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울음

D-29
(염치) 불구하고/불고하고 “그는 염치 불구하고 나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말했다.” 이 문장에서 틀린 부분을 찾았다면 당신의 우리말 실력은 보통이 아니다. ‘불고(不顧)하다’는 ‘돌아보지 아니하다’라는 뜻으로, 사전 예문을 보면 ‘그는 체면을 불고하고 나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말했다.’처럼 나온다. 여기서 ‘불고하다’는 우리가 평소에 쓰는 ‘~에도 불구하고’와는 완전히 다른 단어이다. ‘불구(不拘)하다’는 ‘얽매여 구애되지 않다’라는 뜻으로 ‘그는 몸살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출근했다’처럼 사용하면 된다. 운양은 아예 아래로 내려와 염치 불고하고 이 판서 옆에 비집고 누웠다. 여성과 남성의 지적 능력에 차이가 없다는 과학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지적 능력을 낮게 보는 고정 관념이 여전히 남아 있다.
승락/승낙 ‘청하는 바를 들어줌’이란 단어를 ‘승락’으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있다. 옳은 표기는 ‘승낙(承諾)’이다. ‘낙’이 ‘허락(許諾)’의 ‘락’과 같은 한자이지만 표기가 달라서 특이한 경우다. 아버지는 우리의 결혼을 흔쾌히 승낙하셨다. 양가 부모님께서 흔쾌히 우리의 결혼을 허락하셨다.
글로 자기 생각을 기록하는 것은 영원히 기억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인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작업이다.
먼저 현실을 직시해야 현실은 만만하지 않다. 그냥 낙관적으로만 생각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현실을 냉전히 봐야 한다. 젊은 혈기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그건 순진한 생각에 불과하다. 세상과 인간은 내 마음 같지 않다. 인간의 욕망과 감정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욕망과 감정은 나와 다르다. 만만하지 않은 걸 깨닫는 데부터 현실의 변혁은 시작되는 것이다.
노숙자라도 책을 읽고 사유하는 사람은 그냥 노숙자가 아니다.
자기 기질을 알고 그걸 갖고 자기 꿈을 이루는 게 잘사는 비결이다. 그걸 하며 행복하고 그러면 자기 이상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이상을 가지되 인간은 죽지 않는 욕망을 갖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기 방식대로 오스카 와일드가 “이기심이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라고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사람들은 흔히 자기 삶의 주권을 지키려는 태도를 이기적이라 말한다. 그러나 진짜 이기심은 타인의 삶을 내가 원하는 틀에 끼워 맞추려는 오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타인을 위한다는 명목의 조언이 실상은 상대를 통제하려는 불안과 초조에서 비롯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냥 자기 방식대로 살게 둬라. 자기가 남을 통제해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남의 인생을 자신이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지 않은가. 상대가 그만의 색깔로 빛나도록 묵묵히 지켜봐 주는 인내야말로 가장 깊은 수준의 존중이다.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이 용기라면, 남을 남답게 두는 것은 성숙이다. 가장 잘 사는 비결은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고유한 빛깔을 잘 발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걸 존중하는 사회가 다원성을 추구해 가장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있다. 나는 가장 나답게 살고, 남은 가장 남답게 살면 되는 것이다.
인간중심 사고 문제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엔(지금까지의 기록이 거의 전부 다 그렇다) 인간을 중심으로 뭐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간만 생각하면 자멸의 수순만이 우릴 기다릴 뿐이다. 제발 인간 중심에서 벗어나라. 그래야 우리 인간도 산다.
심리학은 결국 밍밍하게 살라고 하나 심리학은 결국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밍밍하게 무난하게 살라는 것이다. 그냥 남들처럼 평균으로 살라는 말이다. 그러면 과연 뭘 이루나. 솔직히 타고난 자기 기질과 살아온 독특한 이력(履歷)과 겪은 환경의 영향이 있는데 어떻게 남들처럼 그렇게 사나. 심리학이 되지도 않는 꼰대 짓을 하는 것이다. 인간은 실은 그렇게 살기가 쉽지 않고 차라리 그걸 잘 활용하는 게 낫다. 고치려고 하는 것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것도 일종의 나만 가진 귀중한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자기의 이상향(理想鄕)의 방향으로 그걸 맘껏 쓰자.
일본은 사랑한다는 말을 잘 안 쓴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 뜻이 어떤 뜻이길래 그러나.
단편에서 엑스트라가 다음 이야기에서 주인공으로 나와 활약하면 왜 이렇게 서사가 있는 인물이 엑스트라 때는 그렇게 흐린가, 하는 것에 의문이 든다. 모든 인간은 서사가 없으면 그저 그런 인생들인 것이다.
심리학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그저 무난하게만 살고 남에게 해나 안 끼치는 지극히 평범한 삶만 영위할 뿐이다. 그러나 자기 기질을 잘 살리는 삶은 자기를 오로지 실현하게 하는 아주 행복한 삶이다.
대화의 장에서 자신의 기분이 70% 좋으면 상대방은 기분이 30%만 좋은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남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기쁨을 함께 하긴 어렵다 전쟁 때는 같이 뭉친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 전리품(戰利品)을 나눌 때는 서로 죽인다. 남의 고통을 연민하는 것은 쉽지만 남의 기쁨을 함께하기는 어렵다. 이건 부모 외엔 거의 없다. 남의 고통은 자기가 위에 있어 우월감이 들고, 남의 기쁨은 자신이 그만큼 초라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은 한낱 실은 보잘것 없는 존재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통찰력이 대단한 것 같다.
그 글을 쓴 사람은 이런 뜻으로 쓴 것인데 그걸 읽는 사람은 대개는 자기 식대로 해석한다. 위인의 명언 해설에서도 자기가 믿는 것을 그대로 풀어놓는다. 그러니까 실은 이 해석도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보단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글인 것이다.
내가 보기에 뭔가 이루려면 자기 기질을 잘 파악해 그걸 활용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동으로 반복이 되어 그게 곧 인생 전체를 이루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닮은 점보다 남자끼리 닮은 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게 현실이다. 현실을 일단은 인정하고 그 다음에 무엇을 할지를 생각하라. 인간은 나약하기 때문에 현실을 직시하는 게 엄청나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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