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D-29
저도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당시 대학생으로서는 상당히 큰 돈을 준다는 아르바이트를 한 달 집중해서 한 적이 있는데(그렇게 번 돈의 반은 당시 학교 앞 사회과학 서점 살리기 운동 자금으로;;;) 구로의 간판도 없는 논술 학원에서 조교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이었어요. 고3 학생들이랑 같이 강의 듣고, 글 써오면 일차로 첨삭해 주고, 코멘트해 주는 그런 아르바이트였었어요.그런데 그때 그 강사들이 다 왕년의 운동하셨던 분들. :) (그 가운데는 지금은 대학 교수 된 분도 있고, 유명한 셀럽 지식인이 된 분도 있고 등등등.)
외국인들에게 학원이란 개념을 설명하기가 참 힘든데, 학원만큼 우리나라 국민의 생계를 책임져 주는 직업군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제 제 친구 아들(이 아이는 아버지가 의사고 강남 부잣집 아이인데, 80년대 고학생처럼 과외를 하루에 3개씩 밥도 안 먹고 뛰고, 들어갔던 의대가 맘에 안 든다고 더 좋은? 의대를 집에 부담 될까봐 알바하면서 반수해서 들어간 아이)은 '시험문제를 만들어서 파는' 알바를 하더라고요. 허허. 이런 알바가 있다는 것도 어제 처음 알았습니다. 이 아이에 대한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더 있지만, 사교육 시장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하더군요. 참고로, 김규식 씨와 다르게 이 아이는 어학쪽은 아니고 수학쪽에 재능이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사라지지 않을 직업군이 학원과 사교육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욕망을 추구하는 직업... 가난했던 그 시절부터 풍요로운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하는 분야 ㅋ
안 그래도 어제 친구들이 AI 때문에 걱정이 엄청 많던데, 저만 태평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었어요. 아무리 AI가 발달을 해도 제가 가르치는 건 제 학생에겐 외국어라서요. 외국어라는 게 번역기 돌리는 건 쉽지만, 배우는 이유는 본인이 '직접' 이야기 하고 싶은 거잖아요. 게다가 외국어 잘하면 있어빌리티 최강자처럼 보이는 환각 효과도 누릴 수 있고요. 게다가 제가 일할 수 있는 것도 최장으로 봐도 15년 정도라....너무 제 생각만 하고 인류애가 없는 사람이네요. ^^;;
저의 직업은 AI에 곧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데, 퇴직까지 남은 시간 고려하면, 저는 막차 탄 상태라...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어요. 인류애 없는 일인 추가입니다.
와~ 그런 일도 있나요? 저도 처음 듣습니다. 사교육에 대한 그 말도 안되는 이야기 더 듣고 싶네요. 썰 좀 풀어 주시죠. ㅋ
그거슨....개인정보....ㅎㅎㅎ (정필링쇼에 나온 '말바우 시장 미용실 사장님 편' 따라해 봤어요) ^^
@꽃의요정 @stella15 아, 모르시는구나. :) 제 또래 가운데 40대 끄트머리인 지금 시점에서 보면 아주 큰 돈을 번 친구들은 대개 20대, 30대 때 무엇인가, 안 풀려서 학원가로 간 친구들입니다. (인생사 세옹지마) 그들에게 가끔 학원가 소식을 듣곤 하는데, 아주 그럴듯한 의과 대학 많이 보내는 기숙형 재수 학원으로 유명한 곳이 있잖아요? 그 원장도 제 또래로 알고 있는데, 그곳이 처음에 명성이 높아진 이유가, 가장 최근에 입시를 치러본 학생에게 싼 값에 시험 문제를 여러 세트 받아서 모의 고사 시장에서 적중률을 높인 탓이었다고 합니다. 지인 아들내미도 아마 그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입시와 절연한지가 하도 오래된지라 우찌알게습니꺼. 그러니 의대 증원 시켜놨으니 학원가가 들썩거리겠군요. 하긴 사교육 혁파. 그거 개에게 준지 오래죠.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 거기서 나오는 돈이 얼만데. 정신이 확~ 드네요. ㅎㅎ
요즘은 AI와 의대진학 때문에 어학보다 수학능력자가 인정받는 시절이지요^^ 문제를 만들어 팔다니 진정한 능력자이네요!!
공부 잘하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알바 아닐까요? (그래서 제가 몰랐던 거 같아요...소곤소곤)
ㅎㅎ저도 한 몇 번은 환생해야 가능할지^^;; 딸들에게도 제가 도저히 자신없던 것들은 강요하지 않고 있습니다 ^^
그 친구들 다들 학원강사 아니면 용산 전자상가. ㅎㅎㅎ 지금은 다들 대치동과 판교에 살더군요.
간만에 들어와서 이 글을 읽고.. 저도 실은 대학교 때 자취하면서 영어 과외도 많이 했지만 논술학원에서 첨삭 알바한 적 있었는데 그때 그냥 사교육 시장으로 진출했으면 지금보다 잘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안그래도 그 당시까지는 공부에도 성적에도 별 생각이 없이 시험 보면 보고 숙제 내라면 내고하다가 대학교 때 심하게 공부에 대한 현타가 오면서 방황했던 것 같아요. 저는 아빠가 외교관이어서 아빠나 주변 아저씨들 (예: 전 UN총장 및 전 외교부 대사 등)의 일을 지켜보면서 나는 솔직히 저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지만 주변에서는 언어 능력이 좋다고 은근히 아빠를 따라 외교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갑자기 고3때 문과에서 이과로 전향했을 때 다들 놀랬지만 전 어차피 문과를 했어도 인류학과나 사회학과를 했지 외교에 대한 관심이 1도 없었어요. 솔직히 전 그 당시 정치인처럼 외교관도 떠들기만 하고 그게 얼마나 세상에 도움이 되는지 와닿지 않고 부질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어쩌면 이과로 갑자기 바꾼 걸지도 모르지만.. 근데 또 이과로 가서도 어느 정도 부질없는 허무를 느낀 것 같아요. 특히 지금 제가 가려고 했던 과나 다른 과에서도 필수적인 부분은 오히려 사람들이 다 기피하고 돈이 되는 부분에만 모이고 사람들이 이공계로 아이들을 보내는 이유도 결국 취직을 위해서 보내는 거라고 생각하니... 2권을 마치고 3권으로 넘어가면서 이승만과 서재필같이 실제 일은 안 하면서 욕심은 많은 정치인들, 그리고 입으로 떠드는 이상과 다른 현실적 이익을 따르는 열강들의 모습을 보면서 @밥심님 말대로 좋은 보직의 리더들은 따로 있고 실제 힘들고 보상이나 인지도도 낮지만 필요한 분야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은 어딜 가든 역사에서 묻혀버리는 존재들인가..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치동 학원가가 유명해진 걸까요? 궁여지책이 큰 일을 해내기도 하는가 봅니다. 노량진은 공무원 지망생들의 메카 아닙니까? 그것도 뭔 사연이 있을까요?
제가 아는 분도 있어요. 80년대에 공부를 제대로 하기 어려웠고 취업도 어려우셨던 거 같더라구요 학원을 작게 운영하셨는데 그것으로 돈을 꽤 버셨고 나중에는 사업을 하셨어요 제조업도 하고 중국집도 운영하시고. 저는 원래 사업가 인줄 알았는데 그런 사연이 있더라구요 뭔가 재능이 있고 재능을 잘 살리고 ㅋㅋ 좋죠. 김규식은 중국어도 원어민 수준으로 잘 한거죠? 어학에 재능이 있고 열정도 있고 기숙학원 운영도 하며 생활인의 삶을 살고. 여러모로 놀라며 읽고 있네요!
주말에 읽었던 대목 가운데 저는 이 부분이 마음에 밟히더라고요. 독립 운동가 아버지를 둔 아들의 고통;
김규식의 자식들 가운데 가장 큰 고통을 당한 것은 큰아들 김진동(1910~1997)이었다. 열 살도 안 된 어린아이가 부모 없이 외딴곳에 맡겨지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반복 지속된 것이다. 서울, 장가구, 천진, 고륜, 상해, 치치하얼, 상해로 이어지는 그의 유소년기에 친모가 사망하고, 고모부(이태준)는 살해되고, 외삼촌(김필순)은 급사하고, 부친은 늘 부재했으며, 계모도 생사가 목전이어서 그는 의지가지없이 계모의 친가에 맡겨져야 했다. 김규식이 김순애와 재혼했을 때 김진동은 아홉 살이었다. 그러나 그의 생애 거의 대부분 아버지로서 김규식의 따스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언제나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아버지의 역할을 김규식은 거의 할 수 없었고, 하지도 않았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3권 3장, 3절, 231~232쪽, 정병준 지음
진짜 절절하네요. 김규식 자신도 유년시절이 팍팍했는데 그 아들도 나을게 없으니. 그래도 김규식은 언더우드도 만나고 유학생활은 행복하지 않았습니까. 김진동은 인생 어느 한 순간이라도 행복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저 시대에 그런 사람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만. ㅠㅠ
아..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 이야기도 생각나네요. 첫째 아들은 어릴 때 독살되고, 둘째 안준생은 구걸을 하며 살다가 일제에 적극 협력하는 바람에 전국민적으로 욕을 먹었고 결국은 젊은 나이에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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