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함께 읽기/책 증정] 장편소설 <소프트랜딩> 함께 읽기

D-29
매번 계약직의 유리천장에 부딪히고, 싸우고 싸워야 겨우 제자리를 지킬 수 있는 생존형 근로자일 뿐이었다. 수인은 이런 건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라고 말할 게 뻔했다.
소프트 랜딩 152쪽, 나규리 지음
이런 계급적인 차이에서 비롯되는 한계를 느끼고 미리 단념하는 단아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공감이 되기도 했고요. 이렇게 아프게 떼어내지 않아도 결국 단아는 수인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사람 사이에 벽을 만드는 편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또 아니야 사람이 그리 쉽게 변하나 그랬다가.. ㅎㅎ
이 문장은 지난 달 진행되었던 오프라인 북토크에서도 저의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로 낭독했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그때 이 장면을 골랐던 이유는 속해보지 못한 계급으로 인해 닿을 수없는 막연한 거리감을 드러내는 부분이라서였어요! 또한 두 사람이 알기 전부터 존재했던 서로의 계급 배경이 사랑의 불신이 싹트는 순간엔 사랑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현실이되고, 불안한 개인의 비합리적인 신념으로 미래의 가능성까지 미리 차단하는 부분이기 때문이었어요. 쓰면서 돌이켜보니 저는 사랑하는 사이가 아닌 사회생활에서도 역시 짐작만으로 나와는 너무나 다른 사람일 거라고 판단하고 혼자 상처받기 싫어서 거리를 둔 적이 종종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장면을 쓰며 단아가 애틋하고 더욱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맞아요~ 정말 할 말이 많은 책이죠! ^^
그 사랑의 순간이 모두 환상이었다고 해도, 결국 그 온기에 데인다 해도, 그 모든 걸 알고서도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단아를 만나는 일만은 반복하고 싶었다.
소프트 랜딩 204, 나규리 지음
수인이 단아를 그리워하는 장면..☆ 벌써 거의 완주하셨네요 ~ 완독을 응원합니다 ^^!!
119쪽. '적당한 바람이 불고 하늘이 맑았다. 새로운 공간에서 함께 걷고 있으려니 괜스레 단아의 손을 잡고 싶었다. 수인은 몇 번이나 단아의 손이 휴대전화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라면서 주머니에서 손을 뺄지 말지 고민했다. "손 잡아도 돼?" 수인이 열 번 만에 용기를 내어 작게 물었다. 단아가 주위를 둘러봤다. 단아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걸 보고 나서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고 손을 줬다. "깍지는 안 돼." 수인은 단아가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는 게 좀 서운했지만, 평소 단아의 조심성을 생각하며 이해했다.' 두 젊음의 귀엽고 사랑스런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된 문장이라 마음에 듭니다. 이 소설을 영화로 잘 옮길 수 있는 감독님이 계신다면 영화로 그릴 때 이 장면은 꼭 넣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두 주인공으로 노윤서님과 정호연님이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
안녕하세요 바오로님 ! 😃 두 인물을 애정으로 바라봐주셔서 감사드려요 ㅎㅎ 영화화라니..♡ 뭔가 상상만 해도 기쁘네요..ㅎㅎ 깍지는 안 된다는 말이 자칫 동성애를 숨기는 방어기제나 감정을 부정하는 것 처럼 느껴 서운할 수도 있지만 단아식의 "그래도 손은 잡고싶다."는 표현이었는데요. 어쩌면 그런 단아의 조심스럽고 현실적인 말이 수인에게는 또 다른 설렘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하면서 혼자 풋풋해하며 (동시에 오글거리게 그리지 말자고 자중하며) 쓴 장면인데 ㅎㅎ 비슷하게 느껴주시다니 반갑고 기분이 좋습니다ㅎㅎㅎ 😆 😊
@나규리 첫 문장부터 마지막까지 통통 튀는 대사와 세련된 묘사가 참 좋습니다. 두 주인공도 생생하지만 은채, 주은, 단아 어머니도 매력적인 인물들이였구요. 작가님, 이 소설은 얼마간 구상하시고 다 쓰시는 데는 얼마나 걸렸는지 물어봐도 실례 안 되겠죠? 각 인물들이 어딘가엔 있을 것 같은 생각마저 드는데, 소설 속 인물들을 어떻게 구체화하시는지 비법(?)도 조금만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ㅎㅎ ! 아직 인물의 구체화는 저도 계속 공부를 하고 인물에 적용해보는 중인데요, 특히 주인공의 주변인은 어디까지 드러내야할지 기준을 잡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작법적인 기술을 명확히 말씀드리기엔 저도 구축해가는 과정이라 뭐라 단정하고 정의하긴 어렵지만, 소프트랜딩을 쓰면서 염두했던 점을 말씀드릴게요. 저는 주변인들이 단아와 수인의 기억속에서 타임라인으로 파편화되어 있듯이 그들 각자의 삶에서도 흔들리고 미성숙한 순간들이 모두 그들의 성장기록이 되지 않을까, 그 중간중간 수인과 단아가 주변인으로 파편처럼 관여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인물들의 행동이 조금 이기적으로 보일지라도 개인화하여 받아들이면 조금은 이해된다고 생각했어요 ~!! 그리고 질문 주셨던 소설을 쓴 기간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이 소설을 처음 구상한.. 19년?정도...였어요.ㅎㅎ그 이후에 수인과 단아의 시점과 에피소드를 각각 단편정도 분량으로 적어두고 현실을 바쁘게 살다가 점점 메시지와 이야기가 확장되어 1년 정도 집중해서 쓰고 다시 8개월정도 퇴고하였어요! 첫 장편 작업이었는데 장편은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글들이고 서툴지만 저의 생각과 감정이 아낌없이 녹아들어서 저에게는 수인과 단아가 더욱 가깝고 애틋하지 않나싶어요 ㅎㅎ 답이 되었을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많은 분들이 <소프트 랜딩>을 즐겁게 읽어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오늘이 오프라인 독서모임의 마지막 날입니다. 더 궁금한 이야기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마음껏 해주세요!! ㅎㅎ 수인이와 단아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오랜만의 오프라 한가로이 카페에 앉아 딸기라테를 앞에 두고 서로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봄볕이 좋으니까요~~ㅎㅎ
딸기라떼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는 말씀에 미애의 순수한 계략으로 두 사람이 미애의 카페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장면이 상상되었어요 ㅎㅎ(미애는 음료를 제조 해야한다며 오지도 않고 수인과 단아는 번갈아 창밖을 보며 날씨 좋다고 n번 째 반복하고요 ㅎㅎ)그나저나 며칠전 비가 왔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오늘은 유난히 맑고 화창하네요 ㅎㅎ 그믐 독서모임 마지막 날을 기념하며 저도 딸기라떼를 한잔 해야겠어요..ㅎㅅㅎ
현실은 원래 이토록 남루한데. 그걸 모르는 게 아닌데. 여기마저 떠나고 싶어지면 어떡하나.
소프트 랜딩 217, 나규리 지음
저도 이 문장에 엄청 공감했습니다. 꿈꾸던 일이었음에도 그마저 남루한 현실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느끼고 말았을 때, 그 쓸쓸한 마음이 잘 드러난 문장이었어요. 여기마저 떠나고 싶어지면 어떡하나. 또다른 허상을 찾아 헤매일 것인지, 아니면 삶에 좌절하고 단념해야 하는 것인지. 속이 깊은 단아가 너무 현실에 절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 단아는 영종도를 오고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기운을 간접적으로 느끼려고 했는데요, 하지만 현실에서 그들의 모습은 바삐 움직이는 세상속에서 머물러야만 자신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는 자신의 처지를 더욱 짙게 느껴지게 한다는 걸 체감한 순간이었어요. 공장에서는 최선이라고 생각한 영종도 삶에 비슷하게 도착한 것 같은데 여전히 어딘가로 출발해야할 것 같은 기분.. 그런 혼란 속에서 침엽수향을 들이마시며 현재에 집중하려고 애쓰는 단아의 모습이 저도 떠오르네요!
TMI: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함자가 '이수인' 이셨습니다. 그래서 첫장을 열자마자 엄청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반갑기도 했습니다. 제가 원래 알던 이수인이 아닌 또 다른 이수인과의 만남. 매우 뜻 깊은 만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삶을 응원합니다.
어머 그러시군요..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셨겠어요...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저에게 의미있는 이름을 우연히 책속에서 만나본 적이 있기에 그 당황스러움이 충분히 이해가됩니다. 그래도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고 새로 알게된 수인의 삶에 응원까지 더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런 tmi 너무도 환영입니다.!!!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려요 🥹
소설을 쓰시면서 작가님은 단아와 수인의 마음을 수시로 오가야 했을 것 같아요. 둘은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때때로 갈등을 겪는 인물이잖아요? 집필하실 때 두 인물의 정서간 이동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안녕하세요 : ) 하나의 여르미님~~ 질문 감사합니다 ^^ 두 사람의 전혀 다른 배경과 사고방식이 있기 때문에 처음엔 인물 중 한 명씩만 집중하고자 노력을 하기도 했어요. 뭔가 한사람이 반으로 나뉘어 두 인물이 된것처럼 느껴지면 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수인이든 단아든 서로를 믿고 싶은 마음에 불안하게 되고 그 불안이 오해의 모서리로 닿는 상황은 공통된다는 사실을 쓰면서 알게 되었어요. 다만 그 방식이 각자의 과거에 얽매일 뿐이라는 것도요. 그건 억지로 나누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초고에서는 두 인물의 각각 캐릭터에 빙의해서 한 시점씩만 쓰고 고칠 때는 좀 더 보편적인 정서가 드러나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자유롭게 고쳤어요. 다만 각 인물의 캐릭터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라데이션으로 짙어지는 각자의 개연을 넣고, 그것을 지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ㅎㅎ
고마워.나를 좀 안심시켜 줘. 나는 더 많은 안심이 필요해. 단아 또한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 꿈이니까. 꿈에서는 뭐든 가능하니까.
소프트 랜딩 210페이지, 나규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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