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D-29
고통이 일정한 정도에 도달하면 고통의 조건, 즉 의식이 사라져버리고, 그와 함께 고통 자체도 아마...... 우리는 그런 것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어.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영혼의 고통은 한마디로 무한하다는 걸세. 고통의 극단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큰 고통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이 심연에서 저 심연으로 다시 떨어지는 거야.
이민자들 215-216,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페르버는 그렇게 금방 닿을 듯 가까우면서도 영원히 도달할 수 없을 것처럼 멀리 있는 그 세계가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그래서 그 속으로 뛰어내려야 할 것만 같아 두려웠다고 했다. 그 순간 예순 살쯤 되어 보이는 한 남자가 갑자기 핏빛 흙 속에서 불쑥 솟아오른 듯 그 앞에 돌연히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그는 실제로 정상에서 추락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민자들 220,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당시 나는 세상에서 버려진 듯한 이상한 감정에 휩싸여 삶에 작별을 고하고 싶은 기분에 빠질 때가 잦았다. 그 괴상하면서도 쓸모있는 기계가 밤이면 은은한 빛으로, 아침이면 나지막하게 물 끓는 소리로, 한낮에는 그냥 가만히 제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내 삶을 지탱해주었던 것 같다.
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페르버는 용암이 흐르다 멈춘 듯한 그 물감덩어리야말로 자신의 부단한 노력의 진정한 결과이자 명백한 실패의 증거라고 말했다.
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영혼의 고통은 한마디로 무한하다는 걸세. 고통의 극단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큰 고통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이 심연에서 저 심연으로 다시 떨어지는 거야.
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그 기사가 내 안에 있는 지하감옥의 문을 열어놓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학창시절에 나를 덮쳤던 그 불행이 내 안에 박아놓은 뿌리는 너무나 깊었네. 그 불행은 거듭 땅을 뚫고 나와 사악한 꽃을 피우고, 독기 품은 잎으로 내 머리 위에 천장을 만들었지. 그 천장은 지난 몇년 동안에도 내게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나를 어둠으로 덮었네.
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나를 에워싸고 있는 독일인들의 정신적 빈곤과 기억상실, 그리고 과거의 흔적을 철저히 지워버린 그들의 교묘함으로 인해 내 머리와 신경이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을 점점 더 또렷하게 의식할 수 있었다.
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상실과 애수, 이는 이 작품 전반을 지배하는 시선이자 감정이다. 멀어진 고향뿐만 아니라 작품 속 인물과 화자가 경험하는 현실 전체가 상실의 세계로, 애수의 감정으로 그려지고 있다. -옮긴이의 말. p. 305]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서, 읽기는 했지만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의 이해에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그는 먼지야말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임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고 했다. 먼지는 빛이나 공기나 물보다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먼지를 깨끗이 닦아낸 집보다 더 참기 힘든 곳은 없으며, 사물들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있을 수 있는 집, 사물의 얇은 막들이 한꺼풀씩 미세하게 분해되어갈 때 생기는 회색 벨벳 같은 침전물 아래에 모든 것이 가만히 놓여 있을 수 있는 집보다 더 편안한 곳은 없다고 했다.
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나는 그날 오후 내내 벤치에 앉아 물의 연극을 보고 들었다. 그리고 소금물이 농축되면서 실로 기묘한 석화와 결정의 형태들을 만들어내는, 그 오묘하고 오랜 과정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형태들은 자연을 모방하면서 동시에 보존하고 있었다.
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그래서 나는 맨체스터에서의 초창기를 떠올리면 얼럼 부인, 아니 그레이시가 내 방에 넣어주었던 차 만드는 기계가 내 생명을 지켜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나는 세상에서 버려진 듯한 이상한 감정에 휩싸여 삶에 작별을 고하고 싶은 기분에 빠질 때가 잦았다. 그 괴상하면서도 쓸모있는 기계가 밤이면 은은한 빛으로, 아침이면 나지막하게 물 끓는 소리로, 한낮에는 그냥 가만히 제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내 삶을 지탱해주었던 것 같다.
이민자들 p.195,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텅 빈 거리와 광장에 겨울 햇살이 쏟아지는 날은 지극히 드물었는데, 그렇게 화창한 날이면 한때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산업화의 발상지였지만 어느덧 무연탄색으로 시커멓게 덮여버린 도시가 그 만성적인 가난과 몰락을 너무나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바람에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이민자들 p.197,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막내 아이의 대입 결과, 제가 일하는 학교에서 쏟아져 나온 일감에 치어서 이제서야 쎌윈 박사부분을 마무리하고 2주차의 인물들까지 마무리 했습니다. 쎌윈 박사님 편에서는 정체성의 상실과 뿌리 없는 삶에서 느껴지는 무력감과 외로움, 고통이 느껴졌어요.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어느 시점의 역사속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유대인의 삶이랑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구요. 베레이터 쌤의 결말은 정말 너무 안타까웠어요. 제레이터도 결국 소속감을 잃고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는 결말을 택했으니까요. 독일인으로 태어났지만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당한 박해와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는 좌절감의 깊이가 느껴지더라구요.
페르버는 그렇게 금방 닿을 듯 가까우면서도 영원히 도달할 수 없을 것처럼 멀리 있는 그 세계가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그래서 그 속으로 뛰어내려야 할 것만 같아 두려웠다고 했다.
이민자들 p.220,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그런 행사가 열릴 때마다, 그런 집회와 행진이 새로 개최될 때마다 온갖 제복과 표장의 수가 늘어났지. 마치 우리 코앞에서 새로운 인종들이 차례로 탄생하는 것 같았네. 나는 환호하기도 하고 경외감에 휩싸이기도 하는 군중 사이에 처음에는 어린아이로서, 나중에는 청소년으로서 묵묵히 서 있었지. 신기함과 분노, 선망과 역겨움을 동시에 느끼면서 내가 그들의 일원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수치스럽게 생각했네.
이민자들 p.231,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아델바르트는 유럽에 머물지 않았으니 조금 나은 입장이려나 했는데,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억눌린 감정과 사랑의 상처, 무너진 정신을 이겨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니 힘들더라구요. 등장한 인물들중 제가 가장 감정이입 많이 해서 읽은 챕터였어요.
환자들이 새로 들어올 때마다, 모습이나 태도가 어딘가 프리츠와 비슷한 데가 있는 환자를 볼 때마다 나는 매번 내게 닥쳤던 불행을 떠올리며 전율했다. 중상자들도 일부 섞여 있었던 그 젊은이들을 내가 그토록 열심히 돌보았던 것도 아마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생명을 구해내면 나의 호른 연주자의 죽음도 되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민자들 p.273-274,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I still don’t know for sure what made us drift apart, the money or revealing the secret of my origins, or simply the decline of love.
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이 부분이 너무 슬펐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 사랑을 멈추는 순간의 상실감이 전해져서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4,50대 세컨드 커리어를 위한 재정관리 모임노후 건강을 걱정하는 4,50대들의 모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커리어와 나 사이 중심잡기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
[여성]을 다양하게 말하기
[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책증정]『빈틈없이 자연스럽게』 반비 막내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클래식 2025] 9월, 제 2의 성 [도서 증정]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함께 읽기[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그믐의 대표 작가, 조영주
[책 증정] <탐정 소크라테스> 조영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작가와 작가가 함께 등판하는 조영주 신작 <마지막 방화> 리디셀렉트로 함께 읽기[장맥주북클럽] 1. 『크로노토피아』 함께 읽어요[박소해의 장르살롱] 19. 카페 조영주로 오세요
4월 12일은 도서관의 날! 도서관과 함께 했어요.
[경상북도교육청 구미도서관] 박준 시인 북토크 <계절 산문> 온라인 모임첫 '도서관의 날'을 기념하는 도서관 덕후들의 독서 모임[서강도서관 x 그믐] ③우리동네 초대석_차무진 <아폴론 저축은행>
짧은 역사, 천천히 길게 읽고 있습니다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 그림책 좋아하세요?
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세상 속으로!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
봄에는 봄동!
단 한 번의 삶방랑자들여자에 관하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편견을 넘어 진실로: 흑인문화 깊이 읽기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5.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루시우 데 소우사
작가님과의 풍성한 대화
잃어버린 나와 내 로맨스의 복원🛠️『사랑도 복원이 될까요?』함께 읽기저자와 함께 읽는『허즈번즈』- 결혼 후, 남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
어렵지 않은 물리학
[다산북스/책 증정] 『모든 계절의 물리학』을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SF가 상상하고 과학이 증명하다! 《시간의 물리학》 북클럽마음의 그림자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로저 펜로즈의 양자역학적 의식 연구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