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적 혼자의 시대 읽기

D-29
100인의 1인가구를 만나 귀 기울여 들은 새 시대의 풍경 “왜 한국의 미래는 가족이 아닌 혼자를 선택했는가” 2025년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1인가구가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장 흔한 삶의 방식이 된 1인가구는 여전히 “왜?”에 대한 답을 설명해야 하는 소수자이고, 이들이 애써 내놓는 설명도 잘 통하는 일이 없다. 묻는 사람들이 이미 1인가구를 두고 ‘자기 몸 편한 것만 좋아해서’, ‘결혼할 만한 조건이 안 돼서’ 같은 프레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한국 1인가구의 삶을 연구하며 100인의 당사자를 직접 인터뷰한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수영 교수가 본 현실은 다르다. 이들 대부분은 자유를 추구하며 전통을 거부한 사람도, 그렇다고 결혼을 ‘못’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가 보는 1인가구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인 지금의 한국 사회를 충실하게 살았을 때 이르는 필연적 결론이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이 혼자 살아갈 때 뒤따르는 그림자는 풍족한 자산이나 충분한 노후 대비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맞으며, 독립이 고립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고민을 시작한다. 1인 가구 시대에 외로움은 인생의 필연일까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밀리의 서재에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 같이 읽어봐요. ==================================================== 1주차: 3월 16일 -22일 서문 -1장. 가보지 않은길 - 2장. 나를 갈아 만든 일 2주차: 3월 23일 - 29일 3장. 나를 수리하는여가 - 4장. 돈많은 1인가구 과연 행복할까? 3주차: 3월 30일 - 4월 5일 5장. 왜 셰프도 혼자 살면 라면만 먹을까? - 6장. 혼자 하는 살림의 경제학 4주차: 4월 6일 - 마지막날 7장.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생애 - 8장. 마무리가 있는 인생.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2023년 강남에서 수학강사로 활동하던 40대 남성의 고독사 뉴스를 접했을 때였다. 당시 안식년으로 네덜란드에 가 있던 나는 이 기사를 보고 제자들에게 카카오톡으로 공유했다. 학력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보통의 1인가구도 고독의 위험을 피할 수 없구나, 우리의 문제의식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은연중에 안도하는 감정이 기사를 공유하는 손끝에 묻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이 기사의 주인공이 누군지를 알고 나는 한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바로 내 사촌동생이었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떨어져 타지에서 일해온 사촌동생은 바쁘면 전화를 잘 받지 않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서 쓰러지고 한참 후에야 발견된 것이다. 내가 안식년을 가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조금만 더 자주 연락했더라면, 우리가 그렇게 바쁘게 살지 않았더라면, 이 비극을 피할 수 있었을까. 가장 허무했던 것은, 친지들의 자랑이자 기쁨이며 나에게는 커다란 공감이고 위안이었던 그의 삶이 아주 짧고 건조한 뉴스 기사로 남았다는 사실이다. 이 사건 이후 나는 연구자로서만 1인가구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친척끼리도 좀처럼 꺼내지 않는, 사촌동생이 겪어낸 고독에 사회적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책의 서문 내용이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강력한 동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1인 가구로 살거나, 1인 가구의 가까운 지인이거나, 나이가 들면서 언젠가는 1인가구가 될 수밖에 없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자발적 1인가구로 독거노인의 대열로 들어서니 혼자 죽음후의 일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집안청소(정리)를 하다보니 책이 가장큰 짐으로 여겨집니다. 이제는 전자책으로 옮겨보려는 중입니다.
네 반갑습니다. 저는 기혼이지만 언젠가 아이들이 떠나면 그들도 1인 가구로 살아가거나 저나 배우자가 1인가구가 될 미래가 있기에 저 역시도 미래를 그려보려고 합니다. 책에서는 기존 통념과 다르게 1인 가구는 이제 외롭지만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게 아닌 사회의 주류이고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글쓴이 본인도 1인 가구이고요. 모임 전 미리 가볍게 읽어보고 있는데 다 읽고 나면 인식과 생각이 많이 바뀔 것 같아요.
1인가구에 대한 시선은 크게 둘로 나뉜다. 첫째는 1인가구를 어딘가 결여된 미완의 존재로 여기는 시선이다. 오랫동안 ‘정상적인 가정’의 기본값이 부부와 자녀였기 때문에, 그 틀에서 벗어난 이들은 정상가족을 이루지 못한 존재로 비쳤다. 정부의 정책들도 이런 관점을 반영했다. 1인가구를 저소득층의 특징으로 다루었고, 독거노인을 그 대표적인 존재로 보았다. 둘째는 혼자 사는 삶을 동경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이다. ‘기혼의 꿈이 미혼’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여기 속한다. 특히 최근 미디어에서는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살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문화적 취향을 추구하는 싱글들의 일상이 인기 콘텐츠가 되었다. ‘골드미스’, ‘골드미스터’로 표상되는 이들은 솔로이코노미, 1코노미와 같은 새로운 소비시장의 주요 고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1인가구가 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존재로 재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초상은 1인가구의 극히 일부 모습에 불과하다. 1인가구가 보편적 라이프스타일이 된 현재, 이렇게 양극단의 이미지에 들어맞는 사람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일상에서 만나는 1인가구는 사회문제도, 로망도 아니다. 압도적인 다수는 평범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우리 주변 사람들이다. 2025년 국가데이터처 발표에 따르면, 1인가구의 63.4%가 취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4 ] 이는 독거노인이 많은 농어촌을 포함한 조사로 생산연령인구가 밀집된 도시를 중심으로 하면 이 수치는 더욱 높아진다. 실제 2022년 서울시가 벌인 1인가구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89%가 노동시장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었다.[ 5 ] 나는 해당 조사를 맡았던 서울연구원 연구진들이 기존의 ‘가난한’ 1인가구 이미지와 실태조사 결과가 너무 달라서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당혹스러워했다는 후일담을 들은 적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17년 서울시가 처음 1인가구 실태조사를 실시했을 때만 해도 응답자들은 ‘경제적 불안감’(31%)을 가장 심각한 어려움으로 꼽았다.[ 6 ]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5년이 지난 2022년 다시 같은 조사를 했을 때, ‘경제적 어려움’(10.2%)은 4위로 밀려났다.[ 7 ] 더는 저소득이 1인가구의 주된 문제가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통계에 의하면 1인가구의 직업은 전문직이나 관련 종사자가 24.8%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사무직 종사자가 16.8%로 따랐다.[ 8 ] 연령대도 20대에서 70대 이상까지 모든 세대에 거의 고르게 분포한다. 1인가구는 더 이상 어떤 소득 계층이나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보통 사람들일 뿐이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몰랐는데, 기존에 이미 이 책에 대한 모임이 진행되고 있었군요. 조금 일찍 알았으면 참여했을텐데 아쉽습니다. 저희 모임은 먼저 기회를 놓친 분들끼리 소규모로 진행하는 걸로 할께요.
네 김수영 교수님이 해당 책으로 진행하신 인터뷰 영상이 유튜브에 있는데 함께 시청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서문.. 을 읽고, 참여 신청 했습니다. 요즘 저의 관심 주제가, '노화, 질병, 돌봄, 죽음..' 인데, 이 단어들과 같은 방향인 책일듯 합니다.
1인가구의 증가도 이와 같다. 한 개인이 혼자 살게 된 배경은 매우 다양하다. “왜 혼자 사는가?” 물어보면, 경제적 이유, 가족사적 트라우마, 존재론적 신념, 인간관계에 대한 철학, 성적 정체성, 그리고 그냥 어쩌다 보니 싱글이 되어 있는 경우까지 대답은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1인가구의 증가를 개인의 선택들이 모여 우연히 도달한 결과라고만 볼 수 없다. 만약 이것이 순전히 개인의 선택이라면, 왜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1인가구가 폭증하는지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 혼자의 시대로 함께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오늘부터 모임 시작인데요, 저출생이 세계적인 흐름인 것은 이제 잘 알려져 있지만 1인 가구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글쓴이는 통계를 들어 말하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 한국의 1인 가구는 천만을 넘었다고 하니, 이제 한국에서 1인가구가 절대 비주류라고는 할 수 없겠죠.
20대부터 50대까지, 프리랜서부터 대기업 직원까지, 수입도 직종도 다른 사람들이었다. 나는 이들과 한 사람당 한 시간 반 넘게 인터뷰하면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가족’이 차지하던 중심축을 자기 자신, 즉 ‘자아self’가 대신하게 된 현상 말이다. 이들에게 노동은 가족을 부양하는 활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활동이었고, 여가는 가족을 돌보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을 계발하고 회복시키는 시간이었다.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재생산 메커니즘이 가족 중심에서 자기 중심으로 전환된 것이다. 나는 이를 자기생산-자기재생산 메커니즘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위험사회Risk Society』의 저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졸업→취업→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표준화된 삶이 가능했던 과거를 포드주의 체제Fordist regime로,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심해진 현재를 위험 체제risk regime로 정의한다.[ 4 ] 서연 씨는 “둘이 힘을 합쳐 잘살아 보자”는 것이 예전 세대의 마인드였다면, 이제는 “둘이 망하느니 혼자 망하는 게 낫다”는 것이 비혼자들의 마인드가 되었다며 위험사회의 세태를 짚어냈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커리어 개발에 관해 연구해 온 심리학자 장 기샤르Jean Guichard의 말처럼, 현대사회의 개인은 일평생 자기를 디자인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5 ] 자기 커리어를 구축하는 과업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결혼해 가족을 만드는 과업은 부차적인 것으로 밀린다. 비혼 직장인의 커리어 중심적 삶은 경쟁적인 노동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연적인 결과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나이, 성별, 소득수준이 다양한 21명의 인터뷰 참여자 중 자기 성취나 보람이 아닌 생계 자체가 일을 하는 최우선의 목적이라고 답한 사람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민아 씨 외에도 참여자들의 거의 압도적 다수가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대기업 부장인 42세 유희영 씨는 이런 성취감이 “재미”와 “행복”의 원천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대표인 강진모 씨도 인터뷰 중 일에 관해 이야기할 때 가장 신이 났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저 역시 직장과 커리어를 선택할 때 자아실현을 중요한 요소로 놓는데요, 이게 현대사회의 고용불안정/1인가구의 증가와 맞물린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네요. 이부분을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어요.
후기 산업사회에 최적화된 선택이 인간의 안위에도 최적화된 선택인 것은 아니다. 혼자 남겨진 공간에서 각 개인은 부실한 식사, 돌봄의 공백, 신체 건강의 위협, 정신 건강의 위기와 맞닥뜨리고 있다. 만약 홀로 사는 삶이 순전히 개인의 선택이라면, 이 그림자 또한 결국 개인이 책임져야 할 몫일 것이다. 하지만 구조적 흐름의 결과라면, 그럼에도 우리는 이 모든 위기를 혼자 감당해야만 하는 것일까?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책 뒷부분에 나오는 내용으로, 사회적 흐름이 1인 가구 증가를 이끌었다면 사회제도도 그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죠. 이를테면 직장에서 제공하는 가족 건강검진 혜택을 받지 못하는 1인 가구에게는 그만큼의 비용을 상쇄하는 개인 세부검진을 보장하는 식으로요. 오래 한가지 주제에 천착한 학자의 실무적인 지식을 엿볼 수 있어 좋았고, 충분히 제도화 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생계보다 자아실현이 우선의 가치가 된다면, 일의 양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내가 만난 거의 모든 인터뷰 참여자가 ‘나의 성취와 재미’를 노동하는 1순위 동기로 꼽았다. 그 결과 노동시장이 불안정해서 안정된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아실현의 유무가 일자리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유명한 '메슬로우의 5단계 욕구이론'에서는, 낮은 단계의 본능적 욕구가 충족되면 더 높은 단계의 욕구가 발생하고, 가장 높은 5단계가 '자아실현의 욕구'입니다. 가족을 이루지 않고 일을 통한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1인가구가 증가하는 것을, 사회 변화에 따른 노동력 재배치로 볼 수도 있겠으나, 근본적으로는 사회가 풍요로워지고 의식주에 대한 걱정이 덜어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사회의 발전흐름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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