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D-29
3·1운동 발발 이후 상해에는 1천 명 이상의 독립운동가가 집결하였고, 임시의정원·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설립(1919. 4. 11)되었다. 상해 임시정부는 4월 13일 김규식을 외무총장, 평화회의 대한민국 위원 겸 파리 주재 위원으로 임명하고 신임장을 파리로 발송했다. 3·1운동의 에너지를 반영한 임시정부로부터 공식적 지위가 부여되자, 김규식은 4월 하순경 파리 제9구 샤토덩가 38번지에 사무실을 연 다음, 사서함-전화-텔렉스를 갖추고 본격적인 외교 홍보 활동을 펼쳤다. 이곳은 프랑스 시인 블라베 부부의 자택이었다. 김규식이 샤토덩가 38번지로 옮긴 정확한 일자와 배경, 블라베를 만나게 된 경위는 알 수 없다. 다만 이욱영, 진우인, 오조추 등의 조언과 인맥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파리위원부에 합류했던 여운홍의 회고에도 중국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내용이 나타난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김규식·파리위원부가 재불 중국 지식인 및 중국대표단의 도움을 받고 협력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심지어 중국대표단은 산동성 문제로 조선 문제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강화회의에서 중국대표단과 김규식이 협력한 흔적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까지 있었던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파리시 한가운데에 위치한 이 집에는 전등도 없어서 대표단은 촛불을 켜 가며 밤새 각지에서 오는 정보를 받고, 각지로 보낼 카피를 쓰고, 전보를 놓고 편지를 쓰고, 누군가를 방문하고, 신문사를 찾는 등 “실로 눈코 뜰 싸이 업시 우리 전원은 김규식 이하 만흔 분주를 거듭”하였다고 한다. […] 결국 김규식의 가장 중요한 활동이던 한국 독립을 요구하는 공식 청원서·비망록·부록 세트를 5월 10일 파리평화회의에 제출했을 시점에 파리위원부에는 김규식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직 이관용, 여운홍, 조소앙, 황기환 중 아무도 파리에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바꿔 얘기하면 김규식이 혼자 힘으로, 파리평화회의에 한국 측 청원서·비망록·부록을 제출했음을 알 수 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당신들이 아는 바와 같이 나는 만국공법이나 외교상 법문(法文)에 그리 한숙(嫺熟)지 못합니다. 그럼으로 나는 우리의 법식적 청원서를 저술하는데 조역할 사람이 있는 것이 제일 필요한 줄로 생각하였으나 그러나 나는 할 일 없이 나 혼자 모든 일을 보는 동시에 각국 외교원도 심방하며 인쇄소에도 가보아야 하며 통신도 하여야 됨으로 어떤 때는 앉아서 전보 한 장을 쓸 시간도 없었나이다. […] 나는 아메리카에서 보내는 3대표자를 도와줄 목적을 가지고 유럽으로 건너올 때에 이와 같이 정계 파도가 흉흉한 가운데 호을로 일엽편주를 타고 애쓸 줄을 알았으리오. 어떻든지 우리는 우리 정형에 대하여 할 수 있는데까지는 능력과 정성을 다할 것뿐이라 하며 또는 우리 성공할 희망은 전능하신 하눌님께 맏겨둘 뿐이외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일본의 한국 점령이 대륙 팽창으로 이어지고 , 나아가 태평양 지배로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한 부분은 선견지명이자 미국·영국·프랑스 등 강대국을 상대로 한 한국 독립 주장의 근거이기도 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김규식과 그를 조력한 국제법 전문가들의 공략 지점이 어디였는가 하는 점을 알 수 있다. 1910년 병합조약이 사기와 강압으로 이뤄져 원천 무효이며, 국민주권론에 입각하여 한국의 주권은 4천 년 이상 지속되어서 황제가 마음대로 넘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며, 한국인 모두가 이 병합조약에 반대했고, 개항 이래 한국이 여러 국가와 맺은 조약 및 국제조약에서 한국의 독립 및 주권이 보전되었으니 이것이 지켜져야 하며, 국제정의와 인도에 입각한 윌슨의 14개조를 기본 정신으로 한 파리강화회의는 당연히 병합조약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자 논리였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청원서·비망록의 제목이 1910년 병합조약의 폐기·무효였던 것이다. *「통신전」 제7호(1919. 5. 10)도 청원서·비망록의 핵심이 “1910년 8월 22일에 서울에서 체결된 한일 합병조약을 취소하라고 평화회의에 요구”하는 것이라며 위의 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6. 이 청원서는 한국과 폴란드, 그리고 알자스 로렌의 입장이 같음을 강조하는 바이다”라는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사랑하는 동포여! 생각하시오. 원수의 멍에를 벗고 자유를 회복함이 어찌 한두 주일에 성공될 리가 있으리오. 일제한 단결력과 무수한 사람의 핏방울을 흘리지 않고는 결단코 되지 않을 일일 것이외다. 당신들이 다른 민족들이 그들의 독립을 위하여 무수한 생명과 재산을 희생하여 가며 나중에 성공한 것을 돌아보시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종전 전에 일본의 군대가 통제되지 않았었다는 인식은 가지고 있었는데 . 군통수권 자체가 독립권한이었군요. 시스템의 문제를 제대로 비판하고 있어서 놀랬습니다. 잘못한 역사를 제대로 보고 경계하자는 태도가 매우 생경한 이유가 그 전 70주년이 아마 아베 때이기도하고 개인 명의라는 점에서도 한계도 있겠지만. 그렇게라도 주변국 국민인 저에게 신뢰를 주는 효과를 컸으리라 생각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3일 화요일은 5장 3절 '파리에서의 선전 활동'과 6장 2절 '대통령 이승만과 공채표 판매 세일즈맨 김규식'을 읽습니다. 313쪽부터 351쪽까지입니다. 파리 강화 회의에서 고군분투했음에도 성과가 없었던 김규식은 미국으로 건너가고, 드디어 이승만과 엮입니다. 정말 이 시점부터 이승만을 둘러싼 소동을 보노라면 혈압 올라요; 참고로, 정병준 선생님은 이승만 평전(연구서)을 쓴 적이 있습니다.
우남 이승만 연구 - 한국 근대국가의 형성과 우파의 길해방 후 이승만은 어떻게 정치적으로 승리했으며, 우파의 길은 한국 현대사에 어떤 자취를 남겼는가. 아직까지도 논란이 식지 않을 만큼 한국현대사에 커다란 영향을 남겼지만 그 동안 제대로 해명되지 않았던 이승만의 집권 과정을 조명하는 책이다.
@밥심 이 책의 목차만 한번 살펴보셔도 정병준 선생님이 이승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인 가능하실 거예요. 이 책도 역사학계에서는 역작으로 평가받는 걸로 알고 있어요.
아. 오늘 부분 읽으며 정말 열 받았습니다 ㅠㅠㅠㅠ
이승만은 가장 중요한 공채권과 구미윈원부 설립의 법적 근거를 지상정부()인 한성정부에게 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상해 임시정부는 1919년 5월 재정마련을 위해 인구세, 애국금 등을 시행하기로 결정 한 바 있다. .... 임시정부로 들어가는 미주의 자금통로를 자신이 독점 관할함으로써 임시정부를 통제하려고 한 것이다. … 재미 한인사회이 분열과 갈등은 3.1운동을 통해 통합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기회는 사라졌다. 이승만의 일방적 강경노선에 상해 임시정부가 끌려가면서, 일의 물매가 어떻게 흘러갈 수 있을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바였다. 이승만은 1915년 국민회 하와이 지방총회를 분열시켰고 1921년 하와이 지방총회를 국민회에서 떼어내어 교민단으로 변경시켰으며, 1922년 국민회 중앙총회를 해체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승만 개인에게는 바라던 바의 성취이자 복수였지만, 재미한인사회에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오늘 분량 중에 안창호/상해임시정부와 이승만의 전보 내용을 읽다가 저도 열이 뻗치네요... 아 뭐죠.. 상해로 오라면 좀 갈 것이지..
이승만에 대해선 안 좋은 이야기들을 그동안 파편적으로 많이 들었는데 그의 통 인생에 대해서는 제대로 책을 읽어보거나 하진 않아서 제가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네요. 하여간 저자인 정병준 교수는 이승만을 상당히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오늘 진도 부분만 읽어 봐도 느낄 수 있네요.
@오구오구 @밥심 @향팔 @aida 그런데 사실 조직 생활하다 보면(살다 보면) 꼭 '이승만' 같은 사람 있지 않나요? 저는 지나온 조직에서 부딪쳤던 사람 가운데 몇 사람 생각 나는데. 문제는 대체로 '이승만' 같은 사람이 항상 승리한다는 것;;; 그래서 저는 김규식은 버티지를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승만 옆에서.
제 주변에 이승만 있습니다. 이승만이 항상 승리한다는 것은 진리인가봐요 ㅠ 요즘 그래서 마음이 많이 힘들어요.
이런 생각도 괜히 해봅니다. 만약, 친미 독립 운동의 주도권을 이승만이 아니라 안창호-김규식이 계속 잡고 있었다면, 그래서 해방 후에 미국의 후광을 업은 정치인이 이승만이 아니라 김규식이었다면 역사는 또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요. 여러분도 3권 읽으시면 더욱더 그런 생각이 많이 들 거예요. @적륜재 님, 생각도 궁금하네요.
버치문서 등에 의하면 사실 미군정도 이승만을 지도자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고 하던데… 당시 상황 전개가 참 안타깝습니다. 휴, 오늘 분량 읽고 빡친 가슴 진정이 안됩니다. 어릴 때 조정래 소설에서도 읽었던 얘기 같은데 그때보다 더 화가 나네요. <우남 이승만 연구>는 그래도 꼭 읽어봐야지 싶습니다. 정신건강에는 해롭겠지만…
계속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서재필 이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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