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집중을 못하는 건지,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건지 모르겠지만 잘 읽히지 않았는데, 은화님이 수집해 준 문장과 글을 보니 이해가 확 잘 되네요! 감사합니다~
[화이트칼라]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계급
D-29

꽃의요정

은화
4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화이트칼라가 소득의 원천이 타인에게 의존적인 성격으로서 임금노동자와 다를 바가 없음에도 왜 사회적 인식에 있어 화이트칼라가 중간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부분이었습니다. (134~135p)
개인회사보다 '법인'이 늘어남에 따라 사업에서 인간적 요소가 줄어들고 직원은 기업에 소속감을 갖고 있다는 점, 이들이 일하는 업무공간이 다른 기업가나 사업가와 유사하다는 점, 근무중 평상복 차림이 허용됨에 따라 자신에 대한 치장과 위생에 신경을 쓰는 점, 미국 내 인종적 특성상 유색인보다 백인 출신 직원이 더 지배적이었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는 내용은 우리가 자주 접함에도 인지하지 못하던 내용들이니까요.
저자는 경제적 보상(수입)의 크기만으로 분석하기에는 화이트칼라의 하층과 임금노동자의 상층의 겹치는 부분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죠. 직업이나 직군이 단지 소득의 수단을 넘어 경제적 계급을 어떻게 구분짓게 되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이 현상도 결국 원인과 결과의 불분명함이 서로를 부추기는 거겠죠. 특정집단이 어떤 일자리를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인식이 굳어지는 것인지, 또는 굳어진 인식이 그런 사람들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인지...

은화
“ 원래 직공장 계층이 획득하고 전달했던 경험은 체계화되고 집중되어 합리적으로 재분배된다. 오랫동안 직공장이 수행하던 역할은 더 이상 한 사람의 경험이 아니라 팀과 규칙집 속에 구현된다. 인사 전문가, 안전 전문가, 시간 연구 엔지니어 등 각 직원이 수행하는 혁신으로 직공장의 권한은 줄어들고 부하 직원의 존경과 규율도 약해진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54,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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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직공장은 더 이상 노동조합에 속하지 않고 ‘조합의 친구 중 한 명’도 아니며, 사회적으로나 교육적으로는 물론 관리의 측면에서도 안정적이지 않다. “경영진의 속물근성은 그의 혐오 대상이자 불평의 주요 원인이다.” 직공장은 그 밑의 평범한 노동자들보다 나이도 더 먹었고 정착한 경우가 많으며 가족도 많다. 이런 사실은 그들의 기동성을 제한하고 어느 정도는 용기마저 제한한다. 한스 슈파이어는 이런 요인들을 근거로 “정치적 기회주의”가 “직공장의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56~157,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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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5장은 관료제라는 조직의 형태가 무엇인지, 그 안에서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인간 군상이 무엇인지, 그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고 사고하는지를 조망하고 있는데요.
1) 관리는 위에서, 중간에서, 아래에서 볼 때 비슷해 보이면서도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급자가 보기에는 그저 하나의 거대한 보이지 않는 명령체계이고, 중간관리자가 보기에는 본인이 속한 집단으로서 수단이자 동시에 추구해야 할 목적이 되며,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그들 자신의 인격과 정신을 투영하는 거울이 되죠. (144~145p)
관료제는 머리가 여럿인 히드라와 같을지도 모르겠네요. 여러 얼굴로서의 하나이고, 하나로서 여러 속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조직. 그렇기에 같은 회사를 다닐지라도 직급과 위치에 따라 동일한 사안이 누군가에게는 괴로운 업무이고, 누군가에게는 승급의 수단이며, 누군가에게는 자기 존재를 증명할 사명인 거겠죠.
2) 148p에서는 경영진들이 실무적으로 무능하다고 생각될지라도 조직 내에서는 이들이 업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문맥으로 해석했습니다. 어떤 특정한 직책이나 직무, 직급에 놓이면 그 사람이 해야 하는 업무의 양이나 주기 그리고 목표가 자동으로 설정되니까요. 가령 사원일 때 요구되는 기대치 수준과 팀장이 되었을 때 요구되는 업무와 기대치는 직원 본인의 의사나 능력과는 전혀 무관하게 부여되죠.
또한 어느 수준 이상의 직급/직책에 오르게 되면 그때부터는 그를 보조할 다양한 하급자들이 존재하기에 경영진은 자신이 직접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할 수단이 생기고요. 직장인들이 자주 갖는 불만인 '실무도 현실도 모르는 무능한 임원들이 망친다'라는 인식과 별개로 회사가 계속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관료제 그 자체의 속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스템과 절차가 보장되는 한 각 개개인의 능력치와는 별개로 조직은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항상 발휘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은화
저자는 시대배경상 제조업을 기반으로 직공장(반장)을 소개하지만 요즘의 언어로는 팀장으로 치환해서 읽는게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공장들이 말단의 작업수행자 바로 위에서 이들을 관리하듯, 팀장은 관료제의 최하위 단위인 팀의 리더로서 팀원들을 관리해야 하죠. 직공장이 자신이 사원일 적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업과 공정을 원활하게 유지해야 하듯, 팀장은 팀원일 때의 업무경험을 기반으로 실무적 애로사항들을 바로잡고 때로는 이끌거나 해결해야 하고요.
생산 노동자와의 감정적 관계와 친밀성이 성과의 효율을 결정짓듯, 팀장은 이제 그저 의사결정이나 사업계획 달성만 잘한다고 업무가 끝이 아니죠. 팀원들 개개의 욕구와 불만을 관리하 여 개인의 한계가 조직의 한계가 되지 않게끔 차단하면서도, 개인의 잠재력과 성취가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용인술 중요도가 높아졌습니다.
결국 직공장(팀장)은 본인들이 설령 원하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요구되는 업무의 특성이 점점 노동자로서 보다는 관리자로서의 화이트칼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 같습니다.

은화
과거 직공장이나 현장관리자가 통합적으로 수행하고 익히던 실무능력은 조직이 합리화되고 작업이 기계화될수록 오히려 관리자의 기능을 축소시킴으로써 인력관리에 시간을 써야 하는 '팀장'에 가까워진다는 말로 이해했습니다. 요즘은 다시 '실무형 팀장'에 대한 수요가 조직에서 늘고 있다고 하지만 '관리형 팀장'의 역할을 하는 분들도 많죠.
팀장이 되면 실무보다는 오히려 전체적인 조직관리, 인재의 역량향상,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를 조화시키는 데 더 고민을 쏟게 된다는 점에서 작가는 관리자란 곧 '인사를 관리하는 자리'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사 업무도 이미 인사팀에서 더 세부적으로, 전문적으로 전담하여 기능을 수행하고 있죠. 중간관리자는 자신의 상급자에게, 또는 인사팀에게, 또는 다른 감사부서에게 통제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처지입니다. 그리고 이런 부서를 또 관리하는 상위의 부서가 존재하고요.
그 결과 직공장(팀장)은 전문적인 업무능력이나 기술에 의존하기 보다는, 하급자나 상급자와의 인격적 교류와 관계성에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되고 어느 정도는 기회주의자가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관료제란 결국 심화되면 될수록 최상위 경영진을 제외하고는 모두를 동일한 관리대상으로 만드는 결말을 피할 수 없는 걸까 생각하게 되네요.

Alice2023
오늘은 7장 지식인 주식회사를 읽었어요.
무책임한 결정이 만연할 때 그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지식인이 아니라
강력한 관료제 위에서 일하는 소수의 의사결정권자이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지식인이 있다는 것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반항하거나 합리화하며 궤변을 늘어 놓거나..
더 아름다운 대안은 없을까 고민하게 되네요.

은화
오, 7장을 읽으셨군요. 전 개인적으로 2부에서 7장이 가장 이해가 안되어서 중간에 넘기고 바로 8장을 읽었습니다. 8장과 9장은 판매직이나 사무직의 현실을 바로 옆에서 관찰하듯 세밀하고 사적으로 분석하는 느낌이라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이해가 쉬웠거든요. 그에 비해 7장은 지식인을 다루어서 그런지.. 좀 관념적이고 잘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은화
“ 관료는 전망 좋은 직업을 얻은 다음 미리 정해진 위계질서 속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다. 새로운 기업가는 기존 관료제 조직 안에서 그리고 그 사이에서 지그재그 패턴으로 위로 올라간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63,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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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껍데기 벌린 굴 무더기를 제힘으로 딸 수 있던 세상에서 활동한 고전적인 소기업가와는 달리, 새로운 기업가는 이미 모든 진주가 채취되어 면밀하게 지켜지고 있는 세상에서 활동해야 한다. 그가 자신의 진취성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몫을 얻기 위해 권력자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과 대기업 사이에서, 그리고 기업 전체와 대중 사이에서 '일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그들을 섬긴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63,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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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작가는 '새로운 기업가'라는 단어로 설명하지만 현실로 치면 조직과 임원의 불안과 욕망을 빠르게 파악하고 충족시켜주는 일종의 행동대장이나 오른팔 같은 사람들을 말하는 것 같네요. 꼭 회사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위계가 형성된 조직에서라면 이런 유형들을 찾아볼 수 있죠. 업무나 지식의 전문성과 실력보다는 흔히 말하는 '줄타기'와 권력의 균형을 오가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물들이죠.
관료제의 정형화 된 '관료'들은 이미 절차와 형식이 완성된 순서대로 직급을 타고 올라갑니다. 반면 정해진 길을 그대로 따르기 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을 추구하는 이 '기업가'들은 스스로 자신의 지위를 높일 길을 개척하죠.
관료제가 완벽히 조직에 적용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 같습니다. 관료제는 형태와 정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을 유지할 수단인 '몸'이 없죠. 관료제를 실행해줄 손과 발은 기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결국 인간이 개입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아무리 관료화 되더라도 그들이 가진 각자의 욕망으로 인해 어느 정도의 비합리성도 가지고 있죠.
최고의 자리에 오른 대표와 경영자들조차도 불안과 욕망이 있으며, 비공식적인 권위와 권력다툼이 이면에서 경쟁을 벌이며 때론 조직의 효율성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관료제라는 생태계에서 누군가는 순응함으로써 자신의 출세를 추구하는 반면, 빈틈과 경계지대를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은화
재산 소유자가 직접 노동자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는 이유는 노동자는 너무 많은 반면, 소유자는 충분히 집중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70,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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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소유자와 경영자는 더 이상 같은 인물이 아니지만, 경영자가 소유자의 소유권을 전유한 것도 아니고 노동자와 시장에 대한 기업 소유권의 힘이 쇠퇴한 것도 아니다. 권력이 재산에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 산의 힘이 소유권보다 더 집중된 것이다. 이것이 비민주적으로 보인다면, 민주주의의 부재는 소유계급 내부에 있다. 밴스웨링겐 형제가 단 2,000만 달러로 20억 달러 상당의 철도 8개 노선을 통제했다 하더라도, 그들이 행사한 힘은 20억 달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힘이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71,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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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일반적으로 기업의 소유자와 경영자를 분리하는 것이 합리적인 기업 운영 방향으로 여겨지죠. 기업의 창업주 일가나 오너들이 소유와 경영의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아 언론의 사회나 경제면에서 안좋은 일로 기사에 오르는 경우들도 있고요. 저는 이 둘의 분리가 오히려 재산의 권위와 권력을 약화시키고 제동을 거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재산의 힘이 더 강화된 것이라는 작가의 의견이 기억에 남습니다.
주주나 전문경영인, 창업주나 회장 일가 같은 특정한 개인이나 인간 집단의 손길을 떠나 재산이 마치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적 존재가 되었다는 의미 같은데요. 오히려 재산과 자본은 그동안 융합되어 있던 소유와 경영의 측면마저도 전문화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으로 재산의 유지와 존속이 가능해진 거죠.
아무리 뛰어난 경영자나 창업자도 인간이라는 한계로 인해 언젠가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죠. 반면 장수하는 기업/법인은 그 자체로는 생명이 없는 무정물임에도 자신의 창업주보다 더 오래 몇 대에 걸쳐 유지됩니다. 중간관리자나 하급자 뿐만이 아니라 경영진이나 최고 지도자마저 교체되더라도 관료조직은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죠.
과거 구중간계급의 시대를 생각해 본다면, 개별적인 사업가가 자신의 수완으로 장사를 잘 하더라도 그 재산과 사업을 변동성 없이, 꾸준하게 장기간에 걸쳐 유지하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사건과 사고도 일어날 수 있고, 순간적인 판단의 실수나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으며, 다음 후계자가 이전과 같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의 크기와 조직을 갖추고 조직이 되면 기업이나 국가는 이제 사람으로부터 독립되어 자신만의 육체와 정신을 가지게 됩니다. '대마불사'라는 말은 어쩌면 이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은화
“ 기업의 임원이 최종 결정권을 갖는 이유는, 재산의 힘이 관료화되는 과정에서 대자본을 대변하고 대주주들과의 관계에서 동등한 지위로 대우받으며 그들의 클럽에 소속되어 그들을 대신해서 행동하기 때문이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76,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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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자신이 소유한 재산이나 소유자 대신 관리하는 재산을 원하는 대로 다룰 수 있다면 그는 타인에 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재산의 크기와 분포의 변화로 인해 일부 사람들의 권력은 커지고, 그에 상응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력감이 생겼다. 이는 광범위한 기업가적 재산에서 협소한 계급적 재산으로의 전환을 뜻한다. 이제 재산의 소유는 소유한 사물에 대한 권력 그 이상을 의미하며, 그 사물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권력을 의미한다. 그로 인해 명령할 수 있는 사람과 복종해야 하는 사람이 선별된다. ”
『화 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76,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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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조작은 은밀하거나 비인격적인 권력 행사이며, 이에 좌우되는 사람은 명시적으로 무엇을 하라는 지시를 받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지에 따르게 된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81,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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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무정형의 20세기 세계에서는 조작이 권위를 대체하며, 희생자는 자신이 희생자인 줄도 모른다. 최신의 심리 장비에 의해 구현된 공식적인 목표는 사람들이 자신의 동기를 알지 못하면서도 경영 간부들이 시키는 것을 내면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의 내면에는 많은 채찍이 있는 것이어서, 그는 자신이 어떻게 거기에 왔는지도 모르거나 혹은 실제로 거기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권위에서 조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권력은 가시적인 것에서 비가시적인 것으로, 알려진 것에서 익명의 것으로 이동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182,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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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작가가 말하는 조작은 아마도 영어원문에서는 Manipulation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어에서도 조작이라는 말의 어감이 그렇지만 영어에서도 그렇게 좋은 의미는 아닌데요.
"어떤 사람이나 상황을 교묘하게 통제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
'조작'이란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기업문화나 조직분위기를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관료제의 특성상 직위와 직책, 직급이 존재하고 개인보다 조직이 우선시 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정신이나 내면은 '자발적으로' 조직으로 사고의 관점이 이동할 때가 있죠.
개인보다는 조직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배양하도록 안팎으로 요구받고, 자신이 하는 말과 느낌이 조직의 상황에 적절한지 자기검열을 하게 됩니다. 그것이 더 심화되면 특정한 상황이나 인물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부담감을 느끼거나, 상대가 요구하지 않음에도 자신을 먼저 양보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카피라이터이자 광고인인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라는 책에서 읽은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사회생활 초년병 때 친구가 어느 대기업 비서실에서 일을 했는데, 그 당시 비서실은 높은 분과 제일 가까운 부서였어요. 전화를 걸면 비서실 특유의 고압적인 말투가 들려오는데 그게 참 싫었습니다. 수화기 너머에 있는데도 상대방을 위축되게 하는 말투였죠. 어느 날 그 친구와 소주를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했죠. “적어도 너는 그러지 마라. 그거 아주 밥맛이다.” 그런데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일부러 그러는 게 아냐. 이상하게 전화를 건 쪽에서 더 긴장을 하더라고.” - p.154

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책은 도끼다>의 저자이자 광고인 박웅현이 인생을 위해 생각해봐야 할 여덟 가지 단어를 말한다. 저자는 우리가 한번쯤 마주쳤을 여덟 가지 가치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만난 사람들, 그리고 책과 그림, 음악 등을 예로 들며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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