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D-29
중일전쟁 발발로 항일전쟁이 본격화되자, 중국국민당은 더는 일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한인 청년들에게 군사훈련을 제공하는 데 적극적 입장을 취하였다. …. 대부분 김원봉 계열이었던 청년 83명이 입학해서 6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다. 398 염인호에 따르면 청산화부와 왕봉생은 극동반파시스트동맹을 건설하는 동시에 산하에 국에의용군의 일환으로 조선의용군을 만들려고 했는데, 김원봉 등은 조선의용군을 극동반파시스트동맹의 지휘하에 두는데 반대했다. 양측의 협의 결과, 한중 대표로 구성된 지도위원회가 지도하는 국제 의용군으로 조선의용군을 창설하는 방안이 작성되었다. 402 그러나 조선의용대 내부에는 동북, 만주 진출 노선 대 관내 잔류노선의 대립, 김원봉 등 온건 좌파와 최창익 등 공산주의자들 간 사상적 갈등이라는 두 가지 갈등요소가 상존하고 있었다. 405 반공적인 중국국민당 군사위원회와 특무기관 남의사의 지원을 받는 상황속에서 급진적, 좌파적 지향을 견지한다는 김원봉의 입장은 중국공산당 및 팔로군과 결합해 동북노선을 주장하던 최창익 등 진짜 공산주의자들의 주장에 선명성을 잃었다. 반공적 중국국민등의 후원을 받으면서 진보적, 좌파적 노선을 지향한다는 김원봉의 존재론적 한계였다. 406 조선의용대는 중국국민당정부의 후원과 후의에 의해 성립될 수 있었으며, 중국국민당 정부를 빛내는 국제의용군으로서의 위상을 지녔으나, 그 주력이 중국공산당 지역으로 북상함으로써 중국국민당에게 모욕적인 배반을 안겼다. 김원봉과 조선의용대, 민족혁명당의 중경내 위상과 앞날은 예측불허의 곤경에 처했다. 410 중국국민당의 지원과 지지를 둘러싼 김구-김원봉의 대립과 대결은 중일전쟁과 환남사변 사이의 시대 상황에 따라 출렁거렸던 것이다. 414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국민당정부가 항일전쟁의 와중에 한국 독립운동의 대표적 정치조직인 임시정부를 후대하고 군사조직인 한국광복군을 창설하도록 지원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422 태평양전쟁기는 독립전쟁을 향한 한국독립운동 세력의 투쟁이 고조되고, 한중, 한미 간 국제연대가 본격화되는 시기였을 뿐 아니라 전후 대한국 영향력 활보를 둘러싸고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 한국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쟁탈하려고 각축하는 시기였다. 423 중국국민당정부의 지지는 명확하게 한국독립당, 임시정부, 한국광복군으로 기울었고, 민족혁명당, 조선의용대에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민족혁명당이 임시정부에 참가하고, 조선의용대가 한국광복군에 흡수, 통합되는 거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427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김원봉의 조선의용대는 중국 국민당의 돈과 무기로 운영되었지만, 정작 대원들의 사상은 좌파이었다는 점. 진짜 공산주의자였던 최창익 등이 주도한 조선의용대 화북지대의 북상 후 중경에 남은 김원봉이 국민당으로부터 "배신자" 혹은 "무능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입지가 좁아진 점. 조선의용대 주력이 공산당 지역으로 가버리자, 국민당은 남은 세력을 임시정부(김구 중심) 아래로 통합하라고 강요 조선의용대가 광복군 제1지대로 편입된 것은 '통합'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썼지만, 실질적으로는 김구 중심의 단일 지도 체제에 김원봉이 굴복해 들어간 형태였다는 점.
항일을 위한 중국내 좌우, 국공 양 세력의 합작이 논의되었고, 항일을 위한 구제적 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국민당은 공산당과의 합작을 정식으로 선언(1937.9)했고, 정치범을 석방하는 한편 소련과 중소불가침조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공산군 주력은 국민혁명국 제8로군(사령관 주덕)으로 개칭되었는데, 우리가 잘 아는 팔로군이 바로 이것이다. 공산당이 합법적 지위를 얻게 되자 관내 한국 독립운동 진영 중 좌파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은 내부투쟁과 항일전쟁이라는 두 개의 전선에서 싸우는 와중에도 항일전쟁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제연대를 실현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한인 정치조직.무장부대를 조직.후원했다. 항일전쟁이라는 현상적 국면에서 발원한 국제연대가 장기적 측면에서 대한정책의 일환으로 조율되는 시점이기도 했다. 중국의 대국주의적 관점과 접근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시점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20일 금요일은 6장 2절 '조선의용대와 광복군의 분립'과 3절 '한독당, 민혁당 통합 실패와 군대, 의회, 정부의 통일' 부분을 읽습니다. 398쪽부터 438쪽까지입니다. 이 책의 유용한 점 한 가지가 3.1 운동 이후, 특히 1930년대와 1945년 해방 전까지 한국 독립운동사를 김규식 중심으로 대강이라도 훑는 것이죠. 저도 이 시점의 독립운동사는 김구와 임시정부, 이봉창과 윤봉길 그리고 1930년대 후반 국내의 공산당 재건 운동과 김일성의 활약 정도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으로 당시 중국의 독립운동 상황을 훨씬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읽을 부분이 그 배경과 경과를 설명합니다.
방금 언급한 1930년대 후반 국내의 공산당 재건 운동은 이 책이 아주 극적으로 복원했어요. 안재성 선생님은 그간 역사 속에 묻혔던 독립운동사의 왼쪽 블록과 해방 후 노동운동 등에 헌신했던 숨은 위인을 발굴해서 평전이나 소설로 쓰시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신 분이시죠. 저는 이관술 평전도 좋았어요.
경성 트로이카 - 1930년대 경성 거리를 누비던 그들이 되살아온다항일시대 식민지 조선의 경성에서 노동운동을 펼친 지하 혁명조직 '경성 트로이카'의 활동을 복원한 역사 소설. 아나키스트, 민족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이 뒤섞여 있던 1930년대의 경성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관술 1902-1950 - 조국엔 언제나 감옥이 있었다해방 이전에는 사회주의 계열에서 독립운동에 투신했고, 해방 후로는 좌·우익 갈등의 기폭점이 되었던 '조선 정판사 위폐사건'에 휘말려 한국전쟁 발발 당시 처형당했던 혁명가 이관술의 삶을 담았다. <경성 트로이카>의 지은이인 안재성이 그동안 잊혀져 왔던 이관술의 삶을 추적했다.
아, 저도 몇년 전에 저 <경성 트로이카> 재밌게 읽었습니다!
어제 읽은 대목 중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이었답니다. 김원봉은 1898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태어났으니, 김규식(1881년생)보다 열일곱 살 어렸습니다. (저는 나이 차이가 둘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구는 1876년생이니 김규식보다 다섯 살 많았고, 김원봉보다는 무려 스물두 살이 많았습니다. 이승만은 1875년생으로 김구와는 같은 또래였고요. 저는 이런 나이 차이와 세대 경험이 김구-이승만, 김구-김규식, 김구-김원봉, 김규식-김원봉의 관계를 규정 지은 핵심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의열단 창립 이래 애국적 청년, 학생의 선망 대상이자 의열 투쟁의 선봉이며 가장 치열한 삶의 전형으로 알려진 김원봉과 민족혁명당은 (1930년대 후반에는) 소극적 노선을 추구하는 보수주의자로 청년 군관들의 비판 대상이자, 공산주의자들의 비난 표적이 된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와 상황 속에서 현실적 판단과 이성적 입장은 이상주의적 열망과 공산주의자들의 선전에 허물어졌다. 중국 관내에서 진보적이고 적극적 입장을 자처했던 김원봉과 민족혁명당은 급진적 민족주의 청년들과 공산주의자의 결합 속에 변명과 주저하는 태도의 보수주의자로 위치 지워졌다. 반공적인 중국국민당 군사위원회와 특무기관 남의사의 지원을 받는 상황 속에서 급진적, 좌파적 지향을 견지한다는 김원봉의 입장은 중국공산당 및 팔로군과 결합해 동북 노선을 주장하던 최창익 등 진짜 공산주의자들의 주장에 선명성을 잃었다. 반공적 중국 국민당의 후원을 받으면서 진보적, 좌파적 노선을 지향한다는 김원봉의 존재론적 한계였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3권 6장 2절, 406쪽, 정병준 지음
덧붙이면, 이때 김원봉에게 반기를 들었던 선명한 공산주의자 최창익은 1895년생으로 김원봉보다 세 살 많습니다. 최창익은 해방 후 북한에서 김일성에게 힘을 실어주고 박헌영 등의 숙청에 앞장서는 등 승승장구합니다. 그러다, 1956년 8월(이른바 '8월 종파 사건') 이후 김일성이 중국과 선을 긋기 시작하면서 중국계(연안파) 사회주의를 제거할 때 대표 인사로 숙청을 당하게 됩니다(1960년 1월 처형).
최창익. 이분도 찾아보았는데 결국 숙청되었더라구요 ㅠ
학교 다닐 때 들은 ‘북한학입문’ 강의에서 ‘8월 종파사건’이 엄청 중요하다고 배웠던 기억이 어렴풋 납니다. 김원봉도 이 사건을 기점으로 이후 숙청되고 김일성 독재 체제가 공고화되었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렇네요 좀더 입체적으로 관계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1932년 이래 중국국민당으로부터 흘러나온 재정적 지원과 군사적 훈련 제공은 한국 독립운동 진영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기회였다. 이는 김구·임시정부·한국광복군과 김원봉·조선민족혁명당·조선의용대라는 2개의 중심 세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으며, 동시에 국민당 지역 내 보수적·우파적 흐름과 진보적·좌파적 흐름의 대결을 불러일으켰다. 중국국민당의 지원과 후원은 한국 독립운동 활성화의 기회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각축하는 두 세력의 분립·대결의 원천이 되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통일을 향한 시도가 분열을 가져왔고, 다른 통합은 내적 파열을 안은 채 출발하는 일이 반복된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김규식은 1930년대 초반 전력을 다했던 한국대일전선통일동맹이 민족혁명당으로 귀결되는 과정에서 중국 관내 좌파 통일전선의 지도자, 한중연대의 지도자, 재미한인의 대표자로서 면목을 잃게 되었다. 재정적 후원과 조직적 기반이 없는 김규식의 현실적 한계일 수밖에 없었다. 중국정부로부터 흘러나온 재정적 후원과 군사적 지원은 김원봉·의열단과 김구·한인애국단의 두 갈래 흐름을 만들어 냈고, 두 세력은 중국 관내 한국 독립운동 세력을 정치 조직인 민족혁명당과 임시정부(한국독립당), 군사조직인 조선의용대와 한국광복군으로 분립했다. 그 속에서 명망가이자 외교가였던 김규식의 입지는 축소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 계속 앉아 있을 수는 없었기에, 김규식은 1935년 하반기 홀연히 민족혁명당과 임시정부 모두를 떠났다. 그의 선택은 사천성 성도에 있는 국립 사천대학 교수였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의열단 창립이래 애국적 청년.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의열투쟁의 선봉이며 가장 치열한 삶의 전형으로 알려진 김원봉과 민족혁명당은 소극적 노선을 추구하는 보수주의자로 청년군관들의 비판 대상이자, 공산주의자들의 비난 표적이 된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와 상황 속에서 현실적 판단과 이성적 입장은 이상주의적 열망과 공산주의들의 선전에 허물어졌다. (…) 반공적 중국국민당의 후원을 받으면서 진보적.좌파적 노선을 지향한다는 김원봉의 존재론적 한계였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1940년 4월에 이르러 중국국민당은 광복진선(한국독립당)과 민족혁명당의 병존, 한국청년전지공작대(광복군)와 조서의용대의 병립을 결정한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중국국민당이 제1차 반공고조기(1939.12~1940.3)에 접어들면서, 국공합작 대신 중국공산당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을 개시하는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중국국민당 반공 활동은 환남사변(1941.1)으로 폭발했으며,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공산주의자들의 영향이 적지 않던 조선의용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조된 반면 반공적 입장이 확실한 임정을 우대한 결과 광복군 창설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모스크바와 워싱턴의 과거와 현재를 극적으로 대비시킨 이 연설을 다른 사람이 아닌 파리강화회의 특사 김규식이 행한 것이다. 핵심은 간단했다. 과거 모스크바는 제국이 폭정과 팽창을 대표했고 워싱턴은 미국식 자유주의, 민주주의, 번영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세상은 정반대로 변했다. 모스크바는 세계 프롤레타리아운동의 중심으로 극동의 피압박 인민들의 혁명운동을 환영하는 반면 워싱턴은 세계 자본주의 착취및 제국주의적 팽창의 중심이 되었다. 러시아혁명의 불꽃을 얻어 모든 제국주의 및 자본주의 세계체제를 잿더미로 불태우자고 외친 것이다. 코민테른이 하고 싶은 이야기였고 구미 외교의 경험자로 유명한 김규식의 체험담이기도 했다. p65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안공근은 안창호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었으며 이승만에 대해서는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대통령 이승만을 배제한 대러 비밀외교의 주역 이동휘에 대한 비판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안공근이 가장 격렬하게 비난한 것은 다름 아닌 김규식이었다. 김규식에 대한 평은 인신 모독적이었다. 안공근은 김규식에 대해 "영어와 중국어를 구사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인물""병세가 심각하다. 사지 중풍 증세가 종종 나타났다 사라진다. 사람이 완전히 환자가 되어 버렸다""날카로운 성격의 소유자"이고 "뇌수술을 받은 이후에는 완전히 비정상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다고 했다. 김규식은 "직접 신한청년당 명의를 도용해 모스크바에 도착"했고 "오직 개인적인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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