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D-29
@stella15 김구에 관해서도 최근에 무슨 뉴라이트인지 뭔지가 입에 올리기도 싫은 요상한 책을 내놓은 걸로 알고 있어요. 김구 신화화도 문제겠지만, 학술서적을 빙자한 의도적인 비하도 잘못된 것이겠지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아는거 하나 없이 개똥철학을 나불나불 떠들지만 역사와 인물이라는 것이 단순하고 극명하게 갈리는 건 없고 정답도 없을 테니까요. 그저 책을 보고 고르는 안목이 조금이라도 높아지길 바라며, 오늘도 벽돌 책 모임에 의지해봅니다.
나불나불~ㅋㅋㅋ 정말 역사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생각도 다르고 견해도 다르고. 저도 향팔님 마지막 문장에 동감입니다. ^^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사람을 꼽자면 이승만과 김구는 아닐까 싶기도해요. 이 두 양반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 같아요. 미쿡 같은 나라는 이승만에 대해 거의 절대적인 것 같고, 또 누구는 김구는 생각보다 부풀려졌다고도 하고. 어째야 좋을지. ㅋ
맞아요. 예전에 장준하의 책에서 이런 대목을 읽고서 황당했던 기억을 소환했어요.
신기언은 한인 포로들을 신한민주당으로 흡수하기 위해 임정을 비난하며 신한민주당 가담을 종용했다. 이에 격분한 한독당의 조완구는 임정 경위대를 보내 신기언을 구타했고, 나아가 그를 1주일간 감금한 후 법무차장 직에서 축출시켰다. (…)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으며 일본군을 탈출해 2만 리 장정 끝에 중경 임시정부 청사에 도착한 학병 탈주병들은 상상과 기대 속에 그리던 임정이 아닌 현실 속 임정과 마주했다. 초라한 임시정부는 분열된 상태였고, 파벌 투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정당으로 인정할 수 없을 정도의 몇 사람이 당파를 구성해, 학병 출신들을 자파로 끌어들이여 “추태”를 벌였다. 식사 자리를 만들고, 정치 훈련을 빙자한 가입 권유와 정파적 비난이 이어졌고, 미인계를 사용하는 당파도 있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희망이 분노로 탈부꿈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장준하는 “셋집을 얻어 정부 청사로 쓰는 형편에 그 파는 의자보다도 많았다”고 냉정하게 썼다. 파벌로 임정을 떠나 일본군에 들어가 일본항공대에 지원하여 “중경 폭격을 자원, 이 ‘임정’ 청사에 폭탄을 던지고 싶습니다”라고 일갈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3권 7장 5절, 580쪽, 정병준 지음
저도 이대목 수집했어요.. 임시정부가 생각했던 거와 많이 다르네요. 파벌도 그렇지만.. 말씀하신대로 대표성고 정당성도 그렇네요... 공통의 목표는 있었으나, 각각의 방법론으로 점철된..;; 그리고, 일러바치기, 모략, 구타.. 날것을 보기가 참 그르네요..
오...저도 구타 사건 보고 갈 때까지 갔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렸을 때는 독립운동가와 임시정부 하면 '한 마음 한 뜻으로 대한민국의 통일을 위해 앞장서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들이 모이면 갈등은 금붕어똥처럼 꼭 따라오나 봅니다. 위에 @YG 님이 수집하신 문장 저도 수집했어요. ㅜ.ㅜ 진짜 창피합니다.
김규식은 감정이 격해지면, 두보의 유명한 시 '춘망'의 "나라는 망해도 산천은 의연하고, 봄이 되니 성에는 초목이 우거졌구나"라는 구절이나 남당 황제였던 이욱이 나라가 망한 후 개봉에 유폐되어 지은 '우미인'의 "작은 누대에 어젯밤 또 봄바람이 불었는데, 밝은 달 아래 고국을 생각하니 차마 견딜 수 없구나."라는 구절을 읊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381p, 정병준 지음
암울했던 시대가 그의 삶을 휘몰아쳤는데, 현대에 살았더라면 멋진 지식인으로 이름을 날리셨을거 같아요~
지금 시대에 정치하셨으면 소리지르는 다른 정치인을 흐린 눈으로 바라 보시면서 아무 말씀 안 하시거나 영어로 F워드 욕을 날리고, 정계를 떠나셨을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26일 목요일은 세 권의 본문 마지막 장 8장 '해방과 귀국의 길'을 읽습니다. 593쪽부터 622쪽까지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김구를 포함한 임시정부 인사가 개인 자격으로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으면 항상 황당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맥락을 알게 되죠. 또 우리가 알았던 임시정부의 위상이 생각만큼 대단하지도 않았다는 사실도요; 우리의 주인공 김규식도 그렇게 모국으로 돌아옵니다만, 그의 앞에는 더 큰 시련과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일부터 주말까지 추적기와 부록으로 실린 논문까지 읽고서 마무리합니다. 계속 감상 나눠요!
해방 소식이 전해진 후 김규식은 감격에 겨워 자신의 중국 생활을 정리하는 영시집 『양자유경』을 써 내려갔다. 중국 화가 양정명과 김구의 며느리 안미생의 삽화가 들어간 장편의 영시였다. 딸 김우애는 한여름 찌는 듯한 중경의 무더위 속에서 아버지 김규식이 정신없이 타이프라이터로 영시를 써 내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모두가 해방과 귀국의 기쁨 속에 흥분과 두려움, 기대와 설렘을 안고 앞날을 준비하는 때, 김규식은 영시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김규식의 객관적 조건이 이러했고, 해방을 맞은 순간 중경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활동이 시작이었음은 이 시기 김규식을 상징한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3권 8장 1절, 601~602쪽, 정병준 지음
저는 이 대목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네요.
정말 마음 한켠이 쓸쓸해지는 장면이네요.
김규식, 여운형은 한반도에 엄존하는 미소 대결, 남북 분립, 좌우 대결이라는 3층위의 갈등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소 협력, 남북 연합, 좌우 합작이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현실주의적 노선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들의 현실주의적 노선은 좌절되었는데, 여운형은 암살(1947년 7월)되고, 김규식은 한국전쟁 중 납북되어 사망(1950년 12월)했다. 두 사람의 비극적 최후와 함께 이들이 걸어갔던 현실주의적 노선은 현대 한국에서 가장 이상주의적 노선으로 기억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비극과 역설은 김규식, 여운형이라는 중도파 노선의 몰락이자, 한국 현대사가 걸어온 비극적 경로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3권 8장 2절, 622쪽, 본문 끝, 정병준 지음
세 권 본문의 마지막 단락입니다. "두 사람의 비극적 최후와 함께 이들이 걸어갔던 현실주의적 노선은 현대 한국에서 가장 이상주의적 노선으로 기억되기에 이르렀다." 정말 지독한 역설이죠;
정치적.사회적 열기가 강할수록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목소리는 무시되거나 힘을 잃는 것 같아요. 극단으로 치닫고 겪고 나서야 알아보게 되는 것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읽는것 같습니다.
정말,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목소리가 이상주의적이고 현실을 모르는 얘기로 기억된다는 게… 참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얼마 전 남자친구랑 맥주 한잔 하며 우리 책의 시대를 두고 얘기를 나눴는데, 똑똑하고 인간답고 말 통하는 사람들은 다 죽(임을 당하)고 극단적인 인간들만 남았다고, 우리 현대사는 계속 그런 일의 반복이었다고 하더군요. 임정 원로들 앞에서도 할말을 하던 장준하 선생도 후에 약사봉에서 (타살이 분명한) 의문사를 당하고…
저는 이 대목이 씁쓸했습니다. 이제 3권의 대장정도 끝을 보이고 있네요!
저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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