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계획과는 달리 대부분의 시간을 베른 지방 알프스 고지에서 보냈고, 날이 갈수록 등산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특히 마이링엔과 오비라르에서는 몇주 동안 머무르기도 했는데, 거기서 당시 예순다섯의 등산안내인 요한네스 네겔리를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네겔리에게 푹빠진 그는 수많은 산들을 네겔리와 함께 올랐다. 네겔리와 함께 보낸 그 시절처럼 편안했던 적은 그전에도 그뒤에도 없었다면서 쎌윈 박사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중략)
이제와서 그 시절을 되돌아보며 뒤늦게 깨닫는 사실이지만, 전쟁이 터지고 내가 징집되어 영국으로 돌아가야 했을 때 요한네스 네겔리와 작별하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은 없었지요.
”
『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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