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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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4월에 이르러 중국국민당은 광복진선(한국독립당)과 민족혁명당의 병존, 한국청년전지공작대(광복군)와 조서의용대의 병립을 결정한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중국국민당이 제1차 반공고조기(1939.12~1940.3)에 접어들면서, 국공합작 대신 중국공산당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을 개시하는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중국국민당 반공 활동은 환남사변(1941.1)으로 폭발했으며,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공산주의자들의 영향이 적지 않던 조선의용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조된 반면 반공적 입장이 확실한 임정을 우대한 결과 광복군 창설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모스크바와 워싱턴의 과거와 현재를 극적으로 대비시킨 이 연설을 다른 사람이 아닌 파리강화회의 특사 김규식이 행한 것이다. 핵심은 간단했다. 과거 모스크바는 제국이 폭정과 팽창을 대표했고 워싱턴은 미국식 자유주의, 민주주의, 번영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세상은 정반대로 변했다. 모스크바는 세계 프롤레타리아운동의 중심으로 극동의 피압박 인민들의 혁명운동을 환영하는 반면 워싱턴은 세계 자본주의 착취및 제국주의적 팽창의 중심이 되었다. 러시아혁명의 불꽃을 얻어 모든 제국주의 및 자본주의 세계체제를 잿더미로 불태우자고 외친 것이다. 코민테른이 하고 싶은 이야기였고 구미 외교의 경험자로 유명한 김규식의 체험담이기도 했다. p65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안공근은 안창호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었으며 이승만에 대해서는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대통령 이승만을 배제한 대러 비밀외교의 주역 이동휘에 대한 비판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안공근이 가장 격렬하게 비난한 것은 다름 아닌 김규식이었다. 김규식에 대한 평은 인신 모독적이었다. 안공근은 김규식에 대해 "영어와 중국어를 구사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인물""병세가 심각하다. 사지 중풍 증세가 종종 나타났다 사라진다. 사람이 완전히 환자가 되어 버렸다""날카로운 성격의 소유자"이고 "뇌수술을 받은 이후에는 완전히 비정상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다고 했다. 김규식은 "직접 신한청년당 명의를 도용해 모스크바에 도착"했고 "오직 개인적인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비난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김규식에게 이렇게 까지 비난할 일이 많은지 신기하네요^^;;
파리강화회의 특사 파견에 전력을 다함으로써 3.1운동 발생에 큰 기여를 했던 김규식과 여운형은 불과 2년 뒤 모스크바 외교로 방향을 전환했다. 두 사람 모두 이르쿠츠크파와 연관되었으나 모스크바에서 좀 더 적극적이었던 것은 친미적이고 합리적 인물로 알려졌던 김규식이었다. 때문에 김규식의 전환은 더 극적인 면모가 있었다. 또한 모스크바에서 김규식은 이희경 등 임정대표단, 이동휘 등 상해파 고려공산당과 대결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김규식이 얼마나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이해하고 수용했는지 불분명하다. 다만 이 시점에 한국 독립운동의 중요한 연대 및 후원의 대상으로 모스크바를 설정했던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 핵심은 자금 지원과 독립운동의 통일에 있었다. 모스크바와 연관된 김규식의 관성은 1923년 국민대표회의까지 이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김규식의 이러한 행적들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구소련이 해체되고 문서보관소가 개방된 후에야 알 수 있게 된 사실이다. 유연한 여운형과 고지식한 김규식 1921-1922년 모스크바행에서 우리가 마주한 두 인물의 일면이었다. p112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동아일보>와 <신한민보>등에 따르면 김규식은 1924년 6월 초순 상해 인성학교 안에 예비 강습소를 설치했다. 1923년 블라디보스토크로 건너가기 전 중한국민호조사 상해총사가 시도한 인성학교 내 중국어학교, 김규식 중심의 남화학원의 연장선이었다. 다른 한편 1924년 9월 일제의 정보보고는 김규식이 상해 프랑스 조계 동방대학에 영어교사로 취직했다고 쓰고 있다. 이렇게 김규식의 블라디보스토크 여정은 끝을 맺었다. 그의 일생 중 가장 치열하게 극단으로 달려간 시기였다. 독립운동 세력의 통일을 지향했던 김규식은 임정의 분열, 국민대표회의 실패, 국민위원회의 우극에 도달한 후에야 멈춰섰다. 파리-워싱턴-하와이-시드니-상해-고륜-이르쿠츠크-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로 이어진 1919년부터 1924년까지 김규식의 대여정은 파란 속에 끝을 맺었다. p194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국민대표회의가 실패로 귀결된 이후 한국 독립운동은 큰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웠다.파리강화회의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새로운 세계질서의 재편과 영구평화, 민족자결주의에 대한 기대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면, 국민대표회의는 임시정부의 외교노선 실패에 근거한 새로운 방향 모색이었다. 전자가 미국과 파리강화회의에 대한 기대와 재미한인들의 재정적 후원에 기초한 것이라면 후자는 러시아에 대한 희망과 러시아의 재정적 후원에 기초한 것이었다. 국민대표회의가 실패한 후 이승만의 <태평양잡지>(1924.10)는 이승만이 원치 않는 대통령을 맡은 것은 상해 모씨, 즉 안창호의 권고를 이기지 못한 것이며, 그 증거가 구미위원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신한민보>는 이렇게 반박했다. "국민대표회의 실패는 한성정부 파괴자의 실패보다 그 죄가 경하다. 피로 세운 한성정부가 국민대표회의 때문에 파괴된 것이 아니고 대통령 문제 때문에 파괴된 것이며 한성정부가 파괴되었기 때문에 국민대표회가 생김이다" p197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김염은 상해 복단대학 시절 김규식의 보수가 아주 보잘것없어서 김순애가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을 상대로 하숙을 치면서 생활을 꾸려갔다고 기억했다. 김순애 역시 김규식의 대학교수 월급이 은화 200원이었는데 자신이 와이셔츠 공장을 차려서 월 200원을 벌어 생계에 도움을 주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김염은 김규식의 첫째 아들이자 고종사촌이던 김진동과의 불화를 기록했다. 성격이 까탈스럽고 자신을 몸종처럼 대하며 집안일 뿐 아니라 자기 일도 맡기고 잔소리하며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p228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의열단 창립 이래 애국적 청년·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의열투쟁의 선봉이며 가장 치열한 삶의 전형으로 알려진 김원봉과 민족혁명당은 소극적 노선을 추구하는 보수주의자로 청년 군관들의 비판 대상이자, 공산주의자들의 비난 표적이 된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와 상황 속에서 현실적 판단과 이성적 입장은 이상주의적 열망과 공산주의자들의 선전에 허물어졌다. 중국 관내에서 진보적이고 적극적 입장을 자처했던 김원봉과 민족혁명당은 급진적 민족주의 청년들과 공산주의자의 결합 속에 변명과 주저하는 태도의 보수주의자로 위치 지워졌다. 반공적인 중국국민당 군사위원회와 특무기관 남의사의 지원을 받는 상황 속에서 급진적·좌파적 지향을 견지한다는 김원봉의 입장은 중국공산당 및 팔로군과 결합해 동북노선을 주장하던 최창익 등 진짜 공산주의자들의 주장에 선명성을 잃었다. 반공적 중국국민당의 후원을 받으면서 진보적·좌파적 노선을 지향한다는 김원봉의 존재론적 한계였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즉, 1940년 4월에 이르러 중국국민당은 광복진선(한국독립당)과 민족혁명당의 병존, 한국청년전지공작대(광복군)와 조선의용대의 병립을 결정한 것이다. 중국국민당이 유일하게 인정했던 한인 무장부대였던 조선의용대의 위상이 저락하고, 김구의 지원을 받는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대한 후대가 두드러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중국국민당이 제1차 반공고조기(1939. 12~1940. 3)에 접어들면서, 국공합작 대신 중국공산당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을 개시하는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중국국민당의 반공 활동은 환남사변(1941. 1)으로 폭발했으며,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공산주의자들의 영향이 적지 않던 조선의용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조된 반면 반공적 입장이 확실한 임정을 우대한 결과 광복군 창설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또한 시대 상황의 변화에 따른 일련의 사태가 위기의식을 고조시켜, 조선의용대 주력이 화북으로 북상하게 된 것이다. 중국국민당의 지원과 지지를 둘러싼 김구-김원봉의 대립과 대결은 중일전쟁과 환남사변 사이의 시대 상황에 따라 출렁거렸던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중국국민당은 전후 대한정책의 일환이자 영향력 관철을 위한 중심축으로 임시정부와 광복군을 후원했다. 중국의 이해관계와 한국 독립운동가들의 요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임시정부와 광복군의 위상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중국공산당도 항일전쟁과 국공 대결이라는 이중 압력 속에서 정치조직 화북조선독립동맹과 군사조직 조선의용군을 후원함으로써 전후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려 했다. 태평양전쟁기는 독립전쟁을 향한 한국 독립운동 세력의 투쟁이 고조되고, 한중·한미 간 국제연대가 본격화되는 시기였을 뿐 아니라 전후 대한국 영향력 확보를 둘러싸고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 한국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쟁탈하려고 각축하는 시기였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사상ㆍ이념의 차이는 결정적이거나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상대방에 대한 태도와 자세, 인간적 존중과 신뢰의 차원이었다. 민혁당이 청년층의 진보적ㆍ급진적 시대 인식을 대표했다면 한독당은 수십 년 혁명 경험과 그에 근거한 노년층의 지사적 태도와 자기 확신을 반영했다. 청년층과 노년층이 각자 가지고 있던 부동의 자기 확신과 비타협적 태도가 충돌하고 파열한 것이다. 청년의 패기와 노년의 지혜가 서로를 포용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p. 416, 정병준 지음
저도 이 부분 밑줄 쳤어요. @YG 님의 설명으로 각 인물들의 나이 차이를 알게 되니 더 와닿는 대목이네요.
1942년 11월 김규식이 임시정부 국무위원에 선출된 것은 이 시점에 임시 정부와 민족혁명당 모두 김규식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동의한 결과였다. 김규식의 중경 복귀가 더 필요한 쪽은 민족혁명당이었을 것이다. 김구ㆍ이정천ㆍ유동열 등 임시정부와 한국독립당의 대표적 인물에 맞서 민족혁명당을 대표할 사람으로 김규식만 한 인물이 없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p. 435, 정병준 지음
김규식은 사천대학을 떠나 1943년 1월 10일 부인 김순애와 함께 중경에 도착했다. 김규식은 "이제 교편을 던졌고 나의 여생을 가져 나라에 받치고 임시정부에 충성을 다하기로 결심"했다며 "일체의 과거사를 다 쓸어버리고 임시정부에 들어와서 모든 동지들과 합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p. 441, 정병준 지음
2권을 읽으면서 질문이 몇 가지 생겼는데 1. 미국공사관에 전달한 청원서 중 절차개요를 보시면 (3) 사실 전달 - c. 역사적 사실 - 2. '일본인에 대한 한국인의 인종적 증오감' 소제목이 있는데요. 저는 이걸 보면서 내용은 정확히 모르지만 이걸 역사적 사실이라고 전달하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청원서가 열강의 동정과 지원을 얻기 위한 것이고 여운형이 크레인에게 수교한 청원서처럼 하나님의 섭리(By the will of God)나 정의/인도/평화에 대한 회의에서 얘기할 만한 내용인가..싶기도 했어요. (반대로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의 인종적 증오감이라면 모를까;;;) 2. 신한청년당이 파리강화회의를 위해서 열일하고 있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있었다고 하는데.. 김규식은 아직 후자나 신한청년당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고 여운형과 다른 노선으로 갈 것 같았지만 결국 이승만 서재필 등 다른 문제적 인물들과 재미위원회 및 임시정부의 분열된 상황, 위선적인 열강의 냉담 등에 부딪히며 결국 여운형과 뜻을 같이 하게 된 것 같은데.. 안창호 및 다른 재미위원회나 임시정부의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서재필은 이미 10년 독재를 그당시부터 운운하고 이승만과 짝짜궁으로 부패 및 무능에 빠져있는데 왜 이런 자들을 미국 및 상해에서는 지도자로 굳이 애국금을 없애고 공채표로 바꾸고 그의 말을 다 들어주면서까지 이승만을 계속 고집했을까요? 저라면 애초에 손절했을 텐데;;; 전 그 부분이 잘 이해가 안 갔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21일부터 이번 주말에는 3권 7장 1절 '김원봉-민족혁명당과 한길수-재미한인사회의 연계'를 읽습니다. 439쪽부터 471쪽까지입니다. @오구오구 님께서 "한길수, 이 사람 뭔가요" 하고 앞에서 말씀하셨는데요; 바로, 그 문제적 인물 '한길수'의 활약(?)과 중국 내 한국 독립 운동 세력의 갈등을 다루는 장입니다. 한길수는 김규식이 세 번째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1933년 7월 하와이에서 미군과 미팅을 주선한 인연으로 중한민중동맹단 미국 대표 자격을 얻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그 타이틀을 십분 활용해서 자기의 이름과 위상을 높입니다. 그 과정에서 반이승만 세력의 대표 주자가 되죠. 바로 이런 한길수에게 중경 임시정부-김구-이승만 세력에게 (거의 증오에 가까운)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약산 김원봉이 접근합니다. 김원봉이 한길수에게 보낸 서신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으니, 당시 중국 내 독립 운동 세력의 분열과 반목의 정도를 실감할 수 있어요;
아. 이런 내밀한 부분까지 알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요즘 정치권의 시끄러운 일들도 상기되면서 괴롭더라구요. 주중에 산책하며 가브리엘 제빈의 섬에 있는 서점을 읽으니 정화되는 느낌 ㅋㅋ 소설이 주는 효용인가 싶더라구요 저는 607쪽 시작하는데 주말에 다 읽을 수 있을거 같아요 다음달 벽돌책도 엄청 기대됩니다.
@오구오구 그게 역사 책 읽기의 효용이기도 하죠. 세상사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우리가 겪고 있는 지리멸렬과 힘듦이 결코 특별한 일이 아니다, 또 그러면서도 세상은 조금씩 변했다, 등등등;;;
역사책과 소설을 번갈아 읽어야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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