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렇지 않아도 궁금해서 찾아볼까 했거든요.
아리랑을 20대에 저도 읽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이제 50즈음에 다시한번 읽어봐야겠네요 ㅎ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D-29

오구오구

stella15
ㅎㅎ 저는 이 나이 먹도록 조정래는 읽어 볼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반성합니다. ㅠ

YG
@stella15 책은 모두 시대적 역할이 있는데, 제 짧은 견해로는 조정래 작가의 책은 그 역할이 다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봐요. 굳이 읽으실 필요 있겠나, 싶습니다만. :)

stella15
아, 그런가요?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위로가 되는데요? ㅎㅎ 그래도 이 책이 한창 인기있었을 때는 제가 구한말, 개화기 뭐 이런데 관심이 없어서 읽을 필요를 못 느꼈다가 요즘 관심이 생기니까 덩달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요즘 영화 <왕사남>이 뜨니까 이광수의 <단종애시>가 옷을 새로입고 서점에 출격했더군요. 예전같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텐데. 책은 돌고도는 것 같아요.

향팔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의 강력 추천으로 <아리랑>과 <태백산맥>을 읽었어요. 그때 그 책이 얼마나 난리였는지, 배달하던 신문지 하단에 “이제 대학생이 되셨다면 태백산맥을 넘으세요”(?) 같은 광고 문구가 있었던 게 아직 기억나네요. 어릴 때는 혼자 막 분노하면서 재미있게 유용하게 잘 읽었고 오랫동안 집에 보관하다가, @YG 님 말씀대로 이제 다시 읽을 일은 없을 것 같아 10년 전 이사할 때 몽땅 처분했지요.
조정래의 <한강>은 20대 때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중간에 때려치웠답니다.

stella15
ㅎㅎㅎ 그러니까 조정래는 딱 <아리랑> 까지만! 사실 저도 20대 초중반 무렵에 오빠가 <태백산맥> 한 질을 산 적이 있는데 그땐 읽어 볼 생각도 안 했습니다. 그러다 이사하면서 오빠가 버렸는데 버리지 말고 끌고 올 걸 그랬나 한 3초 후회한 적이 있었죠. 그때 조정래 작가 정말 인기가 하늘을 찔렀죠. 그 시절 남성작가 트로이카하면 이문열, 황석영, 조정래가 아니었나요. 그때 모 대학 국문과 과제가 <태백산맥>을 읽고 감상문인가 레포트를 내는 거라고 하던데, 어떤 학생이 책 읽기 싫어 그냥 영화 보고 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었죠. 요즘 같으면 이해할 것 같기도한데 말입니다. ㅎㅎ 저도 그땐 역사소설엔 영 흥미가 없어서 말입죠. 지금은 생각만 그렇지 언제 읽겠단 계획은 없습니다. ㅋ

향팔
아 맞아요 영화도 있었군요. 스틸컷을 찾아보니 고 안성기 님이 참 젊으시네요. 그러고보니 오래전에 일 때문에 광주에 갔다가 벌교에도 살짝 들른 적이 있었는데, 태백산맥 문학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더라고요. 그때는 일행이랑 대강만 휙 둘러보고 꼬막에 쏘주 먹으러 가기 바빴었네요.


stella15
아, 그러고보니 그곳에 조정래 문학관 있지 않나요? 전에 TV 보니까 어디 있다고 들었는데. 암튼 거기가면 그가 쓴 육필 원고가 사람 키 보다 높이 쌓였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일행이 향팔님처럼 문학에 관심있어 하는 분이 아니셨나 봅니다. 하하.

향팔
맞아요, 문학관도 있었고 그 거리 전체가 태백산맥 문학거리였던가 그랬어요. 보성여관도 있고 소화의 집도 있고…. 일행들도 거의 그 책을 읽어본 사람들이었지만 그땐 저도 그렇고 다들 책보다는 꼬막에 정신이 팔려 있어서 문학관에는 아예 들어가볼 생각도 안했답니다 ㅎㅎ

stella15
ㅎㅎ 꼬막이 그렇게 맛있었나 봅니다. 문학도 있을만큼. 맛있으면 됐죠. 미각 있고 문학있지 문학있고 미각있겠습니까? 하하

향팔
벌교 꼬막 정말 맛있었어요! 거의 밤새 쏘주를 깠던 기억이 ㅎㅎ

향팔
오, 감사합니다! 공부가 많이 되었어요.

적륜재
예전에 찾고 있던 테마가 있어서 처음 이 시기의 독립운동 관련된 사람들을 리서치를 시작했었던 때 좀 갈등이 많이 되었습니다. 내가 독립운동을 한다고 위인들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그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반목하고 싸우고 분열되고 수도 없이 지리멸렬해지고 그런 모습이 끝없이 나오는데, 게다가 그런 일들을 상세하게 기록해둔 자료도 그 안의 사람 중에 밀정이 되어 정보를 제공한 일본측 자료들이고.
그런데 그러면서 비슷한 시기에 다른 민족들, 한국의 독립운동 하던 사람들이 모델로 삼았던 체코, 아일랜드 같은 나라들의 자료도 찾아보게 되고,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의 자료들도 계속 보다 보니, 조금 다른 시각이 생겨났었습니다. 아, 이 사람들이야말로 나랑 다른 데가 없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었구나. 생각이 다르고 방향이 다르고 행동이 다른 것도 '사람'이라서 그런 거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뭉뚱그려 그냥 '독립운동가들'이 아니라 그 사람 한명 한명이 각자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고 다른 인간관계를 맺고 그런데도 독립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선택을 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구 정치권(쏘련까지 포함해서)에 대해 외교적으로 활로를 모색하였던 김규식이나 이승만 모두 자신이 성장하고 만들어진 환경의 한계에 있었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어진 한계를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이 그런데도 그 한계를 넘어 각자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인간적으로 이해가 된다고 할지 속은 덜 상하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지금 우리는 '레이와 8년의 게이죠'가 아니라 2026년의 한국이라는 답안지를 들고 있으니까요. 김규식의 책을 읽어나가고 있는 동안 그런 생각을 계속 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YG
@적륜재 님 말씀에 100퍼센트 공감합니다. 평범한 사람들. 각자의 한계가 있었던 사람들. 저는 한때 인도 독립운동사를 열심히 들여다본 적이 있는데, 거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오구오구
아. 저도 공감합니다. 개별적인 인간으로서 다양성이라는 개념으로 당시 독립운동가들에게도 적용해야 하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있다는것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stella15
그러니까요. 김규식을 생각하면 이승만이 정말 나쁜 사람 같은데 이승만도 나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란 말이죠. 그래도 끝 까지 김규식을 버리지 않으려 했던 점도 그렇고. 또 이승만도 왕족이었다고 항상 꽃길만 걷진 않았다는 것도 그렇고. 독립은 의기나 의분만으로는 할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거 같습니다. 그 시대 평범한 사람들중엔 독립을 반대한 사람도 있을 거란 말이죠. 근데 당대 지식인들 세도가들이 반대하면 매국노가 됐다는 것도 다시 생각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저 시대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감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결국 독립을 공부하는 것도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연해
"뭉뚱그려 그냥 '독립운동가들'이 아니라 그 사람 한명 한명이 각자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고 다른 인간관계를 맺고 그런데도 독립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선택을 한 거라는 생 각이 들었습니다."라는 말씀, 너무 공감됩니다. 조금 더 인간적으로 이해가 된다는 말씀도요. 역사적 인물들의 일대기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타이틀이 갖는 기대치가 있는 것 같아요. 거룩한 일을 도모한 분들일수록 기대감도, 실망감도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고요. 이름 있는 작가들에게 유독, 도덕적 감수성을 기대(혹은 강요)하는 것도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고.

꽃의요정
예전에 어디선가 읽은 '선한 의지만 모여도 갈등은 일어난다.'란 문장이 떠오릅니다.
게다가 다들 별 것 아닌 것에서 조금씩 실망하다 흩어지고요. 대의는 참 어렵네요.

stella15
아, 그렇군요. 동감입니다. ㅠㅠ

향팔
@적륜재 님의 글을 읽다보니 학생 때 봤던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 생각나네요. 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함께 싸우던 형제가 서로 투쟁 방향에 대한 생각과 노선이 달라지며 내전에 휘말리게 되는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1920년 아일랜드. 젊은 의사 데이미언은 런던의 병원에 일자리를 얻지만, 아일랜드인에 대한 영국 군대의 횡포를 목격하고 형 테디와 연인 시네이드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아일랜드의 독립운동에 뛰어든다. 그리고 마침내 영국과 평화조약을 맺게 된 아일랜드, 그러나 일부 지역 자치만 허용한다는 영국의 발표에 데이미언은 형 테디와 심한 대립 관계에 놓이게 되고 연인 시네이드와의 애정 관계마저 이상이 생기는데… 조국의 자유를 위해 형과 사랑하는 연인과의 위기를 맞게 된 데이미언의 엇갈린 운명과 선택이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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