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의 <말뚝들> 혼자 읽어볼게요.

D-29
책의 첫 문장입니다. 공감했어요.
작품 중 가장 공감이 가는 캐릭터는 누구입니까?
아직은 나온 사람이 장과 본부장인데 내 형편이 본부장에게 공감할 수 없음. 장한테 공감이 됐다. 순간적으로 이죽거리는 실수도 공감했다.
태이도 등장,,,, 공감가진 않음.
하지만 아무도 장의 불행을 덜어 가려고 하지 않았다. 장은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게 전부 내 것이라고? 이렇게나 크고 많은 것이? 이 정도 불행이면 모두가 함께 나눠야 공평하지 않은가? 비록 내가 누군가의 불행을 나눠 가진 적이 없더라도 말이야. 그의 불행은 온전히 그의 것이기만 했다. 자꾸만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겼지?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너 나한테 왜 그런 거냐." 본부장의 말이 훅처럼 묵직하게 장을 파고들었다. 좀 전까지 아정 씨와 마신 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왜 그랬더라. 왜 그랬는지는 대충 기억이 나는데 왜 그래야 했는지는 뭐라 설명할 길이 없었다. 묻고 싶기는 장도 마찬가지였다. 제가 그랬죠. 제가 그랬는데 너는 나한테 왜 그러셨어요?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장은 훨씬 작게 시작하고 싶었다. 큰 빚을 지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건 장이 일하며 깨달은 진실과는 거리가 있었다. 작은 부자를 큰 부자로 만들어주는 게 빚이고, 큰 부자를 계속 부자로 있게하는 것도 빚이었다. 빚 때문에 망한 사업을 일으켜 세우는 것도 빚이었으니 빚은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며 세계의 핵심이었다. 그렇다면 세상의 가난은 어디서 오는가? 사람들은 빚이 많아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 가난해졌다. 결국에는 그때 장을 밀어붙인 해주에게 고마워할 일이었다. 생각 없이 집을 깔고 앉아 있는 동안 부동산 시세는 차근히 올라갔다. 여전히 주식으로 돈을 잃으면서도 전보다 마음이 편했다. 언제나처럼 해주가 옳았다. 장을 주저하게 만든 건 무지였다. 한 번도 큰 빚을 져보지 않았기에 두려웠다.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우리 가족이 빚 없이 가난해진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럼에도 나도 무지한...
그러면 이런 것은 어떨까. 우리 죽어서도 그렇게 나란히 서 있자 같은 것. '우리'는 없어졌고, 죽지 않았고, 나란하지 않았으며, 그렇게 서 있던 말뚝들마저 해변으로 밀려와버렸다. 어쩔 수 없었다는 게 장의 생각이었다. 출발하는 순간에는 거짓된 의도가 있었다고 할 수 없는데 달리다 보니 생각지 못한 곳에 도착해 있었던 거라고 말이다. 정말 그런가? 장은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뭔가 맘에 든다. 연민이 질척거리게 넘쳐서 죄책감 맥스인 선량한 사람들보다 스스로의 비겁함을 담담히 인정하는 사람이 더 미덥달까.
중간 중간 반복되는 문장.. 후반부는 어떻게 될지... 흥미롭롭
생각보다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빠져들었다... 흡입력이 좋고 추리소설 같네. 흥미진진.
생각보다 큰 거짓말이 수면 아래 있는지도 몰랐다. 그가 스스로에게도 요령 있게 감추어서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일들.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장은 소리쳤다. 발을 굴렀다. 대단히 크고 중대한 오해가 발생한 게 분명했다. 바로잡아야 했다. 오해라는 것은 항상 대화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었다. 분명히 그럴 것임에 틀림없었다.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장은 지금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트렁크에 갇혔다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불분명했다. 아직 그것이 불행인 줄을 확신하지도 못했다. 천천히 차근차근 알게 될 일이었다.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세계는 스스로에 대해 자신만만해하지만 생각보다 취약하다.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장은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한 가지 의문에 확실한 답을 얻었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도 죽음 앞에서 기도를 하는가? 그렇다. 이제는 확실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었다.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그리고 장은 왠지 죽지는 않을 것 같았다. 죽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게까지 잘못을 저지르며 살지는 않았다. 그러니 제발 죽지 않게 해주세요. 제발 제발 제발요.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이 부분은 <말뚝들> 다음으로 읽고 있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죽음 앞에서 사람은 자신만은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지....
이반 일리치의 죽음톨스토이는 평생에 걸쳐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선과 악의 문제에 천착하고 이를 작품에 반영했다. 이 책에 실린 세 작품에는 이러한 톨스토이의 문제의식이 깊게 배어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그의 중단편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소설로 죽음 앞에 서 있는 자의 두려움, 혼란, 좌절을 생생하게 표현하면서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탐구한다.
술래가 잡는 것이다. 술래를 잡는 것이 아니다.
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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