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울음

D-29
누마타 마호카루의 작품이 마음에 들어 또 읽는다. 아마 나와 문체가 맞는 것 같다. 찰떡 궁합인 것이다. 글을 잘 쓰는 일본 여류 작가다. 내용도 그렇지만 그 문체가 나를 이 글로 다시 끌어들인다.
일본인은 개보다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전엔 시골에 솔개가 하늘 높이 날아 닭 같은 것을 채갔다. 그리고 어린 애들도 채간다는 말이 있어 마당 멍석 위에서 혼자 놀지 못하게 했다. 지금은 그런 낭만이 없어 세상이 점점 삭막해지고 있다. 인간적인 그 무엇이 지금은 부재하고 있다. 그러니 트럼프나 윤석열 같은 인간들이 배출되는 것이다.
할인하기에 산 냉동 새우튀김이 녹아버렸지만 개의치 않고 냉동실에 집어넣는다.
지금 맹꽁이나 두더지 같은 것들을 아이들이 구경이나 할까. 그런 게 진짜 자연 학습인데.
바뀐 습관은 이제 더는 필요가 없는데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일본 소설엔 우물이 자주 등장한다.
원래 백중은 시골 머슴들이 실컷 노는 날이다.
일본은 성이 만연하지만 그래도 불륜은 배신으로 간주한다.
너무 울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일까.
일본은 장기가 상당히 일본스럽게 생겼는데 장기를 자주 두는 것 같고 일본은 파친코도 누구나 하는 것 같다.
멀지 않다/머지않다 두 표현의 차이는 뭘까? ‘멀지 않다’는 거리나 시간 두 상황에 모두 쓸 수 있지만, ‘머지않다’는 사전에서 검색하면 ‘시간적으로 멀지 않다’고 나오므로 ‘시간’에만 한정해 사용해야 한다. ‘머지않아’라는 부사로 널리 쓰인다. ‘멀지 않다’는 띄어 쓰지만, ‘머지않다, 머지않아’는 붙여 써야 한다. 지금은 이렇게 춥지만, 머지않아 따스한 봄이 올 거야.
(염치) 불구하고/불고하고 “그는 염치 불구하고 나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말했다.” 이 문장에서 틀린 부분을 찾았다면 당신의 우리말 실력은 보통이 아니다. ‘불고(不顧)하다’는 ‘돌아보지 아니하다’라는 뜻으로, 사전 예문을 보면 ‘그는 체면을 불고하고 나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말했다.’처럼 나온다. 여기서 ‘불고하다’는 우리가 평소에 쓰는 ‘~에도 불구하고’와는 완전히 다른 단어이다. ‘불구(不拘)하다’는 ‘얽매여 구애되지 않다’라는 뜻으로 ‘그는 몸살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출근했다’처럼 사용하면 된다. 운양은 아예 아래로 내려와 염치 불고하고 이 판서 옆에 비집고 누웠다. 여성과 남성의 지적 능력에 차이가 없다는 과학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지적 능력을 낮게 보는 고정 관념이 여전히 남아 있다.
승락/승낙 ‘청하는 바를 들어줌’이란 단어를 ‘승락’으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있다. 옳은 표기는 ‘승낙(承諾)’이다. ‘낙’이 ‘허락(許諾)’의 ‘락’과 같은 한자이지만 표기가 달라서 특이한 경우다. 아버지는 우리의 결혼을 흔쾌히 승낙하셨다. 양가 부모님께서 흔쾌히 우리의 결혼을 허락하셨다.
글로 자기 생각을 기록하는 것은 영원히 기억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인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작업이다.
먼저 현실을 직시해야 현실은 만만하지 않다. 그냥 낙관적으로만 생각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현실을 냉전히 봐야 한다. 젊은 혈기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그건 순진한 생각에 불과하다. 세상과 인간은 내 마음 같지 않다. 인간의 욕망과 감정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욕망과 감정은 나와 다르다. 만만하지 않은 걸 깨닫는 데부터 현실의 변혁은 시작되는 것이다.
노숙자라도 책을 읽고 사유하는 사람은 그냥 노숙자가 아니다.
자기 기질을 알고 그걸 갖고 자기 꿈을 이루는 게 잘사는 비결이다. 그걸 하며 행복하고 그러면 자기 이상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이상을 가지되 인간은 죽지 않는 욕망을 갖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기 방식대로 오스카 와일드가 “이기심이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라고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사람들은 흔히 자기 삶의 주권을 지키려는 태도를 이기적이라 말한다. 그러나 진짜 이기심은 타인의 삶을 내가 원하는 틀에 끼워 맞추려는 오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타인을 위한다는 명목의 조언이 실상은 상대를 통제하려는 불안과 초조에서 비롯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냥 자기 방식대로 살게 둬라. 자기가 남을 통제해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남의 인생을 자신이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지 않은가. 상대가 그만의 색깔로 빛나도록 묵묵히 지켜봐 주는 인내야말로 가장 깊은 수준의 존중이다.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이 용기라면, 남을 남답게 두는 것은 성숙이다. 가장 잘 사는 비결은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고유한 빛깔을 잘 발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걸 존중하는 사회가 다원성을 추구해 가장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나는 가장 나답게 살고, 남은 가장 남답게 살면 되는 것이다.
인간중심 사고 문제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엔(지금까지의 기록이 거의 전부 다 그렇다) 인간을 중심으로 뭐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간만 생각하면 자멸의 수순만이 우릴 기다릴 뿐이다. 제발 인간 중심에서 벗어나라. 그래야 우리 인간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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