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미·기독교 민족주의자는 돌연 이르쿠츠크파 고려공산당 후보당원이 되어 모스크바 외교의 주역이 되었다. 그가 건너온 프랑스 파리, 미국 워싱턴, 러시아 모스크바는 외교의 다른 장소일 뿐이었지만, 자신이 대표해 온 임시정부를 대체하고 국민대표회의를 통해 새로운 조직체를 수립하겠다는 계획은 완전한 대변신이었다. 이 외교적 시도와 계획은 상해파의 격렬한 반대와 임시정부 특사단의 감정적 반발을 불러왔다. 상해파-이르쿠츠크파-임정 세력 간 대충돌 와중에서 김규식은 1918년 이래 자신이 걸어온 길을 부정함으로써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규정하게 된 셈이다. 상해파는 그가 상해 임시정부 대표로 친미 외교 활동을 벌인 주역이라고 비난했고, 임시정부 특사단은 임정을 폄하하는 가장 사악한 인물이자 중풍환자·기회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코민테른이 그의 고려공산당 활동을 중단시키기에 이르자 짧은 고려공산당원 생활도 사실상 중단되었다. 그의 삶을 규정해 온 상해 임시정부와의 연계망, 인간관계의 그물망은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은 듯했다. ”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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