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D-29
지금 시대에 정치하셨으면 소리지르는 다른 정치인을 흐린 눈으로 바라 보시면서 아무 말씀 안 하시거나 영어로 F워드 욕을 날리고, 정계를 떠나셨을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26일 목요일은 세 권의 본문 마지막 장 8장 '해방과 귀국의 길'을 읽습니다. 593쪽부터 622쪽까지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김구를 포함한 임시정부 인사가 개인 자격으로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으면 항상 황당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맥락을 알게 되죠. 또 우리가 알았던 임시정부의 위상이 생각만큼 대단하지도 않았다는 사실도요; 우리의 주인공 김규식도 그렇게 모국으로 돌아옵니다만, 그의 앞에는 더 큰 시련과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일부터 주말까지 추적기와 부록으로 실린 논문까지 읽고서 마무리합니다. 계속 감상 나눠요!
해방 소식이 전해진 후 김규식은 감격에 겨워 자신의 중국 생활을 정리하는 영시집 『양자유경』을 써 내려갔다. 중국 화가 양정명과 김구의 며느리 안미생의 삽화가 들어간 장편의 영시였다. 딸 김우애는 한여름 찌는 듯한 중경의 무더위 속에서 아버지 김규식이 정신없이 타이프라이터로 영시를 써 내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모두가 해방과 귀국의 기쁨 속에 흥분과 두려움, 기대와 설렘을 안고 앞날을 준비하는 때, 김규식은 영시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김규식의 객관적 조건이 이러했고, 해방을 맞은 순간 중경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활동이 시작이었음은 이 시기 김규식을 상징한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3권 8장 1절, 601~602쪽, 정병준 지음
저는 이 대목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네요.
정말 마음 한켠이 쓸쓸해지는 장면이네요.
김규식, 여운형은 한반도에 엄존하는 미소 대결, 남북 분립, 좌우 대결이라는 3층위의 갈등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소 협력, 남북 연합, 좌우 합작이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현실주의적 노선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들의 현실주의적 노선은 좌절되었는데, 여운형은 암살(1947년 7월)되고, 김규식은 한국전쟁 중 납북되어 사망(1950년 12월)했다. 두 사람의 비극적 최후와 함께 이들이 걸어갔던 현실주의적 노선은 현대 한국에서 가장 이상주의적 노선으로 기억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비극과 역설은 김규식, 여운형이라는 중도파 노선의 몰락이자, 한국 현대사가 걸어온 비극적 경로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3권 8장 2절, 622쪽, 본문 끝, 정병준 지음
세 권 본문의 마지막 단락입니다. "두 사람의 비극적 최후와 함께 이들이 걸어갔던 현실주의적 노선은 현대 한국에서 가장 이상주의적 노선으로 기억되기에 이르렀다." 정말 지독한 역설이죠;
정치적.사회적 열기가 강할수록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목소리는 무시되거나 힘을 잃는 것 같아요. 극단으로 치닫고 겪고 나서야 알아보게 되는 것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읽는것 같습니다.
정말,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목소리가 이상주의적이고 현실을 모르는 얘기로 기억된다는 게… 참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얼마 전 남자친구랑 맥주 한잔 하며 우리 책의 시대를 두고 얘기를 나눴는데, 똑똑하고 인간답고 말 통하는 사람들은 다 죽(임을 당하)고 극단적인 인간들만 남았다고, 우리 현대사는 계속 그런 일의 반복이었다고 하더군요. 임정 원로들 앞에서도 할말을 하던 장준하 선생도 후에 약사봉에서 (타살이 분명한) 의문사를 당하고…
저는 이 대목이 씁쓸했습니다. 이제 3권의 대장정도 끝을 보이고 있네요!
저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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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상은 연안에서, 김구는 서안에서, 김규식은 중경에서 이 소식을 들었다. 일본의 패전 소식을 들은 장소는 이 시기 이들의 위상과 활동을 반증하는 것이다. ….김구가 광복군-OSS 공동작전을 위해 서안을 방문하고, 장건상이 독립동맹과 연대를 위해 연안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의 최고점에서 해방을 맞았으나, 김규식은 중경에서 전해지는 해방 소식을 들었을 뿐이다. … 딸 김우애는 한여름 찌는듯한 중경의 무더위 속에서 아버지 김규식이 정신없이 타이프라이터로 영시를 써 내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즉, 임시정부의 통치권 행사 -> (비상정치회의) 정식 과도정권 수립 -> (전국 보통선거) 정식 정부 수립이라는 건국 방략을 제시한 것이었다. 이는 환국한 임정이 바로 과도정부를 자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이지만, 임정을 중심으로 한 과도정부 수립 방안으로 1946년 초까지 임정계열 정치활동의 직접적인 지침이 되었다. .. 임정이 귀국하는 상황에서 국내 정계의 주도권은 좌파의 경우 여운형.박헌영이 주도하는 인민공화국이, 우파의 경우 이승만.한민당이 중심이 된 독촉중협이 장악하고 있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해방 이후 귀국하는 시점까지 임시정부가 미군정으로부터 최상급의 우호적 대우와 호의를 받은 기간이었을 것이다.(…) 아직 귀국하지 않은 임시정부에 대한 미군정의 기대와 상상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였고, 귀국할 임시정부가 차지할 남한 내 정치적 지위에 대한 중국정부의 기대치가 최고치에 달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해방된 한반도, 독립된 한국을 기대했던 한국인들의 염원은 38선 분단에 이어, 신탁통치 결정으로 냉정하게 부정되었다. 자주독립을 향한 한국인의 목소리는 분노의 함성이 되었고, 반탁운동은 1945년 말부터 1946년 초까지 한반도를 집어삼켰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p. 621, 정병준 지음
일제 패망과 해방이 목전에 당도했던 1944~1945년 김구를 중심으로 한 임정 핵심들이 연안의 독립동맹, 만주의 항일빨치산 세력들과 연락·연대를 시도하려 했으며, 그 반대쪽에서도 동일한 시도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연락·연대가 성공하지 못한 채 해방되었지만, 이러한 상호 연대의 ‘시도’는 해방 후 다시 민족 문제가 전면화되었을 때 역사적 경험과 유산으로 되살아날 수 있는 것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장건상의 연안행은 독립동맹과의 연대를 위한 것이었고, 국무회의 핵심인사들과 사전 조율을 거친 결과였다. 분명한 것은 연안행의 필요성에 장건상과 김구의 입장이 일치했다는 점이다. 김구는 “미일전쟁이 일어나 일본은 기어코 패전할 것이니 우리가 독립할 날도 멀지 않다. 중국 각지에 흩어져 항일투쟁을 하는 우국지사들이 한곳에 단결되지 못하고 제각기 주장을 달리하고 있으니 이들이 모두 한곳에 모여 대동단결 해야 한다”며 장건상의 연안행을 권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해방 전 김구는 마냥 노빠꾸 반공 전사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통일전선을 위한 연대와 제휴의 시도를 많이 했었군요. 시간이 더 주어졌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도 상상해봤지만.. 임정 내에서도 이루지 못한 “대동단결”을 과연 연안의 독립동맹, 만주 빨치산과 이룰 수 있었을지 의문이긴 합니다.
임시정부 요인들은 중경 시대를 마감하면서 11월 3일 중경 연화지 임시정부 청사에서 태극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26년 전인 1919년 임시정부 성립 당시 청장년들은 이제 모두 세월의 풍상을 한몸에 맞은 노경에 접어들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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