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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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시대 이러한 중재자, 조정자 역할을 통해 김규식은 임시정부의 핵심인물로 부각되었다. 나아가 중경 시절 김규식이 입지와 역할, 경향성은 해방 후 국내 정치 활동의 주춧돌이 되었다. 즉, 김규식은 김구, 조소앙 등 임시정부 핵심은 물론 장건상, 김성숙, 박건웅 등 임시정부 내 중도좌파 세력들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이것이 해방 후 그의 정치적 자산이 되었다. 또한 합리적 의견과 이해의 조정이라는 중경 시대 그의 정치적 역할은 해방 후 좌우합작운동, 남북협상이라는 그의 정치공간을 조성하는 배경이 되었다. p443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노골적인 적대감과 부정적 인식 속에 임시정부라는 외형적 틀이 유지된 가장 큰 동력은 중국정부의 개입과 재정적, 군사적 후원 때문이었다. 중경 시대 민족통일전선 중부의 속내는 갈등, 분열, 경쟁의 도가니였다. 중국의 후원과 억제가 없었다면 갸날픈 통합과 합작의 틀은 진즉 깨어졌을 것이다. 태평양 전쟁기 중경과 미주사회는 긴밀하게 연계되었고 서로에게 의지해 자신의 영향력과 세력을 확대, 강화하고 있었다. 중경의 목소리가 미주에서 반사되고 미주의 반향이 다시 중경으로 이어지는 공명 효과이자 메아리 효과였다. 김원봉과 민혁당은 한길수, 민혁당 미주지부와 연계되었고 반면에 김구, 한독당은 이승만, 재미 한족연합회와 연계되었다. 한국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지지라는 대의로 통일된 듯 보였던 중경과 미주의 연계는 곧 날카로운 파열음을 내며 대충돌을 일으키게 되었다. 중경과 미주 각각의 사회 내에서뿐 아니라 중경과 미주 상호관계에서도 대파열이 발생했다. p471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즉, 중경 임시정부 등 한국인들은 중국정부가 마치 임시정부를 승인하고 즉시 독립을 지지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 중국정부는 전후 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차단을 위해서 또한 임시정부 등 한국 독립운동 진영의 분열과 자치 능력 결여에 근거해서 신탁통치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이다. 영국대사는 미국과 영국이 전후 한국 독립 문제에 대한 태도를 표명하기 전까지는 중국이 임시정부를 공식 승인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 한국 독립운동 진영 내부의 불화가 불승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p483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한국인들에게 카이로선언은 한국 독립의 국제적 보장이라는 긍정적 측명과 한국의 자치 능력 결여에 기초한 신탁통치 실시라는 부정적 측면의 양가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카이로선언에 명시된 '한국인의 노예 상태'는 일본지배의 가혹성, 무자비성을 상징하는 것이었지만 한국인들이 즉시 독립, 자치정부 수립의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연합국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기도 했다. 이는 한국의 즉시 독립이 당연하고 정당하다는 한국인들의 인식과 현저한 차이가 있었고 이러한 양자의 인식 차이는 향후 정치적 후폭풍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p492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결국 1943년 중국정부가 제공한 차관 1백만원 중 20만원의 용처를 둘러싸고 임정, 한독당과 민혁당이 대립했고, 사실상 임정이 와해될 정도의 위기 상황에 봉착했던 것이다. 중국정부 역시 중일전쟁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독립운동 세력을 경제적으로 후원한 것이지만 이를 둘러싼 양극적 대립의 결과 임정 자체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1943년 임시정부와 민족혁명당으로 돌아온 김규식이 당면한 현실은 이상과 같았다. 국제적으로는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국제공관, 국제공영, 국제감호) 계획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며 임시정부 내에서 김규식의 위치는 유동적이었고 민족혁명당 내에서 명망 있는 원로석에 앉았다 김규식을 주어, 주체로 한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없는 시대적, 환경적 제약이 있었다. p516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한편 임시정부가 재미한인사회 다수와 결별하면서까지 이승만을 지지했지만 이승만은 임시정부의 대의보다는 자신의 입지, 명망성 강화를 택했다. 이승만은 3.1운동기에 이어서 또다시 재미한인사회를 분열시켰고 결정적 시기에 재미한인사회의 독립운동 열기와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경과 미주 간 분열과 갈등은 극도에 달했다. 3.1운동기에는 국민회총회가 해체되었다면 태평양전쟁기에는 재미한족연합회와 민혁당 미주지부가 모두 좌절을 겪었다. 임정과 오랜 유대관계를 맺고 지지 기반이 되었던 재미한인사회는 일방적으로 용도폐기 되었다. p556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이승만에 대한 실제 내용일까요? 실제라면 왜 몇십년째 변함없는 인물을 초대대통령까지 올라갔는지도 좀 신기합니다ㅜㅜ
반면 한국에 관해 소련의 지배를 미소가 비밀리에 합의했다는 소위 이승만식 "얄타밀약"은 이승만의 자가발전식 허위주장이었으며 발설자도 이승만이었고 확대유포자도 이승만이었다.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승만은 2차 대전 종전과 함께 대두되고 있던 반소, 반공적 매파에 편승하고 자신의 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샌프란시스코회의 내내 얄타밀약설을 주장했다. 대소 외교나 연합국 외교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미 국무부 외교관들을 공산주의 동조자로 무고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임시정부는 미주한인사회를 뒤흔든 주미외교위원부 파나 속에서 재미한인사회의 대부분과 관계를 단절하면서까지 이승만에게 절대적 신임과 지지를 보낸 것인데 이에 대한 이승만의 응답은 임시정부의 공적 임무를 완벽하게 무시한 채 개인적 야심을 위해 허위사실에 근거한 반소, 반공, 반미적 선전 활동을 벌인 것이다. 얄타밀약설은 임정의 선택 가능성을 현저하게 축소시켜 버렸다. p566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으며 일본군을 탈출해 2만 리 장정 끝에 중경 임시정부 청사에 도착한 학병 탈주병들은 상상화 기대 속에 그리던 임정이 아닌 현실 속 임정과 마주했다. 초라한 임시정부는 분열된 상태였고 파벌투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정당으로 인정할 수 없을 정도의 몇 사람이 당파를 구성해, 학병 출신들을 자파로 끌어들이려 "추태"를 벌였다. 식사자리를 만들고 정치 훈련을 빙자한 가입 권유와 정파적 비난이 이어졌고 미인계를 사용하는 당파도 있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희망이 분노로 탈바꿈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장준하는 "셋집을 얻어 정부청사로 쓰는 형편에 그 파는 의자보다도 많았다"고 냉정하게 썼다. 파벌로 분열되어 학병 출신들을 서로 끌어가려는 임정의 실정을 보고 차라리 임정을 떠나 일본군에 들어가 일본항공대에 지원하여 "중경 폭격을 자원, 이 '임정'청사에 폭탄을 던지고 싶습니다"라고 일갈했다. p580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눈에 분명하게 외부의 적이 차라리 수월할거 같습니다.. 희망을 안고 간 임정에서 희망이 아닌 분열되어 파국을 치닫는 임정을 본다면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고 겨우 도착한 탈주병들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지옥에서라도 희망을 꿈꾼다면 차라리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그들의 절망에 마음이 무겁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3월 26일 금요일은 본문을 마무리하고 뒤에 80쪽 가까운 분량으로 첨부한 '남은 말: 김규식 자료 추적기'를 읽습니다. 두 번에 걸쳐 읽는데, 우선 625쪽부터 670쪽까지 읽습니다.
제가 오늘 일정을 어제 올렸다 생각했는데, 이제야 안 올린 걸 확인했네요?! :) 오늘 바쁜 일정이어서 분주하다가 조금 한가해져서 확인했더니!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이다. 어마어마한 시간을 투자해서 지금껏 알지 못했던 김규식이란 분의 생에 대해 읽었는데 그 한정된 시간을 배분해서 분명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할 이승만 김구 김원봉 서재필 안창호 등의 삶을 읽는데도 투자해야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요. 하지만 시간이 부족해서(읽고 볼 컨텐츠가 너무 많잖아요) 아마도 이분들의 삶에 대해 김규식만큼 읽지는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적어도 저는요. 아무튼 이제 서울로 복귀해서 마지막 피치를 올립니다.
ㅎㅎ저도 @밥심 님 말에 동감합니다~김규식에 대한 책을 읽다보니 @밥심 님이 언급하신 분들의 생애도 궁금하더라구요 그런데 시간은 한정되고 이분들은 너무 많고 읽을 책들도 많고 안타깝습니다^^;;
@밥심 저도 동감입니다. 이 독립운동사라는 건 워낙에 거국적인 것이라 한 두 사람을 안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겠더군요. 그나마 독립운동하면 자주 거론되는 인물들조차 제대로 아는 게 한 사람도 없으니. 또 그에 따라 책과 논문 자료들은 얼마나 많은지.평생 죽을 때까지 공부해도 못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규식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중요한 동력은 아마도 미군정기 비밀문서들을 읽으면서부터였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남한에 주둔한 미 24군단 정보참모부 군사실 문서철을 통해서였다. 주한미군사령부가 『주한미군사』(the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Army Forces in Korea, HUSAFIK)를 집필하기 위해서 모아 놓은 문서철들이었다. 3년간 주둔한 미군이 군대 역사를 쓴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이를 위해 방대한 분량의 원자료와 초고를 준비해 두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공개되어 한국현대사 연구를 좌우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랄 만한 일이다. 미국은 해방 직후 역사 현실을 결정하고 주조했을 뿐만 아니라, 남겨진 기록을 통해서 후세의 역사가와 현대사 기술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진정한 미국의 힘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국사학과 선배인 서울대 정용욱 교수는 당시 박사과정생이었는데, 신혼집을 팔고 미국 자료들을 보러 내셔널아카이브에 갔다. […] 1970년대 말부터 미국 아카이브에서 자료 조사, 발굴에 전념하고 있던 방선주 박사는 묵묵히 매일의 노동을 감당하는 수도승 같은 자세로 수십 년간 자료를 다루어 왔다. […] 미국 내셔널아카이브에서 역사적 인물들의 이름과 서명이 적힌 자료들을 만져 보고 접촉한 경험은 정말 특별한 감정이 일게 하는 것이었다.
[세트] 김규식과 그의 시대 1~3 세트 - 전3권 정병준 지음
자료 추적기는 첫장부터 흥미진진하네요. 연구자분들은 자신의 일을 정말 사랑하시는군요. 어떤 사명을 받은, 도 닦는 분들 같기도 하고, “자료들을 만져 보고 접촉한 경험은 정말 특별한 감정이 일게 하는 것이었다”니, @오구오구 님께서 연애편지 같다고 하신 말씀이 이해됩니다!
전 <김규식 자료 추적기>는 그냥 부록인가 싶어 읽지 않을까 했는데 여기에 정리가 다되어 있네요~ 물건이 가득쌓인 상자안에서 유익한 물건을 찾은 듯 뿌듯한 기분입니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의 방대한 문서규모에 압도되었고 과거 미국이 갖고 있던 압도적인 군사적, 정치적, 외교적 힘 현재 미국이 발현하고 있는 역사를 증명하는 문화적, 학문적 힘을 증명하고 있다는 말에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이런 거대하고 압도적인 소프트 파워의 힘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지금 자료 추적기를 유용하게 읽고 있어요. 앞에서 봤지만 벌써 기억이 아리송한 대목들은 다시한번 찾아보기도 하면서요. 너무 많은 얘기들이 나와서 헷갈렸던 부분들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네요! 새로운 내용들도 있고요. 앞에서 @aida 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저자의 반복 서술? 방식이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저같은 사람은 자꾸만 되풀이해 머리에 꽂아주지 않으면 금방금방 잊어버리거든요. 마지막으로 읽을 ‘부록 논문’의 내용은 더욱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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