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문장 따로 수집해뒀어요. 휴가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구나 싶어서 신선했거든요. 노동과 여가가 완전히 구분되고 상호단절된 세상에서, 여가도 자본이 있어야만 소비할 수 있기에 결국 화이트칼라는 휴식에서도 온전히 쉬지 못한다는 지적이겠죠.
[화이트칼라]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계급
D-29

은화

꽃의요정
전 저의 심리를 꿰뚫는 것 같아 조금 뜨끔했어요. 일하는 동안에는 받지 못했던 소위 '대접'을 호텔이나 휴양지 가서 받으려는 태도. 그에 응하는 호텔 직원들의 '연기'까지
내 능력에서 약간 벅찬(너무 벅차면 안됨) 호 텔을 예약해서 평소에는 누려보지 못한 것들을 누리려 하고요.
30대에 한창 돈벌기 시작할 때는 그런 게 인생의 행복의 척도인 것마냥 흥청망청 돌아다녔는데, 이젠 그럴 돈도 없지만 다른 것에 더 눈을 돌리게 되어서 좀 다행입니다.
밥심
휴가에 대한 이 글을 보니 크루즈 여행의 민낯을 까발린 두 작품이 생각나네요.
그나저나 전 이 책의 서문과 6장 오래된 전문직과 새로운 기술만 읽었지만 여러분들이 올려주신 수집된 문장들을 훔쳐보다보니 다 읽은 기분입니다. ㅎㅎ

슬픔의 삼각형호화 크루즈에 협찬으로 승선한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 각양각색의 부자들과 휴가를 즐기던 사이, 뜻밖의 사건으로 배가 전복되고 8명만이 간신히 무인도에 도착한다. 할 줄 아는 거라곤 구조 대기뿐인 사람들. 이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미국 소설가다. 그는 천재적 재능으로 미국 현대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3편의 장편소설, 3권의 소설집, 3권의 산문집을 남기고 2008년 46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에세이 선집이다. 그가 집필한 세 권의 산문집에서 9편을 골라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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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저도 슬픔의 삼각형 보고 크루즈 여행 딱 하기 싫어졌어요. 근데 아직 로망이 조금 남아 있긴 합니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책 하나도 안 읽어 봤는데, 두껍고 어렵기로 악명 높은? 'infinite jest'가 어느 책엔가 나와서 읽어 보고 싶어서 찾았으나 다행히 번역이 안 돼서 못 읽었네요! ^^
밥심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의 이 에세이집 첫번째 에세이가 저자가 크루즈 여행을 하고 쓴 에세이인데 150쪽 정도 되며 어렵지 않습니다. 그의 소설은 어렵다고 하는데 저도 안 읽어봤어요.

꽃의요정
제가 좋아하는 빌 브라이슨의 책표지 같아 마음에 들어요. 제목도요! 읽어 보겠습니다. ^^
여담이지만, 제 친구가 예전에 피부미용으로 크루즈 승무원을 한 적이 있는데, 어땠는지는 물어보지를 않았네요.

꽃의요정
“ "다른 사람에게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라. 미소 짓고... 잘 들어주라. 상대방의 관심을 기준 삼아 이야기하라. 상대방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라. 그리고 진심으로 대하라. 나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데일 카네기는 말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394p,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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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제가 일할 때 직원이든 고객님이든에게 가지려는 마음인데...좀 많이 어렵습니다.
본성이 거칠어서일까요? ㅎㅎ
어제도 지하철에서 카네기 책 읽는 청년을 보았습니다.

은화
그래서 전 심성이나 성격에 대한 자기계발 책들을 어느 순간 안 읽게 됐어요. 알더라도 그 순간의 상황에서 기억을 해가며 인지하고 통제하기도 어렵지만,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직급이나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감정도 상대적이라고 느끼거든요. 그냥 요즘은 남에게 대놓고 무례하거나 티를 내지만 않는 선에서 제 감정에 솔직한 것이 좋은 게 아닐까 생각하며 삽니다..

꽃의요정
“ 구중간계급이 불안정한 소규모 재산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면서, 자식을 자신과 동등하거나 더 나은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동시에, 임금노동자들은 자식이 자기보다 높은 수준에 도달하기를 열망했다. 두 계층 모두 '교육 기회'를 강력하게 요구했고, 자녀에게 더 나은(더 많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희생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399p,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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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딱 우리나라 중산층 부모들의 모습이네요. 저도 저기서 자유롭지 못하고요.

꽃의요정
“ 우리 교육 체계는 현재 너무 많은 사람들이 전문직이나 관리직을 얻기 위해 고등학교와 대학을 이용하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그 결과 실패와 좌절, 사회적 연대의 상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402p,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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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뉴욕주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윌리엄 J. 월린은 모든 사람을 위한 고등교육을 비난하면서, "이 나라가 좌절감에 젖어 사회와 정부에 등을 돌리고, 우리가 그들에게 준 교육으로 효과적으로 무장한 채 파괴적인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잉여 졸업생'을 배출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하버드대 총장인 코넌트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기회 균등은 이 나라의 기본 원칙 중 하나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젊은이도 좌절하는 경제생활로 이어질지도 모를 고등교육 훈련을 받도록 권장하거나 유인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미국 젊은이에게 4년제 대학 교육은 '불필요하게 비쌀'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401,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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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거의 모든 직업 이동에는 교육이 필요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초과함에 따라 교육은 시험과 측정을 통해 젊은이들을 선별하는 관료적 계층화로 이어진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403,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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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요즘의 20대 취업난이 떠오르는 내용이었어요. 교육을 통한 기회의 평등이라는 것을 현대에는 매우 당연한 보편적 권리로 생각하죠. 하지만 오히려 이 책에서는 교육의 보편적 확대와 달리 직업의 세계에서는 지속적인 합리화와 관료화를 통한 대체가능성과 지위하락의 압박이 이어지면서 교육과 직업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화이트칼라에 대한 사회와 주변의 평가의 근거, 위신의 근거 요소 중 하나가 고등교육이었지 만 이제 고등교육이 널리 퍼짐에 따라 차별점은 줄어들고 있죠. 실제 절대 다수의 직업 세계에서 필요로 하는 지적/기술적 역량 대비 고스펙자가 늘어나고, 지원자들은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자신의 일이나 기업문화에 회의감을 느끼며, 각 가정이 소모한 시간과 자본 대비 만족도가 떨어지는 사회현상이 대두되었죠.
윌리엄 J. 월린의 말이 요즘 시대에 나왔다면 공개적으로 엄청난 질타를 받았겠지만, 사회가 가리고 싶어하는 본질을 지적하는 말이라 수집했어요.
왜 이 책이 내용적으로나, 서술하는 방식이나 하나같이 딱딱한데도 계속 읽었나 생각을 해봤는데 이런 점 때문 같아요. 현대인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가치들을 실험대에 올려놓듯 다 펼치고 분해하는 느낌이랄까요.

은화
“ 우리에게 자신의 성공에 대한 책임이 있다면, 실패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 성공이 사회적 진보의 개인적인 특성이라면, 실패는 기회 감소의 개인적인 특성이다. 하지만 그 진정한 원인에 관계없이, 성공의 문학에서 실패는 의지의 문제로 간주되고, 개인에게 귀속되며, 종종 경쟁에 대한 불만족으로 인해 죄책감으로서 내면화된다.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느슨해지지 말라는 명령이 불안으로 이어진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417,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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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평범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과 그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힘, 권력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진 탓에, 평범하다고 여기는 것이, 심지어는 속물적인 지루함과 일체감을 느끼는 것이 쉽게 찾을 수 있는 피난처이자 도피처가 되었다. … 정치와 비즈니스의 거대한 전략의 덤불을 헤쳐 나가기를 포기한 '작은 사람'에게는, 그의 영웅들이 하이볼, 담배, 토마토 주스, 골프, 사교 모임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평범한 사람들로 보인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그는 소비의 영역에서 대화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여기서 실수할 일은 없다." ― 레오 로웬탈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419,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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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오늘날 미국에는 성공의 정신에 관해 흥미로운 모순이 있다. 한편에는 여전히 투쟁하면서 '무언가'가 되고자 하는 강박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욕망의 빈곤, 성공이라는 이미지의 악화가 있는 것이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420,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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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4부의 '권력의 길'은 화이트칼라의 정치적 위치, 상황, 인식과 가치관을 묘사하는 장입니다. 13장에서는 주로 계급론적인 관점에서 화이트칼라가 어떤 위치에 있고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예상하고요. 14장에서는 노동조합을 통해 화이트칼라 개개인마다 노조에 대한 찬반과 정치관이 왜 다른지를 분석합니다. 마지막 15장에서는 화이트칼라가 그들의 객관적 위치와 별개로 왜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지 심리적 배경을 파고듭니다.
개인적으로는 15장이 가장 흥미로웠는데요. 대중매체를 통해 인식하는 정치뉴스가 사람들의 정치관을 어떻게 단순화시키는지, 그 단순화/상징화된 정치 소식마저 다른 엔터테인먼트에 왜 밀려날 수밖에 없는지, 마지막으로 현재의 미국 민주주의의 양당제 및 연방정부 체제가 근본적으로 시민의 정치적 무기력감을 조장하는지 알려줍니다.
15장은 사실 읽다 보면 화이트칼라의 문제라기 보다는 현대사회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읽다 보면 사회과학 교양서를 펼치는 느낌도 들었어요.

꽃의요정
“ 노동조합은 대체로 믿을 만한 것이라기보다는 활용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노조는 직무와 엄격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이해되며, 직무에 대해 도움을 주는 것으로서 가치가 인정된다. 노조는 '직무'와 '삶'의 분리를 뒷받침하며, 어쩌면 이 분리가 더욱 진전되게 한다. 노조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다른 삶의 영역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455p,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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