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D-29
바냐의 엄니는 아들은 대수롭지 않게, 사위는 숭배하는데 왜 그러는 걸까요? 사위를 숭배하더라도 아들은 사랑할낀데 읽을 떄마다 아들을 안 사랑하는 것 같아요. 엄마가 그러면 아들 입장에서 참 ..
@모임 드디어 그믐밤이 다가왔습니다.~~~ 3월 17일 저녁 8시 29분에 만나기로 한 것 기억하시죠? 잠시 뒤에 구글 미트에서 뵐게요. ^^
안드레예브나이반 페트로비치, 당신은 교양 있고 똑똑한 분이니까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이 세상은 강도나 화재로 멸망하는 것이 아니라 증오와 적의, 이런 사소한 말다툼 때문에 멸망하는 거예요……. 너무 불평만 하지 마시고, 사람들과 화해하세요.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당신은 내가 왜 여기 매일 오는지 잘 알고 있으면서……. 왜, 그리고 누구 때문에 오는지 잘 알고 있잖습니까. 귀여운 야수, 날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난 닳고 닳은 늙은 참새거든…….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개인적으로 이 장면 있는 부분 하면 아주 명연기를 하실 것 같습니다. "털이 북실북실한 족제비, 자 드시죠!" ㅎㅎㅎ
그 동안 읽었던 작품들보다 <바냐 아저씨>는 특히 더 답답한 느낌입니다 지질한 내로남불, 지성인인 척 하는 소인배들이 등장해 염치를 모르고 떠들고 있는 것 같아요 3막에서는 그 격정이 (n) 특히 극에 달하는데, 이렇듯 고조된 분위기가 오늘 그믐밤에 대체 어떻게 표현될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ㅎ 주옥 같은 대사들이 많아, 읭? 어쩌라구? 심정으로 잔뜩 필사해 두었는데, 저녁 일정 때문에 낭독에 참여 못해 아쉽네요 후기 많이 남겨 주세요~
1막 아스트로프 (엘레나에게) 언제든 소냐와 함께 저희 집에 한번 들러 주시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제 영지는 고작해야 30헥타르쯤으로 크진 않지만, 그래도 흥미가 있으시다면 근방 1000마일 안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정원과 묘목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저의 영지는 국유림으로 둘러싸여 있는데……산림관은 늙고 병들어, 사실상 제가 모든 일을 관리하고 있답니다. (…) 소냐 아니요, 이건 정말 흥분되는 사업이에요. 미하일 리보비치는 해마다 새로운 숲을 가꾸세요. 그래서 이미 동메달과 상장도 받으셨어요. 선생님은 옛날 숲이 파괴되지 않도록 잘 보살피고 계세요.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보시면 분명 수긍이 가실 거예요. 숲은 대지를 아름다움으로 장식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아름다움의 의미를 일깨우고 고상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게다가 숲은 혹독한 기후를 누그러뜨려주지요. 기후가 온화한 지방에서는 그만큼 자연과의 싸움으로 낭비되는 힘이 줄어들다보니, 사람들도 친절하고 너그러워질 거예요. 행동거지나 말씨도 아름답고, 온순하고, 섬세하고, 우아해지겠죠. 기쁨의 철학과, 예술, 과학이 꽃피겠지요. 여자를 대하는 태도도 무척 고상할 테고요.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해설에서 바냐 아저씨는 원작 <숲의 주인>을 개작한 것이라고, 그래서인지 의사역 지분이 꽤 크네요. ‘숲’ 과 ‘아름다움’이 바냐 아저씨 극 내내 나와서 이 대사가 인상적이었어요. 숲은 대지를 아름다움으로 장식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아름다움의 의미를 일깨우고 고상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믐30 님께서 언급해 주신 바냐 아저씨의 원작 <숲의 주인>을 개작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안톤 체홉의 극을 보면 숲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들이 나오는데 어떤 이유가 있는지도 좀 궁금했습니다^^ 전 왜 갑자가 엘레나에게 도면 이야기를 하는 건가 의아했거든요^^;;
(2막) 아스트로프 인간은 모든 면에서 아름다워야 해, 얼굴, 옷차림, 마음, 생각까지, 물론 네 새어머니는 미인이지 하지만. 그녀는 먹고 자고 산책하고 그 미모로 우리를 매혹시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그게 전부라고,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 모든 게 그녀를 위한 것이지. 내 말이 틀렸니? 게으른 인생은 결코 순수할 수 없어. (…) (시계를 본다) 하지만, 말했다시피, 내 인생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 나의 게임은 끝났어. 난 늙고 지쳤어. 나는 하찮은 인간이야. 감수성도 메말라진 지 오래야. 다시는 그 누구에게도 애착을 갖지 못할 거야,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렇겠지! 아름다움만이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 아름다움은 나를 깊게 감동시키지. 엘레나는 마음만 먹으면, 그 미모로 충분히 내 고개를 자기 쪽으로 돌리게 만들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야. 그건 애정이 아니라고. (몸을 떨며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 소냐 (혼자서) 결국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어……그분의 마음과 영혼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는데, 왜 난 이리도 기분이 좋은 걸까? (행복하게 웃는대) 난 그 분에게 말했어. 당신은 우아하고 고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지셨다고 말이야……혹시 실수한 것은 아닐까? 아직도 그 목소리의 떨림이 느껴져, 그 목소리가 포근히 날 어루만지는 듯해. (두 손을 그러주면서) 오, 내가 못생긴 게 한이야! 아, 무서운 일이야. 난 내가 못생겼다는 걸 알아. 알고 있어. 잘 알고말고……지난 일요일에 사람들이 교회에서 나오면서 나에 대해 말하는 걸 들었어. "마음씨 곱고 속이 넓은 여자지만, 저렇게 못생겼으니 가엾기도 하지……” 못생겼어…… (3막) 소냐 난 못생겼어요. 엘레나 넌 머릿결이 아름다워. 소냐 아니에요! (거울에 비치는 자기 모습을 보려고 뒤돌아본다) 아니에요! 여자가 예쁘지 않으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죠. "당신은 눈이 아름다워요, 당신은 머릿결이 고와요……“ 전 그 분을 6년 전부터 사랑해 왔어요. 돌아가신 어머니보다 더 사랑해요. 매 순간 그분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과 악수하던 손길을 느끼죠. 그리고 문을 바라보고 기다려요. 그분이 당장이라도 들어올 것 같은 생각이 늘 들어서요. 지금도 보시다시피 그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어머니께 온 거예요. 그분은 요즘 매일 이곳에 오시지만, 제겐 눈길도 주지 않아요……너무 괴로워요. 제겐 희망이라곤 없어요. (절망적으로) 오, 하느님, 제게 힘을 주세요……밤새 기도했어요……자주 그분한테 가서 먼저 말을 걸기도 하고, 그분의 눈을 빤히 바라보기도 해요……저한텐 이미 자존심도, 스스로를 통제할 힘도 없어요……참지 못하고, 어저께는 바냐 아저씨께 그분 을 사랑한다고 고백했어요……그래서 하인들까지도 제가 그분을 사랑한다는 걸 알아요. 모두 안다니까요. 엘레나 그 사람은? 소냐 아뇨, 그분은 전혀 몰라요.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해설 파트에 적혀 있기로는 <바냐 아저씨>로 개작하면서 소냐를 못생긴 소냐로 내용을 바꿨다고 하는데, 외모의 이름다움 vs 인생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저는 봄방학이라 함께 낭독항 생각에 신나 있었는데, 밤새 끙끙 앓았더니 목상태가 너무 안좋네요. 들으러 들어가겠습니다. 몰골이 사나워서 화면도 끄고 듣겠습니다.
힝구힝구 아프지마세요~ 푸욱 쉬세요오ㅠㅠㅠ
감사합니다
오늘 일정이 있어 참석을 못해서 아쉽네요. 덕분에 작품은 완독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파반느>를 인상깊게 봐서 요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다시 읽고 있는데, 외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끌림을 생각하고 있었네요. 소냐가 예뻤다면 이야기가 완전 달라졌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완전 달라졌을 겁니다. ㅠㅠ
소냐   바냐 아저씨, 우린 살아야 해요. 길고도 긴 낮과 밤들을 끝까지 살아가요. 운명이 우리에게 보내 주는 시련을 꾹 참아 나가는 거예요. 우리, 남들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기로 해요. 앞으로도, 늙어서도. 그러다가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 오면 우리의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요. 그리고 무덤 너머 저세상으로 가서 말하기로 해요. 우리의 삶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우리가 얼마나 울었고 슬퍼했는지 말이에요. 그러면 하느님은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실 테죠. 아, 그날이 오면, 사랑하는 아저씨, 우리는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게 될 거예요. 기쁜 마음으로, 이 세상에서 겪었던 우리의 슬픔을 돌아보며 따스한 미소를 짓게 될 거예요. 그리고 마침내 우린 쉴 수 있을 거예요. 나는 믿어요, 간절하게 정말 간절하게.(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그의 두 손에 얹고는 지친 목소리로)  그곳에서 우린 쉴 수 있어요. 텔레긴이 나직하게 기타를 연주한다. 소냐   평화롭게 쉴 수 있을 거예요. 천사들의 날갯짓 소리를 들으며, 보석처럼 반짝이는 천상의 세계를 바라보면서요. 모든 악과 고통은 온 세상을 감싸는 위대한 자비의 빛 속으로 가라앉게 될 거예요. 그날은 평화롭고 순수하고 따스할 거예요. 난 믿어요. 굳게 믿어요.(눈물을 닦는다)  불쌍한 바냐 아저씨, 울고 계시군요.(흐느낀다)  아저씨는 평생 행복이 뭔지 모르고 살아오셨죠. 하지만 기다려요, 바냐 아저씨, 기다려야 해요. 우리는 쉴 수 있을 거예요.(그를 껴안는다)  쉴 수 있어요. 야경꾼의 딱따기 소리가 들린다. 텔레긴이 나직하게 기타를 연주한다. 마리야는 소책자 여백에 무언가를 적고 있다. 마리나는 양말을 뜨고 있다. 소냐   쉴 수 있어요.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아까 채팅에서도 얘기 했지만 도시에서 온 커플들이 항상 문제네요(갈매기에서도요). 넘의 생계의 터전에 장난처럼 놀러와서 꽃을 싸지르고 자기들 있기 뻘쭘해지면 도망가고.... 남아 있는 자들만 서글프게 열심히 살자 하고
아... 이건 뭔가 지방소멸 시대에 도시 출신 뜨내기 이주민을 바라보는 지역민의 시각 같은... ㅋㅋㅋㅋㅋ
ㅎㅎ 그렇게 들으니 그런 느낌도 나네요^^ 실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무척 행복한데 <바냐 아저씨>에서도 <세자매>에서도 그런거 같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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