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전쟁』 혼자 읽기

D-29
[ 길가메시의 어머니는 아들이 이런 경솔한 계획을 세운 것은 그의 ‘불온한 마음’ 탓이라고 말한다. 유한계급은 시간이 많다. 세를 받고 관개 시스템을 감독하는 것은 용맹스러운 사냥꾼으로 길러진 종(種)에게는 단조로운 일이다. 이 시는 이미 젊은 남자들이 의미 없는 문명 생활을 못 견뎌 했음을 암시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가 설명하듯이 많은 사람들이 이 때문에 의미를 찾으러 전장에 나간다. ] 〈1장 수메르, 농경의 시작과 전쟁의 탄생〉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아리아인의 종교는 기본적으로 조직된 폭력과 절도에 최고의 지지를 보냈다. 전사들은 습격을 하러 갈 때마다 트리토가 뱀을 쫓기 전에 했던 것처럼, 의식을 치르듯이 신성한 식물 소마에서 짠 취하게 하는 액체를 마셔 광적인 환희에 빠져들었다. 그들은 그렇게 해서 그들의 영웅과 하나가 되었다고 느꼈다. 트리토 신화에는 목축 사회에서 부의 척도인 가축이 모두 아리아인의 것이며, 다른 민족은 이 자원에 아무런 권리가 없다는 뜻이 담겨 있다. ] 〈1장 수메르, 농경의 시작과 전쟁의 탄생〉
[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트로이의 전사 사르페돈은 친구 글라우코스에게 그리스 진영을 상대로 아주 위험한 공격에 나서라고 촉구하면서 전혀 부끄러움 없이 전사의 고귀함을 이루는 불가결한 요소로서 영웅의 명성에 따르는 물질적 특전 — 특별한 자리, 고기의 가장 좋은 살, 전리품, ‘좋은 땅’ — 을 나열한다. 영어의 ‘가치(value)’와 ‘용맹(valour)’이 인도-유럽어에서 뿌리가 같고 ‘덕(virtue)’, ‘정력(virility)’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 〈1장 수메르, 농경의 시작과 전쟁의 탄생〉
[영국의 역사학자 페리 앤더슨(Perry Anderson)은 이렇게 설명한다. “전쟁은 아마도 어떤 지배 계급이 경제를 확장하고 잉여를 추출하려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단일한 방식 가운데 가장 합리적이고 신속한 방식이었을 것이다.” 싸우는 것과 부를 얻는 것은 분리할 수 없었다. 귀족은 생산적인 일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여가를 이용하여 군사 기술을 계발했다.89) 그들은 물론 명예, 영광, 전투가 주는 순수한 쾌감을 위해 싸웠겠지만 전쟁은 “어쩌면 특히 이윤의 원천, 귀족의 주요한 산업”이었다. 여기에는 정당화가 필요 없었다. 그 필요성이 자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 〈1장 수메르, 농경의 시작과 전쟁의 탄생〉
[ 이것은 그냥 자기 멋대로인 환상이 아니라 삶의 가장 작은 부분에도 의미를 부여하려는 가없는 인간적 노력의 일부였다. 의식은 우리가 세속적 삶에서 피할 수 없는 흠을 잠시 옆으로 밀어놓을 수 있는 통제된 환경을 조성한다고 이야기되어 왔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우리는 그 흠을 더 예리하게 인식하게 된다. 의식이 끝난 뒤 일상생활로 돌아와도 우리가 경험한 당위적인 존재 방식을 기억할 수 있다. 따라서 의식은 절대로 이상을 완전히 실현하지 못하는,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인간이 만든 것이다. ] 〈2장 인도, 비폭력을 향한 험난한 길〉
[ 우파니샤드의 초점은 아트만, 즉 ‘자아’인데, 이것은 데바들과 마찬가지로 브라흐만의 표현이었다. 자기 존재의 내적 핵심을 발견할 수 있으면 현자도 자동적으로 궁극적 실재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황홀경에서 자아를 인식할 때에만 사람은 여기 아래의 덧없는 것들에 대한 욕망에서 자유로워지고, 다시 태어나고 다시 죽는 쉼 없는 순환에서 자유로워진다. 이것은 엄청나게 중요한 발견이었다. 궁극적 실재, 존재하는 ‘만유’가 각 인간에게 내재한 것이라는 관념은 모든 주요한 종교 전통에서 중심적인 통찰이 되기 때문이다. ] 〈2장 인도, 비폭력을 향한 험난한 길〉
[ 농민은 귀족의 군사 원정에 징집될 수 있었는데, 들에서 끌려갈 때 너무 크게 울부짖어 행군 내내 입에 재갈을 물렸다고 묘사되어 있다. 그들은 진짜 싸움에는 참여하지 않고 — 그것은 귀족의 특권이었다. — 종자, 하인, 짐꾼으로 일하고 말을 돌보았다. 그러면서도 귀족과 엄격하게 분리되어 별도로 행군하고 야영했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중국에는 예(禮, ‘의례’)라고 알려진 귀족의 규범이 개인과 국가 양쪽의 행동을 지배했다. 현재의 국제법과 비슷한 방식으로 기능한 셈이다. 유(儒, ‘의례주의자’)는 이제 자신들이 절제 이타주의 인내 친절의 모범으로 제시한 성군 요와 순의 행동에 기초하여 이 규범을 개혁했다. 이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폭력적이고 오만하고 이기적인 정책에 의존하는 정권에 분명히 비판적이었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예의 개혁은 군자들이 이와 같은 자질을 계발하는 것을 돕기 위해 기획되었다. 군자의 태도는 ‘온화하면서도 차분해야’ 한다. 군자는 공격적으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讓]’해야 한다. 양보는 군자를 억압하기는커녕 인간성(인仁)을 완성해준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예의 개혁은 호전성과 쇼비니즘 억제를 목표로 내걸고 기획된 것이었다. 절제와 양보가 정치 생활을 지배해야 한다. “예는 감정을 자유롭게 풀어 그것이 가고 싶은 대로 놓아 두는 것은 오랑캐의 방식이라고 가르친다.” 의례주의자들은 그렇게 설명했다. “의례는 정도와 한계를 설정해준다.” 가정에서 장남은 아버지의 모든 요구를 살피고, 낮고 겸손한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며, 절대 분노나 원한을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 반대로 아버지도 모든 자식을 공정하게 친절하게 정중하게 대해야 한다. 이 체제는 각 가족 구성원이 어느 정도 존중받도록 기획되었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노의 말단 관직에 있던 공구(孔丘, 기원전 551~479)라는 이름의 한 사는 권력을 찬탈하는 가문들의 탐욕과 자만과 허식에 경악했다. 그는 예만이 이런 파괴적인 폭력을 제어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제자들은 그를 공부자(孔夫子, ‘공 스승’)라고 불렀으며, 서양에서는 그 발음을 가져와 그를 ‘컨퓨셔스(Confucius)’라고 부른다. 공자는 바라던 정치적 입신을 하지 못하여 자신이 실패자라고 생각하며 죽었지만 1911년 신해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중국 문화를 규정하게 된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공자는 대부분 전사 귀족 출신인 소규모 추종자들을 이끌고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돌아다니며 자신의 이상을 실행에 옮길 통치자를 찾았다. 서양에서는 종종 공자를 종교적 철학자라기보다는 세속적인 철학자로 여기지만 그는 이런 구분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철학자 허버트 핑거렛(Herbert Fingarette)이 일깨워주었듯이 고대 중국에서는 세속적인 것이 곧 신성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공자의 가르침은 그가 죽고 나서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책으로 정리되었지만 학자들은 서로 관련이 없는 짧은 격언을 모은 《논어》가 상당히 신뢰할 만한 자료라고 믿는다. 요순의 미덕을 소생시키려는 공자의 이념은 매우 전통적이지만 우리가 공유하는 인간성에 대한 세련된 인식에 바탕을 둔 그의 평등 이상은 농업에 기초를 둔 중국의 체제 폭력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였다. 공자는 붓다와 마찬가지로 고귀함의 개념을 재규정했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논어》의 주인공은 이제 전사가 아니라 매우 인정 많은 학자이며 무예는 좀 부족하다. 공자에게 군자의 주된 자질은 인(仁)이었는데, 그는 이 말을 정의하는 것을 일관되게 거부한다. 인의 의미가 당대의 모든 개념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중에 공자의 제자들은 인을 ‘서(恕)’로 묘사한다. 군자는 언제나 다른 모든 사람을 공경하고 동정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하는데, 공자는 이런 행동 방침을 이른바 ‘황금률’로 정리했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제후가 힘으로만 다스리면 신민의 외적 행동은 통제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적 성향은 통제하지 못한다. 공자는 완성된 인간에 대한 올바른 개념에 기반을 두지 않는 한 어떤 국가도 진정으로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교 이념은 개인을 위해 사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늘 정치적 지향이 있었으며 다름 아닌 공적 생활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고자 했다. 그 목표는 간단히 말해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었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의례화된 전쟁의 공격적인 정중함에서 자주 그랬던 것처럼 예는 귀족의 위신을 높이는 데 이용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그러나 공자는 제대로 이해를 할 경우 예는 사람들에게 ‘평생’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다른 각도에서 상황을 보도록 가르쳐준다고 믿었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이런 태도가 습관이 되면 군자는 중국을 분열시키고 있는 자기중심주의, 탐욕, 이기심을 넘어설 것이다. 제자 안연(顔淵)이 인에 관해 물었다. 공자가 대답했다. “자기를 제어하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다.” 군자는 자기 삶의 모든 면을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의례에 바쳐야 한다. 공자는 계속해서 말했다. “하루라도 자기를 누르고 예로 돌아가면 온 세상이 인으로 돌아가도록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하려면 군자는 자신의 인간성을 다듬어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해야 현재의 탐욕 폭력 천박함을 버리고 인간의 교제에 위엄과 품위를 복원할 수 있고, 중국 전체를 바꿀 수 있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화제로 지정된 대화
[ 그러나 인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인이라는 이상은 우리 인간성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는 하지만 군자가 자기 세계의 중심으로부터 물러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공자는 인도의 출가 수행자들과는 달리 가족생활을 깨달음의 장애로 여기는 대신 영적 탐구를 위한 학교로 보았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가족생활을 통해 남을 위해 사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나중에 철학자들은 공자가 가족에만 배타적으로 집중했다고 비판하지만 공자는 각 사람을 계속 넓어져 가는 일련의 동심원의 중심으로 보았다. 각 사람은 이 원들과 관계를 맺고 가족 계급 국가 인종의 요구를 넘어서는 공감을 계발해야 했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 우리 각각은 가족 안에서 생활을 시작하기에 가족 사이의 예에서 자기 초월 교육이 시작되지만 거기에서 끝나지는 않는다. 군자의 지평은 점차 확대된다. 부모 배우자 형제를 보살피며 얻는 교훈 덕분에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가까운 공동체, 그다음에는 그가 사는 나라,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온 세상으로 넓어진다. ] 〈3장 중국, 전쟁의 고통에서 등장한 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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