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이렇게 시간을 아끼는 식사는 삶의 질을 높이지 못한다. 독일의 사회학자 하르트무트 로자Hartmut Rosa가 말한 것처럼, 현대인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기술과 소비를 동원하지만 그 결과로 오히려 시간이 더 모자라는 상황, 즉 가속의 역설에 빠진다. 느긋하게 식사할 여유를 잃어버리고, 일에 모든 시간을 흡입당해 버린다.
시간을 아끼려다 잃게 되는 건 여유만이 아니다. 불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배달 음식과 외식에 의존하다 보니 건강 상태도 더 나빠진다. 보통 다인가구는 소득이 높을수록 식생활 습관이 좋은 경향이 있지만, 1인가구에게는 이러한 상식적 추세가 뚜렷하지 않다고 앞서 밝혔다.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은 1인가구일수록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높게 나타난다는 영양학자들의 연구도 기 억할 것이다. 이는 “피자나 파스타, 리소토, 해장국, 뼈해장국, 감자탕을 배달받아 먹는” 고소득 1인가구의 식생활 패턴을 보았을 때 어쩌면 예견된 결과일지 모른다. 돈을 벌수록 건강해지는 게 아니라, 돈을 벌수록 더 못 먹게 되는 상황 말이다. ”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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