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술의 두뇌, 즉 개인적인 감각은 흩어져 있던 개인으로부터 중앙집중화되었고, 이제는 영업사원이 암기하고 적용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표준화하고 검증하는 사람들이 관리하고 있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76,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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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육체노동 서비스의 고용주는 노동자의 노동, 에너지, 기술을 구매한다. 수많은 화이트칼라 서비스, 특히 판매술의 고용주는 근로자의 사회적 성격을 구매한다.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78,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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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대량 생산은 판매할 상품을 표준화하고, 대량 유통은 판매 가격을 표준화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아직 완전히 표준화되지 않았다. 대량 생산과 개별 소비 사이에는 반드시 연결 고리가 있어야 한다. 영업사원이 연결하려는 것이 바로 이 연결 고리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82,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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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영업사원이 자기만의 창의성과 개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던 영역은 지나가고, 이제 영업 담당 임원과 심리학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영역으로 옮겨왔다. 그들은 이 개인적인 방정식을 강조하지만, 강조하는 만큼 이 방정식은 강력한 영업사원의 성격 그 자체 속으로 합리화된다. "영업사원 자신이 더 효율적으로 계발되어야 할 때가 왔다"는 말이 나온 때가 1920년대 중반이었다. 긍정적인 정신 태도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들의 생각은 "행동으로 폭발해야 한다." "포기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항상 부정적인 얼룩이 있다." 강력한 영업 인격은 "자신이 그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 "프리츠 크라이슬러는 바이올린 실력을 유지하려고 매일 6시간씩 연습한다. 성공을 이루기 위해 가장 놀라운 악기인 마음을 매일 갈고닦는 것이 영업사원에게 가치가 있지 않을까?"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82~283,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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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이 부분을 보니 자기계발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등장한 개념이었네요. 저는 현재 12장을 읽고 있는 중인데 지금까지 읽은 내용 중에서 8장과 10장, 11장이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내용의 구성과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판매직이라는 화이트칼라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공장에서 시작된 공급중심의 경제가 유통-판촉의 수요중심으로 이동한 거시적인 경제 흐름을 언급하죠.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판매술'이 구중간계급이었던 개별 상인이나 가게 주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는지도 나옵니다. 판매술은 이제 권력과 자본이 집중된 몇몇 도소매업이나 유통업을 넘어 일반 사회 전반에 퍼져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고 말하고요.
꼭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제 모든 영역에서 자신을 타인이나 조직에게 홍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직 시장에서 면접을 통해 지원자들은 자신이 가진 성격적/기능적/업무적 장점을 드러내야 하죠.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누군가와의 첫 만남에서 좋은 기억을 남기기 위해서는 인상, 외모, 성격이라는 포장지를 가꿔야 합니다. 타인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세련됨과 친절함은 백화점의 직원만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바람직한 성격적 특징으로 퍼졌죠.
하지만 이런 현상에는 번아웃이나 감정노동이라는 이면도 존재하죠. 책에서는 이 내용들이 '성격 시장'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에서 희미하게 흔적이 보입니다. 더이상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만으로는 경제적 이익을 실현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요자의 눈길과 호감을 끌어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의 외형적 특성만이 아닌 그것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인 직원의 특성도 개량해야 할 필요가 생겨났고요.
작가의 평소 표현대로라면 '자유로웠던' 구중간계급 시대에도 상인이나 기업가들에게 친절함이나 자신감, 쾌활함이 물론 중요하긴 했을 겁니다. 하지만 현대와의 차이라면, 구중간계급의 시대에는 그것들이 기업가 개개인이 '경제적 보상'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격과 삶의 개선을 위해 추구해야 할 목표의식에 가까웠을 거에요. 반면 관료제와 합리화가 지배적인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마트, 체인점에서는 앞서 언급된 특성들을 직원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없고 주입되어야 할 '기술'이 되어버렸다는 점이 차이일 겁니다.
판매직은 이제 판촉활동부터 고객과의 연결과 협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매뉴얼과 규범에 따라 행동해야 하며, 스스로 가격이나 품질을 좌우할 수가 없습니다. 판매직은 결국 무엇 하나 소유하지 못한 채, 자신의 것이 아닌 물건을 기업과 고객이라는 타인의 접점을 만드는 수단으로 격하됩니다. 그나마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라는 가장 내밀한 의식마저 통제당하고 있다는 작가의 지적은 우울하게 다가오네요.
은화
“ 성격 시장이 있는 기업은 더 효과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훈련의 장이 된다. 예를 들어, 주류 회사 쉔리 디스틸러에서 일하는 수백 명의 화이트칼라는 "안내 데스크의 전화 상담원을 도울 때 필요한 친절함... 따뜻한 예의... 진정한 관심"을 배우기 위해 인성 과정을 수강했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공립학교는 "친절한 태도를 지닌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과정을 추가한다. 기업 리더들은 "비효율성보다는 성격 문제로 직장을 잃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주장하기 때문에, 이 과정은 "예의, 배려, 친절함의 태도, 목소리 조절 기술... 등을 훈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84,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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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이렇게 정교하게 구축된 제도적 시스템은 사람들을 성격 시장에 맞게끔 합리적으로 준비시키고, 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이들을 지원한다. 그리고 판매술의 영역에서 시작된 성격 시장의 요구사항은 삶의 방식으로 확산되었다. 공적이고 상업적인 관계의 기업활동으로 시작되었던 것이 개인적인 관계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모든 종류의 사적인 관계에, 심지어 자신과의 관계에조차 홍보의 측면이 있다. 새로운 방식은 매력 학교 및 성공 학교, 그리고 베스트셀러를 통해 확산된다. 성격 시장에서 활동하기 위해 구축되고 유지되는 판매 성격은, 판매 분야 안팎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방할 수 있는 지배적인 유형이자 보편적인 모델이 되었다. 자기계발서는 판매술의 특성과 전술을 대중을 위해 일반화했다. 이 문헌들에 따르면 모든 사람들은 리더가 될 수 있다. 가난하고 실패한 사람은 그들 자신의 온당치 못한 행동에 따른 결과를 받는 것이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84~285,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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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고층 빌딩 안에 있는 각 사무실은 방대한 서류철의 한 부분이고, 현대사회를 그 일상적인 형태로 가동하는 수십억 장의 종이를 생산하는 상징 공장의 일부다. … 당신이 결코 만든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수천 개의 규칙이, 당신이 만나본 적도 없고 만나볼 일도 없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 의해 당신에게 적용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89,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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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전 가끔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싸-한(?) 느낌이 들며 주변공간과 분위기가 낯설게 다가올 때가 있어요. 흔히 말하는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같은...
'당신이 결코 만든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수천개의 규칙'에서 특히 공감이 되었습니다. 제가 만드는 파일과 문서는 건물 안에서 그리고 회사라는 무형의 비인격체가 힘을 행사하는 외부의 경제적/법적 영역 안에서만 유효하죠. 회사에서 만든 온갖 결과물은 집에 들고 와봐야 문자와 숫자 이상의 의미가 없으니까요. (물론 보안상 가져와서도 안되지만)
각종 품의서나 보고서를 만들고, 외부자료를 보고, 검토하고 계산하고 검증하고 하다 보면 제가 숫자인지 사람인지 헷갈릴 때도 있어요. 잠시 집중한 의식을 뒤로 쭉 빼고 멍하니 앉아 주변 사무실을 돌아봅니다. 그러면 다들 모니터 앞에 앉아 각자의 방식대로, 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문서를 만드느라 바쁘죠.
직장인은 자신이 만든 문서에 대해 업무의 지식 안에서 어떤 내용인지는 이해하더라도 그게 회사 전체적인 관점에서 어떤 효과나 미래가 펼쳐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전체를 이해할 여유도, 그것을 다 파악할 기회나 시간도 없이 또 그 다음 업무로 넘어가야 하죠. 제조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컴퓨터로 대체했을 뿐 근본은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랄까요.
앞서 말한 그 "싸-한" 기분이 들 때면 잠시 바깥에 나갔다 옵니다. 바깥공기를 쐬고 산책을 좀 해야 제가 어디에 있고,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감각이 되돌아와서요.
은화
“ "…그의 마음은 그토록 파괴적이고 희망 없는 고된 노동과 일상 업무의 영향으로 위축되었지요. 그는 끝없이 많은 숫자 조합을 외워야 하는 계산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의 업적은 기억력의 업적이었습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91,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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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새로운 기계, 특히 더 복잡하고 값비싼 기계는 이전에 기업 전체에 흩어져 있던 사무실을 중앙에서 통제하게 만든다. … 값비싼 기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작업과 작업 일과가 고안되었다. 제조 장비와 마찬가지로, 이 기계들은 가능한 한 유휴 상태로 두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기계가 하는 작업은 하나의 영역에 집중되어야 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97, 찰스 라 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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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비용 절감은 일부 작업을 제거하고 나머지를 단순화함으로써 진행된다. 이를 위해 작업 운영의 기능적 분할과 인간 능력의 기능적 분할이 이루어진다. 그런 다음 두 가지 분할이 새롭게 단순화된 일상적인 업무 조합에 결합된다. 이와 더불어 비용 요인이 허락하는 한 작업 과정의 가능한 모든 기능에 기계가 도입된다. 그런 다음 이러한 공장 같은 절차가 사무직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합리화하고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의무적인 휴식 시간을 설정한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298~299,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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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신식 사무실은 합리화된다. 기계가 사용되고, 직원은 기계 관리자가 된다. 공장에서처럼 작업은 개별적이지 않고 집단적이다. 교환이 가능하고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는 사무원으로 표준화된다. 자동화가 될 정도로 과정이 전문화된다. 직원 집단은 고요한 공간 속에서 획일화된 집단으로 변모하고, 하루는 비인격적인 시간표에 의해 규제된다. 똑같은 책상이 한 줄로 늘어선 넓은 사무실 공간을 보면, 허먼 멜빌이 19세기 공장에 대해 묘사한 내용이 떠오른다. "텅 비어 보이는 한 줄의 카운터에 텅 비어 보이는 한 줄의 여성들이 앉아 있었고, 그들의 텅 빈 손에는 온통 비어 있는 종이로 만들어진 하얗고 텅 빈 폴더 파일이 있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314~315,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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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9장에서 작가가 설명한 사무실의 변천과정이 저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요즘은 일반적인 역사만이 아닌, 각종 테마 역사 책들이 많죠. 문화사의 일환으로 디저트나 음식의 역사, 의복의 역사, 설탕의 역사 등등 여러 교양서들도 나오고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사무실의 역사는 처음 접하는 개념이었습니다. 역사라고 부르기에는 화이트칼라 또는 사무직의 '사무실'의 시간이 짧지만 그 시작과 변화를 다룬 내용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으며,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내용이었거든요.
작가는 사무직의 업무환경 변화를 기술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그로 인한 관료제의 조직 분화였으며 이에 따라 관리/조정 업무가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내용과 서식의 문서가 필요해졌고, 늘어난 문서의 종류와 양을 효과적으로 생성하고 보관할 전문적인 사무기기가 필요해졌다고 언급하죠. 기술이 먼저 도입되고 이로 인해 사회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변하기 때문에 기술이 그에 대한 응답으로 나타난다는 말이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 같지만 저자는 기술을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이자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사무/전자기기는 보다 복잡해지고 거대해지면서 투자해야 할 금액도 늘어나고, 보다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해지면서 장비를 통합관리하고자 중앙집중화 하면서 사무실과 사무직도 통합이 됩니다. 이제는 개별 사업장에 느슨하게 퍼진 채 적당히 감시로부터 자유롭게 일하던 사무직은 '시간과 노동 투입 대비 효율성'의 필요에 따라 통제받게 되죠.
고가의 장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만 생산 원가가 낮아지기에 회사 차원에서는 개별 작업이나 노동 단위 하나하나마다 소요되는 시간과 원가를 뜯어서 분석하고요. 과학적 관리기법이 등장합니다. 더이상 작업자가 업무생산성의 핵심이 아니라, 장비와 원가의 운영효율성에 따라 직원이 거기에 맞춰 일해야 하는 업무 체계로 변화한 거죠.
과학적 관리기법은 모든 업무를 표준화함으로써 원가를 측정하고 낮추고자 하기에, 화이트칼라인 사무직의 업무는 이제 누구나 입사하면 대체할 수 있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더 많은 자동화, 기계화, 합리화가 침투할수록 근로자의 근무환경은 보다 비인간적인 요소로 가득해지고요. 직원의 업무 역할에 있어 창의성이나 주도성보다는 기계의 사용법 숙지와 작동, 보조가 중요해지면서 노동으로부터 더 소외되는 현상이 이어지고요.
겉으로 보이는 형태만 다를 뿐 화이트칼라의 업무 현실이 임금노동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길을 겪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꽃의요정
전 지금 전문직 부분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전문직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합니다.
예전에 남편과 의대정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AI나 기계가 계속 발전하면 실력이 있는 의사 보다는 기계가 대신 구현 가능한 치료나 수술을 잘 개발하는 의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란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변호사는 이미 많은 부분 일반인들?이 AI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고요.
하지만, 항상 결론은 '나나 잘하자'로 끝납니다. ㅜ.ㅜ
은화
관련해서 <전문직의 미래>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결국 의사 또한 궁극적으로는 대체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더라고요. 오히려 저자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간병인 같은 물리적 작업과 도구의 사용이 필요한 직업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고요.
전문적인 진단과 처방은 정보가 방대할지라도 데이터베이스화 하면 자동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환자가 보이는 표면적인 증상만으로 기계가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할 수 있지만.. 데이터의 누적에 따른 통계와 분석력이 의사의 경험을 넘어설 수 있다면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긴 해요.
로봇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아직까지는 인간의 손만큼 정교한 조절이나 움직임을 다 따라하지는 못하고 있죠. 그리고 사람들은 같은 사람과 마주 보거나 소통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오히려 환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심리적 거리감이나 벽이 적은 간호사 계층이 더 자동화로부터 유리할 것이라는 게 근거였는 데 납득이 되더라고요.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 -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혁신이 가져올 새로운 전문직 지형도저자들은 10여 개 전문직종의 변화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각계의 대표 사례들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혁신으로 인한 전문직 혁명의 흐름과 그에 맞는 대응책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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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이 위계질서와 집단 내에서 그는 자신이 수행하는 기능에 따라 분류되지만, 때로는 지위, 직위,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함에 대한 '인위적인' 구분도 존재한다. … 이 부분은 한편으로는 직원이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공간을 개인화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기를 높이고 직원 사이의 '연대'를 약화시키기 위해 경영진이 장려할 수도 있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315,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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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복잡한 방식으로 공식적인 권위와 연결되는 직함과 그 부속물은 외적이고 결정적인 지위의 표시다. 책상에 전화기가 있거나,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문에 명패가 달려 있거나, 책상 위에 현수막이 달려 있거나 하는 것들은 모두 직원들이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소망하는 바가 된다. … 카를 드레푸스는 그것들이 '인위적인 위계질서'를 형성한다고 주장했는데, 연대를 원치 않는 고용주가 장려하고 악용하는 것이다. ”
『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p.317,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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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전반적으로는 모든 관료제 조직이 합리화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조직 안에는 비합리적 요소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죠. 업무의 합리화와 조직/위계의 합리화는 별개로 움직이는데 이는 관료제가 아무리 합리화를 추구해도 최소한의 수단으로서 여전히 인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인간이 존재하는 한 비합리성도 남을 수밖에 없죠.
작가는 회사가 여러 부서와 직급을 나눠놓지만 조직도상의 표면적인 공식적 체계와는 또 다른 권력 체계가 작동한다고 말합니다. 우리에게도 많이 익숙한 얘기죠. 특정 경영진이나 임원의 개인적 요소와 배경들 때문에 만들어지는 파벌이나 줄서기, 성별이나 지역 또는 연령이나 학력에 따라 뭉치고 흩어지는 직원들의 비공식적 커뮤니티 등이 해당될 겁니다. 외면적으로는 성과와 노력에 기반한 공정한 보상을 약속하지만... 실상은 다른 경우들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알죠.
은화
그래서 작가는 조직이 진정으로 모든 면에서 합리화되고 기계화/자동화 되는 날이 온다면, 권위와 운 또는 개인적 호불호 같은 인격적 수단마저 사라지는 때가 올 것이라고 추정하는데요. 일부 회사들은 기존의 단계적으로 나뉘어 있는 직급 체계를 없애고 공식적으로 직함을 OOO님이나 별명으로 부르는 곳들이 있죠. 또는 임원과 평직원만으로 나누기도 하고요.
이런 추세는 어느 정도 기술에 의한 합리화도 영향이 있을 겁니다. 과거에는 관리자 또는 부서의 장의 역할이 실무 보다는 의사결정과 조직/인재관리가 중요했죠. 말 그대로 관리자로서의 역할이 더 강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팀장이라도 실무를 요구하는 조직도 늘고 있죠. 전 직급에 걸쳐 합리화가 확산됨에 따라 관리자와 실무자의 구분이 모호하고 옅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인공지능이나 생성형 AI가 단순작업, 실무, 가공, 분석의 많은 업무를 지원하거나 보조하게 된다면 기존의 '의사결정 지원자'로서의 중간관리자의 정체성도 위협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고요. 기업이 정말로 원하는 궁극적 합리화는 절대 다수의 일반 직원과 소수의 경영자만으로 양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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