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rain for Numbers

D-29
자연선택은 적응적 진화를 일으키는 유일한 메커니즘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연선택은 유전자가 아니라 살아있고 행동하는 개체의 수준에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실이다. 다음 세대로 어떤 형질이 전달되느냐에 관해 현재 우리가 가진 메커니즘은 특히 인지와 행동을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학하는 뇌 - 수학을 할 때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안드레아스 니더 지음, 박선진 옮김
새로운 인지 능력의 진화는 겉에서 보면 상당히 목표지향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강조하건대 진화론은 비목적론적이다. 진화의 작동에는 목적이 없다. 이 행성에서 수리 능력을 가진 동물 및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코 진화의 목적이 아니다. 동물에게 수리 능력이 생긴 이유는 단지 그러한 능력을 통해 세계와 관련된 무언가를 포착하고 그로부터 이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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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쾰러가 전이 검사(한 환경에서 배운 동작을 다른 환경에서도 유사하거나 관련 있는 동작으로 수행하는지를 검사하는 일)를 도입해, 새들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을 제거하여 새들이 올바른 답을 학습할 수 없도록 하고, 대신 자신의 개념적 지식으로부터 정답을 이끌어내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전이 검사 동안 새들은 새로운 상황에 수 식별 개념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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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에게 단어가 없는 한, 이들은 계산을 한 것은 아니다. 새들은 그들이 지각할 수 있고 그에 따른 행동을 보일 수 있는 수들에 이름을 붙일 수 없다. 하지만 분명 새들은 “명명되지 않은 수들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학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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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자발적 선택 시험은 연속적 크기의 문제를 제거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수량 식별 능력이 그저 실험의 인공 산물일 뿐이라는 결론을 내리긴 이르다. 앞으로 더 살펴보겠지만, 잘 조절된 자극을 이용한 보완 실험으로 수량 식별 능력의 근거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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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실험을 더욱 확대해, 단지 두 개의 막 뒤에 서로 다른 대상을 숨기는 것을 넘어 병아리들이 대상들 중 일부가 한 막에서 다른 막으로 하나씩 전달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에도 병아리들은 더 많은 대상이 숨겨져 있는 막을 선택했다. 병아리들은 일련의 대상이 더해지거나 감해지는 것을 계산해서 어느 막 뒤에 더 많은 수의 각인 대상이 놓여 있는지 추적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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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원형그물거미는 자신의 거미줄에 먹잇감을 축적한다. 만일 저장해둔 먹잇감이 사라지면 거미는 잃어버린 먹이를 찾아다니는데, 이들의 수색 시간은 사라진 먹잇감의 수량(또한 잃어버린 먹잇감의 양)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이는 거미가 먹이의 수량에 대해 얼마간의 기본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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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매미의 유충들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정확히 17년 뒤 땅 위로 나올 시점을 결정하기 위해 지하에서 그들이 기생하고 수액을 빨아먹을 나무의 계절 주기를 평가한다. 놀랍게도 이 17년이 지나면 각각의 매미 유충들은 그들이 어디에 있든 며칠 사이에 거의 동시에 땅 밖으로 나온다. 실험에 따르면 이들 주기매미는 절대적인 시간의 경과가 아니라 연수를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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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적 관점에서 볼 때 가장 놀라운 곤충은 꿀벌이다. 꿀벌은 근거리 및 원거리로부터 꿀과 꽃가루를 채취한 뒤 이를 벌집으로 가져온다. 벌들은 벌집으로부터의 거리와 이후 되돌아가야 할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그들이 먹이 장소로 가는 길에 지나쳐온 지형지물의 수를 기억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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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은 심지어 지형지물의 외양이 바뀌었을 때도 학습된 순번에 위치한 지형지물 주변에서 먹이를 찾았다. 이처럼 벌들이 가변적인 지형지물의 수를 순차적으로 열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발견은 이들에게 추상화 능력의 징후가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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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인 양적 범주로서 수량은 사물이 시공간적으로 제시되는 방식에 상관없이 표상될 뿐 아니라, 다양한 감각 양상에 걸쳐서 표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예를 들어, 테이블 위에 놓인 세 개의 맥주캔 또는 세 번 연속으로 울리는 천둥소리는 모두 수량 ‘3’을 나타내는 사례들이지만 첫 번째 경우는 시각적 요소로 나타나고 두 번째는 음향적 사건으로서 발생한다. 만약 동물이 수 개념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면, 이들 또한 보고 들은 사물들을 열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질문에 올바로 답할 수 있으려면 동일한 개체에게 하나 이상의 감각 양상으로 수량이 제시되었을 때 이를 동일한 유형의 자극으로 취급하는지 아니면 다른 유형으로 취급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문제를 조사한 연구는 극히 소수에 그치며 모두 원숭이를 대상으로 시행되었지만 그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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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포함한 여러 동물 종들이 비상징적 수치 식별에 관한 이러한 모든 행동적 특성은 이러한 행동이 수행될 때 어떤 체계가 작동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식별 능력은 집합 크기가 제한된, 비율에 의존하지 않는 대상 추적 시스템OTS에 기반하는가, 아니면 비율 의존적이며 베버의 법칙을 따르는 근사 수치 시스템ANS에 기반하는가, 아니면 둘 다에 기반하는가? 비수치적 변수를 통제한 자극을 이용해 동물을 자세히 조사해보면 이들의 수량 식별 능력에서는 베버의 법칙을 따르는 ANS의 고전적인 특성인 수치 거리(또는 수치 비율) 효과가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적은 수량 및 큰 수량에 대해 조사했을 때 영장류와 같은 포유류는 물론 조류와 어류에서도 ANS가 배타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반복적으로 입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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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작은 수의 경우는 인지 가능한 기하학적 패턴으로 표상될 수 있다. 예컨대 하나의 사물은 점으로, 두 개는 선으로, 세 개는 삼각형으로, 네 개는 사각형으로 보일 수 있다. 게다가 OTS에 의해 채워진 암묵적 대상 파일이 어떻게 명시적 수 표상으로 바뀌는지도 불분명하다. 종합하면, 우리가 동물들로부터 수집한 근거들은 결국 우리가 우리의 동물 조상으로부터 진화적으로 아주 오래된 비언어 체계로서 단일한 열거 시스템, 즉 ANS를 물려 받았음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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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형은 어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것뿐이며, 평생에 걸쳐 자연의 엄격한 심판을 받는 것은 바로 표현형이란 점이다. 선택압이 가해지는 대상은 표현형이며, 유익한 형질이 유전자를 통해 다음 새대로 전달되기 위한 시험을 견뎌야 하는 것도 표현형 수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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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성에 수를 이용할 줄 아는 동물이 진화하기도 이전에,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물체인 단세포 미생물 박테리아들 또한 양적 정보를 이용했다. … 최근 미생물학자들은 박테리아들 또한 사회생활을 하며 다른 박테리아의 존재 또는 부재를 감지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박테리아는 다른 박테리아의 수를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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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갈색머리흑조의 탁란은 상당한 인지 능력을 요구한다. 숙주의 둥지를 여러 날에 거쳐 찾아가야 하고, 매번 방문할 때마다 알의 개수를 기억하고 지난번 방문 이후로 현재까지 알의 개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평가해야 하며, 지나온 날들의 일수를 평가한 후 이러한 수치들을 비교해 그 둥지에 알을 낳을지 말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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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회의 청각 자극에 익숙해진 신생아들은 화면에 네 개의 사물이 표시될 때 이를 유의한 수준으로 더 오래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12회의 청각 자극에 익숙해지면 신생아들은 화면에 12개의 사물이 표시될 때 이를 더 오래 바라보았다. 이 결과는 갓 태어난 아기들이 시각적 대상의 개수와 청각적 음향의 횟수가 일치하는지 인지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놀랍게도, 아기들은 감각적 양상을 초월하여 수량을 추상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순차적으로 제시되든 동시에 제시되든 형식에 관계없이 수량을 추상화할 수도 있는 것이다. … 그럼에도 갓 태어난 아기들도 나이가 많은 어린이나 어른들처럼 비율 의존적 수량 처리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즉 태어난 지 50시간 된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의 핵심 발견은 우리가 수량을 처리하는 뉴런 기계를 가지고 태어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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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생리학에서 - 아마도 신경과학 전체에서 - 가장 중요한 기술적 진보는 실험동물에서 단일 뉴런의 활성을 기록하는 기법의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법으로 인해 신경 활성에 대한 이해에는 비약적인 발전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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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원숭이가 수를 보고 외우는 동안 특정 뉴런이 크게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좀 더 면밀히 검사한 결과, 일부 뉴런은 분명 시험 당시 원숭이가 외우려고 하는 수가 무엇인지에 따라 서로 다른 자극 속도로 반응했다. 놀랍게도, 이들 뉴런 각각은 특별히 선호하는 수가 있었고 이러한 선호하는 수가 제시되면 활동전위를 마구 방출했다. 즉 이들 뉴런은 특정 수치가 나타났음을 알렸다. 이들이 바로 수량-선택적 뉴런, 또는 줄여서 ‘수 뉴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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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fMRI 적응 실험을 통해 서너 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들의 IPS에서도 점 집합의 개수에 대해 성인과 동일한 신경 조율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우리가 수 기호를 이용해 셈하기를 배우기 전에도 우리 뇌가 비상징적 수량을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이다. 이러한 비상징적 표상은 이후의 삶에서 획득하게 될 훨씬 정교한 상징 표상의 토대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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