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같이 읽어요.

D-29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육아의 고충과 저출생 문제를 생각할 때, 과거에는 육아의 비용과 위험이 지금처럼 부모에게 집중되지 않았고,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익혀야 하는 질서의 수준과 부모와 아이에게 요구되는 능력의 수준도 매우 낮았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은 사어가 되었지만 옛날에는 "부모가 없어도 아이는 자란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성실하게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 중 이 말을 믿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더구나 지역공동체가 육아의 일부를 맡지 않게 되고, 육아 관련 물품과 서비스가 모두 돈으로 교환하는 대상으로 바뀌면서, 협의의 교육은 물론이고 현대인으로서 배워야 할 통념과 습관조차도 부모가 직접 가르치거나 전문가에게 비용을 지불해 지도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날의 아이들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결국 돈이 없으면 육아는 성립하기 어렵고 애초에 시작조차 할 수 없다.... 가장 질서 정연한 도쿄와 그 주변 지역이, 가장 아이를 낳고 키우지 않는 지역이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그리하여 도쿄 같은 도시에서는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하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 개개인이 오늘날의 질서에 맞는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한 결과, 도쿄와 그 주변 지역의 젊은 세대 상당수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정한다. 각 개인의 주체가 자본주의와 사회계약 논리에 따라 열심히 살아온 덕분에 거리는 점점 늙어가고, 나라의 인구 또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청결함이란 원래 상류계급의 자기과시로 시작해, 이후 중상류 계급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는 특성이 되었다.... 그러니 먹고 살기 바쁜데다 귀여움과 거리가 먼 외양을 지닌 사람들에게 이 질서가 얼마나 버거울지 짐작할 수 있다.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저자가 말하는 일본의 분위기가 최근의 한국과 너무 판박이라 읽으면서 놀라는 중입니다. 지켜야 할 질서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피로를 느끼는 점, 아이들에게조차 요구되는 질서가 많아지고 학폭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건수는 크게 줄었지만), 아이의 양육이 점차 버거운 과제가 되어서 저출생이 문제가 되는 것까지요. 일본의 저출생은 한국만큼은 아니라서, 책에서 말하는 문제는 오히려 한국에서 훨씬 심할 것 같은데요.
내가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현대의 포스트모던은 자본주의와 개인주의, 그리고 사회계약의 논리가 지방의 작은 마을까지 스며들고, 이를 지탱하는 통념과 습관, 법제도, 공간설계가 구석구석에 침투한 상태를 뜻한다. 시골 마을의 고령자도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 sns에서 의사소통을 하며, 인터넷 경매 사이트를 이용하는 포스트모던이라는 뜻이다.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동아시아 국가들은 '아이에게 많은 교육비를 들여야한다(그리하여 차세대 경제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부르주아적 육아관이 서민들에게까지 퍼져있고, 충분한 교육적 투자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차라리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젊은 층이 많다. 특히 도쿄처럼 현대적 가치관이 철저히 내면화되고 교육투자가 당연시되는 도시에서는 그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나는 되도록 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살고, 부자유로 고통받는 사람이 적은 사회가 실현되길, 그리고 이러한 사회가 다음 세대에도 이어지기를 바란다... 나는 선구자들이 개척한 진보와 지금까지 우리가 획득한 자유가 계승되면서도, 새롭게 떠오르는 부자유가 무조건 부정되지도 않는 미래를 꿈꾼다.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 건강하고 청결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구마시로 도루 지음, 이정미 옮김
이제 마지막 날입니다. 이 책의 결론을 가장 잘 요약하는 한 곳을 고르라면 이 부분을 꼽을 수 있겠네요. 현대사회는 편리함과 청결 질서를 위해 자유를 일정부분 희생하고 있는데, 단순히 이를 복원하자고 주장하기에는 그 비용이 지나치게 커서 현실성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대사회에 예전과 비교해 어떤 부자유가 존재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고, 그걸 다같이 아는 것만으로도 부자유로 인한 폐해를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1회독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크게 진보했음에도 왜 이해할 수 없는 방향의 반대급부 - 사람들이 부자유해지고, 개인에 대한 마녀사냥이 늘어나고, 어리석은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지는지 - 에 대한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이 책이 그 중 한가지 실마리를 풀어주는 느낌이네요. 생각이 정리된 뒤에 다시 읽으면서 의견 올려보려고 합니다.
어... 안녕하세요? 사실 책은 아직 못 보고 있고, 구독만 해서 (몰래) 보고만 있었는데요, 평소부터 관심있는 주제에다가, 실제 현실과도 너무 밀접한 얘기라서 궁금해서 구독했었어요. 도서관에 신청해 놓고 기다리는 중인데, 수집해주신 문장들만 보고도 많은 공감과, 더 큰 궁금함을 가지게 된 상태입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신 게 고마워서 댓글 달 듯 감사인사 한번 남겨요. 감사합니다!
아 저도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ㅎㅎ
저도 최근에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입니다. 반가워서 오랜만에 신청했어요.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어요. 개인적인 이야기인데요. 요즘은 무해함을 중시하는 사회와 문화적 분위기가 있는데요! 그게 전부터 공감이 한쪽으로는 되면서 한쪽으로는 불편하더라구요. 그 불편함이 어떤 것인지 규명을 해준 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교양, 청결함, 대화 매너, 건강함 이런걸 가질 수 있는 분들은 상위 계층에 속한 분들이죠. 그 반대는 하위 계층일 확률이 높구요. 그래서 요즘의 무해함이든 이 책의 쾌적함이든 암시적으로 너와 니를 분리하게 만드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네요.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 하고 위축되게 만드는 사회는 저희가 지향할 사회는 아니죠. 그렇지만 무조건 그 반대의 것을 쫓으라 할 수도 없고 난감하네요.
네 반갑습니다. 저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최근의 빡빡하고 규칙이 많은 조류는 자연스러운 사회의 발전에 의한 것이기도 해서 고치기 쉽지 않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다시 읽고 다른 책도 보면서 개인이 실천가능한 극복 방안을 알아보려고 해요.
아 죄송합니다. 잘못 올렸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부터 2회독 하며 의견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2장마다 4일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려고 합니다. 3월 16일-19일 머릿말. /1장. 쾌적한 사회에서 우리는 왜 병들어가는가 / 2장. 자본주의사회를 뒷받침하는 정신의료 3월 20일-23일 3장. 건강은 언제부터 모두의 의무가 되었나 / 4장.리스크가 된 육아, 저출생이라는 귀결 3월 24일-27일 5장. 다양성을 지우는 표백의 논리 / 6장. 공간설계는 사람을 어떻게 길들이는가 3월 28일 - 7장. 현대사회의 작동을 떠받치는 3가지 논리 / 맺음말 내일부터 다시 뵙겠습니다.
오늘부터 다시 시간표대로 읽기 시작입니다. 처음에는 따로 시간표 없이 자유롭게 얘기하려고 했는데요, 모임을 진행해보니 다른 모임에서 시간표를 정해둔 게 다 이유가 있었구나 싶네요^^;;; 2장까지 의미 있게 읽었던 구절을 얘기해보아요.
두번째 읽으며 이 그림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현대사회는 이전보다 비교할 수 없이 안전해졌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는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져 출생은 계속 감소중인 것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옛날이 좋았어, 라는 말은 흔히 기성세대의 과거 미화로 치부되지만, 이런 통계를 보면 그 말에도 일말의 진실은 있다는 생각이 들지요.
이 질서정연한 거리에서 살아가는 아이는 그 질서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는 아이여야만 한다. 당연히 '질서에 어울리는 아이'란 곧 '질서에 어울리는 어른'의 씨앗이 된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2020년대의 질서에 무조건 따라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발달장애로 진단받은 아이는 의료 및 복지 서비스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학교에 적응하기 어렵고, 나아가 훗날 직장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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