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인과 자아의 관계를 탐구한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는 타인의 시선이 갖는 이 오묘한 순기능을 잘 설명해 준다. 그는 우리가 타자의 얼굴Le visage de l'autre을 마주할 때, 그 타자의 현존이 우리에게 윤리적 책임을 환기시킨다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마주한다’는 것이다. 판옵티콘의 일방적 감시와 달리 이 시선은 쌍방향이다. 이처럼 마주하고 응답할 누군가가 내 곁에 있다는 것, 그 사람이 나를 보아준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자신을 더 잘 살피게 된다. 그것은 외부의 압력이 아니라 타인의 존재가 불러일으키는 책임감이다. 그렇게 관계 안에서 나 자신에 대한 돌봄이 자연스럽게 깨어난다. 그것이 ‘봐주는 존재’의 진정한 의미다. ”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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