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D-29
즉, 1940년 4월에 이르러 중국국민당은 광복진선(한국독립당)과 민족혁명당의 병존, 한국청년전지공작대(광복군)와 조선의용대의 병립을 결정한 것이다. 중국국민당이 유일하게 인정했던 한인 무장부대였던 조선의용대의 위상이 저락하고, 김구의 지원을 받는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대한 후대가 두드러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중국국민당이 제1차 반공고조기(1939. 12~1940. 3)에 접어들면서, 국공합작 대신 중국공산당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을 개시하는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중국국민당의 반공 활동은 환남사변(1941. 1)으로 폭발했으며,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공산주의자들의 영향이 적지 않던 조선의용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조된 반면 반공적 입장이 확실한 임정을 우대한 결과 광복군 창설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또한 시대 상황의 변화에 따른 일련의 사태가 위기의식을 고조시켜, 조선의용대 주력이 화북으로 북상하게 된 것이다. 중국국민당의 지원과 지지를 둘러싼 김구-김원봉의 대립과 대결은 중일전쟁과 환남사변 사이의 시대 상황에 따라 출렁거렸던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중국국민당은 전후 대한정책의 일환이자 영향력 관철을 위한 중심축으로 임시정부와 광복군을 후원했다. 중국의 이해관계와 한국 독립운동가들의 요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임시정부와 광복군의 위상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중국공산당도 항일전쟁과 국공 대결이라는 이중 압력 속에서 정치조직 화북조선독립동맹과 군사조직 조선의용군을 후원함으로써 전후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려 했다. 태평양전쟁기는 독립전쟁을 향한 한국 독립운동 세력의 투쟁이 고조되고, 한중·한미 간 국제연대가 본격화되는 시기였을 뿐 아니라 전후 대한국 영향력 확보를 둘러싸고 중국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 한국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쟁탈하려고 각축하는 시기였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사상ㆍ이념의 차이는 결정적이거나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상대방에 대한 태도와 자세, 인간적 존중과 신뢰의 차원이었다. 민혁당이 청년층의 진보적ㆍ급진적 시대 인식을 대표했다면 한독당은 수십 년 혁명 경험과 그에 근거한 노년층의 지사적 태도와 자기 확신을 반영했다. 청년층과 노년층이 각자 가지고 있던 부동의 자기 확신과 비타협적 태도가 충돌하고 파열한 것이다. 청년의 패기와 노년의 지혜가 서로를 포용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p. 416, 정병준 지음
저도 이 부분 밑줄 쳤어요. @YG 님의 설명으로 각 인물들의 나이 차이를 알게 되니 더 와닿는 대목이네요.
1942년 11월 김규식이 임시정부 국무위원에 선출된 것은 이 시점에 임시 정부와 민족혁명당 모두 김규식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동의한 결과였다. 김규식의 중경 복귀가 더 필요한 쪽은 민족혁명당이었을 것이다. 김구ㆍ이정천ㆍ유동열 등 임시정부와 한국독립당의 대표적 인물에 맞서 민족혁명당을 대표할 사람으로 김규식만 한 인물이 없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p. 435, 정병준 지음
김규식은 사천대학을 떠나 1943년 1월 10일 부인 김순애와 함께 중경에 도착했다. 김규식은 "이제 교편을 던졌고 나의 여생을 가져 나라에 받치고 임시정부에 충성을 다하기로 결심"했다며 "일체의 과거사를 다 쓸어버리고 임시정부에 들어와서 모든 동지들과 합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p. 441, 정병준 지음
2권을 읽으면서 질문이 몇 가지 생겼는데 1. 미국공사관에 전달한 청원서 중 절차개요를 보시면 (3) 사실 전달 - c. 역사적 사실 - 2. '일본인에 대한 한국인의 인종적 증오감' 소제목이 있는데요. 저는 이걸 보면서 내용은 정확히 모르지만 이걸 역사적 사실이라고 전달하는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청원서가 열강의 동정과 지원을 얻기 위한 것이고 여운형이 크레인에게 수교한 청원서처럼 하나님의 섭리(By the will of God)나 정의/인도/평화에 대한 회의에서 얘기할 만한 내용인가..싶기도 했어요. (반대로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의 인종적 증오감이라면 모를까;;;) 2. 신한청년당이 파리강화회의를 위해서 열일하고 있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있었다고 하는데.. 김규식은 아직 후자나 신한청년당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고 여운형과 다른 노선으로 갈 것 같았지만 결국 이승만 서재필 등 다른 문제적 인물들과 재미위원회 및 임시정부의 분열된 상황, 위선적인 열강의 냉담 등에 부딪히며 결국 여운형과 뜻을 같이 하게 된 것 같은데.. 안창호 및 다른 재미위원회나 임시정부의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서재필은 이미 10년 독재를 그당시부터 운운하고 이승만과 짝짜궁으로 부패 및 무능에 빠져있는데 왜 이런 자들을 미국 및 상해에서는 지도자로 굳이 애국금을 없애고 공채표로 바꾸고 그의 말을 다 들어주면서까지 이승만을 계속 고집했을까요? 저라면 애초에 손절했을 텐데;;; 전 그 부분이 잘 이해가 안 갔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21일부터 이번 주말에는 3권 7장 1절 '김원봉-민족혁명당과 한길수-재미한인사회의 연계'를 읽습니다. 439쪽부터 471쪽까지입니다. @오구오구 님께서 "한길수, 이 사람 뭔가요" 하고 앞에서 말씀하셨는데요; 바로, 그 문제적 인물 '한길수'의 활약(?)과 중국 내 한국 독립 운동 세력의 갈등을 다루는 장입니다. 한길수는 김규식이 세 번째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1933년 7월 하와이에서 미군과 미팅을 주선한 인연으로 중한민중동맹단 미국 대표 자격을 얻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그 타이틀을 십분 활용해서 자기의 이름과 위상을 높입니다. 그 과정에서 반이승만 세력의 대표 주자가 되죠. 바로 이런 한길수에게 중경 임시정부-김구-이승만 세력에게 (거의 증오에 가까운)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약산 김원봉이 접근합니다. 김원봉이 한길수에게 보낸 서신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으니, 당시 중국 내 독립 운동 세력의 분열과 반목의 정도를 실감할 수 있어요;
아. 이런 내밀한 부분까지 알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요즘 정치권의 시끄러운 일들도 상기되면서 괴롭더라구요. 주중에 산책하며 가브리엘 제빈의 섬에 있는 서점을 읽으니 정화되는 느낌 ㅋㅋ 소설이 주는 효용인가 싶더라구요 저는 607쪽 시작하는데 주말에 다 읽을 수 있을거 같아요 다음달 벽돌책도 엄청 기대됩니다.
@오구오구 그게 역사 책 읽기의 효용이기도 하죠. 세상사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우리가 겪고 있는 지리멸렬과 힘듦이 결코 특별한 일이 아니다, 또 그러면서도 세상은 조금씩 변했다, 등등등;;;
역사책과 소설을 번갈아 읽어야 합니다 ㅋㅋ
참고로, 김규식이 다시 임시정부로 복귀하던 1942년 이미 만 61세였다는 사실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당시 이승만은 67세, 김구는 66세, 김원봉은 44세였어요! (당시 김일성은 만 30세!)
김규식도 태평양 전쟁 발발 이후 본격화되는 대일 투쟁에 동참하고자 하는 열망과 결심을 굳혔다. (만 61세였던) 1942년 11월 임시의정원이 김규식을 국무위원으로 선임한 것은 임시정부와 민족혁명당은 물론 김규식과의 사전 협의 및 동의에 기초한 것임을 의미했다. 1942년 11월 김규식은 공식적으로 임시정부와의 관계를 복원했으며, 민족혁명당으로 복귀를 결심했다. 1935년 홀연히 임시정부와 민족혁명당을 떠난 지 7년 만의 일이었다. 임시정부 복귀는 김규식, 임시정부, 민족혁명당 3자의 이해와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실현된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임시정부와 민족혁명당 내에서 김규식의 위치와 활동 공간은 출발부터 제약될 수밖에 없었다. 한독당과 민혁당의 정치적 타협의 결과로 조성된 공간 속에서 김규식의 역할은 정치적 조정자와 완충 지대로 규정되었다.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으며, 독자적 목소리는 불가능한 환경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3권 6장 3절, 437쪽, 정병준 지음
천진에서의 생활은 김규식 생애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고 가정적인 시절이었다. 김규식의 중국 시절이 다른 독립운동가들과 달랐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열정적인 독립운동이 톼절된 이후 김규식은 물러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생활 수단이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 유학생 출신으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미국 대학 명예 박사 김규식은 생활 세계에서 다른 독립운동가들이 가질 수 없는 신축 자재한 생계 수단을 가지고 있었다. 언제든지 물러난 후 최소한의 생활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며 중국 땅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누구에게 의지하거나 도움을 받지 않고 독립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과 위치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김규식의 중국 시절 삶과 노선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p229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김규식은 부친 김용원이 유배에 처해지자 사실상 친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아 언더우드 고아원학교에서 자랐다. 언더우드는 영국식의 엄격한 초달과 복종형 교육으로 자식들과 고아원 학생들을 키웠다. 김규식은 부친과 첫 아내를 모두 결핵으로 잃었다. 김규식 자신도 병약한 몸이었으나 중국 망명 이후 파리, 워싱턴, 모스크바로 독립운동과 외교 활동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야 했다. 1920년 워싱턴의 월터리드병원에서 뇌종양 수술을 받은 후 만성적인 지병을 동반자로 삼아야 했다. p233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김규식은 배운 대로 김진동을 엄격하게 훈육하고 욕설하고 때리기를 삼가지 않았다. 자신이 경험한 적 없으므로 따뜻한 부자지간의 정을 김진동에게 베풀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결과 김진동과 김규식 사이에는 그런 평범한 부자지간의 따뜻한 정이 자리하기는 어려웠다. 어린 김진동의 삶에 아버지는 거의 대부분 부재했다. 친어머니가 사망한 후 김진동은 계모의 손에서 10대를 보냈다.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친척은 김순애의 형제, 자매, 친척들이었다. 김진동의 친가나외가 친척은 존재하지 않았다. 김염이 세세하게 지적한 김진동의 성격상 결함은 이런 환경의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김규식의 아버지로서 가정에서의 모습이 놀랍습니다. 요즘 드는 생각은 사람들은 자신이 본 것에서 배우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이 훌륭한 자본가를 본 사람들이 훌륭한 자본가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우리가 하는 행동과 생각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
1929년 10일 월스트리트 주식시장의 대폭락으로 시작된 대공황으로 2개월 만에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381에서 198로 대폭락했고 1930년 4월 294로 회복되었지만 점차 하락해서 1932년에는 41까지 폭락했다. 미국은 1929-1932년간 산업생산 -46%, 도매가격 -32%, 대외교역 -70%, 실업+607%로 전대미문의 경제상황 악화를 겪고 있었다. 실업률은 급상승해 미국인 4명 중 1명꼴의 실직 상태를 자아냈다. 1932년 6월 전국에서 모인 2만명 가량의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이 1945년까지 참전수당 지급이 연기되자 이를 지급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참전군인 시위행렬은 "보너스 출정군"으로 불렸는데 7월 28일 육군참모총장 맥아더는 미 육군과 탱크를 동원해 이들을 무력 해산 시켰다. 1930년대 중반 심각한 가뭄이 미국 농업지대를 덮쳤고 연방보조금에도 불구하고 약 10%의 농장이 문을 닫았다. 존 스타인벡이 묘사한 "분노의 포도"(Grapes of Wrath) 시대였다. 미국 내 아시아계 소수 민족으로 국적마저 불투명한 한인들의 경제 사정 역시 마찬가지 였다. 경제공황이 모든 사회 활동을 움츠리게 했다. 가장 중요한 한인단체 였던 대한인국민회는 미주와 하와이 양측에서 모두 곤란을 면하기 어려웠다. 하와이국민회는이승만과 오랜 법정 송사 끝에 승리해 교민단에서 국민회라는 명칭을 회복했지만 한인사회 분열과 경제공황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승만은 하와이에서 사실상 추방되었고 국제연맹 외교를 이유로 내세워 스위스 제네바로 향했다. 하와이 한인사회는 이승만을 배척해 국외로 추방할 만큼 극심한 분열과 츄유증을 겪고 있었다. p279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그러나 미주한인연합회는 지속성을 지니기 어려웠다. 가장 큰 이유는 오랜 역사를 지닌 국민회가 적극성을 띠기 어려웠고 연합회 자체가 단일 조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연합의 성격이었기 때문이다. 국민회 충회장이자 <신한민보> 주필로 1인 다역을 하며 시종일관 국민회의 일에 봉사하던 백일규는 국민회와 <신한민보>를 유지하기 힘든 현실에서 현실적 타개책으로 연합회 참가를 결정했지만 국민회 최고 기관인 대의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유력 국민회원들의 반발과 적지 않은 불신을 받았다. 미주 한인연합회의 가장 중요한 구성원인 국민회 내부의 반발이 심했던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경제공황으로 인한 한인 경제력의 위축 때문이었다. <신한민보>는 미주 한인연합외가 김규식이 주장하는 한국대일전선통일동맹에 가단하지 못한 이류는 표면에 나타나지 않는 경제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민회가 연합회에서 탈퇴하고 김규식이 주장한 한국대일전선통일동맹에 가담하게 된 이유도 연합회와 대일전선 통일동맹 양측에 분담금을 낼 경제력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았다. p281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김규식은 중국에서 한국대일전선통일동맹과 중한민중대동맹이라는 한국 독립운동 진영의 통일전선과 한중연대의 이름을 표방하고 미주에 건너왔으나 현실에서는 재미한인사회의 자발적이고 내생적인 연합운동을 굴절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대의 흐름이자 미주와 중국 간 시간 지체, 상황, 조건의 차이가 초래한 결과였다. 3.1운동기 기대를 한몸에 모았던 임시정부는 쇠락했으며 구미위원부 위원장이었던 김규식은 임시정부를 떠나 새로운 조직의 특사로 미국에 도착한 것이다. 기대와 현실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와 상황이었다. 1933년 3월 김규식이 로스엔젤레스에 상륙할 시점의 재미한인의 사정이 이와 같았던 것이다. p263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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