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칼라]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계급

D-29
- 책을 고른 이유 - 화이트칼라라는 단어를 시사나 뉴스를 통해서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화이트칼라 계층은 여기저기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지금 그믐에 들어와 계신 분들 중에도 화이트칼라 직업인 분들이 있을 겁니다. 산업혁명의 제조시대를 넘어 차츰 도소매업/유통업/서비스업/IT정보통신/전문직의 부상과 함께 화이트칼라의 범위와 다양성은 늘어났지만 그로 인해 화이트칼라의 정의와 개념은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옵니다. 흔하게 볼 수 있고,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자본주의 현대사회의 상위 계급도 아니며 그렇다고 하위 계층도 아닙니다. 노동을 제공하지만 그 산출물을 소유하지는 못하며, 자본과 소비를 통해서만 자신의 사회적/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는 집단이기도 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들, 또는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중간계급의 등장과 그들의 특징, 의식을 함께 배우고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함께읽기 일정 - * 2/22 ~ 3/4 : 책 준비기간 3/5 ~ 3/9 : 1부 구중간계급 3/10 ~ 3/15 : 2부 화이트칼라의 세계① - 4~6장 3/16 ~ 3/21 : 2부 화이트칼라의 세계② - 7~9장 3/22 ~ 3/27 : 3부 삶의 양식 3/28 ~ 4/2 : 4부 권력의 길 및 마무리 책의 분량은 538쪽 분량으로, 29일에 걸쳐 목차에 따라 나누었으나 각자의 읽기 속도에 따라 편하게 독서를 하셔도 무방합니다. 모임의 대화와 진행은 일정에 맞춰 주제를 얘기할 예정입니다. 자유롭게 문장수집이나 내용에 대한 비평, 감상, 생각을 함께 적고 공유하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ai 로 사무직이 필요없다는 요즈음 화이트 컬러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궁금했는데 제목을 보고 들어왔어요. 책 준비해서 천천히 함께 읽을께요.
안녕하세요 @Alice2023 님~ 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달간 유익한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는 개인일정도 있고 책 난이도를 파악해보려고 미리 빌려서 먼저 읽어보고 있는데 1부 내용이 좀 어렵더라고요.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원문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문장이 다소 유기적이지 않고 끊기는 느낌이 있습니다. 일부 직역으로 인한 동어반복도 있고요. 그래도 2부로 넘어가면 개별 화이트칼라 직업을 소개하는 내용부터는 잘 읽히기 때문에 괜찮아 보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책을 구해서 이제 읽기 시작했는데 말씀하신 대로 1부가 좀 어려워서 저도 좀 고생했어요. 아직 화이트 칼라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2부부터는 나아진다니 다행이네요. 그래도 1부에서 뭔가 시대적 배경이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는 괜찮았던 거 같아요.
다들 책 준비는 잘 하셨나요? 모임은 예정대로 내일 날짜인 3/5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자유롭게 문장 수집을 하거나, 같이 얘기해 볼 내용에 대해 적고 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할게요.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유튜브에 올라온 소개/리뷰 영상을 가져와 봅니다. 출판사 돌베개 채널에서 번역자인 사회학자 조형근 님과 YES24의 인문MD 손민규 님이 진행하는 책 소개로, 50분에 걸쳐 책의 내용을 자세하게 얘기하는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abaBNN7Ud4&t=
독립적인 소재산의 기반 위에 서 있던 구중간계급이 몰락한 자리를 기업이든 국가든 어딘가에 소속된 '작은 사람'들, 화이트칼라가 채워나갔다. 사무직, 판매직, 관리직, 전문직, 지식인 등으로 이뤄진 신중간계급이 바로 그들이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1,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화이트칼라는 현대사회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그들의 역사는 사건이 없는 역사이고, 그들의 공통 관심사는 단결로 이어지지 않으며, 그들의 미래는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다. 그들이 열망하는 것이 있다면 중간 경로가 불가능한 시대에 중간 경로를, 즉 상상의 사회에서 망상의 경로를 지향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분열되고 파편화되어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더 큰 힘에 의존한다. 혹시 행동할 의지가 있더라도 조직화되지 않으니, 이들의 행동은 운동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지 않은 경쟁이 얽혀 있는 것에 불과하다. 집단으로서는 누구에게도 위협을 가하지 않으며, 개인으로서는 독립적인 삶의 방식을 실천하지 않는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3,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노동자 계급의 고통을 두고 헛소리가 많아요... 나는 노동자 계급에게 그렇게 미안하지 않아요... 노동자 계급은 육체적으로는 고통스럽지만 일하지 않을 때는 자유인이니까요. 하지만 저 작은 회벽 상자 같은 건물들 안에는 불쌍한 자식들이 있죠. 잠자리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져서 우물 바닥에 상사를 집어던지고 석탄 덩어리를 던지는 꿈을 꾼답니다. 딱 그때만 자유롭거든요. 물론 우리 같은 인간들의 기본적인 문제는 우리 모두가 잃을 것이 있다고 상상한다는 것입니다만.”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5,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하지만 화이트칼라는 아니다. 그가 맞서 싸우는 상대는 인격적 대상이 아니라 비인격적인 인플레이션이다. … 그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힘에 밀려나고,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움직임에 끌려다니며, 가장 무기력한 위치에 놓인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7,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사회를 거대한 판매장, 방대한 서류철, 통합된 두뇌, 관리와 조작이 이뤄지는 새로운 세계로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화이트칼라의 세계를 이해하게 되면, 20세기 중반에 분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단순한 희망과 복잡한 불안은 물론, 현대사회 전체의 형태와 의미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31,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19세기 산업노동자의 물질적 곤경이 20세기 화이트칼라 근로자의 심리적 수준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 새로운 ‘작은 사람’은 자기 삶을 지탱하고 중심을 잡아줄 견고한 뿌리도, 확고한 충성심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보잘것없이 짧은 과거밖에 없는 그는 역사에 대한 지각이 없고, 곤경의 시절에 떠올릴 황금시대를 살아본 적도 없다. 어디로 가는지 몰라서 두려움에 마비되어 있다. 이것은 특히 그의 정치생활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며, 이런 마비 상태로 인해 현대의 가장 심오한 무관심이 초래된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32,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우리 시대의 불안과 불만은 정치와 경제, 가정생활과 종교 등 우리 존재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18세기와 19세기의 확실성이 해체되거나 파괴되었고,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고 또 살아야 하는 새로운 일상에 대한 새로운 제재나 정당화는 자리 잡지 못했다는 근본적인 사실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수용도 없고 거부도 없으며, 전면적인 희망도 없고 전면적인 저항도 없다. 삶의 계획도 없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32,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어딘가에서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시간이 지나서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요지는 종교가 지배하던 시대에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든, 원망하든, 의지하든 기댈 구석이 있었다는 글이었습니다. 신은 보이지 않았지만 개인의 일상 곳곳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냈는데요. 식사 전에 기도를 올리고, 추수 이후 감사를 드리고, 종교적인 날에 모여 회합의 시간을 가졌죠. 종교는 모든 것이었지만 그렇기에 개인의 삶에서 좋든 싫든 커다란 한 덩어리로서 인생과 의식세계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개인이 믿을 만한 절대적 존재를 찾기가 쉽지 않죠. 꼭 신이 아니더라도 어떤 이데올로기든 이념이든 절대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곧 현대의 정서일 겁니다. '나'의 문제인지 또는 사회의 문제인지도 확신할 수 없으며, 지금의 선택과 길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고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없는 시대. 맹신할 것이 없지만 그렇기에 믿음도 배반도 없는 시대. 애착이 없기에 증오도 없는 시대. 화이트칼라를 넘어 현대사회의 무미함의 근원을 파헤치는 문장이 인상깊습니다.
일반적인 또는 추상적인 관념으로서, 보통 말하는 나약한 삶에 집착하는 것은 사회가 고도로 문명화되고 부자연스러워진 결과다. 그전에는 사람들이 전쟁의 온갖 곡절과 위험에 뛰어들기도 하고 단 한 번의 죽음이나 열정에 모든 것을 걸기도 했다. 열정을 해소하지 못하면 그들에게 삶은 짐이 되었다.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p.80~82,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국내 처음 소개되는 윌리엄 해즐릿의 에세이 선집이다. 스무 권에 달하는 그의 전집 가운데 표제작을 포함하여 중요한 에세이들을 엄선하여 실었다.
(…) 그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것에 대한 맹목적 사랑을 광기가 서릴 정도까지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아끼지 않는다. 다른 것은 전부 무가치하다. 그들은 신방을 달려가듯 죽음을 향해 내달린다. 사랑이나 명예나 종교나 다른 어떤 지배적인 감정의 제단에 일말의 후회도 없이 목숨을 바친다.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p.80~82,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그것은 종교와 관련이 있었을 것이다. 내세에 대한 맹신은 현세를 가치 없는 것으로 만들고 그 너머의 무언가에 상상의 형체를 부여했다. 그렇게 해서 거친 군인들이나 사랑에 미친 사람들이나 용맹한 기사들이 현세의 운을 집어던지고 내세의 품으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p.80~82,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다른 책이지만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에서는 과거 시대의 사람들이 어떻게 그토록 사랑이나 충성심, 명예, 종교적 사명, 정의감 같은 감정이나 이념을 위해 쉽게 몸을 던지고 바칠 수 있었는가를 생각한 대목이 있습니다. 가령 전 이런 비슷한 생각을 학생 때 위인전을 읽으며 느꼈는데요. 우리가 순국선열이나 열사라고 부르는 분들이 어떻게 그토록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안위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며 의거를 행할 수 있었는지가 늘 궁금했습니다. 사람이라면 비슷한 수준의 욕망과 한계를 가질 터인데 그 분들은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하고, 그런 결심을 할 용기와 동기가 있었는지가 항상 의문이었어요. 오히려 충성심이나 지조, 절개나 충/효에 대한 절대적 믿음이 강했고 또 그것이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인지하는 틀이었던 시대였기에 가능했을까요. 윌리엄 해즐릿도 그런 의문에서 종교에 대한 믿음으로 두려움을 극복했으리라고 추측했습니다. 이번 책을 읽으며 과거에 읽었던 대목이 떠올라 가져왔습니다.
재산은 노동의 결실이다.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따라서 산업과 기업에 대한 격려일 뿐이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1부를 읽으며 노동과 재산이 하나의 단위로 긴밀하게 결합된 그 시절이 더 평화롭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이러니하게도 산업혁명과 기술의 발전이 노동과 재산을 분리해 불평등과 탐욕, 갈등이 생긴게 아닐까 싶어요.
1부의 구중간계급은 서부개척 시대 때의 마을의 잡화점이나 가게들이 떠오르더라고요. 구체적으로 직업이 분화되기 이전에 사람들이 땅이든 가게든 자신만의 재산을 가지고 스스로 생계를 꾸려야 하던 시대.. 유럽은 계급제와 신분제의 압력이 오래도록 작용하여 농민(farmer)이 아닌 소작농(peasant)으로서의 계급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었던 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웠기에 비슷한 수준의 고만고만한 재산을 가진 농부들이 형성되었다는 분석이 흥미로웠습니다. 국가와 상위계급에게 제공할 농작물을 산출해야만 하는 생산 집단으로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재산을 기반으로 노동을 통해 이익을 추구할 수 있던 '자유'가 있던 세상이니까요. (재산 ≒ 노동 ≒ 자유) 자신이 노력에 어느 정도 비례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위해 근면함과 성실함이라는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축적된 이익을 통해 개인의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삶.. 직업에 익숙하며 누군가로부터 고용되어야 하는 처지인 현대사회의 우리로서는 겪어보지 못했기에 낭만적으로 보이면서도 쉽게 머리에 그려지지 않는 인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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