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
어떤 이유로 이것이 나'가 되었든 일단 이것이 바로 나라고 여기는 이상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결과는 내 책임 아래 들어오게 된다. 한마디로 이것이 나냐 아니냐 하는 기준은 이를 내가 주제로 여기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일 뿐, 그 외에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다. 그러니까 내가 어느 선에서 주체적 판단을 포기하고 이러한 요인들에 나 자신을 맡겨버린다면, 그 순간 바로 나는 '나'이기를 포기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볼 때, 내가 '나' 된다는 것, 곧 내가 한 주체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한 주체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이미 나 자신을 비판하고 수정해야 하며, 이는 다시 내가 나 자신을 만들어가 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작업은 그 어느 것에도 매임이 없는 전적으 로 내 고유의 작업일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이를 어떻게 해나갈까 하는 문제 또한 내 스스로가 해결해가야 한다.
이는 곧 내가 자신에게 가하는 비판적 행위가 내 안에 이미 작동하고 있는 그 어떤 행위의 기준도 모두 넘어서야 하는 극한적 대결의 지속을 의미한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진정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이러한 점에서 나 자신에 대해 최대한의 충실을 기한다는 이야기가 되며, 이는 다시 내 내면을 뚫고 들어가 끝없이 나 자신의 깊이를 되새기는 일이 된다. ”
『생명을 어떻게 이해할까? - 생명의 바른 모습, 물리학의 눈으로 보다』 p.241~249, 장회익 지음
문장모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