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었다고 생각했으나 실상은 잘 모르고 있던 로빈슨 크루소를 @르구인 님 덕분에 완독하게 되었네요. 역자의 말에서 역자가 말하는것처럼 디포는 (소설이라는 장르적 개념도 확립되어있지 않던 시절) 문학사의 첨병이자 근대 문명 자체의 첨병이라는 설명이 와닿았습니다.
끝까지 자기 '소유의' 섬을 챙기는 모습이나, 속편을 예고하며 마무리하는 것이 마지막까지 크루소가 크루소했다... 라고 해야할까요? ㅎㅎ 그런 느낌입니다.
@향팔 님, @르구인 님 함께 읽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
D-29

모시모시

르구인
@향팔 님, 정말 감사합니다! 모임 참여해주시고 여러 좋은 책들 추천도 해주시고, 재미나고 의미 깊은 이야기들도 나눠주셔서 많이 배웠습니다. 다시 감사드려요! *^^*

르구인
정말 감사합니다! @모시모시 님!
함께 책을 읽는 건 혼자 읽는 것과 정말 다르다는 걸 이곳에서 모임 하면서 계속 느낍니다. 이야기 나눠주시고, 모임을 운영해나갈 수 있도록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르구인
“ 이거 보시오, 선생, 내가 당신을 구출해 보려고 할 경우, 두 가 지 점을 나와 약조할 수 있겠소? 라고 내가 말하자 그는 벌써 내 제안을 지레짐작하고서 하는 말이, 자신과 자기의 배를 만약 되찾게 된다면 전적으로 모든 점에서 나의 지휘와 통제를 받겠으며, 또한 만약 배를 되찾지 못한다면 나랑 이 세상 어디로 자기를 보내건 나와 함께 살다가 함께 죽겠다고 하니, 나머지 두 사람도 똑 같은 말을 했다.
그래서 "아무튼 내 조건은 오직 두 가지 뿐이오" 라고 내가 했 으니,
첫째, 당신이 이 섬에서 나와 함께 머물러 있을 동안은 전혀 아무런 지배권을 행세하려 들면 안 될 것이며 내가 만약 총기를 당신 손에 쥐어준다면 어떤 경우에건 나한테 다시 그걸 반납할 용의가 있어야 할 것이며, 이 섬에서 나나 내게 속한 자들에게 불리한 행위를 일체 하지 않을 것이며 여기 있는 동안은 내 명령에 의해 통제받을 것과,
둘째, 만약 배를 되찾았거나 되찾을 수 있다면 나와 내 수종을 영국까지 무료로 태우가 간다는 것이라고 했다. ”
『로빈슨 크루소』 p.366,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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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크루소는 일관되게도, 누굴 만나 일을 도모하기 전에 항상 먼저 계약부터 하는 것 같네요.
그런데 그 계약이라는 게, 상대방 쪽에서 보면 원하는 걸 얻은 후 나중에 발뺌을 하고 지키지 않아도 강제할 도리가 없는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어느 누구도 크루소를 배반하지 않습니다.

르구인
“ 내가 이 섬을 떠날 때 나는 기념품 격으로 내가 만들었던 큼직한 염소가죽 모자와 내 우산과 내 앵무새를 가지고 탔고, 앞서 언 급한 바 있는 돈도 가져가는 것을 잊지 않았는데, 이것들이 하도 오랫동안 쓰지 않고 쌓아 두기만 해서 녹이 슬어 얼룩이 져 있어서 표면을 문질러 손질하지 않으면 전혀 은화 행세를 할 수 없을 정도였으며, 또한 스페인 난파선에서 발견한 돈도 가지고 왔다.
이리하여 나는 이 섬을 이 배의 달력에 의거해 확인한바. 1686년 12월 19일에 떠났으니, 내가 이곳에서 스물여덟 해와 두 달 열아홉 날을 살았던 것이며, 살레의 무어인들에게서 대형 보트를 타고 탈출했던 바로 같은 달 같은 날에 이 두 번째 감금에서도 구출되었다.
이 배를 타고 긴 여행 끝에 영국에 도착하니 그때가 1687년 6월 11일이라, 서른다섯 해 동안 영국을 떠나 있었던 것이다. ”
『로빈슨 크루소』 p.398,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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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 이런 목적으로 나는 리스본으로 가는 배를 타서 다음 달인 4월에 거기 도착했는데, 내 수종 금요일이가 이 모든 방랑길에 나를 매우 충성스럽게 수행하였으니, 그 어떤 상황에서도 지극히 믿음직한 하인임을 확신시켜 주었다.
내가 리스본에 와서 수소문을 해보니 나한테는 아주 만족스럽게도 나의 옛 친구, 즉 나를 아프리카 근해 바다에서 나를 첫 번째로 구출해서 태워줬던 배의 선장을 찾았는데, 이 사람이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어서 바다를 떠났고, 나이가 중년에 접어든 자기 아들을 대신 자기 배 선장을 시켜서 여전히 브라질 무역을 계속 하고 있었다. ”
『로빈슨 크루소』 p.400,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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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리스본으로 가서, 재산을 찾는 과정을 정말 소상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시 '식민지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인 듯 합니다.
그리고 크루소는 자신이 섬에 있던 동안 차곡차곡 쌓인 자산과 농장까지 되찾아 단박에 부자가 되네요.

르구인
그리고 돌아가는 길은 '왠지 이상하게 영국으로 배를 타고 가는 게 꺼려'져서 육로로 가게 되는데, 한 번 더 액션 어드벤처가 펼쳐지네요! 프라이데이의 놀라운 활약도 펼쳐지고요.

향팔
저도 이 대목이 인상깊었어요. 크루소가 브라질 식민지 농장에서 자기 몫을 찾고 빚 받을 것은 받고 갚을 것은 갚으면서 셈을 하는 과정을 살짝 지루할 정도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것이요.

르구인
『로빈슨 크루소』 읽기 모임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최근에 일이 좀 생겨서) 처음 생각했던 것 만큼 활발히 모임지기를 못 한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그믐 모임을 진행한 덕분에 끝까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음 책 『프랑켄슈타인』은 2주 후에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으신 분들이 많으실 듯 합니다. 훌륭한 고전은 반복해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셸리의 스무 살 까지의 인생과 공부와 고민이 오롯이 담겨 있는 『프랑켄슈타인』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다시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2주 후에 『프랑켄슈타인』 모임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향팔
아니에요, @르구인 님 바쁘신데도 모임을 열심히 이끌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데요. 저야말로 르구인님께 많이 배웠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예전에 한 번 읽었는데, 책이란 덮고나면 제 머리에서 훌훌 날아가버리기 때문에 ㅎㅎ 다시 읽어보고 싶습니다. 작년에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가 나왔는데 좋다고 하더라고요. 책이랑 같이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프랑켄슈타인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손에서 탄생한 괴물이 펼치는 이야기. 고전이 된 메리 셸리의 소설을 오스카 수상 감독 기예르모 델토로가 영화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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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너무 감사한 말씀 해주셔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집니다...만, ^^; 여전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페이지마다, 크루소의 말 한 마디마다 시비 걸 내용이 너무 많은 책이었는데요, 그걸 다 짚지 못했습니다. ㅎㅎ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 저도 봤습니다. 보면서 든 생각은, 이런 색감, 이런 강도로 영화가 아니라 책 내용을 충실하게 담은 시리즈로 만들면 정말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그럴 일은 없겠죠?

향팔
ㅎㅎㅎ “ 페이지마다, 크루소의 말 한 마디마다 시비 걸 내용이 너무 많은 책이었다”라는 말씀에 웃음이 나왔어요.
그 영화 이미 보셨군요. 영화에 관해 말씀하신 부분이 무슨 의미인지 왠지 알 것 같아요 ㅎㅎ 저도 곧 봐야겠어요.

향팔
“ 이렇듯 디포가 부유한 장로교도 상인 집안 출신이란 점은 그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이다. 근대 부르주아적 (칼뱅 본인의 의도나 사상과는 다른 차원에서의 ‘이데올로기’로서) ‘칼뱅주의’ 논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은 복음서가 강조하는 자선과 봉사의 정신이 아니라 근면의 가치와 ‘섭리’의 개념이다. ‘나’의 경제적 근면이 하나님을 섬기는 방법이요, 이러한 근면이 물질적 성공으로 결실을 맺는 것은 ‘섭리’의 결과이다. 이러한 섭리의 작용은 ‘내’가 ‘선택받은 백성’임을 입증한다. 이와 같은 근면과 섭리의 논리는 디포의 작품들 곳곳에 배어 있고 『로빈슨 크루소』에서도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
『로빈슨 크루소』 해설: 근대 시대의 첨병 디포,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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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하지만 이러한 세속화된 칼뱅주의를 굳이 칼뱅의 사상이나 종교개혁 그 자체에 책임으로 돌릴 일은 아니다. 막스 베버의 『개신교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오독하거나 제목만 읽은 사람들은 ‘개신교 윤리’ 때문에 ‘자본주의 정신’이 생겨나고 합리화되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하지만 베버를 자세히 읽어 보면 기독교 및 개신교 윤리가 자본주의의 무한한 탐욕과 충돌하는 양태와 그 제어 효과에도 베버가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명저의 마지막 부분에서 베버는 기독교적 제어 장치마저 치워버린 순수 자본주의의 모습이 어떠할까 (미국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로빈슨 크루소』에 넘쳐나는 (독자에 따라서는 위선적으로 보이는) 성서적 어법은 분명히 두 가치 체계의 충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근면과 ‘섭리’의 논리로 쉽게 봉합할 수 없는 물질과 영혼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것이다. ”
『로빈슨 크루소』 해설: 근대 시대의 첨병 디포,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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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을유출판사 번역본의 옮긴이 해설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사회적 배경, 개인적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더라고요. 해설을 보니, 디포가 자신의 이야기를 크루소에게 많이 투영했구나 하는 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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