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차 다 끝나가네요, 그래도 탑승하겠습니다! 곧 진도 따라붙을게요. :)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
D-29
reddy

르구인
안녕하세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 함께 읽게 되어 반갑습니다~

모시모시
재미있어서 금방 읽으실거예요

르구인
크루소와 디포에 대해 싫은 감정이 계속 쌓여가던 중에, 이렇게 올려주신 글을 다시 읽어보니 명문이라는 생각마저 들면서 싫은 마음이 조금 누그러 드네요.
사람을 다시 보기를 바라며 그것을 구원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발자국 하나에 공포의 도가니로 들아간 상태를 정말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향팔
ㅎㅎ 이해가 되면서도 싫긴 해요. 야만인 운운할 때도 그렇고, 이런 처지에 있는 나도 이렇게 감사하며 사니까 아무 불평하지 말고 살라는 메시지를 자꾸 주는 것 같기도 해서요.

모시모시
“ 나의 이렇게 감사하는 자세는 나머지 시기 내내 계속 이어졌으며 금요일이랑 대화를 하면서 보낸 시간 덕에 우리가 그곳에서 같이 살았던 3 년 세월은 하늘 아래 이 세상에서 완전한 행복이란 걸 실천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할 수 없을 정도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
『로빈슨 크루소』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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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모시
읽으면서 예전에 어렸을때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데이 사이의 우정?!이 인상깊었었다는 생각이 나네요.

르구인
네.. 어린이 책에서는 '우정'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프라이데이 입장에서도 완벽한 행복이었는지, 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참 궁금해요. ^^;

모시모시
“ 이리하여 나는 이 섬을 이 배의 달력에 의거해 확인한바, 1686 년 12 월 19 일에 떠났으니, 내가 이곳에서 스물여덟 해와 두 달 열아홉 날을 살았던 것이며, 살레의 무어 인들에게서 대형 보트를 타고 탈출했던 바로 같은 달 같은 날에 이 두 번째 감금에서도 구출되었다.
이 배를 타고 긴 여행 끝에 영국에 도착하니 그때가 1687 년 6 월 11 일이라, 서른다섯 해 동안 영국을 떠나 있었던 것이다. ”
『로빈슨 크루소』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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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 이들이 만약 나를 건드리려 시도했거나 내가 즉시 이들을 습격하는 것이 나의 즉각적인 자기보전에 필요함을 확인했다면 뭔가 나를 정당화할 근거가 생겼겠지만, 아직까지는 내가 이들의 영향권 밖에 있고 이들이 나에 대해서 사실 알지 못하기에 나를 어쩌겠다는 계획을 품지 않은 형편이고, 따라서 내가 이들을 습격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았다. 이런 논리를 적용하자면 스페인 사람들이 아메리카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행각들, 즉 원주민을 수백만 명씩 죽인 것도 정당화될 것이니, 비록 이들이 우상 숭배자이자 야만인이며 산 사람을 자기들 우상에게 바치는 등의 야만적인 의식이 그들 풍습의 일부였다고 해도,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해를 끼친 게 없는 무고한 사람들이었는데도, 이들을 그 땅에서 몰살해 없애버린 것이 심지어 스페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당시에 극히 혐오스럽고 경멸할 일이란 식으로 얘기가 돌았으며, 유럽의 다른 기독교 국가들에서는 순전히 생사람 잡는 학살이요 피비린내 나고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잔혹함으로서 하나님이나 사람 앞에서 정당화될 수 없다고들 말했던 바, 그래서 이로 인해 ‘스페인 사람’이란 말 자체가 인간성을 존중하는 모든 사람들, 아니면 기독교적 연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소름 끼치고 끔찍한 말로 받아들여져서, 마치 스페인 왕국이 특별히 내세울 자랑거리가, 이렇듯 일체의 자비의 원리도 모르며, 불쌍한 자들에게 누구나 속으로는 느끼는 동정을 다들 너그러운 심성의 표시로서 인정하건만 이것을 일체 결여한 인종을 배출했다는 사실인 양 생각했다. ”
『로빈슨 크루소』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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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이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당시 다니엘 디포를 비롯한 영국인들은 스페인의 아메리카 침략과 학살을 아주 비판적으로 바라봤나 보군요.
(훗날 조지프 콘래드가 <어둠의 심장>에서 벨기에가 저지른 콩고 수탈을 비판했던 것도 떠오르네요.)
‘우리 영국인들이라면 스페인 쟤네들처럼 무식하게 막 죽이지 않고, 야만인들을 현명하게 잘 교화할 것’이라 생각했던 걸까요. (영국과 스페인은 서로 종교도 달랐고 하니..) 그래서 장 차 영국은 스페인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제국주의 국가가 된 걸까요. (뭐, 그놈이 그놈이긴 합니다만 ㅎㅎ)

모시모시
흥미롭습니다.
스페인의 태도가 원주민 다 죽이고 금은보화 캐서 본국으로 가져가자! 는 느낌이라면
영국은 식민지에서 원료 사와서 가공해서 뭐 만들어서 비싸게 팔기도하고, 동인도회사 같은거 세워서 식민국을 경제적으로 종속시키는(중국에 아편도 팔고..) 방향으로 간 것 같네요.
(무조건 후자가 덜 악랄했다고는 말하기 어렵겠습니다만.... '체계적으로' 악랄했달까.....)

향팔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향팔
“ […] 내가 길을 잘 들여서 이뻐했던 두세 마리만 남았는데 이놈들의 새끼들은 생기면 늘 물에 빠뜨려 죽여 버렸는데, 아무튼 이런 녀석들이 내 식솔들이었고, […] 또한 물새들을 몇 마리 길들여서 데리고 있었는데 무슨 종류인지 이름은 몰랐으나, 해안에 올라와 있는 놈들을 잡아서 날개를 잘라내서 데리고 있었으며, 내 성벽 밖에다 심어놓았던 작은 말뚝들은 이제 아주 촘촘한 관목 숲으로 성장해 있었기에 이 새들이 모두 이 나지막한 나무들에서 살게 하여 거기에서 키우니 나로서는 매우 즐거운 일이었으며, […] ”
『로빈슨 크루소』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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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아이고 맙소사.. (경악)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르구인
ㅠㅠ 너무 끔찍합니다. 새끼를 죽이고, 날개를 잘라내고... 이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쓰다니 놀랍기 그지없어요. 당시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읽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네요.

향팔
왠지 당시 독자들은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을 듯해요. 동물들과 자연은 결국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정복’하고 ‘지배’하고 인간 이익에 맞게 관리하고 써먹어야 할 자원으로 봤을 테니까요. 데카르트 같은 철학자는 동물이 영혼도 없고 고통도 못 느끼는 기계라고 했었지요. 또 한편 생각해보면 로빈슨 크루소가 섬의 ‘영주’, ‘왕’으로 행세하며 동물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는 것과, 현대인이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을 구경하거나, 공장식 축산을 운영하고 소비하는 세태 등이 그 인식 면에서는 디포의 시대와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향팔
“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 또 집짐승과 모든 들짐승과 땅 위를 기어 다니는 모든 길짐승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내셨다. 하느님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내시되 남자와 여자로 지어내시고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을 내려주시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를 돌아다니는 모든 짐승을 부려라!” ”
『[검정]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가톨릭용 (RCH72T-1C) - 중.단본.무색인 - 비닐』 창세기 1:26-28, 대한성서공회 편집부 엮음

[검정] 공동번역성서 개정판 가톨릭용 (RCH72T-1C) - 중.단본.무색인 - 비닐말씀을 쉽게 이해하려는 분을 위한 성경이다. 쉬운 번역은 기본, 신뢰성과 정확성까지 갖췄다. 원어의 뜻을 분명하게 파악하여, 우리 어법에 맞게 번역하였다. 대화문에서는 현대 우리말 존대법을 적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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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 눈을 뜨자마자 울타리 맨 위에 내 앵무새 폴이 앉아 있는 게 보였고 나한테 말을 건 게 그 녀석인 것을 즉시 알았으니, 바로 그렇게 처량한 어조로 내가 앵무새한테 말을 걸면서 말을 가르쳤던 것인데, 그것을 아주 완벽하게 배워서 녀석이 내 손가락 위에 올라앉아 부리를 내 얼굴에 바짝 대고서는, “가엾은 로빈 크루소, 너 지금 어디에 와 있는 거니? 어디 갔다 왔어? 어쩌다 이리로 온 거니?” 등의 내가 가르쳐 준 이런 말들을 지저귀곤 했던 것이다.
[…] 그래서 이 녀석이 아주 친근하게 나한테 말을 걸었고 그것도 아주 뚜렷하고 분명하게 말을 했기에 나로서는 아주 즐거운 일이었으며, 이 녀석은 나랑 무려 26년이나 같이 살았고, 앞으로도 더 살 수 있을지도 모를 일, 브라질에서는 앵무새들이 백 살을 산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그래서 혹시 가엾은 폴이 여전히 그 섬에 살아 있어서 “가엾은 로빈 크루소”를 이 순간까지 불러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
『로빈슨 크루소』 다니엘 디포 지음, 윤혜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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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구인
앵무새가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나 놀라서 찾아봤더니 종에 따라서 짧게는 5년, 길게는 50~80년까지도 수명이 기네요. 이 앵무새가 프라이데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배구공 '윌슨'의 역할을 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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