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러한 세속화된 칼뱅주의를 굳이 칼뱅의 사상이나 종교개혁 그 자체에 책임으로 돌릴 일은 아니다. 막스 베버의 『개신교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오독하거나 제목만 읽은 사람들은 ‘개신교 윤리’ 때문에 ‘자본주의 정신’이 생겨나고 합리화되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하지만 베버를 자세히 읽어 보면 기독교 및 개신교 윤리가 자본주의의 무한한 탐욕과 충돌하는 양태와 그 제어 효과에도 베버가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명저의 마지막 부분에서 베버는 기독교적 제어 장치마저 치워버린 순수 자본주의의 모습이 어떠할까 (미국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로빈슨 크루소』에 넘쳐나는 (독자에 따라서는 위선적으로 보이는) 성서적 어법은 분명히 두 가치 체계의 충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근면과 ‘섭리’의 논리로 쉽게 봉합할 수 없는 물질과 영혼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것이다. ”
『로빈슨 크루소』 해설: 근대 시대의 첨병 디포,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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