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룸에 있어 충격적인 장면과 묘사로 차별의 시선을 깨려는 작품도 있지만, <소프트 랜딩>처럼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세밀하게 그린 것 같은 작품도 충분히 좋구나.. 이렇게 사람들의 편견을 깰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소수자들의 이야기는 많이 다뤄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ㅎㅎ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소설 함께 읽기/책 증정] 장편소설 <소프트랜딩> 함께 읽기
D-29

마이디어북스

나규리
저도 소설 속에서 성소수자 서사를 쓸 때 보편적으로 예측되는 비극 서사나 단순한 고통의 전시가 되지 않도록하기 위해서 특히 신경을 썼는데요,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신경써서 고통을 전부 제거하는 것 역시 비현실적이고 차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물이 처한 상황이나 사회적 시선이 고통이어야지 존재 자체가 고통이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중심을 잡았습니다. 저는 소수자 이야기가 문화로서는 다수가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보편의 영역을 넓히는 한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주먼지밍
아아아 제가 착각을 했습니다
모임기간이 16일부터 20일!! 아니 너무나 짧아요 ㅠ_ㅠ
이 작품은 정말로 할 말이 많은데 말이에요~~~ 흑흑

우주먼지밍
“ 한때 단아는 열심히 해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겠다고 해맑게 말하던 주은의 순수함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런 물들지 않는 마음이 쉽지 않다는 걸 안다. (…) 그런데 공장에서는 계약직인 주은의 순수함을 이용한 것도 모자라 업무 배제 및 불이익을 담보로 엄포를 놓고 있었다. 주은은 부당함과 차별을 겪음녀서도 회사 사람들 말에 휘둘렸다. (…) 수인은 주은이나 단아의 지난한 삶을 이해할 필요가 없는 삶을 살았고,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갈 거였다. 하지만 단아와 주은은 안정적인 삶에 대한 기약이 없었다. ”
『소프트 랜딩』 152쪽, 나규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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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먼지밍
매번 계약 직의 유리천장에 부딪히고, 싸우고 싸워야 겨우 제자리를 지킬 수 있는 생존형 근로자일 뿐이었다. 수인은 이런 건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라고 말할 게 뻔했다.
『소프트 랜딩』 152쪽, 나규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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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디어북스
이런 계급적인 차이에서 비롯되는 한계를 느끼고 미리 단념하는 단아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공감이 되기도 했고요. 이렇게 아프게 떼어내지 않아도 결국 단아는 수인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 면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사람 사이에 벽을 만드는 편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또 아니야 사람이 그리 쉽게 변하나 그랬다가.. ㅎㅎ

나규리
이 문장은 지난 달 진행되었던 오프라인 북토크에서도 저의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로 낭독했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그때 이 장면을 골랐던 이유는 속해보지 못한 계급으로 인해 닿을 수없는 막연한 거리감을 드러내는 부분이라서였어요! 또한 두 사람이 알기 전부터 존재했던 서로의 계급 배경이 사랑의 불신이 싹트는 순간엔 사랑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현실이되고, 불안한 개인의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미래의 가능성까지 미리 차단하는 부분이기 때문이었어요. 쓰면서 돌이켜보니 저는 사랑하는 사이가 아닌 사회생 활에서도 역시 짐작만으로 나와는 너무나 다른 사람일 거라고 판단하고 혼자 상처받기 싫어서 거리를 둔 적이 종종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장면을 쓰며 단아가 애틋하고 더욱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이디어북스
맞아요~ 정말 할 말이 많은 책이죠! ^^
밍묭
그 사랑의 순간이 모두 환상이었다고 해도, 결국 그 온기에 데인다 해도, 그 모든 걸 알고서도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단아를 만나는 일만은 반복하고 싶었다.
『소프트 랜딩』 204, 나규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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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규리
수인이 단아를 그리워하는 장면..☆ 벌써 거의 완주하셨네요 ~ 완독을 응원합니다 ^^!!
평신도09
119쪽. '적당한 바람이 불고 하늘이 맑았다. 새로운 공간에서 함께 걷고 있으려니 괜스레 단아의 손을 잡고 싶었다. 수인은 몇 번이나 단아의 손이 휴대전화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라면서 주머니에서 손을 뺄지 말지 고민했다.
"손 잡아도 돼?"
수인이 열 번 만에 용기를 내어 작게 물었다. 단아가 주위를 둘러봤다. 단아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걸 보고 나서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고 손을 줬다.
"깍지는 안 돼."
수인은 단아가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는 게 좀 서운했지만, 평소 단아의 조심성을 생각하며 이해했다.'
두 젊음의 귀엽고 사랑스런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된 문장이라 마음에 듭니다.
이 소설을 영화로 잘 옮길 수 있는 감독님이 계신다면 영화로 그릴 때 이 장면은 꼭 넣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두 주인공으로 노윤서님과 정호연님이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

나규리
안녕하세요 바오로님 ! 😃 두 인물을 애정으로 바라봐주셔서 감사드려요 ㅎㅎ 영화화라니..♡ 뭔가 상상만 해도 기쁘네요..ㅎㅎ 깍지는 안 된다는 말이 자칫 동성애를 숨기는 방어기제나 감정을 부정하는 것 처럼 느껴 서운할 수도 있지만 단아식의 "그래도 손은 잡고싶다."는 표현이었는데요. 어쩌면 그런 단아의 조심스럽고 현실적인 말이 수인에게는 또 다른 설렘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하면서 혼자 풋풋해하며 (동시에 오글거리게 그리지 말자고 자중하며) 쓴 장면인데 ㅎㅎ 비슷하게 느껴주시다니 반갑고 기분이 좋습니다ㅎㅎㅎ 😆 😊
평신도09
@나규리
첫 문장부터 마지막까지 통통 튀는 대사와 세련된 묘사가 참 좋습니다. 두 주인공도 생생하지만 은채, 주은, 단아 어머니도 매력적인 인물들이였구요.
작가님, 이 소설은 얼마간 구상하시고 다 쓰시는 데는 얼마나 걸렸는지 물어봐도 실례 안 되겠죠?
각 인물들이 어딘가엔 있을 것 같은 생각마저 드는데, 소설 속 인물들을 어떻게 구체화하시는지 비법(?)도 조금만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

나규리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ㅎㅎ !
아직 인물의 구체화는 저도 계속 공부를 하고 인물에 적용해보는 중인데요, 특히 주인공의 주변인은 어디까지 드러내야할지 기준을 잡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작법적인 기술을 명확히 말씀드리기엔 저도 구축해가는 과정이라 뭐라 단정하고 정의하긴 어렵지만, 소프트랜딩을 쓰면서 염두했던 점을 말씀드릴게요.
저는 주변인들이 단아와 수인의 기억속에서 타임라인으로 파편화되어 있듯이 그들 각자의 삶에서도 흔들리고 미성숙한 순간들이 모두 그들의 성장기록이 되지 않을까, 그 중간중간 수인과 단아가 주변인으로 파편처럼 관여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인물들의 행동이 조금 이기적으로 보일지라도 개인화하여 받아들이면 조금은 이해된다고 생각했어요 ~!!
그리고 질문 주셨던 소설을 쓴 기간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이 소설을 처음 구상한.. 19년?정도...였어요.ㅎㅎ그 이후에 수인과 단아의 시점과 에피소드를 각각 단편정도 분량으로 적어두고 현실을 바쁘게 살다가 점점 메시지와 이야기가 확장되어 1년 정도 집중해서 쓰고 다시 8개월정도 퇴고하였어요!
첫 장편 작업이었는데 장편은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글들이고 서툴지만 저의 생각과 감정이 아낌없이 녹아들어서 저에게는 수인과 단아가 더욱 가깝고 애틋하지 않나싶어요 ㅎㅎ 답이 되었을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마이디어북스
많은 분들이 <소프트 랜딩>을 즐겁게 읽어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오늘이 오프라인 독서모임의 마지막 날입니다. 더 궁금한 이야기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마음껏 해주세요!! ㅎㅎ 수인이와 단아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오랜만의 오프라 한가로이 카페에 앉아 딸기라테를 앞에 두고 서로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봄볕이 좋으니까요~~ㅎㅎ

나규리
딸기라떼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는 말씀에 미애의 순수한 계략으로 두 사람이 미애의 카페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장면이 상상되었어요 ㅎㅎ(미애는 음료를 제조 해야한다며 오지도 않고 수인과 단아는 번갈아 창밖을 보며 날씨 좋다고 n번 째 반복하고요 ㅎㅎ)그나저나 며칠전 비가 왔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오늘은 유난히 맑고 화창하네요 ㅎㅎ 그믐 독서모임 마지막 날을 기념하며 저도 딸기라떼를 한잔 해야겠어요..ㅎㅅㅎ
밍묭
현실은 원래 이토록 남루한데. 그걸 모르는 게 아닌데. 여기마저 떠나고 싶어지면 어떡하나.
『소프트 랜딩』 217, 나규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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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디어북스
저도 이 문장에 엄청 공감했습니다. 꿈꾸던 일이었음에도 그마저 남루한 현실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느끼고 말았을 때, 그 쓸쓸한 마음이 잘 드러난 문장이었어요. 여기마저 떠나고 싶어지면 어떡하나. 또다른 허상을 찾아 헤매일 것인지, 아니면 삶에 좌절하고 단념해야 하는 것인지. 속이 깊은 단아가 너무 현실에 절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나규리
처음에 단아는 영종도를 오고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기운을 간접적으로 느끼려고 했는데요, 하지만 현실에서 그들의 모습은 바삐 움직이는 세상속에서 머물러야만 자신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는 자신의 처지를 더욱 짙게 느껴지게 한다는 걸 체감한 순간이었어요. 공장에서는 최선이라고 생각한 영종도 삶에 비슷하게 도착한 것 같은데 여전히 어딘가로 출발해야할 것 같은 기분.. 그런 혼란 속에서 침엽수향을 들이마시며 현재에 집중하려고 애쓰는 단아의 모습이 저도 떠오르네요!

모니카유
TMI: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함자가 '이수인' 이셨습니다.
그래서 첫장을 열자마자 엄청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반갑기도 했습니다.
제가 원래 알던 이수인이 아닌 또 다른 이수인과의 만남.
매우 뜻 깊은 만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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