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rain for Numbers

D-29
일반적인 현역 수학자들은 평일에는 플라톤주의자지만 일요일에는 형식주의자가 된다. 다시 말해, 이들은 수학자로서 일할 때는 객관적 실재를 다루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으며, 그 실재의 속성을 밝히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이 실재에 대해 철학적 논증을 제시해야 할 때가 되면, 그들은 그것을 전혀 믿지 않는 척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수학하는 뇌 - 수학을 할 때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안드레아스 니더 지음, 박선진 옮김
이처럼 기수를 집합의 실재적•객관적 속성으로 보는 견해에서는 인간과는 독립적인 어떤 외부 세계의 존재를 상정하며(‘존재록적 실재론’이라고 불리는 철학적 입장이다) 기수 또한 그 일부로 본다. 나 자신은 이것이 참이라고 여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 세계는 객관적 실재다. 현재 우리가 가진 지식에 따르면 우주는 대략 130억 년 전에 생겨났고 지구의 나이는 50억 살 정도다. 그에 반해 우리 종 ‘호모 사피엔스’가 이 행성에서 살아온 기간은 대략 30만 년에 지나지 않는다. 즉 우리가 상호작용하는 물리 세계는 우리 인간이 출현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왔으며, 아마 인간이 사라진 이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우주 역사의 시공간적 규모에서 인간의 진화사가 차지하는 정도를 고려한다면, 인간의 실존과 경험에 독립적인 물리적 본성의 존재와 속성을 부정하는 것이 얼마나 불합리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수학하는 뇌 - 수학을 할 때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안드레아스 니더 지음, 박선진 옮김
즉 드앤에 따르면 인간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과 마찬가지로, 수 또한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세계의 한 특징으로 인식한다. 우리는 양을 짐작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없다. 수량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선천적 본능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수에 대한 이러한 타고난 직관은 인간의 인지를 구축하는 여러 ‘핵심 지식’ 체계 중 하나다. 인간의 수 인지는 개체발생적으로(한 개인의 발달 과정 동안) 그리고 계통발생적으로(인간의 진화사 동안) 이러한 선천적 직관에 기반해 구축된다.
수학하는 뇌 - 수학을 할 때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안드레아스 니더 지음, 박선진 옮김
사고와 앎은 인간의 뇌가 가진 능력이며, 이러한 뇌는 생물학적 진화를 거쳐 생겨났다. 우리의 인지 구조는 (적어도 부분적으로) 실제 세계에 적합하도록 맞춰져 있는데, 이는 -계통발생적으로- 그것이 실제 세계에 적응하는 과정에 출현했고 또한 -개체발생적으로- 각 개인이 처한 환경에 대처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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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뛰어 올라탄 나무 줄기를 현실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원숭이는 곧 죽은 원숭이가 되었다. 이들은 우리의 선조가 되지 못했다.
수학하는 뇌 - 수학을 할 때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안드레아스 니더 지음, 박선진 옮김
집합의 크기를 실제 그대로 평가할 수 있는 동물은 생존에 더 좋은 기회를 가졌고 따라서 경쟁적인 환경에서 선택될 가능성도 더 높았다. 그 결과 우리는 진화 과정 중 수량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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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조 호미니드 중 1+1=1 대신 1+1=2라고 믿었던 이들은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었던 반면, 그렇지 못한 호미니드는 진화적으로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수학을 이미 알고 있던 호미니드 선조는 그렇지 않았던 호미니드보다 생존 투쟁에 더 적합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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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기관과 뇌는 자연계에 대처하면서 적응해왔다. 만일 진화론이 옳다면(무수한 증거들로 볼 때 생물학자 사이에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여겨지지만) 그리고 우리가 유전가능한 ‘지식 기관’을 타고났다면, 이 지식 기관은 다른 모든 기관 및 그에 따른 능력과 마찬가지로 진화의 주요 동력 즉 유전적 변이와 자연선택의 힘을 받았을 것이다. 수학의 원리도 마치 본능처럼 건강한 모든 성인의 뇌에 배선된 선천적 기질을 반영한다. 뇌의 진화와 생리학을 이해하는 것이 산수 및 수학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수학하는 뇌 - 수학을 할 때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안드레아스 니더 지음, 박선진 옮김
수리능력 (수 개념/ 표상/ 경험적 속성) • 양(기수) 비상징 수 -> 상징 수 기수성(수량, 집합 크기) • 순위(서수) 비상징 수 -> 상징 수 순차적 순서 • 표시(명목수) 상징 수 식별
‘심적 표상’을 광범위하게 정의하면 ‘의미론적 심적 대상’이다. 심적 표상에는 우리의 유의미한 생각과 사고, 지각, 판단 등이 포함되며, 이는 행동의 결과물로 측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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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영역에서 유추란 어떤 사건 또는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의 경험적 수치와 표상된 수 사이의 일대일 대응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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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이 추가될 때마다 반응 시간이 조금씩 증가한다는 사실은 집합의 원소 수는 각각의 원소를 병렬 방식으로 처리하는 메커니즘에 따라 거의 한꺼번에 평가된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반면, 네 개를 넘어서는 사물에 대해 반응 시간이 갑자기 증가한다는 사실은 4보다 큰 수에 대해서는 동시적인 비언어적 판단 대신 순차적인 상징적 계산 전략이 작동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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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양한 범위의 수량에 일정한 베버 분율값이 나타나는 패턴은 인간은 물론 비인간 영장류나 다른 동물에 대한 연구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ANS가 수의 많고 적음을 표상하는데 사용되는 기본 메커니즘임을 시사한다.
수학하는 뇌 - 수학을 할 때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안드레아스 니더 지음, 박선진 옮김
이때 밀도가 너무 높아서 그 구성요소들을 분할할 수 없으면 이 장면은 요소의 배열보다는 ‘결’로서 인식된다. 그러나 이것이 집합 내 원소들의 수를 처리하는 과정인지, 아니면 수와는 독립적인 감각 식별 과정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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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징적 수 표상에서 상징적 수 표상으로의 전환은 인지신경과학 분야의 가장 큰 수수께끼 중 하나다. 비록 격렬한 논쟁이 있긴 했지만, 이 책의 뒷부분에서는 우리의 상징적 수 표상이 - 계통발생적으로 그리고 개체발생적으로 - 실제로 비상징적 수 표상을 기반으로 구축되었음을 시사하는 여러 증거들을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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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적 수 표상은 우리가 가진 가장 정확한 수량 표상이다. … 수 기호는 조합 기호 체계의 하나로 산술 규칙에 따라 처리 및 변환될 수 있다. 상징적 수 표상은 우리의 과학기술을 구성하는 한 요소다. 수론은 자연언어와 더불어 인간이 가진 또 하나의 상징체계로 간주된다. 수에 대한 이론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수렵채집 사회에 살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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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 Cyanobacteria Photosynthesis Cambrian Explosion
수리 능력도 서로 다른, 멀리 떨어진 동물 개체군 사이에서 여러 번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 …, 이러한 사실은 여러 다양한 동물 개체군이 수리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에 얼마나 중요했는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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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선택은 적응적 진화를 일으키는 유일한 메커니즘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연선택은 유전자가 아니라 살아있고 행동하는 개체의 수준에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실이다. 다음 세대로 어떤 형질이 전달되느냐에 관해 현재 우리가 가진 메커니즘은 특히 인지와 행동을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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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지 능력의 진화는 겉에서 보면 상당히 목표지향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강조하건대 진화론은 비목적론적이다. 진화의 작동에는 목적이 없다. 이 행성에서 수리 능력을 가진 동물 및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코 진화의 목적이 아니다. 동물에게 수리 능력이 생긴 이유는 단지 그러한 능력을 통해 세계와 관련된 무언가를 포착하고 그로부터 이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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