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D-29
만약 김규식이 상해나 파리에 있었더라면 뇌종양 수술을 받고 생존했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 김규식은 구미위원부 위원장으로 워싱턴디씨에 체류 중이었고, 당대 최고 군병원이던 월터리드 병원에서 최고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았고, 구미위원부의 치료비 후원을 받을 수 있었으므로 살아날 수 있었다. […] 아마도 김규식이 상해나 파리에 있었다고 한다면 불가능한 재정적 후원이었다. 미주였기에, 또한 3·1운동 직후였기에, 김규식의 명성이 자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뇌종양 수술 후 살아났으니, 김규식이 구미위원부나 재미 한인들에게 느끼는 부담감과 부채의식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 동부에서 서부로 일주하는 대장정이었다. 미국 전역을 순회하는 공채 세일즈맨의 여정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단 3개월 여정이었다는 것이다. 김규식은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나자마자 미 대륙 전역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해야 하는 처지였던 것이다. […] 김규식은 병들고 지쳤다. 번아웃(burn-out) 상태였다. 미국에 도착한 지 1년 만이었다. 파리강화회의는 무위로 돌아갔고, 워싱턴에서 기대했던 국제연맹회의는 취소되었다. 미국에 도착한 직후 워싱턴과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며 공채표-애국금 분쟁을 조정해야 했다. 병으로 쓰러져 입원했고, 1920년 3월에는 뇌수술을 받은 후 3주 만에 퇴원해 3개월 동안 미국 전역을 다니며 공채표를 판매해야 했다. “도대체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라고 김규식은 자문자답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 떠나는 김규식은 마지막 임무를 수행했다. 자신의 사임과 후임 현순의 임명 사실, 재정 관할권, 민단 등의 문제를 임시정부에 문의했다. 구미위원부 위원장으로서 맡은 바 직책에 속한 일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죄송합니다;; 2부를 신청하는 기간을 놓쳐버렸네요;; 확실히 소설 토지도 그렇고 여기 나오는 글도 그렇고 국사에 대한 배경지식도 옛날 국어의 어휘에 대해서도 너무 무식하다보니 읽는 속도가 확연히 느리네요;; (실은 영어에 비해 그냥 현대국어도 느리게 읽는 편이긴 하지만..;; ) 이제 겨우 1권을 마치고 있어서 2권과 3권은 제 속도대로 읽으며 뒤늦게 나마 따라가고 가끔 덧글 구경하러 올게요~ ㅜㅜ
몸은 좋아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얼핏 다른 방에서 아프셨다고 읽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뵈니 좋네요. 이 책은 다들 쉽지는 않은듯 합니다. 저도 조금은 버거워 임시정부와 김규식을 전반적으로 다룬 책을 읽을 생각입니다. ㅠ
@borumis 님 건강 챙기시고 한번씩이라도 이렇게 함께 해주시면 넘 좋지요^^
전 2권까지 다 읽었는데 3권은 일주뒤인 다음주말에나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때까진 <3월1일의 밤>을 재독하고 <몽유병자들>을 마저 읽고 있겠습니다. <바벨>도 예상과는 달리 독립운동 비슷한 컨셉이라 김규식 책과 병행독서의 맛이 배가되었습니다. 그나저나 2권까지 읽어보니 사람마다 사연 없는 경우는 없겠지만 김규식의 삶도 참, 안쓰럽네요.
@밥심 3권의 김규식은 더 안쓰럽습니다; 병행 독서하시다가 다시 합류하세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너무 힘든 삶처럼 느껴지지만, 멋지게 살아 보고 싶은 사람들이 동경할 만한 재능과 시대상황인 것 같아요. 제가 남의 삶을 그렇게 부러워 하지 않는데, 읽다 보니까 김규식의 삶이 좀 부럽더라고요.
벽지까지 뜯어먹으며 본능적으로 삶을 이어가던 어린이 시절, 외국인의 도움을 받았으니 그의 영향력에 따라 하기 싫은 일도 해야했을테고, 파리에서의 활약을 통해 여러 동족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으나 뇌종양 치료비를 받았으니 더 이상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도리상 할일은 해야했던 김규식의 삶은, 비록 그의 재능과 성취가 부러운 면도 있으나, 내 삶이 아니라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네, 정말 짠했어요. 어제 분량을 읽다보니 마음이 아프더군요.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게 만고의 진리라지만, 이승만 같은 인간들은 뻔뻔하게 잘 누리고 살던데요. 김규식같은 “원칙론자”는 꼭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거나, 자신이 받은 것 이상으로 치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원칙대로 살면 쪽박찬다 잖아요. 적어도 원칙대로 살면 기본은 하고 사는 것이 되어야하는 건데.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5일 목요일은 6장 4절 '파열: 이승만과의 결별'부터 7장 1절 '미 육군 수송함 토머스 호 밀항 실패'까지 읽습니다. 2권 387쪽부터 417쪽까지입니다. 결국, 참다 참다 못한 김규식은 이승만과 결별하고(스포일러가 되자면, 이 시점에 김규식의 다음 행보가 예견되어 있었죠) 다시 상하이로 돌아올 길을 찾습니다. 심지어, 미 육군 수송함 토머스 호 밀항까지 염두에 두게 되는데요. 이 시점에 구미의 독립운동가가 중국으로 돌아오는 게 그 시점에서는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 읽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지금도 여권/비자의 힘이 막강하긴 하지만 뉴스나 영화를 통해 맘만 먹고 돈만 있으면 어둠의 경로를 통해 밀항을 너무나 쉽게 하는 것을 듣고 봐와서 그런지 20세기초에 책에서 말하듯 그토록 여권/비자 없이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이 어려울 줄은 저 역시 상상못했습니다.
p208 이상과 같이 신한청년당이 조직된 후 김규식이 파리에 파견되는 과정, 그리고 파리로 가는 도중 김규식의 활동을 종합하면 여운형을 중심으로 한 신한청년당 활동에는 새로 부상하던 신흥 소장그룹의 기획. 돌파. 활동력과 구래 상해지역 독립운동 그룹의 연계망과 활동 방략이 결합되어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신한청년당과 동제사가 서로 기맥을 상통하며 각자의 장점과 연계망을 활용해 적극 움직이면서 2.8 독립선언과 3.1 운동의 교량이 만들어졌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제 1차 세계대전 종식과 파리강화회의 개최라는 국제정세의 변화, 상해, 샌프란시스코의 파리강화회의 대표 파견 시도라는 해외 독립운동의 자극과 그 연장선상에 놓인 동경 2.8독립선언은 결국 3.1독립선언이라는 국내적 대폭팔을 이끌어냈다. 해외와 국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이러한 메아리 효과는 다시 해외에서 독립운동의 대고조와 상해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한국 독립운동사상의 일대 성취를 이뤄냈다. p227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신한청년당 밀사들은 파리, 서울, 간도, 블라디보스토그, 동경에 파견되었고, 2.8독립선언과 3.1운동의 출발에 크게 기여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2백만 한국인이 참가한 3.1운동의 대폭팔은 한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했다. 3.1운동은 일제강점기 한반도를 비추는 한줄기 빛이었다. 3.1운동으로 시대가 전변되었으며 3.1운동은 이후 시대와 후예들이 추구해야 할 민족 에너지의 대폭발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3.1운동을 전후한 시점에 한국인들 속에서는 첫째 피리강화회의, 둘째 윌슨과 미국, 셋째 기독교 혹은 만국공법에 따른 정의와 인도에 의지해 독립을 찾으려는 기대와 시도가 존재했다. 즉, 외교독립노선, 미국와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기독교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p233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3.1운동의 민족사적 좌표는 바로 이 지점에 있었다. 한국인들이 비극적 자의식과 절망적 자기정체성을 극복하고 능동적이며 자주독립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자기정체성을 획득했고 일본 제국주의와 세계를 향해 이를 표출했던 것이다. 한국역사상 최초로 한국인이 스스로를 역사의 주인공으로 정립시키고 호명했던 것이다. 200만명 이상의 민족적 에너지가 표출된 이 시간과 공간을 통해 한국 역사는 재탄생 될 수 있었다. 3.1운동의 가장 큰 역사적 교훈은 한국인들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자긍심을 갖게 되었고, 독립할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를 품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 이후 독립운동은 모두 3.1운동을 기준으로 삼게 되었다. 3.1운동은 한국 독립운동이 의지할 수 있는 역사적 언덕이 되었고 1920년대 이후 독립운동의 활성화는 모두 3.1운동의 후기였다. p237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이승만, 윤치호, 이광수, 서재필 등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들 때문에 혼란스러운 면이 있는데요. 마침 재독 중인 <3월 1일의 밤> 말미의 나가는 글에 이런 문장이 있어 옮겨봅니다. ‘한편으로는, 옥관빈, 윤치호, 이광수… 그런 문제적 생애를 다 추방하고 나면 내 자아가 얼마나 앙상해질까 싶다. 이 책을 통해 문학사적으로는 이광수 대신 심훈을, 또 염상섭을 세워 보려 노력했지만, 그렇다고 이광수를 망각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이광수를 몰아내는 대신 그와 대결하고 싶다. 그는 아직 내게 맞설수록 새로운 대상이다. 그러므로 적대와 분할이 기승스러워지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삼일운동의 봉기 대중처럼, 대결할지언정 누구도 추방하지 않는 세상을 꿈꾸어본다. 죄를 묻고 벌을 정해야겠지만 궁극에는 모든 존재를 품는 그런 질서를. - <3월 1일의 밤, 557-558쪽>‘
와, 저자가 그런 멋진 말을했군요. 1년전 일이라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군요. ㅠ 정말 이광수는 좀 알고 싶은 사람이긴 합니다.
오!! 멋집니다 전 <3월 1일의 밤>을 읽지 않았는데 이 책과 같이 읽는다면 이해나 감상의 깊이가 훨씬 깊어질거 같네요 정말로 우리나라 근대역사를 다루기 어려운 점들이 이부분인거 같네요. 시대상도 너무 혼란스럽고 인물에 대한 선 악의 구분이 정말 힘들고 불명확한거 같네요 혼탁한 시대상과 인물들이라도 다음 걸음을 위해서라도 그들의 행적을 깊이 다루고 연구해야 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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