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는 주요 직군별로 어떻게 관료제가 형성되어 왔고, 관료제 안에서 각 직무마다 사람들이 어떤 정신세계와 내면을 겪는지 설명하고 있어 독자마다 공감하는 포인트가 많겠더라고요. 이론보다는 현실 세계에 대한 분석이라 상대적으로 읽기도 쉬웠고요. 개인적으로는 8장(판매직)과 9장(사무직)이 가장 공감이 갔습니다 😀
[화이트칼라]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계급
D-29

은화

꽃의요정
“ 재산의 측면에서 화이트칼라는 '자본과 노동의 중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임금노동자와 똑같은 재산-계급 지위에 있다. 이들은 생산수단과 직접적인 재정적 연계가 없으며, 재산에서 나오는 수익에 대한 우선 청구권도 없다. 공장 노동자나 일용직 노동자와 마차가지로 이들은 그런 생계수단을 소유한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132p,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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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 관리자 위계질서의 아래로 내려갈수록 비관리직 직원과의 접촉이 증가한다. 최상층 관리자, 즉 경영자는 비서나 다른 관리자 외에는 거의 대화하지 않으며, 최하층 관리자는 비관리직 근로자와의 접촉이 90퍼센트를 차지할 수 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146p,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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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 '총지배인'General manager이라는 이름이 잘 보여주듯 이들은 종종 상사들 중에서 가장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많은 기업이 재무 지식이 전부이고, 최고 엔지니어는커녕 공장 감독직도 맡을 수 없는 사람에 의해 운영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147p,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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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전문 기술의 중앙집중과 많은 지적 기능의 산업화로 인해 완전한 전문직 계층이 축소되었다기보다는 준전문직과 유사지식인이 확산됐으며, 이들과 완전한 전문직 사이에는 분리가 더욱 뚜렷해졌다. 이 확산 과정이 매우 광범위하여 임금노동자와 사무원의 자녀가 곧잘 준전문직으로 성장하는가 하면, 전문직 세계의 최상층 인물들은 기업과 결합하여 경영 관리조직의 전문 기업가가 되고 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22,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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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6장의 전문직은 의사, 변호사, 교수라는 3개의 대표적인 직업만 소개되었지만 그 외의 전문직에도 모두 통용될만한 분석이죠.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노무사, 감정평가사 등등..
6장에서 저자가 설명하는 전문직의 관료화의 가장 큰 화두를 전 아래와 같이 이해했습니다.
- 전문가들도 점차 독립적 지위에서 조직으로 편입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으며,
- 국가와 기업이라는 관료제 조직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관계로 이들을 상대해야만 하는 직업적 필요도 증가하며,
- 관료화 된 조직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켜야만 경제적 보상과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
저는 직무 특성 때문에 회계사, 세무사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일이 많아요. 직접 대면하여 만나기도 하는데 회계사, 세무사들도 연차와 나이, 직급이 다양합니다. 개인 사무소를 차리고 사업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개 회계사/세무사 분들은 내노라 하는 대형 회계법인에 취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요.
이 분들과 식사를 하거나 개인적인 얘기를 할 일이 있어 들어보면 일반적인 회사원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표면적으로는 다 같은 회계사이지만 그들 안에서 직급과 직책이 나뉘어 있으며, 연차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회계사/세무사들의 의견이나 제안은 대개 조직에서 영향력이 없고요. 회계세무법인이 설정한 사업계획이나 매출 목표를 위해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영업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때론 자신의 지식이나 업무와는 상관없는 일들도 많이 하게 됩니다. 당연히 조직이다 보니 내부적인 의사소통이나 기업문화의 문제들도 있고요.
과거에는 이런 전문가들이 저자의 표현으로 '구중간계급'이 활동하던 시대에는 하나 하나가 자신만의 사업을 영위하던 자유직업인에 가까웠을 겁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경쟁에서 보다 장기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고 생존하기 위해 조금씩 전문가들도 합치고 조직을 이루면서 기업과 유사한 관료제가 형성되었겠죠.
작가는 오늘날의 전문직들은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는 기존의 자유기업가적 유형과, 지식을 고객의 필요에 따라 제공하는 행정적 유형이 공존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설령 조직으로부터 자유로워 보일지라도 전문직이 대가로 받는 보상은 기업과 정부라는 관료제 고객으로부터 유래하기에 실질적인 고용관계에 놓이는 셈이라고 지적하고요.
아까 언급한 회계사를 예로 들면, 회계사라는 직업적 이미지에서 공정하며 회계기준과 원칙에 따라 타협이 없는 어떤 관념들을 떠올리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회계사들이 소속된 회계법인의 주 고객은 그들이 감사를 해야 하는 기업이죠. 만일 그 금액의 크기와 비중이 높은 고객이라면 회계법인이나 회계사는 향후의 영업과 고객관계를 위해 일정 부분 감사에서 '타협'을 하게 됩니다. 회계원칙과 경제적이윤 사이에서 후자를 선택하게 될 유인과 압박을 받는 거죠.
일반 직원이 관료제 조직이 행사하는 유무형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에 동화되거나 심적으로 조작되듯 전문직조차도 자유롭지 못한 거죠.

은화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메모를 쓰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책을 쓰는 일을 대체한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43,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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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영업사원의 세계는 이제 만인의 세계가 되었고, 어떤 면에서는 모든 사람이 영업사원이 되었다. 시장은 확대됨과 동시에 더 비인격화되고 더 친밀해졌다. … 시장은 이제 모든 기관과 모든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 치고 있다. 흥정하는 태도, 에누리하려는 의도, 기억에 남는 활력의 신학, 개인적 특성에 대한 상업화된 평가 등 모든 것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공적이고 사적인 모든 곳에서 판매술의 향취와 느낌이 배어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51,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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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공장에서 생산된 상품은 소비의 중심지인 도심으로 운송된다, 그곳에 쌓인 상품들은 도시의 반경에 있는 시장으로 운반된다. 대량 생산이 없다면 상품은 큰 상점을 채울 만큼 쌓일 수 없을 것이다. 대도시가 없다면 그런 상점을 지탱할 만큼 충분히 크고 집중된 시장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운송망이 없다면 생산된 상품이 흩어져 있는 지점에서 적재되어 도시의 중심부에 배치도리 수 없을 것이다. 이들 각각이 현대의 기업과 사회에서 이뤄지는 그물망 같은 작업의 중심이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53,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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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사회적 수준을 보면, 판매 위계질서의 최상층에는 자신도 단지 영업사원일 뿐이라며 겸손한 척 뽐내는 기업의 프리마 돈나 부사장이 있고, 최하층에는 결혼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기 몇 달 전부터 반나절만 일하는 싸구려잡화상 가게의 여점원이 있다. 위계질서의 최상층 부근에는 판매부서의 판매기술을 설계, 조직, 지시하는 유통 담당 임원이 있다. 그들 가까이에는 대중매체를 통해 멀리서도 판매를 촉진하는 슬로건과 이미지를 만드는 광고인, 즉 부재 영업사원이 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55,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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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하지만 누가 그것을 운영할까? 누군가는 그것을 운영해야 한다. 처음에는 한 사람이 운영했다. 그는 모든 것을 알면서 소유하고 운영했다. 이 상인은 일주일에 한 번 가게 한가운데 서서 지난주에 가장 많이 판 점원의 이름을 인상적인 큰 목소리로 읽었다. 그가 서 있는 위치에서는 가게의 각 부서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업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상인이 없고, 그런 상인이 서 있을 자리도 없다. 지금은 100명의 사람들이 그가 했던 일을 하고 있다. 그들 중 한 명이 하는 일은 종종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이다. 상하의 관계가 너무 비인간화된 탓에, 관계를 다시 인간화하면서도 여전히 원활하게 운영되고 지속될 수 있는 방법이 주요한 문제가 되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59~260,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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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이 일을 관리하는 사람, 저 일을 관리하는 사람, 관리자를 관리하는 사람 등 여러 관리자가 있지만, 그들 중 한 사람이 죽거나 사라져도 아무런 차이가 없다. 상점은 계속 운영된다. 상점은 자신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지금은 자신이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낸다. 하루 중 매시간 스스로를 창조하고 파괴하고 재창조하며, 아무도 그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그 모든 부분을 알고 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60,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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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20세기 초부터 대량 생산과 개인 소비 사이의 간극에 관료제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판매술은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한 시도다. 마치 재료를 정련하듯 판매술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판매원과 기꺼이 구매하는 고객이라는 형태로 대량 생산이 이루어졌다. 지배적인 동기는 일인당 판매 비용의 절감이었고 지배적인 기법은 표준화와 합리화였는데, 이는 백화점 같은 대량 소매업에서 명백히 이뤄졌을 뿐 아니라 판매가 이뤄 지는 모든 곳의 기법과 조직 속에서도 실행되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74,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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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판매원의 역할에 내재된 기업가적 측면은 합리적인 분업에 의해 상실되어왔다. 기업가가 직접 판매를 하는 게 아니라면 그는 가격을 하나로 책정해야 한다. 점원이 흥정을 잘 해내리라 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찰제는 판매술의 관료화를 보여주는 일면이며, 역시 관료화되어 흥정을 못 하게 된 고객에게도 공정한 일이다. 판매술이라는 기계 앞에서 모두가 평등해지고, 만사가 통제된다.
초연하고 창의적이던 영업사원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사람은 예전의 의미에서 보면 더 이상 초연하지도, 창의적이지도 않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75,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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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판매술의 두뇌, 즉 개인적인 감각은 흩어져 있던 개인으로부터 중앙집중화되었고, 이제는 영업사원이 암기하고 적용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표준화하고 검증하는 사람들이 관리하고 있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76,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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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육체노동 서비스의 고용주는 노동자의 노동, 에너지, 기술을 구매한다. 수많은 화이트칼라 서비스, 특히 판매술의 고용주는 근로자의 사회적 성격을 구매한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78,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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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대량 생산은 판매할 상품을 표준화하고, 대량 유통은 판매 가격을 표준화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아직 완전히 표준화되지 않았다. 대량 생산과 개별 소비 사이에는 반드시 연결 고리가 있어야 한다. 영업사원이 연결하려는 것이 바로 이 연결 고리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82,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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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영업사원이 자기만의 창의성과 개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던 영역은 지나가고, 이제 영업 담당 임원과 심리학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영역으로 옮겨왔다. 그들은 이 개인적인 방정식을 강조하지만, 강조하는 만큼 이 방정식은 강력한 영업사원의 성격 그 자체 속으로 합리화된다. "영업사원 자신이 더 효율적으로 계발되어야 할 때가 왔다"는 말이 나온 때가 1920년대 중반이었다. 긍정적인 정신 태도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들의 생각은 "행동으로 폭발해야 한다." "포기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항상 부정적인 얼룩이 있다." 강력한 영업 인격은 "자신이 그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 "프리츠 크라이슬러는 바이올린 실력 을 유지하려고 매일 6시간씩 연습한다. 성공을 이루기 위해 가장 놀라운 악기인 마음을 매일 갈고닦는 것이 영업사원에게 가치가 있지 않을까?"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82~283,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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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이 부분을 보니 자기계발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등장한 개념이었네요. 저는 현재 12장을 읽고 있는 중인데 지금까지 읽은 내용 중에서 8장과 10장, 11장이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내용의 구성과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판매직이라는 화이트칼라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공장에서 시작된 공급중심의 경제가 유통-판촉의 수요중심으로 이동한 거시적인 경제 흐름을 언급하죠.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판매술'이 구중간계급이었던 개별 상인이나 가게 주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는지도 나옵니다. 판매술은 이제 권력과 자본이 집중된 몇몇 도소매업이나 유통업을 넘어 일반 사회 전반에 퍼져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고 말하고요.
꼭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제 모든 영역에서 자신을 타인이나 조직에게 홍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직 시장에서 면접을 통해 지원자들은 자신이 가진 성격적/기능적/업무적 장점을 드러내야 하죠.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누군가와의 첫 만남에서 좋은 기억을 남기기 위해서는 인상, 외모, 성격이라는 포장지를 가꿔야 합니다. 타인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세련됨과 친절함은 백화점의 직원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바람직한 성격적 특징으로 퍼졌죠.
하지만 이런 현상에는 번아웃이나 감정노동이라는 이면도 존재하죠. 책에서는 이 내용들이 '성격 시장'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에서 희미하게 흔적이 보입니다. 더이상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만으로는 경제적 이익을 실현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요자의 눈길과 호감을 끌어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의 외형적 특성만이 아닌 그것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인 직원의 특성도 개량해야 할 필요가 생겨났고요.
작가의 평소 표현대로라면 '자유로웠던' 구중간계급 시대에도 상인이나 기업가들에게 친절함이나 자신감, 쾌활함이 물론 중요하긴 했을 겁니다. 하지만 현대와의 차이라면, 구중간계급의 시대에는 그것들이 기업가 개개인이 '경제적 보상'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격과 삶의 개선을 위해 추구해야 할 목표의식에 가까웠을 거에요. 반면 관료제와 합리화가 지배적인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마트, 체인점에서는 앞서 언급된 특성들을 직원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없고 주입되어야 할 '기술'이 되어버렸다는 점이 차이일 겁니다.
판매직은 이제 판촉활동부터 고객과의 연결과 협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매뉴얼과 규범에 따라 행동해야 하며, 스스로 가격이나 품질을 좌우할 수가 없습니다. 판매직은 결국 무엇 하나 소유하지 못한 채, 자신의 것이 아닌 물건을 기업과 고객이라는 타인의 접점을 만드는 수단으로 격하됩니다. 그나마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라는 가장 내밀한 의식마저 통제당하고 있다는 작가의 지적은 우울하게 다가오네요.

은화
“ 성격 시장이 있는 기업은 더 효과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훈련의 장이 된다. 예를 들어, 주류 회사 쉔리 디스틸러에서 일하는 수백 명의 화이트칼라는 "안내 데스크의 전화 상담원을 도울 때 필요한 친절함... 따뜻한 예의... 진정한 관심"을 배우기 위해 인성 과정을 수강했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공립학교는 "친절한 태도를 지닌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과정을 추가한다. 기업 리더들은 "비효율성보다는 성격 문제로 직장을 잃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주장하기 때문에, 이 과정은 "예의, 배려, 친절함의 태도, 목소리 조절 기술... 등을 훈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84,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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