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주제이기는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경제적으로 건드려서는 안되는 일종의 성역인 '소상공인, 자영업자, 서민경제'가 생각나는 내용이었어요. 정부나 정권의 성향을 불문하고 대중의 인기와 지지도, 대외적 이미지 등을 위해서도 친서민적 행보와 정책을 많이 홍보하고 내세우죠.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규제를 하려면 불가피하게 그 프랜차이즈에 소속된 점주들을 손댈 수 밖에 없고, 제조업체들을 건드리면 그들과 연관된 대리점과 협력업체들의 영향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직간접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보다 큰 경제집단과 연관되어 있고, 한편으로는 그들에게 의존하거나 종속되는 관계에 놓이면서 대기업을 견제하기란 더 어려운 문제가 되어 가고 있고요.
꼭 소기업가가 아니더라도 왜 어떤 사람들은 의존적/종속적인 체제를 확산하는 대기업보다 정부와 노동자를 더 적대하는지 감정의 근원을 알 수 있어 기억에 남았습니다. 대기업의 관료제는 이미 경제적 여건의 뿌리 곳곳에 스며들었기에 거부할 수 없지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정부/노조는 외부인이기에 불만과 불안의 화살을 돌리게 되나 봅니다.
[화이트칼라]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계급
D-29

은화

꽃의요정
저도 이 부분 문장 수집했습니다.

꽃의요정
화이트칼라의 정치적 문제는 그 방향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어떤 것이 되든 그들이 정치적 방향을 선택할지 여부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35p,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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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 화이트칼라는 불신과 조작의 맥락 속에서 공동체와 사회로부터 멀어지고, 노동과 성격 시장과 자아로부터 소외되며, 개인적 합리성을 박탈당하고, 정치적으로 냉담하다. 이들은 새로운 '작은 사람'들이며, 의지도 없이 현대사회의 전위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화이트칼라에 대한 희망에 찬 교육도 그들을 준비시키지 못하는 상황들이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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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 고전적 민주주의의 요람인 기업과 재산의 폭넓은 연계는 더 이상 미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곳은 소기업가의 사회가 아니다. 이제 소기업가는 여러 계층 중 하나일 뿐이다. 그들 위에 대기업이 있고, 그들 아래 소외된 근로자가 있다. 그들 뒤에는 그들이 주도하던 세상이 있고 그들 앞에는 이제 정치적으로 의존적으로 바뀐 잔재들의 운명이 놓여 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115p,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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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현대사회에서 직업은 노동의 사회적 분업 안에서 수행되는 특정 기능이며, 노동시장에서 소득을 얻기 위해 판매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 남북전쟁 이후 직업에서 나타난 주요한 변화는 이러한 산업상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서, 전체 노동력에서 사물을 조작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사람과 상징(추상)을 다루는 사람은 늘어났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24,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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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화이트칼라는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다시 다른 사람을 위한 이윤으로 전환하는 일을 돕고, 그중 일부는 생산수단 더 가까이에서 실제의 제조 작업을 감독하며 수행된 작업을 기록한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24,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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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신중간계급의 직업들에서 사람들은 타인의 재산 위에서 타인을 위해 일한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31,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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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화이트칼라를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면 이 문장이 정수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소유물은 오직 노동 뿐으로, 그 노동마저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 바쳐야 하는 삶.
책 내용과는 별개로 찰스 라이트 밀스는 굉장히 절제된 사무적 언어로 시를 쓰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 범위와 직군의 다양함만큼이나 모호한 화이트칼라의 의식, 고용형태, 경제적 역할 등을 압축해서 담는 문장이 종종 눈에 띄네요.

은화
“ 재산의 측면에서 화이트칼라는 '자본과 노동의 중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임금노동자와 똑같은 재산-계급 지위에 있다. 이들은 생산수단과 직접적인 재정적 연계가 없으며, 재산에서 나오는 수익에 대한 우선 청구권도 없다. 공장 노동자나 일용직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그런 생계수단을 소유한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32,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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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권위의 조력자이며 그들이 행사하는 권력은 파생된 권력이지만, 그들이야말로 바로 그 권력을 실행하는 사람인 것이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35,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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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제가 집중을 못하는 건지,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건지 모르겠지만 잘 읽히지 않았는데, 은화님이 수집해 준 문장과 글을 보니 이해가 확 잘 되네요! 감사합니다~

은화
4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화이트칼라가 소득의 원천이 타인에게 의존적인 성격으로서 임금노동자와 다를 바가 없음에도 왜 사회적 인식에 있어 화이트칼라가 중간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134~135p)
개인회사보다 '법인'이 늘어남에 따라 사업에서 인간적 요소가 줄어들고 직원은 기업에 소속감을 갖고 있다는 점, 이들이 일하는 업무공간이 다른 기업가나 사업가와 유사하다는 점, 근무중 평상복 차림이 허용됨에 따라 자신에 대한 치장과 위생에 신경을 쓰는 점, 미국 내 인종적 특성상 유색인보다 백인 출신 직원이 더 지배적이었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는 내용은 우리가 자주 접함에도 인지하지 못하던 내용들이니까요.
저자는 경제적 보상(수입)의 크기만으로 분석하기에는 화이트칼라의 하층과 임금노동자의 상층의 겹치는 부분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죠. 직업이나 직군이 단지 소득의 수단을 넘어 경제적 계급을 어떻게 구분짓게 되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이 현상도 결국 원인과 결과의 불분명함이 서로를 부추기는 거겠죠. 특정집단이 어떤 일자리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인식이 굳어지는 것인지, 또는 굳어진 인식이 그런 사람들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인지...

은화
“ 원래 직공장 계층이 획득하고 전달했던 경험은 체계화되고 집중되어 합리적으로 재분배된다. 오랫동안 직공장이 수행하던 역할은 더 이상 한 사람의 경험이 아니라 팀과 규칙집 속에 구현된다. 인사 전문가, 안전 전문가, 시간 연구 엔지니어 등 각 직원이 수행하는 혁신으로 직공장의 권한은 줄어들고 부하 직원의 존경과 규율도 약해진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54,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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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직공장은 더 이상 노동조합에 속하지 않고 ‘조합의 친구 중 한 명’도 아니며, 사회적으로나 교육적으로는 물론 관리의 측면에서도 안정적이지 않다. “경영진의 속물근성은 그의 혐오 대상이자 불평의 주요 원인이다.” 직공장은 그 밑의 평범한 노동자들보다 나이도 더 먹었고 정착한 경우가 많으며 가족도 많다. 이런 사실은 그들의 기동성을 제한하고 어느 정도는 용기마저 제한한다. 한스 슈파이어는 이런 요인들을 근거로 “정치적 기회주의”가 “직공장의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56~157,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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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5장은 관료제라는 조직의 형태가 무엇인지, 그 안에서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인간 군상이 무엇인지, 그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고 사고하는지를 조망하고 있는데요.
1) 관리는 위에서, 중간에서, 아래에서 볼 때 비슷해 보이면서도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급자가 보기에는 그저 하나의 거대한 보이지 않는 명령체계이고, 중간관리자가 보기에는 본인이 속한 집단으로서 수단이자 동시에 추구해야 할 목적이 되며,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그들 자신의 인격과 정신을 투영하는 거울이 되죠. (144~145p)
관료제는 머리가 여럿인 히드라와 같을지도 모르겠네요. 여러 얼굴로서의 하나이고, 하나로서 여러 속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조직. 그렇기에 같은 회사를 다닐지라도 직급과 위치에 따라 동일한 사안이 누군가에게는 괴로운 업무이고, 누군가에게는 승급의 수단이며, 누군가에게는 자기 존재를 증명할 사명인 거겠죠.
2) 148p에서는 경영진들이 실무적으로 무능하다고 생각될지라도 조직 내에서는 이들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문맥으로 해석했습니다. 어떤 특정한 직책이나 직무, 직급에 놓이면 그 사람이 해야 하는 업무의 양이나 주기 그리고 목표가 자동으로 설정되니까요. 가령 사원일 때 요구되는 기대치 수준과 팀장이 되었을 때 요구되는 업무와 기대치는 직원 본인의 의사나 능력과는 전혀 무관하게 부여되죠.
또한 어느 수준 이상의 직급/직책에 오르게 되면 그때부터는 그를 보조할 다양한 하급자들이 존재하기에 경영진은 자신이 직접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할 수단이 생기고요. 직장인들이 자주 갖는 불만인 '실무도 현실도 모르는 무능한 임원들이 망친다'라는 인식과 별개로 회사가 계속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관료제 그 자체의 속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스템과 절차가 보장되는 한 각 개개인의 능력치와는 별개로 조직은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항상 발휘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은화
저자는 시대배경상 제조업을 기반으로 직공장(반장)을 소개하지만 요즘의 언어로는 팀장으로 치환해서 읽는게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공장들이 말단의 작업수행자 바로 위에서 이들을 관리하듯, 팀장은 관료제의 최하위 단위인 팀의 리더로서 팀원들을 관리해야 하죠. 직공장이 자신이 사원일 적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업과 공정을 원활하게 유지해야 하듯, 팀장은 팀원일 때의 업무경험을 기반으로 실무적 애로사항들을 바로잡고 때로는 이끌거나 해결해야 하고요.
생산 노동자와의 감정적 관계와 친밀성이 성과의 효율을 결정짓듯, 팀장은 이제 그저 의사결정이나 사업계획 달성만 잘한다고 업무가 끝이 아니죠. 팀원들 개개의 욕구와 불만을 관리하 여 개인의 한계가 조직의 한계가 되지 않게끔 차단하면서도, 개인의 잠재력과 성취가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용인술 중요도가 높아졌습니다.
결국 직공장(팀장)은 본인들이 설령 원하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요구되는 업무의 특성이 점점 노동자로서 보다는 관리자로서의 화이트칼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 같습니다.

은화
과거 직공장이나 현장관리자가 통합적으로 수행하고 익히던 실무능력은 조직이 합리화되고 작업이 기계화될수록 오히려 관리자의 기능을 축소시킴으로써 인력관리에 시간을 써야 하는 '팀장'에 가까워진다는 말로 이해했습니다. 요즘은 다시 '실무형 팀장'에 대한 수요가 조직에서 늘고 있다고 하지만 '관리형 팀장'의 역할을 하는 분들도 많죠.
팀장이 되면 실무보다는 오히려 전체적인 조직관리, 인재의 역량향상,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를 조화시키는 데 더 고민을 쏟게 된다는 점에서 작가는 관리자란 곧 '인사를 관리하는 자리'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사 업무도 이미 인사팀에서 더 세부적으로, 전문적으로 전담하여 기능을 수행하고 있죠. 중간관리자는 자신의 상급자에게, 또는 인사팀에게, 또는 다른 감사부서에게 통제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그리고 이런 부서를 또 관리하는 상위의 부서가 존재하고요.
그 결과 직공장(팀장)은 전문적인 업무능력이나 기술에 의존하기 보다는, 하급자나 상급자와의 인격적 교류와 관계성에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되고 어느 정도는 기회주의자가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관료제란 결국 심화되면 될수록 최상위 경영진을 제외하고는 모두를 동일한 관리대상으로 만드는 결말을 피할 수 없는 걸까 생각하게 되네요.

Alice2023
오늘은 7장 지식인 주식회사를 읽었어요.
무책임한 결정이 만연할 때 그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지식인이 아니라
강력한 관료제 위에서 일하는 소수의 의사결정권자이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지식인이 있다는 것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반항하거나 합리화하며 궤변을 늘어 놓거나..
더 아름다운 대안은 없을까 고민하게 되네요.

은화
오, 7장을 읽으셨군요. 전 개인적으로 2부에서 7장이 가장 이해가 안되어서 중간에 넘기고 바로 8장을 읽었습니다. 8장과 9장은 판매직이나 사무직의 현실을 바로 옆에서 관찰하듯 세밀하고 사적으로 분석하는 느낌이라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이해가 쉬웠거든요. 그에 비해 7장은 지식인을 다루어서 그런지.. 좀 관념적이고 잘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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