 감독의 연출에 폴 메스칼과 조 알윈이 나오는군요?!
클로이 자오 감독은 영화 <노매드랜드>로 보았고, 폴 메스칼과 조 알윈은 샐리 루니의 소설을 영상화한 <노멀 피플>과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각각 보았는데, 이번에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과 바르톨로메오 역으로 나오는군요
꼭 봐야겠네요 좋은 영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노매드랜드경제적 붕괴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 후 홀로 남겨진 펀. 추억이 깃든 도시를 떠나 작은 밴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 위의 세상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펀은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매드들을 만나게 되고, 광활한 자연과 길 위에서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그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다시 살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는데…

노멀 피플청소년 시기에 만난 두 남녀가 사랑으로 서로의 삶을 구원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전 세계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브리티시북어워드를 비롯해 《타임》, 《파리리뷰》 등이 ‘올해의 책’에 선정하기도 했다.

친구들과의 대화데뷔와 동시에 <스냅챗 세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의 제인 오스틴>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새천년을 대표하는 위대한 젊은 작가로 지목된 샐리 루니의 데뷔작 『친구들과의 대화』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영국에서만 13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미국, 이탈리아, 스웨덴,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25개국 이상에서 출간 또는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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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아...햄넷 볼까 말까 했는데, 조 알윈 씨가 나온다니 봐야겠네요. 노매드랜드도 괜찮게 봐서 이 감독님 영화는 좀 기대가 됩니다.

수북강녕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하고 좀 낫지 않 을까 싶었지만, <햄넷> 상영관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아주 멀리까지 찾아가서 겨우 보고 왔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체호프의 작품이 우리나라 어딘가에서 늘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는 데 반해, 셰익스피어의 가족 이야기를 픽션으로 만든 <햄넷>은 매우 인기가 없다는 점도 참 신기하더라고요
저는 마지막 장면에서만 울었는데, 영화관 환경상 관객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젊은 분들은 중간부터 상당히 훌쩍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조 알윈은 존잘로 나오는데 비중이 작은 대신 꽤 의미있는 역할이고, 폴 메스칼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오글거리지 않게 해내더군요 @연해 님 말씀처럼, 셰익스피어의 아버지에 대한 부분도 실제와 완전 반대이고, "내 첫째 딸 수재너 홀에게 내 모든 동산과 부동산을 양도한다. 내 둘째 딸 주디스 홀에게 내가 쓰던 은잔을 남긴다. 내 아내 앤 해서웨이에게는 두 번째로 좋은 침대를 남긴다."고 했다는 셰익스피어의 유언장 내용을 떠올려 보면 영화와 원작의 픽션이 너무나 강해 전혀 다른 인물을 다루는 느낌도 있었어요
영화는 좋았습니다 어제부터 국립극장에서 <리어왕외전>이라는 연극을 개막했던데, 셰익스피어를 비틀고 재해석한 작품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연해
오, 대표님도 <햄넷> 보고 오셨군요! 저는 제가 애정하는 낡은 영화관이 있는데, 그곳에서 얌전히 눈물 흘리며 보고 왔어요. 제가 갔던 영화관에서도 중반부터 끝날 때까지 훌쩍이는 분들이 계셨답니다. 다들 슬픔의 포인트가 달랐나봐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오글거리지 않게 해냈다는 말씀 정말 공감합니다. 절벽 앞에서 그 대사하는데 울컥하더라고요. 사실 배우분들은 제가 다 모르는 분들이었는데, 연기 구멍 하나 없이 다들 열연을! 아역 배우들도 너무 귀여웠고요.

수북강녕
어린 햄넷 역을 한 똘망한 배우의 실제 형이, 극중 '햄릿' 연극에서 '햄릿' 역을 맡았다고 해요 (기억하시죠? 살짝 가발 같은 금발로, 셰익스피어에게 연기 지적 호되게 받던 친구) 그러니 아녜스의 감정이 더욱 절절하게 터지고 보는 관객으로서도 싱크로율을 제대로 느꼈던 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캐스팅한 것을 보면 올해 신설된 아카데미영화제 '캐스팅상'은 <햄넷>이 받았어야 하지만, <원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캐스팅이 더! 미쳤기 때문에 ㅎㅎ 원배틀이 받은 것에 이견은 없습니다 :)

연해
그런 연결고리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둘이 꼭 닮은 것 같기도 하네요. 어린 햄넷 역을 맡았던 아이는 마지막까지 제 눈물 버튼이었어요(흑흑). 아녜스의 격정적인 감정선은 보는 제가 다 얼얼한 기분이었고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어쩜 그리 실감나게 연기를 잘 하시던지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라는 영화도 대표님 글 덕분에 검색해보았답니다. 공연과 영화, 책 등 다양한 방면으로 조예가 깊으신 것 같아요:)

수북강녕
우리 조선 시대 임금님들은 아내 와 자식을 대체 얼마나 거느린 건지 셀 수도 없는 지경이었죠 (만수르!?)
한편, <토지>의 상남자 용이 같은 경우도 여자들을 대놓고 데리고 피난길에 함께 오르질 않나, 사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또는 지금도 일부) 우리나라 남자들의 경우 일부일처제가 아닌 경우가 (경제력에 비례해) 많았던 것 같아요 '불륜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대부분의 작품이 결혼한 유부녀가 제도권 밖의 사랑에 빠지는 것을 가리키는데, 유부남이 그런 경우는 상대적으로 용인되고 일상과도 병행되다 보니, '불륜'이라 불리지도 않고 '파멸'에 이르지도 않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여겨집니다
현대 사회 역시, 사랑이 결혼의 한 요소이긴 하지만, 사실 아직도 많은 여성들에게는 '시집'이 '취집'인 경우가 있죠 결혼을 통해 남편 또는 시가에 고용되어 의무(성,가사,육아)를 수행하고 임금을 받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다만 자율적으로 결혼과 이혼을 결정할 권리가 공식적으로 주어졌고, 스스로 생산에 종사해 자급자족할 기회도 여자들에게 더 늘어났다는 변화가 있어 확실히 현대적인 것 같아요 ㅎㅎ

김새섬
바냐 : 이런 날씨엔 목매 죽기에 좋지......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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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우리 나라의 느와르물 주인공 역할로도 충분하신 바냐 아저씨

김새섬
웰다잉 오디세이 3월 책으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공교롭게도 두 명의 바냐 아저씨를 동시에 읽게 되네요. 두 책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부분도 눈에 들어옵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주인공 이반이 아파서 누워 있을 때 누가 날 어린 아이처럼 보살펴 주었으면 하고 생각하는데요, 마침 <바냐 아저씨>에서도 마리나가 교수님에게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나오네요.
"나이를 먹으면 애들처럼 위로받고 싶어지지만, 누구도 늙은이를 위로해 주지 않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도우리
@모임 봄이라지만 여전히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요즘입니다. 다들 <바냐 아저씨> 잘 읽고 계신가요?
어느덧 '그믐밤' 모임도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이번 모임에서는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의 3막을 함께 낭독하려 합니다. 여태까지 체호프의 작품들은 계속 마지막인 4막을 읽었는데요, 이 작품은 3막에서 감정의 폭발이 나와 클라이맥스가 되더라고요. 다 같이 소리 내어 읽으며 그 여운을 깊게 느껴보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따라서 3월 17일(화) 모임 전, 2막까지 편안하게 읽고 와 주시면 됩니다. 아직 진도가 많이 남았더라도 부담 갖지 마시고, 3막의 감동을 함께하기 위해 2막까지만 마무리하고 만나요! 희곡 읽기의 어색 함이 넘어가면 의외로 금방 읽히는 작품입니다.
밥심
동서문화사 버전이 없으면 낭독회에는 참여할 수 없는지요?

도우리
물론 다른 책으로도 낭독회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혹시 동서문화사 버전을 원하시는 경우, 알려주시면 교보문고 sam 구독권을 드릴게요. 그럼 한 달 간 동서문화사 버전으로 전자책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밥심
다른 버전으로 완독했습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연해
봄이라지만 <암과 책의 오디세이>에서 김새섬 대표님이, 적어도 어린이 날까지는 패딩을 입어야 적당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에헴). 쌀쌀한 3월이지만 다음 주에 있을 낭독모임을 기대하며 마음을 포근히 덥혀보겠습니다:)
저는 체호프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데, <바냐 아저씨>에 등장하는 인물들 성격이 통통 튀는 것 같아 더 흥미로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도우리
그믐밤은 3월 17일 화요일 저녁 8시 29분부터 시작됩니다. 아래 링크로 입장하여 주세요. 구글 미트이지만 사전에 특별한 회원 가입은 필요 없습니다.
https://meet.google.com/dfb-pgzm-yqr
밥심
하루키의 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다시 읽었습니다. 이 소설에서 <바냐 아저씨>를 주요 모티프로 삼은 이유가 뭘까 넥스트의 음악을 들으며 생각해보았습니다. 인생의 허무함을 인정하되 그 사실을 직시함으로써 인생에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일까요. 인생은 계획보다는 우연적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의미일까요. 소설에서 노란색이었던 자동차 색깔이 영화에서 빨간색으로 변한 이유가 거창한 것이 아닌, 소품 담당이 빨간색 자동차를 가져와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는 영화 감독의 말을 상기해보면 인생은 그다지 합리적으로 풀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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