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적 혼자의 시대 읽기

D-29
곧 성인이 될 딸아이의 미래가 어떨지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있어서 같이 읽어 보려합니다 오늘 첨으로 그믐에 가입했고 처음 참여하는 모임,첫 글 입니다. 김새섬님을 통해서 그믐을 알게 되었고 독서 모임 기대됩니다^^
네 반갑습니다^^
내가 연구를 위해 만난 혼자 사는 노동자 21명의 여가시간은 그리 여유로워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다른 형태로 자본주의 사회를 위한 재생산 활동을 이어나갔다. 가족의 노동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대신 자기 자신의 노동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활동으로 말이다. 나는 이를 자기재생산self-reproduction이라 정의했다. 자기재생산은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내일의 노동을 위해 오늘의 나를 연마하는 자기계발, 노동하며 소진된 마음을 복원하는 자기힐링, 그리고 약해진 건강을 관리하는 자기관리다. 1인가구의 여가시간은 이 새로운 재생산 활동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오늘부터 3-4장 읽기 시작입니다
하지만 내가 연구를 위해 만난 혼자 사는 노동자 21명의 여가시간은 그리 여유로워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다른 형태로 자본주의 사회를 위한 재생산 활동을 이어나갔다. 가족의 노동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대신 자기 자신의 노동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활동으로 말이다. 나는 이를 자기재생산self-reproduction이라 정의했다. 자기재생산은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내일의 노동을 위해 오늘의 나를 연마하는 자기계발, 노동하며 소진된 마음을 복원하는 자기힐링, 그리고 약해진 건강을 관리하는 자기관리다. 1인가구의 여가시간은 이 새로운 재생산 활동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우리는 자아라는 시추탑에서 자기힐링이라는 드릴로 자기 내면을 파헤쳐 내일의 노동을 위한 에너지를 뽑아 올린다. 자기힐링은 현대사회의 폭력적인 속도에서 벗어나 잠시 멈추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도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사회에서는 그 멈춤 또한 다시 달리기 위한 것이다. 수리된 마음은 다시 출근길에 오른다. 그렇게 힐링은 노동의 멋진 신세계를 돌아가게 만드는 또 하나의 톱니바퀴로 기능한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현대에 유행하는 힐링과 자기치유는 1인 가구 사회의 재생산 매커니즘일 수 있다는 통찰입니다. 예전의 핵가족/정상가족이 치유와 재생산을 담당하는 사회가 아니니까요.
네. 저도 이 부분이 제가 생각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이었고, 2장에서 "현대인들은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제일 충성하는 방식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라는 문장이 가장 남는 문장이었습니다.
보통 여가는 지인들과 만나 어울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함께 영화를 보거나 맛집을 탐방하기도 하고, 직장 뒷담화를 하며 회포를 풀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가를 혼자 보내는 사람이 많아졌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혼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54.9%로, 가족(29.8%)과 보내는 사람이나, 친구나 인(13.2%)과 보내는 사람의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2023년보다 4.4% 높아진 수치다.[ 10 ] 사실 자기계발과 자아성찰을 하며 나를 일구는 데 집중하다 보면 타인과 어울리는 일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철학자 한병철은 『피로사회』에서 지나치게 자기에게 몰입하는 현대인들은 타인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재능’을 소실하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젊었을 때는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해치고, 나이가 들면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쓴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30대 후반부터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는 건 혼자 사는 사람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1인가구의 건강은 다른 가구에 비해 확실히 더 취약하다. 실제로 2021년 통계청 조사를 보면, 1인가구는 지난 2주 동안 아픈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38.9%나 됐다. 아팠던 기간도 평균 11.3일이었다. 이는 전체 가구의 유병률 25%과 유병일수 9.9일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15 ]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까? 역설적이게도, 1인가구에게 주어진 ‘자유’ 때문이다. 내가 만난 1인가구들은 하나같이 일에 헌신해 온 사람들이었다. 여가도, 자기돌봄도 일보다 뒤였다. 혼자 사는 노동자들은 결혼한 사람들보다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경우가 많다. 옆에서 “이제 좀 쉬어”라고 말해줄 사람이 없으니,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악화 속도도 빠르다.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다르다. 자녀가 태어나 자라고 학교에 들어가고 결혼해서 독립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세월의 흐름을 체감한다. 젊은 시절에 유지했던 생활방식도 가족들의 생활리듬에 맞추어 조금씩 조절이 된다. 아이를 재우기 위해 같이 침대에 눕다 보면 본인도 잠이 들어 어느새 아침이 된다. 아이들 아침밥을 먹이려고 내 밥도 챙기게 된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런 외부자극이 거의 없다. 현재 40대인 경수 씨의 말처럼, “나이 들어서도 20대에 살았던 방식 그대로 일하고 자취하는 삶이 계속” 이어진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는 순간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의 변화, 즉 몸에서 보내는 경고 신호를 받았을 때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나이 들었구나’ 하고 깨닫는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40대 전후로 찾아온 몸의 변화는 일을 향해 달려온 비혼 직장인의 삶을 흔들었다. 일 중심으로 짜여 있던 생활패턴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내가 만난 싱글들은 건강이 나빠진 뒤 일을 줄였다. 심지어 아예 일을 그만두는 선택을 하기도 했다. 가족이 있는 40대 생계부양자들은 보통 이들과 정반대의 선택을 한다. 자녀 교육비가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시기라 오히려 일을 더 열심히 한다. 반면 돌봐야 할 가족도, 나를 돌봐줄 가족도 없는 혼자 사는 사람들은 40대가 되면 여태껏 인생을 쏟아부었던 일에서 한 걸음 물러선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이렇게 22명이 가진 세 가지 자본의 수준을 각각 조사해 하나의 표로 정리해 보았다(표1). 그러자 흥미로운 현상이 보였다. 경제자본 상위집단 중 상당수가 사회자본과 문화자본에서는 의외로 중·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반면 경제적으로는 가난해도 사회자본과 문화자본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았다. 상, 중, 하를 색깔로 표시했을 때, 경제적으로 풍족한 사람들의 다른 영역들이 하얗게 비어 있는 경우가 있었고, 모든 것이 결핍되어 있을 것 같았던 사람들의 삶은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언가로 채워져 있었던 것이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돈만 있다면 허전함이나 고독함 정도는 충분히 견딜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만난 1인가구 중에는 경제자본을 쌓아 올렸지만 다른 영역들이 상당히 결핍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공허함은 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감정이라기보다, 돈에 집중하면서 다른 것을 놓쳤기 때문에 생긴 것에 가까웠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나는 오늘날 1인가구라는 사회집단에게 가장 가치가 높은 체화된 문화자본은 생활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생활역량이란, 사람이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요리, 빨래, 청소를 능숙히 해내는 살림역량이 대표적이다...한편 내가 만난 경제자본 상위집단 1인가구들은 학력과 같은 제도화된 문화자본은 높은 반면, 생활역량과 같은 체화된 문화자본은 그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저는 사실 여기서(오늘날 1인가구에 가장 가치있는 문화자본이 생활역량) 잘 스스로 설득이 되지는 않았어요. 생활역량의 대부분은 아웃소싱이 가능한것 같고(요리, 빨래, 청소, 각종 문제해결 서비스) 경제자본이 있으면 쉽게 메꿀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1인가구라고 가정했을때도 그다지 살림역량을 키우고싶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그냥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하지...
살림역량이 있지만 본인이 바쁘기 때문에 남에게 맡기는 것과, 살림역량이 부재하기 때문에 남들에게 맡기는 것은 그 결과가 같아보여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음식을 하는 능력이 그렇습니다. 예전 저속노화 선생님 책에서 읽었는데, 개인피티를 하고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식사를 해서 건강에 자신이 있었던 1인가구의 신체검사를 해보니 마른 비만으로 나와서 충격받은 사람의 일화가 있었어요. 외식은 화려하고 맛있는 건 많아도 건강하게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에(맛없으면 안팔리니까요) 집에서 직접 해먹는 식사를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나를 위해서나 타인을 위해서 식사를 준비하는 행위는 생존을 위한 가장 원초적인 행위여서 외주로 완전히 대체되지 않는 것 같아요. 집을 정리하는 것도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 아무것도 없어요. 가진 게 돈밖에 없다고, 돈 외에 소유한 게 거의 없다고 봐야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건강이 안 좋아지고, 치아가 망가지고, 고지혈증이 와서 매일 약을 먹고 있어요. 지금까지 진짜 일밖에 모르면서 살았는데, 좀 벗어나 보려고 노력해도 잘 안 돼요. 사람들을 만나면 되지 않냐 물어보는데, 이제 그거는 또 너무 지친다는 거예요. (강진모, 중소기업 대표, 53세)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경제자본이 저절로 의지할 수 있는 인간관계나 만족스러운 일상으로 직결되지 않았다. 다인가구에서는 한 구성원이 경제자본을 얻으려고 일에만 집중하더라도 다른 구성원이 완충장치가 되어준다. 개인의 생활역량이 부족해도 서로 채워줄 수 있다. 함께 일상을 나누며 의지하는 식구들은 가장 단단한 사회자본이기도 하다. 하지만 1인가구는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사회자본이나 체화된 생활역량을 쌓기가 쉽지 않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 김수영 지음
이 책을 읽으며 여러 새로운 사실을 많이 접했지만 특히 이 부분에서 가장 의외성을 느꼈습니다. 경제적 성공을 거둔 1인 가구가 오히려 더 외로울 수 있다고요. 현대사회의 많은 문제는 소득의 함수(소득이 높아지며 다른 문제도 해결되는)의 성격을 보이지만 인간관계는 결코 그렇지만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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