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D-29
그럴수도 있겠네요. 같은 민족 사기치고 등쳐 먹는 게 쉽지 말도 잘 안 통하는 남의 나라 등치기는 쉽지 않겠죠. 다 사람 나름이겠지만 중국이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비교적 잘 뭉친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들이 세계로 흩어져 살아도 잘 살아남고. 민족의식이라는 게 참...
1권에 이어 2권도 꾸역꾸역 따라 읽고 있습니다. 1권에서는 어린 김규식의 기구한 가족사와 그럼에도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한 그의 분투에 감동하며 읽었고, 2권은 역사책에서 한 줄로 배운 파리 강화회의 전후 이야기네요. 김규식이 파리강화회의와 국제연맹에 청원서를 제출하는 동안 그를 도와준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작년에 <3월 1일의 밤> 읽을 때처럼 직접 업무를 담당한 한국인들의 이야기는 구체적인 서사가 되어 가깝게 다가옵니다. 특히 숙소를 빌려주고 사무실 관리하고 법률 자문을 도와준 프랑스인과 중국인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생판 모르는, 동양 끝에서 온 청년을 향한 그들의 진심을 생각해 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4일 수요일은 6장 3절 '뇌종양 수술과 구미위원부 위원장이라는 곤경'을 읽습니다. 352쪽부터 386쪽까지입니다. 오늘 읽을 부분 기막히죠. 미국으로 오지 않았으면 절대로 살 수 없었던 상황, 하지만 바로 그렇게 목숨을 건졌기에 이승만과 구미위원부의 볼모가 되어서 하기 싫은 일, 맞지 않은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적 괴로움. 괜히 감정이입하면서 읽은 부분이었답니다. 하긴, 그렇게 강행군을 했는데 몸이 버틸 리가 없죠. 뜬금없이, 다들 건강 챙기세요!!!
한국현대사의 경로가 증명하듯이 김규식이라는 인물은 현대 한국사회에서 주요한 학문적 연구주제가 되기 어려웠다. 김규식은 성공과 실패가 분명치 않은 길을 걸어간 사람인 데다 정치적 추종자를 거느리지 않은 외로운 존재였고 납북되어 사망함으로써 정치적 유산을 남기지 못했다. 김규식과 함께 중도파를 대표하는 여운형의 경우, 그의 정당인 인민당, 근로 인민당 추종자들이 1960년 4.19시기까지 현실 정치에서 재기를 모색할 정도로 일정한 응집력과 구심점이 존재했다. 그러나 김규식에게는 그러한 개인적 추종자나 세력이 존재하지 않았다. 좌우합작, 남북현상이라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중도파의 노선은 분단과 한국전쟁 이후 한국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었다. 김규식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이상주의적인 학자형 정치지도자라는 정도가 세간의 보편적 인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규식이 사라지자 그의 노선과 역할 지향이 함께 증발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대중적 관심이나 역사학계의 주목을 받기 어려웠다.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 군중을 호령하고 이끌고 지배하는 영도자, 생사를 불문하고 권력을 추구하는 강한 독재적 지도자상에 익숙해진 한국 사회가 선뜻 이해하고 수용하기 어려웠다. 이분법적 세계관에 익숙한 현대 한국 사회가 흑백, 좌우, 미소, 남북이 분명하지 않은 인물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2권을 읽고 있는지 제 진도가 좀 느린듯 합니다^^;; 그래도 뚜벅뚜벅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저는 더 느린 것 같아요~ ㅎㅎㅎ 아직 파리에서 "내 이렇게 아무도 안 올 줄 알았으면 사람을 데리고 왔지!"하는 부분입니다. 이승만 씨는 아직 엑스트라 수준으로 등장합니다. @borumis 님도요!
ㅎㅎ 늦더라도 완독이 목표!!입니다^^ @꽃의요정 님도 함께라니 힘이나네요^^
p 29 1919년 3.1운동기까지 이런 선생과 학생의 위계 혹은 관성이 두 사람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김규식은 자신이 중국 내 독립운동의 중견이라는 태도를 취하며 여운형의 활동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두 사람의 상반된 성격과 기질 차이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김규식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 내향적이고 대인관계에서 냉담하다는 평이 있었던 반면 여운형은 팔방미인이라 불릴 만큼 다재다능하고 외향적이며 호방한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이러한 두 사람 간 일종의 불협화음은 수십 년간 한국 독립운동의 전선에서 전진과 후퇴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단련되고 깎였고 해방 이후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 본격적인 정치 노선, 실행에 있어서 조화를 이룰 예정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p76 제 1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러시아혁명은 식민지, 사라진 국가들의 독립과 세계대개조의 움직임을 불러왔고 그 바탕에는 정의와 인도, 민족자결주의, 영구평화, 국제연맹 등을 향한 새로운 기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러한 국제적 움직임에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공표한 14개조(1918.1.8)의 조항들이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쟁과 죽임이 끝나는 순간 새 시대를 향한 기대화 희망이 부풀어 오른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p95 또한 이승만, 안창호, 김헌식 등 재미 한인 지도자들이 동경과 서울의 여론 주도층에 영향을 끼쳤지만 실제로 파리강화회의에 대표를 파견한 것은 상해 청년들이 조직한 신한 청년당이었다. 한국의 유력자이자 저명인사였던 윤치호는 파리강화회의의 적격자로 많은 사람의 권유를 받았지남 독립운동을 냉소적인 태도로 비난하는 데 그쳤던 반면, 무명의 여운형은 크레인을 만나 청원서를 전달하고 신한청년단을 조직해 김규식을 대표로 파리에 도달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김규식은 전력을 다해 파리강화회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 역사의 파도가 밀려올 때 어떤이는 수수방관하고 비난하는 태도를 취한 반면, 다른 어떤 이는 적극적 해동을 취함으로써 자신과 민족의 운명을 바꾸었다. 시대와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배신자가 될 것인가는 스스로가 선택한 자신의 운명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제 1차 세계대전은 한국독립운동에 커다란 전환점을 부여했다. 재중국 한국 독립운동 진영을 대상으로 한다면 여기에는 크게 세 차례의 변곡점이 존재했다. 그것은 1915년 신한혁명당의 결성과 활동, 1917년 대동단결선언, 1918~1919년 파리강화회의 대표 파견과 그 후속 활동 등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2권 195p, 정병준 지음
딴 얘기지만, 우리의 장맥주님께서 이런 책을 내셨네요. 목차를 보니 이곳 '벽돌책'에서 다뤘던 책도 상당수 포함이 됐네요. 참 부지런 하십니다. 저도 나중에 한 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저자 장강명은 여러 해에 걸쳐 읽은 벽돌책 100권을 소개하면서 크고 튼실한 서가를 독자들 머릿속에 설치하는 일을 돕고자 한다. 우선 벽돌책의 기준을 700쪽으로 잡고, 이 책들을 일곱 유형으로 나눈다. 그리고 그 한 권 한 권에 대해 글을 썼는데, 이 글들은 소설가로서의 필력이 발휘된 에세이 100편이라 할 수 있다.
저도 SNS에 뜬 거 보고 읽어야겠다 했는데, @stella15 님이 방 열어 주세요~
김규식은 한국 독립운동과 외교 선전, 임시정부를 위한 재정적 후원이라는 대의를 추구했으나, 자신의 역할이 파리강화회의 특사라는 명망성을 활용해 미주 전역을 순회하며 공채표 판매 세일즈맨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했음이 분명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p.397, 정병준 지음
만약 김규식이 상해나 파리에 있었더라면 뇌종양 수술을 받고 생존했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김규식은 구미위원부 위원장으로 워싱턴디씨에 체류 중이었고, 당대 최고 군병원이던 월터리드 병원에서 최고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았고, 구미위원부의 치료비 후원을 받을 수 있었으므로 살아날 수 있었다. […] 아마도 김규식이 상해나 파리에 있었다고 한다면 불가능한 재정적 후원이었다. 미주였기에, 또한 3·1운동 직후였기에, 김규식의 명성이 자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뇌종양 수술 후 살아났으니, 김규식이 구미위원부나 재미 한인들에게 느끼는 부담감과 부채의식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 동부에서 서부로 일주하는 대장정이었다. 미국 전역을 순회하는 공채 세일즈맨의 여정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단 3개월 여정이었다는 것이다. 김규식은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나자마자 미 대륙 전역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해야 하는 처지였던 것이다. […] 김규식은 병들고 지쳤다. 번아웃(burn-out) 상태였다. 미국에 도착한 지 1년 만이었다. 파리강화회의는 무위로 돌아갔고, 워싱턴에서 기대했던 국제연맹회의는 취소되었다. 미국에 도착한 직후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며 공채표-애국금 분쟁을 조정해야 했다. 병으로 쓰러져 입원했고, 1920년 3월에는 뇌수술을 받은 후 3주 만에 퇴원해 3개월 동안 미국 전역을 다니며 공채표를 판매해야 했다. “도대체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라고 김규식은 자문자답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 떠나는 김규식은 마지막 임무를 수행했다. 자신의 사임과 후임 현순의 임명 사실, 재정 관할권, 민단 등의 문제를 임시정부에 문의했다. 구미위원부 위원장으로서 맡은 바 직책에 속한 일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죄송합니다;; 2부를 신청하는 기간을 놓쳐버렸네요;; 확실히 소설 토지도 그렇고 여기 나오는 글도 그렇고 국사에 대한 배경지식도 옛날 국어의 어휘에 대해서도 너무 무식하다보니 읽는 속도가 확연히 느리네요;; (실은 영어에 비해 그냥 현대국어도 느리게 읽는 편이긴 하지만..;; ) 이제 겨우 1권을 마치고 있어서 2권과 3권은 제 속도대로 읽으며 뒤늦게 나마 따라가고 가끔 덧글 구경하러 올게요~ ㅜㅜ
몸은 좋아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얼핏 다른 방에서 아프셨다고 읽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뵈니 좋네요. 이 책은 다들 쉽지는 않은듯 합니다. 저도 조금은 버거워 임시정부와 김규식을 전반적으로 다룬 책을 읽을 생각입니다. ㅠ
@borumis 님 건강 챙기시고 한번씩이라도 이렇게 함께 해주시면 넘 좋지요^^
전 2권까지 다 읽었는데 3권은 일주뒤인 다음주말에나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때까진 <3월1일의 밤>을 재독하고 <몽유병자들>을 마저 읽고 있겠습니다. <바벨>도 예상과는 달리 독립운동 비슷한 컨셉이라 김규식 책과 병행독서의 맛이 배가되었습니다. 그나저나 2권까지 읽어보니 사람마다 사연 없는 경우는 없겠지만 김규식의 삶도 참, 안쓰럽네요.
@밥심 3권의 김규식은 더 안쓰럽습니다; 병행 독서하시다가 다시 합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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